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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3월 10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여자프로배구, 도로공사 대 GS칼텍스 경기를 직관하고 왔습니다.
도로공사는 이미 정규시즌 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있는 상황, GS칼텍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엔 실패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둘 이유가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가장 아끼고 응원하는 GS선수들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나섰습니다.
톨게이트를 지나자마자 마주친 현수막. 하이패스 배구단의 시즌 최종전을
알리는 현수막이 팬들을 반겼습니다.
문득 든 생각이, 제가 첫 배구 직관을 다녀온 때가 작년 2월 12일이었네요.
똑같이 도로공사와 GS칼텍스 김천 경기였습니다. 멀리 김천까지 달려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인 이소영(GS) 선수도 직접 만났고, 고예림(현 IBK), 이나연 선수 사인도 받았었네요.
첫 직관 때의 기분과 느낌이, 선수들을 직접 만나는 즐거움이 너무 좋아서
직관 홀릭에 빠지게 되었었습니다. 진짜 여자배구 직관! 강추합니다!
경기 시작 1시간 반 전에 경기장에 도착해 선수들이 스트레칭하는 모습을 다 지켜봤습니다. 두 팀 모두 올시즌 팀성적이 확정된 상황이어서 그런지 다들 평소보다 여유가 넘쳐보였습니다. 양팀 선수들 한데 어울려서 한참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있었고요.
드디어 4시 정각 경기가 시작됩니다. (선수들 입장 장면)
원정팀 응원석에 앉아 사진을 찍었는데, 멀리 떨어져서 그런지 화질이 선명하진 않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오늘 경기 흐름 살펴보기
메모를 하면서나 TV 중계를 시청하면서 본 것이 아니라, 크게 세밀하게 경기 흐름을 적을 것은 없고요. 사실 오늘 경기 흐름 자체가 크게 복잡하지는 않았습니다. 홈팀 도로공사가 1위를 이미 확정지은 가운데 그동안 코트를 잘 밟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바람직한 선택을 했습니다. 이에 GS칼텍스가 3대0으로 완승을 거두는 결과로 이어졌고요.
1세트. 도로공사에서는 하혜진-최은지-정선아-전새얀-이원정 선수가 스타팅으로 코트를 밟았습니다. 외국인선수 이바나를 비롯해 박정아-문정원-배유나-이효희 주전 선수들은 모두 결장했습니다. 그래도 최후의 보루로 정대영 센터와 임명옥 리베로는 끝까지 함께 젊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줬습니다.
사실 챔피언결정전이 3월 23일(금)부터 시작될 예정이라 '체력 안배를 위해 꼭 주전들을 제외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생각이 들 수도 있었습니다. 오늘 경기 끝나고도 12일이나 휴식시간이 주어질테니 말이죠. 또 3월 6일에 IBK는 GS를 상대로 총공세를 펼치며 기어코 승리를 챙겨가기도 했었죠. 그리고 도로공사는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에 또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긴 시간 과부하가 걸렸을 주전 선수들에게 확실히 재충전의 시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네요. 주전들 모두 잔부상을 달고 있기도 했고, 또 오늘 경기에 무리해서 나섰다가 자칫 큰 부상이라도 당하면 또 낭패니까요. 이해합니다.
경기 초반엔 도로공사가 앞서가기도 했지만, 확실히 임명옥 리베로 혼자 리시브를 다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팀의 리시브 정확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결국 전새얀 선수가 빠지고 유서연 선수가 투입되었습니다.
(실제 경기를 봤을 땐 유서연 선수가 올시즌 쭉 그래왔던 것처럼 수비를 참 잘해줬다고 느꼈는데, 오늘 기록지를 보니까 전새얀 선수 기록도 나쁘지 않았네요. 디그 4시도/3성공, 리시브 5시도/4정확 입니다.)
도로공사의 수비가 다소 안정을 찾았다고 해도, 역시 팀의 주 공격수들(외국인선수 포함)이 빠진 빈자리는 컸습니다. 최은지 선수(9득점)와 하혜진 선수(8득점), 유서연 선수(6득점)까지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 종료 때까지 씩씩하게 공격을 시도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경기 중간중간마다 눈에 띈 하혜진(L)-유서연(L)-이원정(S)-정선아(C)로 이어지는 많은 도로공사 팬들도 기대하셨겠지만, 미래가 촉망되는 신세대 도공 라인업이기도 했고요.
하효림 선수(98년생 세터)도 올시즌 2번째 경기 출전으로, 단순히 원포인트 서버가 아니라 토스도 올리고 하는 모습들이 무척 보기 좋았습니다. 만족스럽게 긴 시간은 아니었겠지만, 다음 시즌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며 또 응원하겠습니다.
GS칼텍스에서는 무려 15명의 선수가 오늘 투입되었네요.
듀크 선수는 공격성공률 54.05%로 결정력 확실한 모습을 보여줬고요(23득점). 이소영 선수(11득점)는 블로킹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많았습니다. 중요한 포인트 마다 블로킹(4개)으로 경기 흐름을 가져왔는데, 오늘은 유독 1인(단독) 블로킹이 많은 느낌이었습니다.
강소휘 선수(12득점)도 오늘 부담 없이 경기를 했고, 이영-정다운-김채원-김현정-김진희 선수까지 모두 경기를 뛰었습니다.
경기 흐름은 계속 그랬습니다. 세트마다 중/후반부터 조금씩 GS칼텍스가 앞서나가기 시작해서, 리드를 그대로 잡은 채 세트 모두를 챙겨갔습니다. 1시간 반이 채 안되어서 경기가 끝났네요.
■ 경기 결과가 큰 의미가 없었던 오늘 경기였기에, 오늘 경기 Best Player와 Worst Player 선정은 역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요.
다시 한 번 양팀과 양팀 선수들에 대해 큰 틀에서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면...
홈팀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많은 부침 속 정규시즌 꼴찌에서 올시즌 1위로 환골탈태한 반전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전체 1순위 지명으로 외국인선수 이바나를 데려왔고 또 FA 박정아 선수를 영입하기도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문정원 선수가 이렇게나 많은 리시브(1,218개, 1위)를 받아내면서도 공격과 특유의 서브에서까지 맹활약을 해줄 줄은 몰랐고. 신인 전체 2순위 이원정 세터도, 그리고 새로 팀에 합류한 유서연 선수의 활용도 쏠쏠했습니다.
(솔직히 아직도 별로 못미덥지만) 이효희 세터와 정대영 센터 두 노장은 지난해 불미스러웠던 사건(?, 외국인선수 왕따논란 등)을 뒤로한 채 시즌 내내 안정적인 경기력과 리더십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올해 통합 챔피언자리에 오르게 되면 또 모를까요. 아직 실력들이 녹슬지 않아 은퇴는 멀어 보이고, 진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선수들입니다.
반대로 GS칼텍스는 시즌 시작 전부터 부상 악재가 많았죠.
이소영 선수는 5라운드가 되어서야 복귀할 수 있었고, 이소영 선수가 돌아오자 이번에는 표승주 선수가 시즌 아웃 되었습니다.
요즘 많은 팬들이 이야기하죠. "지금 같은 경기력이라면 GS가 봄배구에 진출했어야 한다"고. 꼴찌를 달릴 때도 있었는데, 시즌 막판 스퍼트로 기어코 4위(14승 16패, 승점 40점)을 찍었습니다.
이소영 선수의 복귀로 강소휘 선수도 공수에서 한결 안정을 찾은 모습이고, 이소영-듀크-강소휘 삼각편대는 아주 매력적입니다.
이소영 선수는 오프시즌동안 더 열심히 완벽하게 몸을 만들어서, 다음 시즌에는 정말 100%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예상보다 빨리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에 너무 반갑고 감격스러웠습니다.
강소휘 선수는 팀 사정상 강제로 '급격히' 성장할 수밖에 없었네요. 애초부터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던 선수이지만요. 지난 정규시즌 158득점에서 올시즌 532득점으로 폭발! 한때는 리시브도 흔들리고 경기도 잘 안풀릴 때도 있었지만, 다 성장하는 과정이겠죠. 이제 겨우 22살! 진짜 올시즌은 강소휘 선수 보는 재미로 배구를 봤습니다. 즐거웠어요.
한순간 쉬지도 못하고 610개의 리시브와 718개의 디그를 받아낸 나현정 리베로. 진짜 한결같은 경기력으로 팀을 잘 지탱해줘서 고맙고, 올시즌 새롭게 팀에 합류해 중앙을 잘 지켜준 문명화-김유리 선수도 수고 많았습니다. 특히 문 선수는 다음 시즌 또 얼마나 발전할까 무척 기대가 큽니다.
그리고 이외에도 김진희-한다혜-김채원-이나연-안혜진-정다운-김현정-이영-표승주-한수진... 선수들 모두 모두 고생 많았고, 2017-18 시즌 팬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어 고맙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 직관, 경기 후 이야기
오늘도 경기장 밖 두 팀 버스 주변으로 세이프라인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선수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진 거죠.
팬들은 라인 바깥에서 삼삼오오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가장 먼저 밖으로 나오신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사진)님이 팬들을 향해 "버스 앞쪽으로 다가오셔서 (선수들을) 기다려도 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한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아쉬움, 후련함, 팬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었다고 할까요?
감독님 말씀에 팬들이 세이프라인보다 더 안쪽에서 가까이 선수들을 기다릴 수 있었고, 안전요원들도 유연하게 잘 대처해 주셨습니다. 팬들은 질서를 잘 지켜주셨고, 이어서 나온 선수들과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남길 수 있었습니다.
이소영 선수는 늘 그렇듯 단단하고 견고한 팬클럽이 이소영 선수를 둘러싸고 상당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쏘쏘패밀리. 저도 가입은 되어 있긴 한데, 아직 한 번도 같이 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이나연-표승주 선수는 가족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고, 나현정 선수는 이날이 생일이었네요. 케이크 선물을 많이 받았습니다. 생일 축하해요~
강소휘 선수도 팬들이 상당히 많이 는 모습이었습니다. 출입구부터 버스에까지 이동하는데 한참 시간이 걸렸습니다. 팬들의 사인과 직찍(?) 공세에 정신이 없었을 거에요. 저를 포함해서...ㅠㅠ
저는 오늘 경기를 앞두고, 일단 강소휘 선수와 문명화 선수를 꼭 만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는데요. 목표 이뤘습니다.
문명화 선수 사인 받았고, 강소휘 선수와는 사진도 찍었습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듀크 선수도 (한국말로 들이대) 사인을 받았고, 이영 선수도요. 김채원-박민지-표승주-안혜진.. 그 외 선수들도 조금 서둘렀더라면 더 많이 직접 만날 수 있었을텐데, 조금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혼자 바빴어요. 참. 나현정 선수 사인도 받았어요.ㅋㅋ
오른쪽 아래 사인은 GS칼텍스 듀크 선수 꺼에요. 이렇게 놓고 보니 이소영 선수 사인이 아쉽다는...
이전 생애 첫 직관 때 공책에 사인을 받긴 했었는데, 17-18 시즌 팬북엔 이소영 선수 빼고 주전들 다 받았네요.
개인적으론 역시 선수들 사인을 받아야 진짜 직관 온 느낌이 난다는.. 우리 선수들 모두모두 고마워요~^^
정규시즌 우승 축하연을 마치고, 도로공사 선수들은 GS선수들이 떠나고서야 나왔습니다.
오늘 경기 패하긴 했지만 선수들 모두 표정은 어둡지 않았고, 끝까지 응원하기 위해 남아있던 가족들과 팬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그동안 김천 직관에서 한 번도 마주치지 못했던 전새얀 선수, 그리고 전에 사인을 받았던 유서연 선수와 사진을 남겼습니다. 두 선수 엄청 미인이기도 하죠. 두 선수가 어찌보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는 중인데, 다음 시즌 모두 모두 더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도로공사 선수들은 그동안의 직관 때 사인은 거의 다 받아서 팬북을 채웠고요. 박정아 & 문정원 선수는 사인 받았으면 좋았을텐데, 실내에서 있었던 행사 일정이 길어진 터라 서둘러 또 이동을 해야했는지... 그랬습니다. 아직 도공엔 챔피언결정전이 남아있으니까요. 또 한 번 직관을 갈 날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고맙습니다.
■ Today's Photo
도로공사 선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하혜진 선수도 그렇고 정선아, 유서연 선수도 공격 좋더라구요. 몸도 가벼워 보이고, 빠르고 시원시원하게 공격하는 모습들이 무척 보기 좋았습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선전을 기원하며, 응원하겠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소영 선수의 경기 모습. 특히 오른쪽 사진은 진짜 마음에 드네요. 그냥 멋집니다!
p.s. 오늘 이소영선수 부모님 앞자리에서 경기를 봤는데, 먹을 거라도 좀 챙겨갔더라면 했네요. 좀 나눠드리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일하다 급히 출발하느라 물만 한 병 들고 갔었더랬네요.
올시즌 GS칼텍스의 약점(중앙)을 확실하게 채워준 두 선수, 김유리 & 문명화 선수 사진도.
GS칼텍스 최후의 보루, 나현정 리베로. 저 노란 유니폼은 어디서 팬들이 구할 수 없나요?
오늘 한수진 선수 아버님 바로 옆자리에서 경기를 봤었는데, 한수진 선수도 신인으로서 멋지고 짜릿한 경험이지 않았나 싶어요. 한 시즌 수고 많았습니다. GS 선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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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그리고 경기 끝나고 선수들을 기다리는데 오랜만에 김지수 선수(사진)도 만났습니다. 남편분하고, 아기하고 같이 나와서 선수들과 회포를 풀더군요. GS칼텍스 때 좋아했었는데, 사인을 받을 걸 그랬나봐요. 참, 현재 임의탈퇴 신분인지 KOVO 홈페이지에서 은퇴선수 명단에는 이름이 없었습니다. 멀리서나마 반가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