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인터뷰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17년 마지막 주인공, ‘박소영’ 회원
2017년 마지막 회원과의 만남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주인공은 박소영 회원입니다. 박소영 회원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충청리뷰의 기자로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바쁜 워킹맘입니다. 자유로운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자리에서 박소영 회원은 아이의 교육에 대한 고민과 충북교육발전소에 바라는 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셨습니다.
✌ 육아를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첫째 아이를 낳으면서 출산 휴가를 길게 쉬지 못했어요. 출산 휴가 3개월을 갔다 왔거든요. 그런데 둘째는 여름에 애를 낳았는데 힘이 들어서 출산 전 3주 전부터 쉬었는데 처음에는 쉬는 것이 익숙하지가 않더라고요. 그러다가 두 달 지나니깐 너무 좋은 거예요.^^ 기자를 하면 머릿속에서 ‘뭐를 할까?’가 계속 돌아가거든요. 계속 페이스북과 뉴스, 잡지를 보면서 감각을 익혀야 하고.. 그러다 휴직을 하면서 회로가 안 돌아가니까 되게 심심하면서 허전한 느낌이 있더니 그 이후에는 점차 그런 일을 안했던 사람처럼 지내게 되더라고요.
✌ 집에 있는 동안 아이들과 잘 지내서 더욱 좋았던 것 아닐까요?
글쎄요? 큰 딸이 저랑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애가 좀 특별한 것 같아요. 자기주장이 뚜렷하고 고집도 세고 말도 빨리했어요. 제가 첫째 아이 26개월 때 말을 하도 안 들어서 엉덩이를 때렸는데 그 때 딸아이가 ‘엄마는 나를 사랑하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사랑한다’고 했더니 ‘그런데 왜 나를 때려? 어른들이 사랑하면 애를 때리는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그 때 전율이 막...(^^;). 그 얘기를 그때부터 지금까지 해요.
✌ 첫째 아이가 감수성이 타고 난 것 같아요.
네, 첫째 유민이가 지금 초등학교 2학년인데요. 동생이랑 7살 차이가 나요. 어릴 때는 애를 낳아달라는 얘기를 많이 안했는데 요새는 저한테 ‘좀 일찍 애를 낳아주지 그랬냐’고 그래요. 동생이랑 대화가 안 된다고.. 그리고 아주 순수해요.. 너무 순수한 면도 있는데 ...
큰 딸이 육아휴직 때 저랑 있으면서 제가 공부하라고도 시키고 하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딸이 초등학교 가니깐 다른 애들이 공부를 어느 정도 하고 우리 딸은 하나도 안 하니깐 그런 생각들이 밀려와서 조급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초등학생을 어떻게 공부시켜야 할 지 몰라서 팟캐스트 들으면서 공부를 하고 책 읽으며 요약도 하고 밤마다 노트를 작성하니깐 신랑이 그만 쉬라고 얘기를 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저는 쉴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육아휴직을 다시 하기는 어려운데 휴직을 이렇게 보내는 시간이 아까운 거예요. 그런데 회사 가기 전에 딸에게 엄마 회사 가는 것 어떻게 생각 하냐고 물어보니깐 ‘찜찜하다’는 거예요. 왜 찜찜해? 하니깐.. 가서 서운하기도 하고 시원섭섭하다는 표현을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막상 회사로 돌아가니깐 애들도 잘 지내더라고요(^^).
✌ 육아휴직을 하기 전과 후가 달라진 점이 있나요?
저와 만났던 사람들과 단절되는 것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대화의 빈곤을 많이 느꼈어요. 아줌마들과는 제가 기자생활 때 늘 일상적으로 했던 얘기들이 아니라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내가 했던 말이 사라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점점 위축되기도 하고... 그런데 회사 가기 일주일 전에는 많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다시 회사를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다시 할 수 있을까?라는 등의 많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런데 회사를 가고 나니 내 목소리가 느껴지는 거예요. 아, 이게 내 목소리였지! ^^
✌ 육아휴직기간이 편하기도 하면서 막상 일을 쉬게 되니 힘든 부분도 생기셨나 봐요.
엄마들의 육아카페를 가보면 정말 많이 알고 있어요. 그런데 나는 다른 세계에 사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나는 그 세계를 정말 몰라. A세계, B세계. 그 벽이 공고한 거예요. 그 때 그런 생각도 많이 했어요. 지역 신문은 무엇일까? ... 이런 생각도 들고요. ^^; 그런데 같은 동네 엄마들은 제가 회사 다니는 줄 모르잖아요. 그러다가 회사를 가는 날 만나는 엄마들마다 저에게 다들 ‘어디 가세요?’라고 물어봐요. 그러면 제가 직장 다닌다고 하니깐 모두 하는 말이 “너무 부럽다”고 모든 아줌마들이 같은 얘기를 항상 해요. 저는 예전에 일할 때는 아줌마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 로망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엄마들은 회사 가는 엄마가 로망인거야. 단적으로 현실을 보여주더라고요. 며칠 전에도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것이 느껴져. 그 눈빛들이 어디든 나가고 싶어 하는 눈빛이더라고요.
✌ 박소영 회원님이 중간에서 매개체 역할을 하면 되겠네요.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 평생학습프로그램이라는 아파트소모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집에 오고 아이들에게 책을 빌려주는 것은 했어요. 집에 있으면 집을 열어젖혀서 책을 구비하고 애들과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 시간이 나면 애들도 제가 가르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조율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충북교육발전소가 그런 것들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교육에 대한 정보를 원하세요?
저는 아이 교육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고 어디에도 이런 얘기를 도움 받을 데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노트 한 권 만들어서 초등학교 시절 어떤 작가 것을 읽어야 하는지를 다 기록하고 팟캐스트 등의 정보를 유효하게 보고... 그런데 다른 육아 정보에서도 전문가가 하는 얘기들이 비슷한 얘기를 해요. 그것을 아니깐 너무 시원한 거예요. 그걸 서로 공개해서 얘기를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대안학교를 보낸 엄마들을 모아서 얘기를 하고. 영어 교육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경험한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오픈해서 들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우리 아이가 공부 잘하
는 것을 원하잖아요. 그것을 공유해서 얘기하면 좋겠어요. 그래서 제가 아이들을 모아보려고 했더니 그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이렇게 교육을 하면 바로 피드백이 오는 것을 교육발전소에서 해주면 좋지 않을까? 해주는 데가 없으니까... 놀이면 놀이에 대해, 선생님이 와서 워크숍도 하고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그런 것을 해주면 좋겠더라고요.
✌ 교육이 어떻게 가야하는지 충북교육발전소에 방향성을 제시해 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미원교육지구를 갔는데 교육이 바뀌지 않으면 미원으로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사실 교육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 떠나는 거잖아요. 그래서 미원에 사는 주민들이 모여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해 보자’고 이야기 하는데 저는 그것이 너무 좋더라고요. 거기 주민이 얘기하기를 ‘우리는 아이들을 교육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와 논다. 아이가 어른과 노는 것을 경험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도 그 때 사고가 많이 깨졌거든요.
충북교육발전소에서도 회원들 중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해보자고 하면 나올 수 있는 것이 있을 것 같아요. 인문학모임을 한다고 할 때 아이들끼리 할 수 있도록 조직을 해주면 엄마들도 좋아할 것 같아요. 교육발전소 회원이 누군가의 엄마이고 누군가의 아빠잖아요. 우리 중의 누가 일주일의 한 번, 한 시간 정도 해주면 되니깐. 준비된 그룹이 없으니 발전소가 그런 것들을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방향성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는데 이런 시도를 하면서 우리 범위에 없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고요. 특히나 이런 모임을 조직할 때는 회원인 어른 중심이 아니라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인터뷰 이지영 사무국장, 조영숙 기획팀장
정 리 장지현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