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첫날밤은 늘 제대로 잠을 못자게 되는 듯합니다.
업치락 뒤치락.... 이불을 덮으면 덥고 차내면 춥고.... ㅠㅠ
옆방 언니들을 코타츠에 다리넣고 주무셨다드만....
모든 룸에 작은 쪽방 하나가 딸려있는 듯합니다.
가방을 놓거나 화장들... 잡다한 일들을 하기에 나름 유용한 공간이더군요.
온천 료칸이니 아침부터 온천으로 하루를 엽니다.
오늘은 작은 노천탕이 여탕이군요.
서늘한 새벽시간에 혼자서 탕을 전세내고 잠시 들어가 보았습니다.
어제 저녁의 큰 탕보다 오히려 온도가 낮더군요.
야마비코 료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 여섯개의 가족탕 중 하나입니다.
창문을 열면 노천탕이나 진배없고 오른쪽으로는 사우나까지 딸려있습니다.
파우더룸에는 숙박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세면도구와 드라이어, 수건등이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전 직장 동료가 야마비코 료칸에 대해 꽤 자세하게 포스팅을 해놓았네요.
야마비토 료칸에 대해 참고가 좀 되실 듯합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badajin73&logNo=150023317508
포스팅한지가 거의 십년 전인데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군요.
굳이 십년전 글이 아니더라도... 야마비코만 검색해보면 수많은 정보들이 올라와있기는 합니다.^^;
휴게실에서 잠시 쉬며 인터넷도 해보고요. 두 분은 무에 그리 재미있을까요? ^^
8시가 되어 식당으로 이동. 어제 저녁 식사 한 그 곳에 이렇게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있습니다.
지역에서 생산 판매하는 사이다와 물도 비슷하게 친근감있는 캐릭터로 만들었네요.
구로카와는 제가 가본 많은 일본의 온천 마을 중 가장 고즈넉하고 소박한...
일본의 온천 마을의 느낌을 제대로 내고 있는 곳입니다.
관광지라기보다는 료칸에서 맛난 음식 먹고 온천을 즐기며 힐링을 하는 곳인데
많은 여행사들이 관광 코스로 넣어 짧은 시간에 한두 군데 온천을 하고는 떠납니다.
식사를 하고 나오는데 아침부터 한국인 관광객들이 우리가 묵은 이 료칸에 일일온천을 하러 들어오더군요.
잠시 인사를하고 오늘은 큰 노천탕이 남자, 작은 노천탕이 여탕이라고 안내도 해드렸습니다. 이놈의 오지랖~ -_-;;
쿠로가와 온천 거리 산책에 나섭니다.
온천가에서는 이렇게 유카타를 입고 돌아다녀도 괜찮아요.
오히려 우리는 이런 료칸에서 묵습니다라는 신분 표시도 되는 셈이지요.^^
쿠로가와의 마을 분위기와 야마비코의 유카타 색이 잘 어울리더군요.
이렇게 마을을 거닐다가 후모토료칸 앞에서 안탕도 해보고요.
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큰 가마솥을 열 때 저절로 증기에 쐬이면서 맛사지가 되었다는데 말이죠.
쿠로가와는 온천 마을답게 료칸마다 다양한 온천을 자랑하는데 그 곳 중 세곳을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는
뉴토데가타라는 마패를 이용한 온천메구리(순례)가 유명합니다.
물론 우리도 1300엔씩 주고 구입을 했지요. 한 곳마다 일일온천이 500엔 정도니 200엔 이익입니다. ^^;
제일 먼저 계곡 바로 옆의 노천탕을 즐기고 싶어 야마미즈키를 가기로 하고
셔틀버스를 타러 카제노야(관광안내소)엘 갔는데 저런~
일일 이용객 셔틀버스는 11시 부터나 운행을 한다네요.
우리에게는 차가 있답니다.
야마미즈키는 나중에 들르기로하고 온천가 중심부로 내려가 다른 두 곳의 온천을 즐길 거에요.
우리가 제일 처음으로 간 곳은 바로 엊저녁 마실 나왔던 이코이 료칸.
미인탕으로 유명한 곳이랍니다.
입구에는 저렇게 바구니에 돈을 넣고 온천 달걀을 사 먹을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마패를 보여주면 세개 붙어있는 스티커 중 하나를 떼어내고 자기네 료칸의 도장을 쾅 찍어줍니다.
이코이 료칸의 입탕. 서서 온천을 즐길 수 있도록 깊은 것이 특징입니다.
아래 쪽으로 미인탕도 있고요. 우리와 여행사를 통해 아침에 오신 분들까지 모두 한국인들만 온천을 즐겼다는...
잠시 료칸 입구의 이로리에서 전원 단체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참 한적하고 작은 온천마을입니다. 관광지로서는 별 메리트가 없는 곳이지요.
우리처럼 료칸에서 하루 묵으며 여유있게 돌아보며 온천을 즐기는 쿠로가와와
여행사를 통해 관광지로서 잠시 들렀다가 온천을 하고 후다닥 떠나는 쿠로가와는 아무래도 조금은 다른 느낌일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쿠로가와 온천을 유명하게 만든 신메이칸의 동굴탕입니다.
료칸 주인 할아버지가 10년동안 혼자서 동굴을 파내 만든 곳으로 일본 비탕 순위에 꼭 들어가는 곳이기도 하지요.
우리끼리 동굴탕도 전세를 냈습니다. 숨바꼭질하기 딱이군요.^^
그리고 쿠로가와에서 빠트리면 서운한 거.... 로쿠의 슈크림 빵.
사이좋은 우리는 싸우지않고 반씩 나누어 먹었다지요.
료칸에 들어와 짐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하며 료칸 스탭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니
신세지기 싫어하는 일본인답게 무언가 포장한 선물을 답례로 줍니다.
집에 돌아와 풀어보니 야마비코 료칸의 상징인 모모짱 (료칸입구의 검은 개) 캐릭터 인형이네요. ^^
비록 하룻밤이었지만 정말 품격있게 즐기고 쉴 수 있었던 료칸이었습니다. 사요나라~
온천메구리의 마지막 목적지... 네비게이션에 야마미즈키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출발!
야마미즈키는 구로카와의 온천 중심가에서 좀 벗어나 있어 차로 이동해야만 하거든요.
그런데 '목적지 근처에 다 왔습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네비양이 잠들어버려서 근처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더니
'야마미즈키'가 아닌 '와라쿠'랍니다.
뭐 야마미즈키가 아니면 어때요. 이 참에 의외의 곳도 한번 가 보는 거지요.^^
그래서 들어간 '와라쿠'의 '게츠유'입니다. 구멍이라는 뜻으로 아나라고도 읽지요.
돌을 쌓아 구멍을 만들었군요.^^ 유황 냄새가 진하게 납니다.
온천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보시면 오해하기 좋은 것 중 하나가 물 속의 침천물 유노하나입니다.
때가 둥둥 떠다닌다고 착각하시기도 하는데 그것은 유황 온천에서 나오는 일종의 유황의 결정체라서
몸에 좋은 성분이지요. 유독 유노하나가 많은 것이 특징이더군요.
남탕에 아무도 없기에 남탕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계곡 옆에있어 그야말로 개방감 넘치는 곳이네요.
어쨋거나 이렇게 세곳의 온천을 모두 마쳤습니다.
자, 이제는 아소산 뒷편에 있는 타카치호를 갔다가 유후인 숙소까지 이동을 해야합니다.
이동거리가 꽤 멀기 때문에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이 작동을 하지않습니다. 어째서일까요?
근처에 있던 일본인 아저씨에게 봐 주십사 부탁을 드렸는데 이 아저씨도 만지작 거리더니 결국에 포기.
아무래도 전파가 잡히지않아 그럴 수도 있으니 큰 도로에 나가서 다시 해보랍니다.
살짝 헤매기는 했지만... 큰길에 나가 멈추어 네비를 켜니 다시 작동을 하는군요.
타카치호까지는 구름위의 바람님께서 운전을 하시기로 하고 핸들을 넘겨드렸습니다.
첫댓글 일본에 여러번 갔지만 이번 처럼 온천매구리는 처음이여서 또다른 즐거움이였어요.
18세 소녀들의 여행은 아니였지만 우린 모든것이 재미있고 나름 즐기고 있었습니다.
2년전 나오시마 여행 때는 약간 서먹서먹하기도 했었지만 이번엔 오랜시간 함께했던 친구들 처럼 분위기가 너무 좋았기에 온천을 함께 하는 일도 아주 자연스럽게~~
아침부터 온천을 몇번을 한건지...ㅎㅎ
역시 사람은 친해지려면 순수의 모습 그대로 만나야 해요. ^^;
추억이 새록새록
온천덕분인지 피부가 매끌매끌해요. ㅎㅎ
온천에 맛들리면 주기적으로 온천여행을 하게된다는 단점이...ㅎㅎ
ㅋㅋㅋ 세상에 하루에 이렇게나 많이....저 숨막혀서 대중탕 잘 안가요.
일년치 한꺼번에 다 했어요.~~~
ㅎㅎ 제가 생각해도 좀 많이 간 듯합니다. 저녁에 유후인 숙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