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도 회전하는 집을 만든 70대 발명가
2층 주택 10분만에 회전 겨울에 태양을 따라가고
특허·실용신안 250여개
20일 오후 경남 양산시 석계리 야트막한 언덕 위에 2층짜리 큰 전원주택. 이 주택을 자신의 발명 연구소로 쓰고 있는 발명가 안영남(71)씨가 거실에서 버튼을 누르자 1층과 2층이 각각 99㎡(30평)가량 되는 주택의 2층이소리없이 회전하면서 창 밖의 풍경이 천천히 바뀌기 시작했다. 창 밖으로 보이던 정원 풍경이 어느새 반대편 도로로 바뀌더니 다시 정원 쪽으로 돌아왔다. 2층짜리 큰 주택이 10분 만에 360도 회전해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안씨는 "나이도 들고 해서 전원주택을 하나 지어야겠는데 특이한 것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회전하는 집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폭이 1~2m가량 되고 높이가 50㎝ 가량 되는 대형 기어를 주택 아래에 설치해 전기로 기어를 작동, 주택이 회전하도록 한 것이다. 2006년 처음 시도했으나 온갖 시행착오 끝에 지난해 겨우 집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는 "조금만 빨리 개발했더라면 누리마루 APEC하우스를 회전식으로 지었을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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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명가 안영남씨가 20일 경남 양산시 석계리에 지은 360도 회전하는 주택 앞에서 자 신의 발명 인생에 대해 말하고 있다./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30년이 넘도록 발명에 열중해온 70대 발명가의 열정이 끝이 없어 보였다.
안씨는 "회전하는 집은 겨울에는 태양을 따라가고, 여름에는 태양을 등질 수 있어 에너지도 절약하고, 경치도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창 주목받고 있는 '친환경적 주택'이라며 "발명이란 시대적 흐름과도 일치해야 한다"고 했다.
안씨가 처음 발명의 길에 들어선 것은 1979년 봄. 뚜껑 부위를 누르면 물이 나오는 보온병을 쓰던 중 '뜨거운 물을 받기 위해 손으로 컵을 잡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앨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시 안씨는 같은해 6월 집 안방에 있는 옷장 속을 개조해 연구실 겸 공작실을 만들었다.
부산 영도 출신으로 연세초급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시 부산 동국제강 공무부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안정된 직장이 있었지만 그는 퇴근 즉시 집으로 돌아와 작업에 매달렸다. 이웃이나 가족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더운 날씨에도 '옷장 연구실' 문을 꼭 닫고 구슬땀을 흘려야 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컵걸이 달린 보온병.
이것이 국내 대표 보온병 업체와 연결됐고, 첫 납품한 컵걸이 보온병 5000개가 하루 만에 동이 났다. 안씨는 "컵걸이 보온병은 뜨거운 물을 받아 놓고 어느 정도 식으면 바로 분유를 탈 수 있어 당시 시집갈 때 필수 혼수품이었다"고 말했다. 한달에 최고 3만개씩 팔려나가자 당시 국내에 수입되고 있던 유명 일본산 보온병을 비롯한 보온병 업계를 평정하다시피 했다.
이후 안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더욱 발명에 매진하게 됐다. 고속버스나 관광버스 좌석 뒤쪽에 병따개, 컵걸이, 그물망을 함께 부착하는 것을 국내 최초로 만들어 냈다. 다소 변형된 형태지만 이 제품은 지금도 납품되고 있다. 그가 현재 가지고 있는 특허, 실용신안, 의장 등은 모두 250여개에 이른다. 발명의 범주는 주머니 달린 쓰레받기, 개량 알루미늄 사다리, 전선 롤러, 야외용 흔들침대 등에서부터 낚시가 아닌 불빛과 흡입구를 이용한 오징어잡이 배, 좌우 방향으로 경사길을 올라가면 뒤로 밀리지 않는 제동장치가 있는 리어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덕분에 1995년 미국 뉴욕발명품경진대회 대상, 1999년 제네바 국제발명대회 동메달 등 국내외 대회에서 각종 상을 받았다. 발명품은 수출로도 이어져 1986년 대통령산업훈장, 2003년 발명의 날 기념 산업훈장 철탑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씨는 페트병 제조업체 남양매직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시중에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페트병 중 상당수가 자신이 개발한 것들로 국내 유명 업체들에 납품하고 있다.
안씨는 "간장이나 참기름이 용기를 타고 흐르거나 새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페트병과 페트병 입구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 120여종의 페트병을 개발하게 됐다"면서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겪는 작은 불편들이 계속되는 한 그 불편을 편리함으로 바꾸기 위한 발명을 나이에 관계 없이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연구소 내부는 물론 마당 곳곳에 마련된 크고 작은 작업장 3~4곳에는 뜯다만 이름도, 부위도 모를 각종 기계들뿐 아니라 전자레인지, 밥솥, CCTV, 비데 등 온갖 잡동사니와 각종 작업기구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는 "아직도 발명을 위해 연구하고 또 연구하고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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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덧붙힘글.
안영남 님은 부산 경남지역의 발명모임을 1984년에 창설한 여러분중의 한분이고
현재도 한국발명진흥회 부산지회의 자문위원(전임 회장단 모임)입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및 각급 학생들과 아마츄어 발명인들이 기업과 연구소를 방문하고
발명에 관한 많은 것을 배워 갑니다.
첫댓글 발명가는 열정적이신 분들이 많이 계시죠. 많이 배우려하고 있습니다.
멋져요 -자연-
발명은 열정 그자체인것 같습니다. ^^
다보탑 형님!! 늘~처럼 안강하시지요? 산다는게 뭔지 전화도 자주 못드리고..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