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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수년간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을 상담해본 결과 생각보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였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부모와 자녀의 엇갈리는 고민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그로 인한 갈등과 어려움을 어떻게 해소해나갈 것인지에 |
▣ 저자 와이즈멘토 : ‘현명한 조언자’라는 뜻을 가진 와이즈멘토는 진로교육전문가집단이다. 사회트렌드, 입시교육, 심리, 유학, 경제, 취업 등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학생 한명 한명에 대한 심층분석으로 가장 합리적인 미래 진로를 탐색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만나다 보니 교육 현장의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많이 알고 고민하게 되었으며, 이 고민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다양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펴낸 책에는 『현명한 부모는 아이의 10년 후를 설계한다』, 『한국의 공부벌레들』, 『만화로 보는 직업의 세계』 등이 있다.
조진표는 와이즈멘토를 이끌고 있는 대표 컨설턴트다. KAIST, 포항공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외국계 컨설팅회사에서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학생들에게 미래 비전을 찾아주고 현명한 진로 설계를 도와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자 와이즈멘토를 설립했다. 연간 수십 차례의 교육 강연을 통해, 그리고 각종 매체에 기고하는 칼럼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그밖에 한국경제 TV <글로벌 시대의 新 교육백서>의 진행자 등 교육컨설턴트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Short Summary : 요즘 아이들은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이끌어가려는 부모보다 친구 같은 부모를 원한다. 그러려면 부모와 아이가 서로의 심리나 속마음을 알아야 하는데 잘 몰라 엇갈리기만 한다. 이 책은 진로교육컨설팅 전문회사인 와이즈멘토에서 아이들과 부모들이 나눈 고민을 보여주고 문제해결 방향을 정리한 것이다. 아이와 가장 가까운 존재이면서도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던 부모들이 아이들 마음속으로 한발자국 다가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씌어졌다. 또한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부모’라는 칭찬을 듣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를 존경하지만 친하지는 않아요’라는 이야기를 듣는 부모들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은 내용들이다.
우리 사회엔 결손가정이나 비행청소년을 위한 상담센터가 많이 있고, 학교 공부나 입시 관련 상담소도 여기저기 널려 있지만, 막상 큰 문제없이 잘 살아가고 있는 ‘보통 아이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들어주는 곳은 없다. 이 책의 핵심은 이들의 고민에 초점을 맞추고, 자녀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부모들이 해야 할 일에 비중을 두었다. 부모와 별 문제 없이 잘 지내는 아이,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공부도 그럭저럭 잘하는 아이, 막연하지만 장래희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아이, 이런 아이들도 알고 보면 가슴속에 많은 상처와 불만을 갖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동안만이라도 ‘아이를 친구로서 그냥 느껴 보라’고 당부한다. 자녀와 의사 소통의 방향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자녀 심리학
와이즈멘토 지음
마음이 통하는 부모가 아이를 행복하게 키운다
아이는 지금 자살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녀의 고민 - 가끔은 너무 힘들어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무엇 하나 제대로 잘 하는 게 없는데다가 친구들도 나를 별로 좋아해 주지 않는다. 이런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님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부모님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신다.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 때문에 고민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부모님께 내 마음을 털어놓고 싶지만 쓸데없는 생각만 한다며 핀잔이나 들을까봐 망설여진다.
부모의 마음 - 요즘 들어 아이가 우울해지는 것 같은데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말이라도 좀 해보고 싶지만 간섭한다며 싫어할까 봐 다가가지도 못하겠다. 학교에서 별일 없느냐고 지나가는 말처럼 물어보면 “무슨 일 있으면 어떻게 하실 건데요.”라며 신경질적으로 반응한다. 툭하면 방문을 잠그고 틀어박혀 나오지도 않는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아이가 자신의 고민을 편안하게 털어놓으면 좋으련만.
2004년 대한민국의 자살율(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은 24.2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계에 따르면 자살율은 15세부터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15세라면 아이들이 사춘기를 한참 겪는 중학생 시절이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년 자살의 원인은 입시 부담, 왕따, 학교 폭력 등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결국 대부분의 청소년 자살은 자신의 고민을 제대로 이해 받지 못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건설적인 고민은 오히려 어른이 되기 위한 정상적인 과정을 겪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사고의 왜곡’과 같은 것들이다.
예를 들어 지나가던 친구들이 자신을 보면서 귓속말을 했다고 치자. 보통 아이들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지만 어떤 아이는 그들이 자신에 대해 흉을 보거나 비웃는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자기비하적 사고’에 빠져 있는 것이다. “저 애들은 분명 내 외모를 보고 비웃는 거야. 난 정말 가치 없는 존재야.”와 같은 식이다. 이 같은 부정적 사고가 깊어지면 극단적인 절망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한 사고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부모가 해야 할 일이다.
아이가 부정적인 사고에 빠져 있지 않은지 파악하기 위해 부모는 보다 구체적이고 친절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아이의 마음속에 있는 고민을 털어놓게 하고, 그 고민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심각한 수준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비하적 사고를 ‘자기효능감’으로 전환시켜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기효능감이란 어떤 일을 대할 때 내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 사고를 갖는 것을 말한다. 자신감은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가리키는 말이며, 자기효능감은 기능적으로 우수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일에 임하는 자세를 말한다. 만약 아이가 침체되어 있고 자존감이 낮다면 스스로 원하는 활동을 하게 함으로써 성취감을 맛보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효능감이 습관화되면 생활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다른 부분에 대한 성과도 같이 높아진다. 아이의 고민을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그 고민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전환시켜주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엄마는 좀더 멀리, 아빠는 좀더 가까이 다가가라
자녀의 고민 - 아빠와 대화도 많이 나누고 싶고, 친구처럼 편안하게 지내고 싶다. 그런데 왠지 아빠와는 늘 거리감이 느껴진다. 가끔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 좀 해보라고 하실 때가 있는데, 그래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하면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실 때가 있다. 엄마가 보충 설명을 해주어야만 그제야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엄마는 나를 많이 이해해주는 편이지만 너무 시시콜콜한 것까지 간섭을 하시니까 사실 좀 피곤하다. 아빠와 엄마가 내게 보이는 관심을 딱 절반씩만 섞었으면 좋겠다.
부모의 마음 - 아이들은 엄마보다 아빠와 함께 놀기를 원하고, 진로 문제도 엄마보다 아빠와 상의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문제는 아빠가 늘 바쁘다보니 아이와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회사일로 받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텐데 집에서까지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정 시간이 없다면 이메일을 이용해서라도 아이의 생각이나 감정을 많이 공유해주기를 바란다. 아이에게 엄마만 필요한 게 아니라 아빠도 필요하다는 점을 남편이 알았으면 좋겠다.
가정은 아이들이 장차 성장하여 사회에 나갔을 때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연습환경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은 가정에서의 긍정적인 의사소통 경험을 통해 자기정체성과 가치관을 확립해나가는데, 이것은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된다. 게다가 부모와 자녀가 나누는 대화의 양은 학업성취에도 영향을 미친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초․중․고교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부모와 날마다 대화를 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간의 과목별 평균 점수가 약 15점에서 25점 정도까지 차이가 난다고 한다.
부모와 자녀간의 의사소통에는 자기정체성의 확립과 학업성취도 등 다양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포함되어있다. 따라서 서로 간의 대화에 문제가 있을 때에는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 아이들과 가족관계에 대한 상담을 할 때 자주 듣는 얘기 중의 하나가 바로 “아빠랑은 얘기를 잘 안 해요”라는 말이다. 아빠와는 별로 할 얘기도 없거니와 별일 아닌데도 괜히 심각하게 과민반응을 보여서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아이의 이야기를 수용하고 들어주는 자세가 되기보다는 먼저 문제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를 생각하는 아빠와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아이들의 대화는 계속 어긋난다.
엄마는 아이에 대해 좀더 넓은 관점에서, 그리고 한발 뒤로 물러나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일일이 요구하고 고쳐주려 하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깨우치고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아빠가 해야 할 일은 더욱 많다. 여성가족부가 5년마다 한번 씩 실시하는 ‘가족실태조사’에서 아빠와의 대화가 부족하다고 대답한 청소년은 약 50퍼센트나 되었고, 고민이 있을 때 아빠와 이야기한다는 청소년은 4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라는 것은 우선 많은 시간과 생활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무르익는 것이기에 이제 아빠들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욱 늘리고, 아이의 생활에 대해서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도록 해야 한다. 더욱 근본적으로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함께 해나가며 서로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면 그만큼 함께 나눌 수 있는 대화거리도 더욱 풍성해지기 마련이다.
야단을 치더라도 억울한 기분은 들게 하지 마라
자녀의 고민 - 부모님이 안 계실 때면 동생이 집안을 마구 어질러놓는다. 한번은 음료수를 마시고 컵을 탁자 위에 그냥 두기에 치우라고 했더니, 잔소리하지 말라며 대들었다. 그래서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놓으라고 하는데 그게 왜 잔소리냐며 가볍게 혼을 냈다. 그런데 엄마는 나에게만 화를 냈다. 동생이 잘못을 해서 지적을 한 것뿐이라고 말씀드렸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으셨다. 아무래도 엄마는 내가 미우신가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잘못을 한 동생이 아니라 나를 때리실 리가 없지 않은가.
부모의 마음 - 큰아이는 어릴 때부터 작은 아이에 대한 시샘이 많았는데 커서도 고쳐지지가 않는다.
작은 아이가 갖고 있는 물건은 무엇이든 빼앗으려고 한다. 가끔은 작은 아이에게 양보하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큰아이를 먼저 나무라게 된다. 그런데 큰아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왜 매일 미워하느냐고 소리를 지른다. 그러면 나는 대든다며 한 대 더 때리게 되고 급기야는 아이와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 된다. 큰아이에게 유독 형제애가 부족한 걸까. 아니면 내가 정말 편애를 하는 걸까. 큰아이가 계속해서 삐딱해지는 이유를 모르겠다.
부모에게 자주 억울하게 혼난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정말로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도 억울하게 혼났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있기 때문이다.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아이들은 혼이 날 때마다 자신이 괴롭힘을 당한다고 생각하지 자신이 잘못을 했다는 생각은 잘 하지 못한다. 당연히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을 하리란 것도 기대할 수가 없다. 부모들은 “형이니까, 언니니까 양보해라”라든가 “동생이니까 참아라”라는 말을 별 생각 없이 입버릇처럼 내뱉곤 한다. 우리나라에는 서열을 중시하는 유교 문화가 뿌리깊이 박혀 있는 터라 부모들의 그런 말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녀들 간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고려해야 하는 것은 서열이 아니라 진실에 근거한 논리다.
현명한 부모라면 칭찬을 할 때든 야단을 칠 때든 아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주변의 앞뒤 맥락은 어떠한지를 잘 짚어본 후에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당장 눈앞에 벌어진 일만 보면서 화를 내고 야단을 치는 부모는 결코 아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가 없다. 아이들이 스스로 잘못 했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에는 설령 꾸지람을 듣게 되어 의기소침해질 지라도 억울한 감정은 느끼지 않게 된다. 또한 잘못에 대해서 정당하게 혼이 났으므로 반성하는 마음도 갖게 될 것이다.
똑똑한 부모들은 아이의 미래지도를 그려준다
꿈이 너무 많다는 것은 꿈이 없다는 것과 같다
자녀의 고민 - 어릴 때부터 크면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어른들이 으레 하는 질문 중 하나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오자 그 질문이 현실적인 고민이 되었다. 나는 어떤 일을 하면서 살면 가장 행복할 수 있을까. 사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다. 선생님은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고민하라고 하시는데, 솔직히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적성 평가나 이런 걸 받아보면 해답이 좀 보이려나?
부모의 마음 - 아이가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서 진로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는 UN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가, 정신과전문의가 되고 싶다고 했다가, 어떤 때에는 대학에서 강의하는 교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나름대로 고민을 한 것 같기는 한데, 부모로서 어떻게 조언을 해줘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아이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고 또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주고 싶은데 나로선 역부족이다. 이런 일을 도와주는 전문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진로성숙도’라는 말이 있다. 초등학생에게 “꿈이 뭐니?”라고 물었을 때 “과학자!”라고 대답했다면 적절한 대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과학자’ 이상의 구체적인 장래희망을 이야기하지 못한다면 육체적인 성장이나 정신적인 성숙과는 별개로 자기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 정도를 뜻하는 ‘진로성숙도’ 측면에서는 초등학교 이후로 성장하지 못한 것과 다름이 없다. 반면 초등학생 때에는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과학자!”라고 대답했지만, 중학교 때는 “핵물리학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하고,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물리학과에 진학해서 대학원은 미국으로 가고 NASA(미국항공우주국)과 같은 유명한 연구기관에서 일하고 싶어요.”라고 말한 학생이 있다고 하자. 진로성숙도가 나이에 맞추어 커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아이일수록 대학에 가서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계속 나아갈 수가 있다.
하고 싶은 게 많다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을 만나 이야기해보면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선호도가 높은 몇 가지 인기 직업을 제외한 다른 직업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아이들이 여러 가지 꿈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아이들은 세상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결국 자신들의 꿈은 자신이 정해야 하지만 세상에 이런 인생과 직업들이 있다고 정보를 전달해주는 것은 어른들의 역할이다.
부모들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되고 그것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고 현실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막연히 과학자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가 있다면, 어떤 과학자가 되고 싶은지 질문을 던져보는 단순한 방법에서 과학계의 동향을 알려주는 기사들을 스크랩해주고 관련 전시회에 함께 가는 등의 좀더 자상한 방법에 이르기까지, 아이에게 좀더 구체적인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 꿈을 꾸는 것은 온전히 아이의 몫이지만, 그 꿈을 구체화하고 현실화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부모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아이가 크게 성공한다
자녀의 고민 - 의사나 변호사가 최고의 직업으로 각광받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거고, 내게는 그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따라서 나는 가능한 한 많은 경험을 통해서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 그러면 정말 열심히 일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렇다면 성공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부모님은 세상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신다. 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부모님이 경험하신 세상과는 너무나 다를 것이란 점을 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부모의 마음 - 아이가 요즘 부쩍 생명공학에도 관심을 갖는 것 같은데,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하기에 말릴 생각은 없다. 그런데 가끔 불안한 것은 아이가 과연 자신의 적성을 제대로 찾았는가 하는 점이다.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도 일시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집 아이들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이미 구체적인 진로를 결정한다는데, 우리 집 아이는 아무래도 좀 늦는 것 같다. 하루는 자기가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느냐고 묻기에 의사나 변호사처럼 확실한 전문직이 어떻겠느냐고 대답했더니 그럴 줄 알았다며 대화를 중단해버렸다. 아이가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건지 궁금하다.
보통의 부모들이 선호하는 직업들은 우리나라 직업 사전에 등재된 2만 개가 넘는 직업들 중에 주요 전문직 10개 이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의사, 한의사, 판사,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CEO 등 우리가 많이 들어본 그 직업들 말이다. 다른 직업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을뿐더러 위의 직업을 못 가졌을 때 대안으로 선택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내 아이가 이런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막상 그 직업의 특성이나 발전 방향 등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부모들이 많다. 안다고 해도 언론에 보도되거나 주변에서 들은 피상적인 정보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부말고도 다양한 재주로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열리는 시대가 오고 있다. 예를 들어 억대 연봉을 받는 프로게이머가 탄생하는가 하면, 힙합 댄스그룹이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고, 인터넷 옷가게를 열어 억대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사람도 생겼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따라 아이들에게도 기존의 틀을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이 필요하다. 이제 아이에게 부모의 생각만을 강요하거나 어떤 한 방향으로 억지로 유도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아이의 성공을 바라는 부모라면 아이들이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능력’을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각자의 적성에 따라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의 능력을 키우는 사람이 결국엔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오늘 당장 아이에게 “넌 뭘 하면 제일 재미있니?”라고 물어보자. 만약 곧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금부터라도 아이가 되도록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 아직 해보지 않은 일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는 누구라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아이의 장점과 흥미를 찾아보기 위한 세심한 관찰을 시작해보자. 아이가 평생 살아갈 일을 결정하는 것인데, 더 바쁘고 중요한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아이의 공부 역량, 8할은 부모하기 나름이다
모두를 1등으로 만들어주는 만능 학습법은 없다
자녀의 고민 - 무조건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공부에도 요령이 있고, 요령을 잘 터득하면 훨씬 호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 각자에게 맞는 공부법은 다르지 않을까. 매일 1등만 하는 옆자리 친구는 무조건 노트에 쓰면서 영어 단어를 외우지만, 나는 약간 시끄러운 전철역 같은 곳에서 소리내서 읽을 때 제일 잘 외워진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가 공부하는 방식이 틀려서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부모의 마음 - 얼마 전 미국의 아이비리그 명문대학 다섯 곳에서 동시에 입학 허가를 받은 아이의 학습법이 소개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구구절절 맞는 내용인 것 같아 아이에게도 권해주었다. 그런데 아들은 겉표지만 훑어보더니 별것 아니라며 휙 던져버린다. 공부는 각자 자기 방식대로 해야 능률적이라나.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른 아이들의 공부법을 참조하는 것도 나쁠 것 같진 않은데 무조건 거부감부터 보이는 아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 지 모르겠다.
상담 과정에는 학생의 학습 습관이나 학습 방법에 관한 내용도 포함된다. 학생들의 대답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자기만의 학습법이나 학습 습관을 형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물론 개인의 성격과 학습 습관을 고려하여 각각의 학생에게 적절한 방법을 유추해보거나, 유형화되어 있는 몇 가지 학습법 중에서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결국 시행착오를 통해 자기만의 학습법을 터득한다.
상위 1퍼센트 안에 드는 학생 100명에게 그들의 공부법을 물어본 결과 100가지의 방법이 나왔다. 한 명의 학생이라도 과목별로 공부법이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의 조합이 나올 것이다. 공부를 잘하기 위한 방법이 모든 학생에게 같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각 과목에 대한 흥미, 적성 등을 고려하여 방향을 잡은 후,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스스로 가장 적합한 것을 알아내는 것이다.
한 공부벌레가 들려준 이야기 중에 ‘이륙효과’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주요 과목의 경우에 더 많이 적용되는데, 처음에는 잘 오르지 않던 성적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처럼 실력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때 성적을 향상시키는 요인이 바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터득한 효율적인 학습법이라 할 수 있다.
효과적인 영어 교육, 돈만으로 되지는 않는다
자녀의 고민 - 요즘 아이들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아니 태어나면서부터 영어를 공부한다. 중학교에만 들어가도 영어를 술술 말할 정도가 된다. 부모님은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수능 준비로 바쁠테니까 중학교 때 웬만한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채근을 하신다. 물론 나도 영어를 잘하고 싶다. 그런데 누구나 다 영어를 잘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어학보다는 수학이나 과학에 자신이 있는데, 그쪽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안 되는 것일까.
부모의 마음 - 남편은 매일 퇴근 후 영어 학원에 다닌다. 회사생활을 하려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하면서도 영어 이야기만 나오면 과민반응을 보인다. 영어 공부만 안 해도 살맛이 나겠다면서 말이다. 아빠가 영어에 대해 이렇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니 아이들도 영어에 대해 이유 없는 두려움과 강박관념을 갖게 된 것 같다. “아빠 세대와 달리 너희 세대는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잘 마련되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무작정 유학을 가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부모들이 먼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걱정이다.
모 유명 사립고등학교의 기숙사를 이용하여 성인대상의 합숙 영어 프로그램이 실행된 적이 있다. 그 비용은 무려 10주에 1,037만원, 13주 프로그램은 1,237만 원이었다. 두세 달 남짓한 기간에 1년의 해외연수 비용과 맞먹는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고가의 프로그램이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등록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 이야기를 들은 필자는 그 엄청난 비용으로 인해 “과연 저게 잘 될까?”라는 의구심을 가졌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역시 대한민국의 영어 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무궁무진하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아마도 이는 많은 대학생들과 성인들에게, 특히 그동안 무수한 돈과 노력을 쏟아 부었음에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영어가 돈 이상의 절박함을 주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영어를 ‘콩글리시’라 아닌 ‘돈글리시’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국문화원의 예측에 의하면, 2015년경에는 전 세계 인구의 50퍼센트 정도인 30억 명이 영어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내 아이를 전 세계 인구의 어느 반쪽에 해당하게 만들 것인가는 부모들에게 달려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로 하여금 어렸을 때부터 영어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주는 것이다. 사회 경험이 없는 아이가 영어의 중요성을 어떻게 스스로 깨우치겠는가? 결국 부모의 ‘글로벌 마인드’에 따라 아이들의 영어에 대한 선호도도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부모가 먼저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야 아이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세계인이 될 수 있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영어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영어도 국어와 같은 언어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즉 영어 학습은 열심히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는 방식보다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친숙해지도록 하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다. 어떤 언어이든지 결국 말하고, 듣고, 쓰는 일상의 과정에서 저절로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학습법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영어에 자신이 별로 없더라도 등한시하거나 배척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생활 속에 끌어들여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아이가 평생 돈글리시의 늪에 빠져 살아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좋은 생활습관이 올바른 인성을 키운다
부모의 솔선수범이 아이를 바로 세워준다
자녀의 고민 - 초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바로 부모님이었다.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는 왠지 부모님의 단점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일요일마다 늦잠을 자는 아빠의 모습이나 전철에 탈 때 줄을 잘 서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 무언가 실망스러운 기분이 든다. 물론 부모님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언제나 부모님이 완벽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왜?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니까.
부모의 마음 - 집에서 부모가 책을 자주 읽으면 아이들도 책을 좋아하게 된다고 한다. 반대로 책 좀 읽으라고 잔소리하면 더 안 읽는다고 한다.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지만 말로만 하라고 하면 청개구리처럼 거꾸로 가는 것이다. 또 요즘 애들은 조숙해서 부모들이 잘못을 하면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엄마도 그러면서 왜 나한테만 뭐라 그래!”라는 식이다. 아이들 앞에서는 말 한마디 행동하나도 충분히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곤 한다.
인도의 아버지로 추앙 받는 간디는 솔선수범으로 보여준 행동으로 인도 민족을 움직이고 인도 사회를 변화시켰다. 간디는 “우리는 말이나 글로 타인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삶으로 그들을 변화시켜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삶을 타인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열린 책이 되게 하라는 간디의 가르침은,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부모들에게 너무나 소중한 교훈을 전달한다.
아이의 독서 습관을 길러주고 싶을 때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태어날 때부터 독서를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 마찬가지로 태어날 때부터 독서를 좋아하는 아이도 없다. 자신이 늘 익숙하게 보아오던 것을 따라 할 뿐이다. 부모가 책을 많이 읽는다면 아이도 따라서 책을 읽게 된다. 상담을 하기 위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와중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던 세윤이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특별히 제가 남들보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아빠는 일을 마치고 집에 오시면 주로 책을 보시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저도 그냥 따라서 책을 읽다 보니 책 읽는 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아빠의 책 읽는 모습이 그 어떤 가르침보다 세윤이에게는 강력한 지침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제 부모의 권위만으로는 더 이상 아이를 움직이기 힘들다. 솔선수범은 우리 시대에 가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는 식으로 명령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행동함으로써 모범을 보여야 한다.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고 필요한 책을 제공해주는 것이 기본임은 당연하다. 그러나 환경의 조성은 시작일 뿐이다. 그 속에서 아이가 스스로 행동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부모의 선행(先行)이다.
문제아는 없다, 문제부모가 있을 뿐이다
자녀의 고민 - 엄마는 취미생활이 자주 바뀐다. 어제는 요가를 하다가, 다시 골프를 치다가, 다시 요즘엔 퀼트를 배우러 다니신다. 내가 보기에도 뭐 하나 끝까지 해내시는 게 없다. 그런데도 엄마는 내가 인내심이 부족해서 공부를 못하는 거라며 핀잔을 하신다. 다른 건 몰라도 엄마는 내가 인내심이 부족한 건 내 탓을 하시면 안 되는 게 아닌가. 왜 부모님은 자신의 모습은 보지 못하고 우리들의 잘못만 나무라시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해보려고 마음을 먹었다가도 엄마에게 지적을 당하면 갑자기 하기가 싫어진다. 엄마가 이 점을 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부모의 마음 -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 욕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집 아이가 다른 집 아이들에게 뒤쳐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속상하다. 그래서 좀 잘하라고 야단도 치고 잔소리도 하는데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다. 도대체 누굴 닮아서 그렇게 말을 안 듣느냐고 하면 엄마 닮지 누구 닮았느냐고 한다. 공부 못하는 건 포기한 지 오래고, 이제 다른 사람한테 손가락질 받지 않는 반듯한 사람으로만 자라주길 바라는데 그마저도 너무 큰 욕심인가보다.
상담을 받으러 오는 아이들 가운데 ‘문제아’로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상담을 하다보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느낌을 받는 아이들이 있다. 옷차림도 단정하지 못하고 무척 산만해 보이는데, 막상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자기 생각이 뚜렷하고 조리 있게 말도 잘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학부모 상담 파일을 유심히 보게 되는데, 이들 중 많은 수가 문제부모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서불안과 자신감의 결여 등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경민이는 IQ 142의 뛰어난 지능을 가진 아이였다. 그러나 심리적 문제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문제의 원인은 엄마에게 있었다. 경민이 엄마는 평소 경민이에게 매우 심한 욕설도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 경민이에게는 엄마의 욕설이 언어폭력으로 다가왔으며, 이로 인해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경민이 엄마는 본인의 문제는 전혀 알지 못한 채 아이의 상태만을 탓하고 있었다.
결국 경민이의 경우 해외에 교환학생으로 가는 등의 방법을 통해 엄마와 분리될 필요가 있고, 이렇게 생활 환경의 변화를 꾀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과 더불어 자신감을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경민이가 받은 상처가 회복되기까지는 결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한 사람이 어린 시절 받았던 교육은 훗날 부모가 되어 자녀를 교육하는 방식을 포함해 결혼생활과 인간관계에까지 되풀이되면서 끊임없는 영향을 끼친다. 아이의 문제는 바로 부모에게서 기인하고, 아이는 부모를 통해 세상을 배운다.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그리고 부모에게서 잘못 배운 것들을 고쳐 나가기 위해 평생의 시간을 소모해야 할 수도 있다.
에필로그 - 부자들의 자녀교육에서 배워야 할 것들
부자들은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고급정보를 선점하는 위치에 있다. 이러한 정보력은 성공적인 자녀교육을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 나아가서 부자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자녀교육에 훨씬 더 높은 관심을 갖고 훨씬 더 과감하게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성공할 확률도 크다. 우리가 부자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마인드와 노하우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부자들의 자녀교육법을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의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첫째, 자녀를 보는 기본적 마음가짐이 다르다 : 성공을 거둔 부모들은 자녀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에서 여유를 갖고 있다. 여유가 있다 보니 눈앞의 현실보다는 다가올 미래의 더 큰 흐름을 보려고 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예컨대 의사 아빠는 “앞으로 의료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니 아이들은 다른 유망한 직종에 종사했으면 좋겠다” 하고, 의사가 아닌 아빠는 “우리 애는 꼭 의사를 시켜야겠다.”고 이야기 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비롯된다.
둘째, 자녀교육을 위한 맞춤컨설팅을 원한다 : 부자들은 자녀 교육과 관련해서도 확실히 차별화 되는 서비스, 즉 ‘내 아이 하나만을 위한’ 전략과 전술을 원한다. 학원도 대형학원보다는 소규모의 팀 단위로 움직이는 학원을 선호한다. 뒤따라가는 다수보다는 앞서 가는 소수를 지향한다. 최근 교육 시장에 ‘맞춤형 컨설팅’ 개념이 많이 도입되고 있는 흐름도 바로 부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셋째, 포트폴리오 변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 : 부자들은 정보에 민감하고 의사결정이 빠르다. 재테크를 할 때도 주식, 부동산, 채권 등과 관련된 정보를 수시로 체크하면서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포트폴리오를 수정한다.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고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진다. 중학교 때까지는 국내 명문대학에 진학시키려는 준비를 많이 하지만,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을 경우나 원하는 성적보다 더 좋게 나오는 경우에는 바로 해외유학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중학교 3학년 때 이러한 선택이 내려진다.
넷째,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본다 : 부자들은 사회의 흐름이나 트렌드에 민감하다. 그래서 돈이 흘러가는 것을 뒤쫓아 다니지 않고 어디로 돈이 흘러가는지를 먼저 파악한 다음에 그 앞에서 기다린다. 돈을 많이 벌고 부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자들은 이 과정에서 정보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래서 자녀 교육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한다. 늘 아이가 사회에 나가는 10년 뒤, 15년 뒤를 생각하는 것이다.
다섯째, 1등을 배워야 살아남는다고 믿는다 : 여기서 1등은 꼭 성적에 의한 반 1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진출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곳을 목표로 한다는 이야기다. 즉 아이가 축구를 하고 싶어하면 K리그나 J리그가 아닌 프리미어리그를 목표로 한다. 발레를 하고 싶으면 러시아에서, 패션으로 성공하려면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우고 싶으면 프랑스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싶으면 미국으로 가서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큰물에서 놀아야 크게 성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여섯째, 엄마가 아닌 가족 전체가 신경을 쓴다 : 대부분의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엄마 혼자 교육이라는 중책을 맡아 고군분투하는 것과는 달리 부자 가정에서는 아빠는 물론, 조부모까지 협력을 아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아직도 과거의 이야기만을 늘어놓는 아빠가 많은 일반 가정의 상황에서 온 가족이 아이의 교육에 신경을 쓰는 가정과의 경쟁은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보력에서만 해도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자녀교육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은 ‘아이에게 최대한의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아이의 적성을 찾아내 그 적성이 가장 잘 발현될 수 있는 진로를 선택하도록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점에 있다. 그런데 일반 가정의 부모들은 아이의 적성이 아니라 자신들의 경험을 기준으로 아이의 미래를 정해버리고, 적성은 그에 따라 맞추면 된다고 생각한다. 결국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자녀교육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마인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