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황매산(1113m)
(경남 산청군과 합천군 경계)
산상의 넓은 초원에서 호연지기를 기른다.
경남 서부 내륙의 떠오르는 명산 황매산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봄철 철쭉 군락의 대표적인 산이다. 이 철쭉 군락은 북릉인 떡갈재부터 정상 사이, 정상에서 남릉 상의 베틀봉 사이 그리고 베틀봉에서 모산재 사이에 대단위로 형성돼 있어 매년 5월 5일을 전후해 산청군과 합천군은 철쭉제 행사를 성대히 치르고 있다.
황매산은 웅장하고 당당하게 솟아올라 조망이 빼어난 정상에다 산상에 있는 넓은 초원과 어우러진 산 분위기는 마치 유럽 알프스에 오른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합천호 푸른 물에 중봉, 하봉, 상봉의 산 그림자가 잠기면 세 송이 매화꽃이 물에 잠긴 것 같다고 수중매라는 별칭으로도 불리우는 황매산은 은백색 화강암 기암괴석들의 전시장인 모산재와 소나무 철쭉 활엽수림이 어우러져 양산과 음산이 조화를 이룬 독특한 산세를 나타낸다.
황매산의 모산은 백두대간의 산 남덕유산이다. 남덕유산에서 백두대간 큰 산줄기를 이탈하여 남동쪽으로 뻗어나간 금원 기맥 산줄기가 월봉산(1279m), 금원산(1352.5m), 기백산(1331m)을 일으키고 망설봉(619m)을 지나면서 산줄기가 낮아져 88고속도로에서 잠시 가라앉은 다음 다시 고도를 높이면서 덕갈산(668m), 매봉산(810m), 갈전산(764m), 바랑산(796m)을 빚어놓고 소룡산(779m)에 이르러 두 갈래로 갈라진다. 여기 소룡산에서 동쪽으로 갈라지는 능선 위에 가장 높은 산이 황매산이다.
대전 계룡산행회 황매산 안내 산행
계룡산행회(회장 백영준) 회원 43명과 함께 관광버스에서 내려 황매산을 바라보니 가을 단풍처럼 철쭉으로 치장돼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풍경이 펼쳐졌다. 널찍한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산행이 시작된다. 2분쯤 나아가니 영화 주제 공원 2.4km란 안내 팻말이 반긴다.
등산 들머리서 바라본 황매산 정상
곧이어 조금 가파른 길로 13분쯤 올라가니 주제 공원 1km란 팻말이 나타난다. 산을 오르는 널찍한 길엔 수시로 자가용차가 내려올 때마다 먼지가 풀풀 나 조금은 짜증이 나는 길로 영화 주제 공원에 닿는다. 영화 단적비연수 촬영장이었던 주제 공원에서 황매산의 전모가 드러난다. 북동으로 올려다보이는 정상 바위 지대가 위풍당당하고 산은 온통 철쭉으로 붉게 물들어 천상의 화원을 연출하고 있었다.
황매산 주 능선을 향해 나아간다. 5분쯤 올라가니 산길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황매산 정상을 가는 왼쪽 길로 방향을 잡아 6분 정도 조금 가파른 길로 올라서니 황매 정자가 나타난다. 황매 정자를 뒤로하고 나무 계단 길로 9분쯤 올라가 황매산 정상 1km란 팻말이 서 있는 황매 평전 주 능선에 닿는다. 뒤돌아보니 지리산 천왕봉(1915m)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고 그 앞에 웅석봉(1099m)이 뚜렷하다.
황매산 고스락(정상) 오름이 시작된다. 제법 경사 급한 길로 산을 오르는데 산길이 좁아 오가는 산객들로 인해 정체 현상이 일어나고 먼지가 자욱하다. 빨리 오르기 위해 길이 없는 곳으로 산길을 벗어나기도 하며 바위 봉우리에 올라서니 정상 암봉이 빤히 보이면서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았다. 바위 봉우리를 뒤로하고 조금 내려서다가 오름 능선이 되어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고스락에 올라선다. 수많은 사람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고스락에서 휘둘러보는 조망은 환상적인 풍경이다.
동쪽으로는 창녕 화왕산이 조망되고 남쪽으론 베틀봉으로 이어지는 초원을 이룬 능선 넘어 정수산과 둔철산이 시야에 와 닿고 웅석봉과 지리산 천왕봉이 하늘 금을 이룬다. 서쪽으론 금남호남정맥의 종산 장안산이 조망되고 북으로는 합천 가야산이 보였다.
10분 정도 조망을 즐긴 후 떡갈재로 뻗어나간 능선을 탄다. 금방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중봉으로 나아간다. 바로 잔돌이 많은 전망 좋은 능선에서 합천호를 내려다보며 조망을 즐긴다. 계속하여 중봉 가는 길로 7분쯤 나아가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어 비좁은 산길로 산에서 내려간다. 빠른 걸음으로 5분 정도 내려가니 임도가 나타난다.
황매산 임도
임도를 따라 9분쯤 더 내려가 차도가 지나가는 도로에 이른다. 도로를 따라 산에 올라간 다음 주차장에서 철쭉 제단이 있는 828봉에 올라선다. 식사하며 한동안 철쭉꽃의 아름다움에 취한 후 모산재로 나아간다. 828봉에서 내리막길로 20분쯤 진행한 다음 조금 경사 급한 산길로 9분 정도 올라가 거대한 너럭바위로 이루어진 모산재(767m)에 닿는다. 모산재에서는 828봉 위로 솟구친 황매산 조망이 일품이었다.
모산재에서 산길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왼쪽 길은 순결 바위 국사당이 있는 암릉 코스이고 오른쪽 길은 황포돛대 바위를 경유하는 암릉 코스이다. 두 코스 모두 온통 화강암 암릉으로 곳곳에 기암괴석이 줄줄이 이어지고 위험지대에는 철 계단이나 밧줄이 설치되어 어렵지 않게 내려갈 수 있다.
황포돛대 바윗길로 방향을 잡는다. 산길은 급경사의 내리막길이다. 순결 바위 능선을 바라보니 바위로 병풍을 둘러쳐 경관이 빼어나다. 조금 후 직각에 가까운 철 계단을 타고 내려선 다음 나무 계단을 타고 산에서 내려간다.
시종일관 경관 좋은 순결 바위 암릉을 바라보며 암릉을 타고 산에서 내려가 영암사를 갈 수 있는 차도에 이른다. 차도에서 널찍한 길로 5분쯤 더 내려가 황매산 식당에 닿아 산행이 마감된다. 오늘 황매산 산행은 철쭉꽃이 만발한 육산의 넉넉함과 모산재 바위 능선의 날카로움의 두 가지 독특한 맛을 느낀 행복한 산행이었다.
◈ 산길
1. 신촌-영화주제공원-황매 평전-황매산-베틀봉-철쭉 제단-모산재-
황매산 식당 약 14km, 5시간 소요
2. 남북 종단코스 장박리-떡갈재-황매산-베틀봉-철쭉 제단-모산재-
황매산식당 약 14km, 5시간 소요
3. 모산재 원점회귀코스 영암사 주차장-황포돛대 바위-모산재-순결 바위 국사당-영암사 약 3km, 3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