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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일 10월 7일(목) 오전 흐림 / 오후 흐림
전진캠프(Attack Camp 5,600m)-스노우라인(Snow Line 5,850m)-정상(Summit 6,189m)-추쿵(Chhukhung 4,730m)
기상시간은
식당텐트에 모여 따뜻한 밀크티(찌아) 한잔씩을 마시며 컨디션을 점검하는데
전진캠프를 출발하자 마자 끌르와르(Couloir-경사진협곡) 지대가 계속 이어 진다. 한 반시간을 올랐을까 이번에는 우측으로 트레버스(Ttaverse-사면을 가로 지르거나 수평으로 이동하는 것) 구간을 또 반 시간은 족히 이동한 것 같다.
전진캠프를 출발할 때부터 이미 심장은 움직일 때 마다 쿵쾅거리고 허파는 헉헉 그야말로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같다 잠시 휴식하면 다시 좋아지고 이러기를 1시간 하고도 39분이 흘렀다.
헤드랜턴 불 빛에 무엇인가 흰 빛 같은 것들이 감지되는가 싶더니 눈발이 날리고 드디어 지긋지긋한 너덜지대를 벗어나고 설사면이 나타난다.
고도계를 들여 다 보니 5,950m.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하며 이번에는 크람폰과 안젠벨트를 꺼내 착용을 하고 한 손에는 피켈을 다른 한 손에는 대원간 안자일렌(Anseilen)으로 서로를 확보 한 후 다시 천천히 걷기를 계속한다.
해는 아직 더 있어야 뜨겠지만 주변 산들이 고봉들이다 보니 여명이 밝아 오는 것 같다.
그리고 여기저기 입을 벌리고 있는 크레바스(Crevasse-빙하가 갈라져 생긴 좁고 깊은 틈) 지역을 셰르파 프르바(Phurba Sherpa 27세)가 앞장을 서서 조심조심 피켈을 찍어보고 안전한 곳을 골라 건너간다. 크레바스 지역은 당초 우리가 듣고 생각했던 것보다 예상외로 광범위 하고, 가까이 가지는 못하고 흘낏 처다 보니 시커먼 게 얼마나 깊은지 짐작이 안 간다.
이제는 아침이 완연히 밝았다 햇살을 받아 희게 빛나는 설벽이 엄청난 공포감을 몰고 온다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그때 설사면 끝 자락에 진입하는 사람들의 헤드랜턴 불빛이 안개 속에 희미하게 보인다. 언제 저기까지 올라왔지..
다시 움직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그러나 생각뿐일 뿐 몸이 말을 듣질 않는다 그러는 사이 셰르파 푸르바는 오늘새벽 노르웨이팀이 설치해 놓은 로프와 스노우바 상태를 점검하며 주마링(Jumaring)으로 설사면을 오르며 새롭게 로프 한 줄을 더 깔며 올라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체력만 따라준다면 두 줄에 주마링을 할 수 있어 그만큼 등반 속도를 빨리 할 수 있다. 등반 순서가 정해졌다 처음에는 필자가 맨 마지막에 오르기로 되어 있었으나 촬영을 위해 1번으로 캠코터를 담당한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두통을 호소하던
지난 1년 동안 하중 훈련한다고 25kg배낭 메고 이산 저 산을 누비고 다녔던 기억이 떠오른다. 문제는 다리 힘이 아니고 산소량이다.
그러닌까 폐활량을 늘리는 훈련을 더 하고 올걸 그랬으면 도움이 되었을걸, 평균 등반각도가 70도 정도라지만 실제 설벽에 붙어 등반을 할 때 느끼는 각도는 수직에 가까운 90도 정도로 느껴진다.
내가 왜 왔지? 힘들 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올라가는 줄 알았으면 포기 했을 텐데 두 손에는 펌핑(Pumping)이 찾아온다..
도로 내려갈까 고개를 돌려 밑을 보니 더욱 아찔하다, 에라 모르겠다 두 번 주마하고 한참을 가쁜 숨을 몰아 쉬길 수 십번 그래도 저력이 있지 필자도 첫 피치(Pitch-등반마디)에 도착하고
저 아래 1피치에서는 이재수이사가 주마링을 시작했고 한참 후 도착한다. 이제 필자가 다시 2번째 피치로 출발을 하고 2번째 피치 끝에 도착했을 때는 필자는 이미 젖 먹던 힘까지 다 소진한 상태라 하늘이 노랗고 숨은 턱밑까지 차올라 그대로 설사면에 옆으로 눕고 말았다.
한참을 누워 천당과 지옥을 오간 후 정신을 차려 정상 쪽을 바라보니, 면도날 같은 라이프 릿지 위에 정상이 아득하게 지금까지 올라왔던 높이보다 더 높게만 보인다.
그런데 그때 철인 같이만 보이던
그리고 천근 같은 발걸음은 정상을 향해 한걸음 또 한 걸음 옮겨 드디어 정상에 올라 섰다.
그 시각이
아! 드디어 정상이다
“이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정말 이렇게 하고싶었다. 그러나 그 소리가 밖으로 나올 기력조차 없었다.
그래도 본능적으로 스노우바를 찾아 자기확보를 하고 한 평이 될까 말까 하는 정상에 쪼그리고 앉자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뒤따라 올라올 일행들을 기다린다.
필자는 준비화는 과정부터 정상에 서는 순간 코앞에 우뚝 선 눕체와 로체 그리고 삐죽이 머리를 내밀고 있을 에베레스트, 뒤쪽에 있을 아마다블람을 배경 삼아 정상사진 찍는 것을 수 십번도 넘게 상상했다. 그래서 카메라도 캐논EOS-5 바디에 24~70L렌즈, 35-35 망원렌즈를 힘들게 배낭 속에 넣어 남보다는 최소 7~8kg은 더 무겁게 배낭을 메고 여기까지 올라왔다. 그런데 날씨가 좋지 못해 필자가 올라왔던 라이프 릿지 마져 잘 보이지 않으니 등정에 대한 성취감 말고는 실망 그 자체다. 그렇다고 다른 등반 팀들이 이제 막 올라 오는데 협소한 이곳에 무작정 남아 기다릴 수도 없다.
“이제는 미련 없이 내려갑시다 일단 우리의 목표는 다 이루었잖아요” 하는 김태삼 사장의 격려를 받으며 하는 수없이 기록으로 남길 증명사진 몇 장을 찍고 이제 하산을 서두른다.
하산이 등산보다 더 어렵다는 것은 고산을 경험해본 사람이면 다 알고있는 상식…이제부터 지치고 풀린 정신과 육신을 최대한 통제하며 하강 후 크레바스 지대를 빠져나가야 한다.
하강은 등반 보다 일찍 끝났으나 로프를 회수해야 하는데 계속 내려오는 다른 팀이 우리 로프에 메달려 있어 로프 회수시간이 계속 지체된다. 그 시간이 1~2시간은 족히 흐른 것 같다.
이제는 춥고 지친다. 그렇다고 셰르파 혼자 남겨 두고 떠날 수는 더욱 없지 않는가. 계속 무전 교신을 한다. 그러나 아직도 로프 회수가 다 끝나지 않았다고, 혼자서 라이프 릿지와 설사면에 있는 로프까지 모두를 회수를 해야 하니 쉽지 만을 않을 것이다.
지치고 힘든 몸을 이끌고 설사면이 끝나는 부분까지 철수를 하니 가이드 밀란과 키친보이 촘바 포터 3명이 따뜻한 밀크 티와 쿠커를 준비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생사의 전장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힘이 솟는다.
일단 무거운 장비와 신발을 벗어 배낭 속에 넣고 필자와 쓰러지기 일보직전에 있던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이 길을 밤이 아닌 낮에 올랐더라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끝도 없던 너덜지대를 통과해 전진캠프에 도착했다. 일단은 전진캠프에서 이곳에 데포 해 두었던 개인 장비들을 챙겨 오늘 추쿵 까지 철수 하기로 하고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다행히 길은 평탄하고 전반적으로 고도를 낮추는 구간이라 큰 걱정은 되지않지만 기온은 자꾸 낮아지고 지친 기색이 역력한 대원들은 아무 말없이 걷고 있지만 속도가 나질 않는다. 아무리 재미난 소재를 던져도 별 반응들이 없다.
그리고 필자를 포함 한 모든 대원들은 돌아가는 길이 이렇게 길고도 지루한 것인지 다시 한번 느껴야만 했다.
우리가 추쿵의 야크랜드 롯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은 저물어져 길 찾기도 어려운 밤이었다.
날은 어둡지만 이제 부터 설사면 구간입니다...
이동은 안자일렌 방식으로 합니다.
여명이 밝아오는데 잠시 쉬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크레바스 지역으로 주의를 요 합니다.
여기저기 크레바스가 입을 벌리고 있지만 호흡이 가퍼 가슴은 터질것만 같습니다..
캠코터들고 뺑이친 남철호이사
새로운 뽀데 김한봉대장
추운김에 따뜻한 열기를 한 모금 빨아 봅니다.
여기저기 크레바스가 지천입니다.
위태로운 크레바스 구간을 돌아갑니다.
한입 크게 벌리고있는 것이 꼭 죠스의 목구멍 같습니다.
설벽입니다... 더이상 말이 필요없습니다...우리끼리 하는 말이 있습니다...ㅁㄹ ㅁ ㄲㅈ ㅅㄲㅇ..
정상이 코 앞에 와있는데 입니다.. 걸음은 더딥니다.
계속해서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마지막 주자들 입니다.
잠시 쉬었다 갑니다.
드디어 정상 입니다.. 그런데 아무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라이프 릿지를 통과하는 대원들..
숨은 거칠어도 표정은 여유가 있습니다....주마링 하는 김태삼사장.
무슨 자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래서서 누가 찍었네요..
마지막으로 라이프 릿지구간을 통과하고 있는 김태삼사장
정상사진 입니다... 정상에는 기껏해야 3평 정도의 비스듬한 공간이 있어 피 촬영자가 로프에 매달려야 촬영거리가 나옵니다.
기상악화로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발아래 가스가 잠깐 걷혔습니다. 외쪽의 깃대가 정상표시 기 입니다.
서둘러 하강을 시작합니다..
올빼미 하강준비 끝!
하강하는 남철호이사
크레바스 지역을 통과하는 이재수이사
위험 구간 입니다.
로프가 꼬여 정체됩니다.
다시 안자일렌 구간입니다.
설벽구간이 끝나고 다시 설사면 입니다..
설사면 마지막 구간에 가스가 꽉차 있습니다.
설사면 마지막구간 이곳을 통과하면 다시 너덜지대가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10일간의 카라반과 등반을 통해 고통과 인간적인 정을 함께 느꼈을 대원들과 뒷바라지해주고 걱정해준 가족, 친구, 익스트림 클럽 회원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이 후 이어지는 칼라파트라(KalaPatthar) 트레킹(10월 8일~10월 19일)후기(제2부)를 작성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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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상에 오른 것을 축하합니다.
날씨가 좋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군요.
감사합니다..^^ 사실 올 11월에 25박26일 코스로 에베레스트구간을 트레킹할 준비를 하고 있어 가능하면 아일랜드피크도 등반해보려는 욕심을 내심 가지고 있었는데 크나큰 참고가 될것 같습니다.. 일정과 준비에 다시 돌아보면서 체크를 해보아야할것 같습니다..^^
축! 등정!
11월 초 같은면 괜찮겠으나 중순 지나서 25일 일정이면 12월이될텐데 롯지사정도그렇고 많은 준비를 하셔야 될듯...
축하합니다!!!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
감동적인 장면 --등정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