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귀농 8년차 농부가 들려주는 농촌생활!
저자 이우성이 8년 동안 겪은 농촌 생활과 2008년 초부터 경향신문에 연재해온 글을 모아 엮은 에세이 『돌아오니 참 좋다』. 출판편집자에서 농부가 된 저자는 유기농만을 고집하며, 직접 수확한 작물을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 아무런 경험이 없이 시작해서 흙을 만지는 것이 손에 익은 농부가 되기까지의 저자의 노력하는 농촌생활이 펼쳐진다.
이 책은 총4부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집 아침 풍경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시골 내려와 별 볼 일 있게 된 사연>에는 막 시작한 농촌생활 속에서 겪게 되는 가족들과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 동네 일규 씨는 왜 매일 웃을까>에는 이웃들과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이야기 한다. <무 농약 쌀 한 가마를 사는 이유>에는 저자가 직접 느낀 농촌의 현실과 건강한 밥상을 지키기 위한 실천 방법을 수록했다.
흙을 비롯해 주변의 물과 공기까지 소중하게 여기는 저자는 친환경농업교육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또한 자신보다 앞서서 농사를 짓고 있는 선배를 찾아가 유기농사를 배우기도 한다. 이러한 열정이 저자를 전국으로 수확 작물을 공급하는 농부로 만들었다. 이 책은 농부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떨린다는 저자의 일상을 담았다. |
|
|
|
이우성
현직 농꾼, 전직 출판편집자. 대학졸업 후 마흔을 바라볼 때까지 출판사에서 열심히 글밭을 일구며 살았다. 2002년 봄, 문득 서울살이가 싫어져 성냥갑 같은 아파트를 처분하고 충북 음성에 농사지을 땅을 마련했다. 별을 보며 집을 나서 열심히 농사짓고 달을 보며 귀가하는 시골살이가 어느덧 8년째로 접어들었다. 지금은 몸을 움직여 땅을 일구고, 그 땅에서 느리게 수확되는 작물들을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 철두철미 유기농만을 고집해, 빠듯한 살림을 꾸려야 하는 아내에게 가끔 지청구를 듣기도 한다. 이태 전에는 괴산군 감물면 박달산 아랫마을로 옮겨가 그림 같은 집을 짓고, 건강한 농사법을 연구하며 열심히 농사를 짓고 있다. 경향신문에 시골 소식을 전하는 칼럼 ‘삶 터에서…’를 연재하고 있으며, 그동안 쓴 책으로는 『참농부』, 『농사짓는 즐거움』, 『제사』 등이 있다. 그의 아내도 『시골에 사는 즐거움』이라는 책을 썼다.
|
|
|
|
서문
우리 집 아침 풍경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맛깔스런 삶을 위해 조바심과 설렘으로 흙살림으로 귀농했다고요 잡초를 뽑는다는 것 새들도 허공에 집을 짓거늘 추억의 연탄보일러 이상한 어린이날 우리 집, 매일매일 이벤트 우리 집 방치 방목 실험 가족회의, 작은 의견까지 배려하는 콩, 너는 살았다 들깨를 털다가 두 아들과 함께한 여행 우리 집 아침 풍경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이웃 선배 댁에 마실 다녀와서 귀농하려는 친구에게 올해 처음 벼농사를 지었습니다
시골 내려와 별 볼 일 있게 된 사연
무작정 길을 나서다 철없는 아내가 책을 냈습니다 철없는 아내의 출판기념회 자연스럽게 산다는 것 고추농사 재배기 집짓기, 내 뼈를 묻을 땅 백구와 닭 천천히 느리게 오래도록 밥상 자급 내 손으로 하는 재미 시골 내려와 별 볼 일 있게 된 사연 마당바위에 올라 아내에게
우리 동네 일규 씨는 왜 매일 웃을까
새 봄, 제대로 느끼시나요? 땅속에선 무슨 일이 우리 동네 일규 씨는 왜 매일 웃을까옛맛 그대로 토종씨앗 맨날 농사만 지으면 무슨 재민겨? 유별나게 기운나는 유기농의 힘 햇살로 영근 가을의 삶 무엇을 먹을 것인가 겨울잠의 꿈 빈 들에 서서 나의 결심 노트 한 해를 보내며 데리고 가야 할 것들 오늘 당장 시작하라 함께하여 고마운 것들
무농약 쌀 한 가마를 사는 이유
큰어머님의 오색 과자 내가 토종에 관심을 갖는 이유 섬 사람들의 지혜 마음이 만들어내는 기적 무농약 쌀 한 가마를 사는 이유 그저 내 일이었으므로 늙은 농부의 절규로 새해 인사드립니다. 저는 도롱뇽입니다 두 팔 벌려 스님을 기다립니다 내 안에 비늘처럼 앉은 허영심을 반성합니다 원광선원에서 한 달을 보내며
|
|
|
|
들깨를 털다가 아내와 싸웠습니다. 아내는 통이 큽니다. 아내는 큰 갑바(비닐깔개)를 깔고 그 위에서 털자고 하고 통이 작은 저는 하우스 공간이 비좁으니 작은 갑바 하나 깔고 그냥 털자고 합니다. 작은 갑바를 놓고 하자니 들깨가 이리저리 튀는 바람에 바깥으로 마구 나갑니다. 아내가 성질을 부립니다. 전 황소처럼 우두커니 작은 갑바 귀퉁이 잡고 서 있다가 이내 아내의 성화에 꼼짝없이 큰 갑바 길게 펴고 들깨를 다시 텁니다. 아내가 회초리로 들깨를 털다가 “이우성 이놈, 통 작은 놈 맛 좀 봐라” 하면서 들깨를 내리칩니다. 그러다가 “투정에, 투기심 많은 내 남편 맞아봐라” 하면서 또 회초리를 들깨에 내리칩니다. 갑자기 제가 가슴을 싸잡고 넘어지는 시늉을 하자 그제야 아내도 빙그레 웃습니다. (……) 열심히 들깨를 털다가 갑바 갖고 싸운 일은 잊고 열심히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들깨가 하도 신기해 일에 열중합니다. 그러다 아내가 저보다 더 열심히 시골 생활 잘할 생각으로 무장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들깨를 털다가’ 중에서
살면서 가장 소중히 지켜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요. 과연 채워도 채워도 부족한 욕심일까요, 돈일까요. 하루도 없으면 살 수 없는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일 텐데, 곁에 있지만 느끼지 못하는 것들에게도 눈길을 주면 소중한 것 천지입니다. 흐르는 시냇물도, 나무도, 구르는 돌도, 흙도, 하늘의 구름도, 별도, 씨앗도, 열매도, 꿈틀하는 저 작은 지렁이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크고 멋있고 편안하고 등 따뜻한 것들만이 소중한 것이 아니겠지요.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도 그것이 없다면 사람이 이 땅에 살 수 없으니 작은 것들이 더 소중한 것일 테지요. 태양이 없으면 나무가 없으면 돌이 없으면 풀이 없으면 지렁이가 없으면 사람은 하루도 살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마구 버리고 자르고 발로 차고 꺾고 밟으면 소중한 것들을 하루 먼저 잃게 되는 것이겠지요. 당장 나 자신은 염려 없이 살더라도 내 아이, 내 아이의 아이는 소중한 것을 잃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되는 것이겠지요. 작고 이름 없는 것에도 따뜻한 눈길을 한번 주면 내 아이와 아이의 아이는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 ‘빈 들에 서서’ 중에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