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10구간 (버들치고개-망가리고개-소실봉-신갈분기점-양고개-아차지고개)
1.일시: 2011년 10월 8일 토요일
2.참가인원: 하늘님, 딱선생, 그윽한 미소, 바람, 그리고 나
3.날씨: 화창하기는 하나 하늘이 쨍 깨질 것처럼 맑지는 않다.
4.주파한 거리및 시간: 대략 12-3km 정도 한 것 같고 약 8시간 소요됨.
출발
각자 사는 곳이 다 틀리고 접근로가 점점 서울에서 멀어지다 보니, 교통편을 적절히 안배하기가 어렵다. 수원에서 접근하자니 버스를 서너번 갈아 타야 하고 죽전역에서 만나기로 하자니 다들 교통편이 불편하다. 해서 지난 구간 탈출할 때 탔던 광역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물색하니, 5500번이 버들치 고개에 가장 근접 운행되기에 5500번 노선도와 버들치 고개가 종점인 1번 노선을 비교하여 같은 정유장을 검색하니 풍덕천 2동 주민센터가 일치하여 그곳에서 1번을 갈아 타기로 하고 서울역에서 오전 7시에 조우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좀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20분의 여유가 있어 서울역의 이곳 저곳을 기웃 기웃 하는데 불치병인 역마살이 도지고 있다. 떠나려고 광장에 있으면서 또 떠나고 싶은 마음. ktk를 타고 아무데로나 훌~쩍 떠나 버리고 싶다. 여기 저기 알록 달록한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각자의 인생들을 이고 지고, 제 갈 길을 재촉하며 부산들을 떨고 있다.
바람이 제법 스산한데 문득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른 새벽 차가워진 내장을 데우려 노숙자들이 깡 소주를 깐다.
옷깃을 여미며 만날 장소로 이동하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벌금을 부과를 해도 꼭 지각하는 인간들은 나오기 마련이다 나 포함해서...
오늘은 '딱선생' 이 근 20분을 지각을 했다 벌금은 분당 천원이니 이만원 되시겠다. 납부를 할 지는 미지수지만 똥꼬가 아리 아리한 두려움은 있을 것이다.
풍덕천 주민센타 역에서 바로 1번 버스로 환승하여 서울역 부터 시간 반이 걸려 종점에 도착했다. 버들치 고개로 이동하는데, 맑은 공기가 온 몸으로 화악 끼쳐오면서 세포들이 일어난다. 풀냄새, 풀벌레 소리, 널부러진 밤나무 껍질,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 가을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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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은 벌써 자는 겨! 오늘은 정맥이 주로 도심에서 노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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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는 한남정맥을 홀대하지 않는 것 같다 곳곳에 표지판을 설치해 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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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 아파트 뒷길로 내려오는 우리의 회원들. 아! 오늘도 길거리에서 무지 헤매게 생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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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초등학교 건너편 능선길이 정맥 길이다. 상현 초등학교에서는 가을 운동회를 하는지 남자 진행자의 목소리가 간들 간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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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봉 186m 도착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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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봉에서 간단하게 메론으로 목을 축이고 있다. 언제나 하는 얘기지만 '그윽한 미소' 의 베낭은 요술 주머니다. 오늘은 뭐가 나올까 궁금했는데, 우리를 전혀 실망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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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봉 내리막 길에서... 바로 옆이 소현 중학교다. 소현중학교를 가로 질러 수자원 공사 철조망을 우측으로 두고 진행하는 것이 원정맥 길이다. 소현 중학교 담장을 오른쪽에 두고 우회로를 타다 수자원 공사 철조망이 나오면 철조망을 따라 이동하면 된다.
여기서 수자원 공사 망루가 보이면 좌회전하여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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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 공사 망루에서 내려서서 한적한 나무 그늘에서 막걸리 한잔. 산에서 양은으로 된 막걸리 잔에다 도토리묵이라!
이런 발상은 '그윽한 미소' 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상상력이다. 모든 수고로움을 마다하고 운치와 맛과 기분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은아무나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윽한 미소'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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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은 현재 공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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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중인 곳을 지나면 능선상으로 밤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어 서로 이주머니 저주머니에 주워 넣느라 정신들이 없다. 거짓말을조금 보태서 주먹만한 밤도 지천으로 널려 있다. 갈 길만 바쁘지 않으면 많이 주을 수 있는데...
우리의 '딱선생' 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벌써 앞서 가면서 밤을 주으러 간 것이다. 먼저 앞서 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 말이다.
보이는 지하통로를 지나면 한진교통이 나오는데 한진을 정면으로 보고 좌측길로 200m 정도 내려가면, 신갈 분기점 지하통로가 나오고 이길를 따라 경기도 여성 능력 개발원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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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미소' 만 특별히 독 사진이다. 여기가 정맥상의 양고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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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개 바로 옆에 있는 주공아파트 옆 중학교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학교 뒷 산자락에 넓은 풀밭이 있어 여기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늘도 '하늘' 님의 샐러드는 단연 반찬중에 으뜸이다. 오늘도 '딱선생' 이 바닥을 핡고 있다. 배부르다면서도...
라면에 밥에 샐러드에 사과 그리고 후식 초코렛과 치즈 정말 배는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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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아파트 뒷길이 원 정맥길이고 이길을 따라가다 보면 왼쪽으로 영동고속도로를 두고 오른쪽으로는 수원cc가 있다.
우리는 신갈푸르지오를 지나는 도로를 건너야 되는데, 길을 잘못들어 정맥길 좌측으로 떨어져 영동 고속도로를 지하도로 건너 버린 것이다. '하늘' 님의 예리한 지적으로 다시 영동고속도로를 건너 새천년 그린빌 5단지로 나와서 원정맥길로 들어 올 수 있었다.
여기서 이 표지판을 믿고 석성산 방향으로 가면 안된다. 법무 연수원 방향으로 내려서야 정맥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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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용인시에서 세운 원정맥길 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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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고개 도착 4시50분 여기가 바로 아차지 고개이고, 다른 이름은 어정고개라고 한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과 언남동을 가르는 언덕이다.
다른 산행기를 보니 죽산에 사는 자린고비가 된장을 발에 묻힌 채 달아나는 파리를 쫒아 여기까지 왔는데 그 파리가 여인네의 엉덩이에 앉아 있는 것을 몰랐다. 파리를 잡기 위해 엉덩이를 치고 나서 "아차 실수 했구나"! 했다고 해서 아차지 고개라는 이명이 붙었다고 한다.
'바람' 과 '딱선생' 의 간곡하고도 처절한 애원에 발 맞춰 오늘의 산행은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오른쪽으로 내려서 신촌 마을 버스 정거장에서 광역버스를 근 한시간을 기다리는데도 오질 않는 것이다. 아파트 공사장 직원에게물으니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된장!
33번 버스를 타고 연원 마을에서 하차하여 5500-1번 광역버스를 타고 종로 2가로 이동함.
종로 2가에 7시 30분 경 도착하여 5가 순희네 빈대떡집으로 이동하여 막걸리로 뒷풀이 했는데, 여전히 이곳은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손님으로 인산 인해다. '하늘' 님도 가격 대비 맛도 좋다면서 가족들과 한번 오겠다고 한다. 오후 9시까지 막걸리를 먹고 '하늘' 님을 보내 드리고 우리는 운명의 한판을 치러 인근 당구장으로 직행했다.
나 꼴등 '딱선생' 1등 '바람' 이랑 '그윽한 미소'가 동률 2등이다.
아! 예전에는 잘 쳤는데 요즘 내가 왜 이러지? 당구장을 나오며 머리를 쥐어 뜯었더니 소갈머리가 걱정스럽다.
나의 집 도착 시간 12시 30분.
첫댓글 삼거리 운동기구있던 곳에서 제 실수로 지나온길 다시 갔다 왔는데요...수고하셨습니다.다음구간에 뵙겠습니다.
별말씀을..하늘님 덕분에 이번 구간도 알바를 덜한것 같습니다.수고 하셨습니다..청학도 수고 많았네....
하늘님 덕분에 '바람' 에게 혼나지 않았잖아요! 고생하셨읍니다. 이제 몇 구간 안남았네요...
하늘님 덕분에 개고생은 좀 면하는것 같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