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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10월1일-
소연평도 마을은 아담하고 한가로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포구, 선창에는 꽃게배 위에서 그물에 걸린 꽃게를 손질하느라 분주히 손놀림하는 어부의 얼굴은 밝아 보였다.
2년 전부터 모임(설심회)에서 내가 제안하여 연평도 별 따러 가기를 합의 하였는데 우여곡절을 거처 오늘에서야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날이다.
개천절이 월요일이라 3일 연휴를 이용하여 사전에 인터넷으로 선박예매를 하여 소연평도로 가게 되었다.
지난번 연평도 포격이후 관광객감소로 연평도주민을 위해서 옹진군청에서 인천시민 외 타지사람도 배 삯을 50% 지원해주어서 평소에 비해 반값여행을 하게 되었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 1일 07:00시에 인천팀 J님, C님 그리고 나, 3명, 07:30분에는 서울팀 M님, H님, 2명이 함께 모여 출발하기로 했던 것이다.
나는 야영텐트, 낚시도구, 취사도구를 맞았고, C님은 음식 식자재, 그리고 나머지 분은 밑반찬준비로 역할분담을 정했었다. 그리고 완전 야생 야영이기 때문에 각자 방한복 침낭은 별도 개별준비를 하고 07:45분에 쾌속정인‘코리아 익스프레스’호에 승선을 하였다.
08:03분이 되자 여객선이 출발한다. 3일 연휴라 그런지 좌석이 완전 매진 상태고 화물도 평소보다 배나 많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낚시꾼들은 별로 없었다. 나는 속으로 ‘이상하다, 왜? 낚시꾼이 별로 없을까?’
선내 마이크에서 ‘조기를~ 담북잡아~’
‘눈물의 연평도’ 노래가 흘러나온다. ’
우리들은 아!~ 이제야 소연평도에 가기는 가는가 보다하고 한껏 기분이 고조 되었다.
노래 제목 ‘눈물의 연평도’는 김 남풍 작사, 김 부해 작곡, 최 숙자가 부른 노래이다.
이 노래에는 사연이 있다.
59년 사라호 태풍 때 바다에 나간 어부들의 희생을 추모하기 위하여 제작되어 부른 국민
애창곡이었다.
조기를 담북잡아 기폭을 오리고
온다던 그배는 어이하여 아니오나
수평선 바라보며 그이름 부르면
갈매기도 우는구나 눈물의연평도
지금은 ‘눈물의 연평도’노래비가 연평도에 세워져있다.
10분이 지나자 63빌딩높이와 같다는 인천대교 주 탑 밑을 여객선이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좌측 멀리 수평선에 가물 하게 보이는 영흥도대교도 보인다.
C님이 매점에서 쥐포2마리와 소주 한 병을 사와서 5명이 나누어 마시는데 그 맛이 죽여준다. 오랜만에 먹는 쥐포의 특유한맛에 빈속에 들어가는 소주 한 모금이 속을 짜르르하게 하는 것이 긴장감을 풀어준다.
< 코리아 익스프레스 호 내부 >
이번에는 팔미도를 지나고 있다는 멘트가 방송된다. ‘팔미도는 인천상륙작전의 출발점이고 인천항을 지나는 모든 여객, 화물선이 여기를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곳입니다’라고 안내방송을 한다.
소연평도에는 2시간정도 걸리는데 10:10분경 도착한다는 출발 전에 안내방송이 있었는데 11:00가 되어서야 소연평도가 보인다. 그런데 물때 관계로 부두에 접안 할 수 없어 소연평도에는, 연평도에 먼저 갔다가 돌아 올 때 기항 한다는 선장이 안내 방송을 한다.
아마도 바람이 많이 부는데다 물때마저 밀 물때라 정상운항이 안되어 늦어진 모양이다.
소연평도에서 연평도까지는 20분정도 걸리지만 연평도에서 거의 96% 정도 여객과 화물이 하선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12:20분이 되어서야 연평도에서 여객선이 소연평도로 다시 출발한다.
마침내 소연평도에 도착했다. 사실 나는 이번이 4번째 방문이다.
연안 갯바위 낚시하러 9년 전 여름에 방문하여 낚시하는데 꽃게배가 밤이 새도록 우리가 낚시하는데 불을 밝히는 바람에 그해는 꽝이었고 , 그 다음해에는 대박이었고, 3번째는 이번과 같이 개천절 연휴를 이용하여 갔었는데 역시 대박이었다, 그런데 보너스가 하나 주어졌다, 다름 아닌 새벽 2시에 나는 텐트 밖을 볼일 보러 나왔는데 마침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란 적이 있었다. 주먹만 한 별들이 함빡 눈처럼 쏟아지는 별들이, 하늘을 쳐다보는 내 눈으로 빨려 들어오는 착각으로, 순간 나는 한동안 멍한 패닉 상태를 경험 했었다.
이런 연유로 그것을 매년 못 잊어 설심회에 제안하여 오늘 그 경험을 회원들에게 보여주기를 실현하러 여기에 낚시를 겸하여 별을 따러 온 것이다.
소연평도에 도착한 우리들은 짐들을 챙겨 부두에 옮기는데, 마침 선창가에 소형화물차를 가지고나온 주민 한분이 있었다. 야영할 마땅한 자리가 있는지를 물어보니, 2군데나 있다고 하여 그 차를 이용하게 되었다.
그분이 안내한곳은 조그만 한 아름다운 해변이었는데 당초 목적지인 내가
7년 전에 낚시대박을 터뜨린 그곳이 아니라서 다시 그곳으로 가기를 청했는데 난색을 표한다.
전후사정을 이야기하여 그곳에 갔었는데, 그곳에 가니까 영 말이 아니었다.
벌써 7년 전 이야기라 생각보다 많이 변해 있었다. 내가 안내한곳은 포구에서 산허리를 넘어 옛 폐광 자리부근에 방파제가 있어 안전하게 원투- 낚시하기에 안성맞춤인 그곳이 그때는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폐기물처리장이 들어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처음 기사님이 안내하는 그 해변으로 갔다.
해변에 도착하여 짐을 내리고 기사에게 감사의 표시로 수고비를 줄려는데 극구 안 받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인심 좋은 분을 만난 샘이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우리는 야영지를 선택하여 텐트 2동을 쳤다.
소연평도는 자료에 의하면 연평도와 64km 떨어진 섬으로서 150m의 산과 바다연안은 얼굴바위, 갈매기섬, 끼미해변, 홍보부리 등, 충식석회암이 있는 기암괴석의 절경이 있다. 그리고 연안 모두가 낚시 포인트가 될 만큼 농어, 우럭, 광어가 풍부 하였으나 지금은 물때가 맞으면 10월 말까지는 자급자족은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민박이 2동 이 있으나 동내슈퍼(가게)는 재작년까지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그래서 사전에 준비해 가지 않으면 낭패가 된다. 물론 민박하면 식사와 술은 소주만 가능하다.
주민은 40여 호에 80여명이 되는 것 같았다. 민박 동은 8개의 방에 화장실이 딸린 방은 에어콘, 냉장고, 씽크대, TV, 가 있다. 그리고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공동화장실이 2동이 있다.
마을은 선창부두에서 마을로 들어 가며는 지붕이 빨간색, 청색갈로 칠해져있는 깨끗한 집들이 간격에 맞추어 들어서 있고 마을길은 바닥에 자연석을 깔아 아름답게 보였다. 제일먼저 지구대(파출소)가보이고 좌측으로 길 따라 5~60m오르면 언덕에 소 연평도교회가 보인다. 그리고 그 뒤로는 밤이 되면 섬 전체를 대낮같이 밝히는 발전소가 있다. 계속 길 따라 가며는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우측으로는 갈매기 섬으로 가는 길이다. 계속 가다가 좌측으로 난 큰길은 산허리를 둘러 산을 넘는 폐기물 처리장으로 가는 길이고 계속가면 산 정상에 군부대가 나온다.
좌측으로 가지 말고 계속가면 얼굴바위 쪽으로 가는 길인데 그전에 해변으로 내려가면 ‘동내끼미해변’이 나온다. 동내끼미해변이 공식명칭이나 앞으로 끼미해변으로 부르겠다.
< 아늑한 언덕아래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치고 있다>
우리일행은 그 끼미해변에서 야영을 하기로 하고 텐트를 2동치고 짐을 정리하여 점심 준비를 하였다. 벌써 1시를 넘고 있었다.
해변가 바다에는 썰 물때라 물이 빠지고 있었다.
우선 배 고품을 해결하기 전에 가져간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오리고기로 반주를 하며 멋진 끼미해변을 감상하며 신나는 정담과 함께 막걸리 잔을 주고받았다.
막걸리 4병을 비우고 나서야 볶음밥에다가 J님이 준비해온 무채무침, 호박 채 무침으로 입맛을 더 호사스럽게 마무리하고 우리들은 낚시채비를 하여 바다로 나갔다.
그런데 썰물 때라 그런지 물이 많이 빠진 상태고 바다 수심도 낮아 바위
아래 부분까지 물이 내려와 있었다.
여기는 고기가 잘 낚이니까 아무렴 어떠냐는 생각으로 원-투하기 좋은 적당한 바위를 찾아 갔다.
< 오리고기를 데워 안주삼아 우선 민생고부터 해결하였다.>
< 멋진 동내끼미해변에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있다>
채비는 릴에 우럭 갯바위낚시 채비로 하여, 끼미해변의 우측에 바위가 있는 곳을 택하여 원투로 릴을 던져 낚싯대 끝을 바라보며 우럭이 물어준다면 그 낚싯대 끝이 휘면서 손으로 느낌이 전달 될 것이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온 바다냄새의 상쾌함이 느껴졌다.
그런데 무심하게도 소식이 없다. 다시 미끼를 갈아 멀리 원-투도 해보고,
가까운 바위가 있는 곳에도 던져 보았으나 금방이라도 잡힐 것 같은 기대가 점점 멀어져간다.
이상하다 그때는 안 그랬는데, 하면서 마음이 조급하기 시작한다.
원래 썰 물때는 안 잡히는 법이지만 그래도 부푼 기대는 접지지 않았다.
아니다 낚시는 느긋해야한다 하면서 마음을 달래며 원투로 멀리 낚시채비를 날려 보냈으나 반응이 없다. 썰물이라서 그런가? 하면서 하염없이 릴을 지키면서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니 확 트인 넓고 푸른 바다가 모든 잡념을 앗아간다. 물론 조바심도 날아갔다.
< 갯 바위 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 >
< 낚시를 하면서도 먼 바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한결 가벼워진다.>
< 사색에 빠진 해변의 M사나이 >
M님과 H님은 별도로 바위에 붙어있는 소라고동(?)을 따고 있는데, 소라와 같은 모양새 인데 다 자란 것인데도 소라보다 작은 고동만하여 내가 그냥 소라고동(?)이라 이름을 붙였다. 잠깐 만에 벌써 반 바스켓을 주었다.
그런데 낚시하는 우리에게는 아직도 고기가 입질을 않는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이따가 밤에 밀 물때 하기로 하고 5시경 텐트로 철수 했다.
< 1일차는 시간상 주간에는 썰물이고 수심이 낮아 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고 철수를 하였지만 얼굴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낮에는 이쯤해서 철수를 하고 저녁 밀 물때 다시 낚시를 하여 반드시 회 맛을 보여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다시모인 우리들은 파도가 일렁이는 끼미해변 한 귀퉁이에서 얼굴바위의 비경을 감상하며 간간히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파도소리에 몸을 맞기고 , 생선회대신 오리고기와 소고기를 번갈아 구워가며 소주를 마셨다.
점차 취기가 오르자 , 논쟁이 벌어진다.
사랑이란, 공주의 남자, K-팝, 친북 그리고 종북, 좌파, 나라의 장래, 여행, 라스베가스, 샌프란시스코, LA, 딸아이들 이야기 등 끝없이 이어지는
결론 없는 논쟁이 시간가는 줄 모른다, 허지만 뚜꺼비는 자꾸만 줄어든다.
뚜꺼비 18마리 중 16마리를 잡았으니 어지간히도 마셨다. 5명이서 각3병은 마신 샘이다. 그래도 공기가 좋고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모두들 그리 많이 취하지는 않은 듯하였다. 아니 취한 사람은 없었다.
< 파도소리를 들으며 얼굴바위의 비경을 무대로 하여
마시는 술은 취하질 않았다,>
이리하여 우리는 저녁 밀 물때 잡겠다던 낚시는 잊고 있었다. 하긴 알았다 하드라도 술 마시고 밤바다에 나가는 것은 위험하여 가지도 못하고 갈 생각도 말아야했다.
20:00경인가? 텐트로 자리를 옮겨 저녁을 준비하는데, 그때 군인들이 와서 저녁에는 군사지역이라 이곳에서 철수를 해 달란다.
무슨 소린가?
동내 주민이 야영하라고 안내한 곳인데, 이 밤에 어딜 간단 말인가!?
하지만 어디 우리가 큰소리칠 입장인가? 이내 사정을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하니 친절하게도 오늘밤은 야영을 허락하겠는데 낼 저녁에는 철수하란다. 그렇게 하겠노라 했더니, 군인들은 친절하게도 불편하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전화하라고 휴대폰 전화번호까지 일러주고 간다.
많이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군인인상과 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주민도 그렇고 군인도 모두가 친절하고 정이 넘치는데 대하여 우리를 놀라게 했다.
< 맑은 공기와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는 우리의
끝없는 논쟁이 정담이 되고, 뚜꺼비 만 죽여 나갔다.>
텐트1동에는 J님과 H님, 그리고 다른 한 동에는 M님,C님, 그리고 나 이렇게 해서 취침을 하였다.
방한복에다 각자 준비한 침낭이 있어 춥지는 않았다.
내가 02:00가 되어서 혼자 밖으로 나가 하늘을 처다 보니 무수한 큰 별들이 은하수와 어울려 반짝이고 있었다. 예전에 내가 보았던 별들이 너무나 크게 각인된 탓인지 기대했던 만큼 함박눈처럼 쏟아지진 않았다 . 우리들이 텐트를 친 끼미해변이 산에 가려서 북쪽하늘을 볼 수가 없어 북두칠성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튼 나는 모두들을 깨웠다. “ 별 따러가자!” 하고 깨우니 그렇게 술을 마시고도 모두들 마다하지 않고 텐트 밖으로 나오는 것이었다.
< 별 따러가자고 깨우는데 모두들 텐트 밖으로 나온다.>
평소에는 볼 수가 없는 큰 별들이라 모두가 놀라워하며 반기는 모습에 다소 안심을 하였으나 옛날 그때 내가 보았던 것처럼 별빛이 함박눈처럼 쏟아졌다면 하는 생각이 아쉬웠다. 그래도 간간히 별을 보고 탄성을 자아내는 소리를 들으니 아음이 가벼웠다.
< 실제 디지털 카메라에 잡힌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의 광경 >
< 별을 보고 감동하여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남쪽하늘이라 알기 쉬운 별자리가 안보여 별 따기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낼은 북쪽하늘을 바라보면 북두칠성을 비롯하여 몇 가지의 별은 딸 수 있을 것 같았다.
내일 철수하면 마을이 있는 북쪽 산으로 가서 북쪽하늘을 보아야지 하며 다시 우리들은 별 따기를 그만하고 잠을 청하였다.
-2일차;10월2일-
다음날 07:00경 일어났는데 어제 술안주로 고기를 먹어서인지? 속이 불편한 사람은 없었다. 어제 저녁에 토종닭 큰놈을 7인용 코펠에다 넣고선 마늘을 많이 넣고 1시간 이상 끓여 살코기를 발라 먹고 남은 닭 국물이 있다. 거기에다가 햇반을 넣어 닭죽을 끓였는데 모두가 환상적인 맛에 만족하는 눈치였다. 닭 국물이 벤 죽은 먹으니 속이 부담이 없고, 풀리는 것이 아주 편하였다. C님과 함께 밤낚시 갈 때 해먹던 노하우를 유감없이 발휘했던 것이다.
09:00경 나와 C님은 낚시하러 어제는 해변 우측으로 갔었는데 오늘은 좌측 얼굴바위 쪽으로 가고, J님, M님, H님 들은 어제께 갔던 곳으로 소라고동을 잡으러 갔다. 고동을 잡는다기보다 주변 비경을 감상하러 각자가 해변의 주변을 돌면서 몽돌이랑 석회질이 충식된 기암괴석을 감상하거나 혹은 주변 높은 곳으로 산책 등 취향대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었다.
C님과 나는 어제 못 잡은 것을 만회라도 할 듯이 얼굴바위까지 빠른 걸음으로 도착하여 낚시를 하였다. 한번 던지고, 두 번, 세 번... 역시나 소식이 없다. 내심 조급해 하고 있는데, 어라! 그런대 뭔가 느낌이 온다. 확 낚아 올리니 방게(꽃게새끼)가 낚시미끼인 미꾸라지에 엉겨 붙어서 대여섯 마리가 한꺼번에 올라온다.
처음에는 방게를 버렸으나 가만히 생각하니 이거라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잡아 올리니 쏠쏠한 잡는 재미가 생겼다. 고기가 잘 안 잡히니 고기 잡을 생각은 안하고 방게 잡는 데만 열중하다가 보니 어느덧 방게가 반 바겟스나 잡혔다.
새벽에 나왔어야 하는데 아침에 얼굴바위까지 오니까 이미 물이 빠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주간에는 또 썰 물때가 아닌가? 썰 물때라 물이 빠져서 바위가 높게 들어 나고, 수심이 낮아 낚시가 어렵게 된 상황이다. 밀 물때 주로 고기가 잡히는 것으로 알고 있는지라 지금은 썰 물때라 당연히 방게 잡는 데만 열중 하게 되었다.
고기는 못 잡고 방게만 잡고서도 그래도 의기양양하게 베이스켐프에 돌아와 방게에다가 라면을 넣고 끓였더니 라면 맛이 또 일품이었다.
모두들 맛나게 먹는다. 방게에서 울어 나오는 맛이 라면과 어울려 시원한 맛을 더해 주었기 때문이다. 남김없이 라면을 다 비우고 잠시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나이가 많으신 낚시꾼 두 분이 아침에 우리 앞을 지나가더니만
어제 우리가 낚시 하던 곳에서 아직도 낚시를 하고 있었다.
C님이 그쪽으로 가서 조황을 물어봤다는데, 어제 아침에 포구의 방파제에서 먹을 만큼 잡았고 오늘은 이곳으로 왔단다. 잡아놓은 고기를 확인하니 우럭이 10마리정도 있었단다.
뭐라? 고기를 잡았다고 ! 나는 의심의 눈초리로 C님을 쳐다보니 정말이라고 한다. 썰물인데도 잡히나?
C님이 그분들에게 요령을 물어 보니 썰 물때라도 물이 많이 빠지기 전에 바위틈을 노려 낚시를 담그면 바위에 있던 우럭이 썰물 따라 나가다가 미끼를 물어주면 잡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그분들은 점심 먹으로 마을이 있는 민박집으로 철수를 하면서 우리보고 지금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단다.
시간적으로는 늦은 감이 있지만 나와 C님은 낚시 도구를 챙겨 다시 그분들이 낚시했던 곳으로 가면서 J님에게 소주와 초장을 챙겨 천천히 오라고 부탁하고 곧장 그리로 갔다.
현장에 도착하여 바위틈을 공략하니까 10여분이 지나자 C님이 잡았다! 하고 외친다. 드디어 그렇게 고대하던 우럭 한 마리를 낚아 올린다.
내가 잡지 않았어도 내가 잡은 듯 기분이 좋아지고 나도 기대를 해본다.
때마침 J님과 H님이 삶은 소라 고동과 소주를 챙겨왔다. 알갱이가 꼭 다슬기 속과 같아 보이는 소라 고동을 초고추장에 버물어서 가지고 왔는데 술안주로는 제격이었다.
< 오후 2차 낚시를 시도하면서 >
< 잡은 우럭을 즉석회로 소주한잔 쭉~ 캬~~~~~ 죽인다.>
우럭 1마리를 즉석에서 회를 처 소주를 나눠 마시며 싱그러운 해초냄새가나는 바다냄새를 맡으며 멋진 추억 만들기를 잠시 하며 즐거워했다.
산책하던 M님까지 와서 합세하여 한잔하고, 나와 C님은 또다시 낚시를 하였다. 20여분이 지나자 C님이 또 잡앗다!~ 하고 기뻐서 환호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영~ 신호가 없다.
썰물이라 자꾸만 수심은 낮아지고 있어서 나도 C님도 낚시를 포기 하고 마지막 1마리 잡은 것도 즉석 회를 처 마지막 소주까지 마셨다. 다행이도 회 맛은 못 볼 줄 알았는데 그래도 한사람이 2~3개 조각회에 만족해야 했다.
철수 하려고 마지막 낚시를 개스팅 하려는데 가져간 미꾸라지가 1마리밖에 없어 C님이 양보 하고 나는 웜을 (가짜미끼) 달아 조금 멀리 떨어진 바위에 던지는 순간 두 투특~ ! 하면서 낚싯대를 통하여 느껴지는 손맛이 큰 놈 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혹시나 꽃게가 걸려오는가 싶어 자존심 때문에 큰소리를 내지는 못했다. 간혹 꽃게가 걸려오다가 떨어지곤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바로 우럭임을 확인하고는 나도 잡았다!~ 하고 기쁨에 넘쳐 큰 소리 치니까 모두들 나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C님이 잡은 것 보다는 2배나 큰놈이다, 30 센치가 넘는 놈이었다.
이것을 마지막으로 낚시를 접고 베이스켐프로 이동 하였다.
어제 군인들에게 약속한대로 철수를 하여 선창 포구 쪽으로 가서 민박을 할 생각이었다.
이장님에게 전화를 하니까 기다리라고 한다. 우리는 텐트와 짐을 챙겨 철수 준비를 하였다.
끼미해변에 와서 우리들의 조과는 우럭 3마리가 전부이다. 그리고 소라고동 1바겟스, 방게는 반 바겟스 정도 잡았으나 일부 끓여먹고 나머지는 모두 방생하여 주었다.
H님이 그래도 육해공 고기를 모두 먹었다고 자랑 아닌 흡족한 말을 한다. 그래서 확인해보았다. 오리고기,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우럭,방게,소라고동,이었다.
그리고 충식석회암이 만들어낸 바닷가에서 보기 드문 기암괴석들을 보았다. 몽돌과 조약돌, 고운모래가 있는 아름다운해변은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었고 새로운 활력소를 안겨준 경관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언젠가
다시 한 번 더 올 것이다. 그때까지 잘 있어라, ‘동내끼미해변’아!
< 끼미해변의 밤풍경, 밀물이 들어오고 있다.
이때가 고기가 잡히는데 야간낚시를 못해서 아쉽다.>
< 소연평도의 보기 드문 해변의 기암괴석들 >
<베이스켐프에서 철수한 짐들 >
16:30분이 되자 이장님이 차를 가지고 포구에서 우리가 있는 베이스켐프로 왔다. 짐을 한꺼번에 모두 싣고 포구 마을 입구에 있는 민박동 2층방 1호를 내주었다. 역시 이장님도 운반비인 수고비를 안 받으셨다.
방은 크고 깨끗했다. 창문으로 선창과 바다가 훤히 보이는 방이었다.
7~8명이 다리를 뻗고 자도 되는 큰 방이었다. 방안에 화장실이 딸려있고 싱크대가 있어 취사하기에는 불편함이 없어보였다. TV, 냉장고, 선풍기도 있었으나 필요치가 않았다.
짐을 방안으로 옮기고는 곧장 고기를 잡겠다고 20~30m 거리에 있는 포구 방파제로 나갔다. 우리가 있던 해변의 반대편이라 바람이 엄청 불고 기온도 낮아 추웠다.
직감적으로 낚시를 하긴 하는데 안 잡힐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추운날씨에다가 바람이 심하게 불고 수심도 많이 낮아있었다.
그래도 나와 C님은 꼭 고기를 잡아서 일행에게 회를 맛보여야겠다는 의무감(?)같은 생각이 들어 낚시를 하였으나 내 생각대로 안 잡힌다.
< 방파제 겸 접안부두에서 낚시를 하려고 채비를 달고 있다.>
여기서는 생선을 파는데도 없고, 가게도 슈퍼도 없다 오직 자급자족이다, 그래서 더 고기를 잡겠다고 애를 쓰는 것이다.
방파제 안쪽에서 바람을 피해 낚시를 드리웠지만 꽃게 어선들이 수시로 지나가고 접안하는 곳이라 고기는 잡히질 않았다.
1시간정도 낚시하기를 버티다가 추워서 철수하기로 하였다. 동시에 나머지 미꾸라지 미끼도 바다로 보내버렸다. 하도 안 잡히니까 이제 낚시는 그만 하는 오기어린 심정으로 버렸다.
민박집으로 가던 중 선창에서 꽃게를 그물에서 떼어내는 작업을 하는 어부에게 꽃게를 파느냐고 했더니, 10K 박스로만 판매 한단다. 가격은 10만원이다. 꽃게는 일손이 모자라 크고 튼실한 놈으로 박스에 소위A급만 담아서 인천으로 출하 하고 그 외 작은놈은 아예 그물에서 떼어내지 않고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냥 3만원어치만 팔라고 하니까 그냥 팔지 않는다며 작은 스치롤 박스에 한통이나 담아서 돈도 안 받고 그냥 가져가란다. 돈을 줘도 안 받는다.
참으로 인심이 좋은 사람만 모였나? 어제부터 우리가 만난 주민도, 운전기사도, 군인도, 이장님도, 그리고 어부들도 선량하기만하고 왜 욕심도 없는가? 이각박한 세상에 이곳은 인심이 살아있어 부러움과 희망이 보였다.
참으로 고맙다. 꽃게는 대충 어림잡아 약30 여 마리나 되어 보였다.
좀 작지만 살이 꽉 차있고 알이 많은 암놈 게였다.
꿩 대신 닭이다(회 대신 꽃게다)라는 심정으로, 기분 좋게 숙소로 향하는데 서양노을이 포착이 된다.
그래 일몰을 보자! 마침 바람은 많이 불지만 하늘은 맑다. 해넘이가 너무나도 또렷하여 흥분을 감출수가 없다. 우리들은 숙소 옆에 있는 바닷가 바위로 올라가서 일제히 해넘이를 바라보았다.
08:16분이 되자 해가 수평선에 닿는다, 공해 없는 맑은 하늘에 밝고 맑은 붉은색 물감이 수평선을 물들이며 조금씩 서서히 태양이 바다 속으로 잠수하더니만 이윽고 18:21분여가 되자 사라진다.
서해의 낙조를 이렇게 상쾌한 느낌을 받으며 감상하기는 처음이다.
< 소연평도 낙조 광경 >
< 이들 사나이들은 일몰광경을 보면서 무슨 생각들을 할까? >
보기 드문 광경이다. 보통은 구름 때문에 석양은 구름에 먼저 묻히기 일쑤이고 그 구름으로 석양이 지며,
그리고 구름과 운무에 의해서 붉게 물든 저녁노을이 넓게 멀리 비치는 것이 보통 광경 인데, 우리들은 맑은 하늘에 수평선으로 지는 해넘이를 또렷하고 찬란한 빛을 오래도록 간직 할 수 있는 보너스를 얻게 되었다
J님과 이집트에 갔을 때가 생각이 난다.
그때는 마침 우리 일행이 이집트관광을 마치고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활주로를 이륙을 하려는 찰라에 비행기 안에서 보는 일몰광경은 무척이나 신기하고 행운에 우연이었습니다. 비행기가 하늘을 나르면서 태양을 끌어 오리는형상의 아름답고 신기한 우연의 연출이 아직까지도 생생이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습니다. 지금이 그때의 생각이 그리워진다.
< 소연평도의 교회가 보이는 언덕을 뒤로하고
석양을 바라보는 설심회 사나이들 >
흡족한 마음으로 숙소에 돌아와 저녁식사 준비를 하는데 뜻밖에 꽃게가 생겨서 아까 우럭 2마리 회 뜨고 남은 것과 큰 우럭 한 마리로 생선찌개를 하려고 했던 것인데 큰 우럭 한 놈을 그냥 회로 처먹기로 합의(?)하고 곧바로 한 점도 손실이 없도록 정성껏 회를 치니까 그래도 부족하지만 한 접시 정도는 되었다.
소주가 없다, J님이 수고하여 소주를 5병을 사왔다. 슈퍼나 가게는 없지만 이장님이 아까 숙소를 내주며 식사하는 곳을 알려주었는데 그곳에 가니 맥주, 막걸리는 없고 술은 오직 소주만 있었다고 한다.
모두들 소주를 아끼느라 마시질 않는다. 양이 적은 회여서인지 얼마나 꼭 꼭 씹어 맛나게 먹었는지 나는 평생 이렇게 회를 알뜰하게 먹기는 두 번째다.
첫 번째는 70년 초에 거문도에 갔을 때 회가 모자라서 돔 한 마리를 회 뜨고 남은 뼈와 머리까지 칼로 다져서 회로 베어 먹은 적도 있었다.
꽃게 5마리는 꽃게탕을 하기로 하였다. 우럭 회를 뜨고 남은 3마리의 뼈와 꽃게5마리를 대형코펠에 넣고 준비해온 양념장, 야채, 고춧가루를 넣고 찌개를 끓였다. 우럭매운탕에서 꽃게탕이 되어 버렸다, 나머지는 그냥 쪄서 먹기로 했다.
C님의 솜씨로 탕이 완료되자 햇반으로 찌개와 함께 즐거운 저녁만찬을 맛나게 먹었다. 와!~ 찌개 맛, 끝내준다 하면서 소주를 반주로 한잔씩 하면서 저녁이 끝날 무렵에 누군가가 우리 저 꽃게는 언제먹지? 한다.
저녁 먹고 나서 마을길 산책을 하고나서 먹기로 하였다. 싱싱한 꽃게를 간단히 씻은 후에 대형코펠에 넣고 미리 쪄 둔 뒤에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23마리나 되었다, 탕에 넣은 것까지 모두 28마리나 되었다, 아무튼 어부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꽃게가 다 익어갈 때쯤 우리는 방한복을 챙겨 입었다 ,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밤에는 더 추울지 모른다는 생각에 각자 알아서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갔다.
소 연평도의 밤은 인적이 없다. 이른 저녁인 되도 가로등과 조명등만 포구를 밝게 비추고 있다.
지난번에 왔을 때와 달리 지금은 자체 발전소가 있어서인지 소 연평도 마을전체가 밤인데도 대낮같이 밝다. 가로등외에도 야간경기 때나 비추는 대형조명등이 두 곳에서 포구를 밝히고 있다. 정말로 너무 밝다, 건너 연평도에도 여느 도시와 같은 도심의 훤한 불빛이 보인다.
계속 밤을 밝힌다면 문제가 생긴다, 밝은 조명 때문에 별 따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나는 내심 걱정이 되었다. 별 따기 제안을 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히 보인다. 불빛에 방해받아 그 밝기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작지만 여느 도심에서 볼 수 없는 별들이 다소 위안을 주었다.
30여 분간 산책이 끝나자 민박집으로 돌아온 우리들은 찐 꽃게를 꺼내놓으니 먹음직스럽게 잘 익어 있어보였다. 처음에는 이걸 배가 불러서 어떻게 먹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한번 입에 맛을 보니까 달그스름한 육즙과 야들한 식감 좋은 게의 특유의 맛은 우리를 뿅하게 만든다. 말도 많던 사람들이 조용하다, 먹기에 바빠서 이야기할 틈도 없다. 거기다가 소주 한잔 걸치니 풍류가 따로 없다, 그런데 소주가 모자랄 것 같다. 그래서 서로 눈치를 보며 알아서 아껴서 마시고들 이었다.
모두가 한마디씩 한다. “꽃게 정말 맛있다!”
< 공짜로 얻은 먹음직스런 찐 꽃게가 23마리나 되었다.>
< 말도 없이 조용히 먹는데 만 열중하고들 하고 있다.>
지금은 수놈 꽃게가 대세인데 우리가 먹는 게는 거의가 암놈 꽃게 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가? 수놈 꽃게라야 살이 많다던데???
암놈게인데도 살도 많고, 알도 많아 정말 사르르 녹는 맛을 즐겼다.
꽃게를 먹으면서도 창밖을 내다보니 밤인지 낮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별 따기 걱정 때문에 자꾸만 창가로 눈길이가서 그렇다. 아마 24:00가 지나면 가로등을 소등하겠지 그러면 02:00에 별 따러가자고 모두들 깨워서 밖으로 나가자고 해야지 하며 혼자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술이 한 잔씩 들어가자 말들이 많아진다.
강개토태왕이야기, 발해멸망, 고구려 멸망, 당파싸움, 세종대왕이 자식을 제일 많이 두었고, 신기전, 급기야 수양대군까지 가더니만 김종서가 왕권을 잡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말까지 나온다. 천지창조,아틀란티스,미국여행기,그리스의에게해. 일본성씨의유래, 일본의거리, 민족성 등,......... 어제와 같이 끝없이 이어지는 논쟁의 재미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24:30이 지나서야 모두가 잠이 든 것 같다. 아니 새벽에 별을 따러가기 위해 일찍 자 두자는 편인 것 같다.
창문은 아직도 훤하다, 아마도 밤새도록 밤을 밝힐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가 과거에 왔을 때는 캄캄하였는데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그때 상황이라 군사작전상 표적의 대상이 될 것이 두려워(?) 일부러 불을 안 밝힌 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지금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당당히 섬을 대낮같이 밝히고 있으니 그만큼 국력이 강하고 자신 있다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아닌가! 자랑스럽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좀 나아진다.
02:00가 되어도 마찬가지다, 에라 모르겠다, 별 따는 것은 포기하자, 하고서는 깊은 잠에 빠졌다. 대신 새벽에 해돋이나 보러가야지 ......
05:00시가 되자 휴대폰 알람이 운다. 나는 평소에도 05시에 일어난다. 모두들 일어나라고하니까 모두 말없이 일어나는데, H님, J님이 약간 늦장을 부린다, 허지만 곧 일어나 모두들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가니까 가로등은 하염없이 마을을 지키고, 특수조명등은 선창포구를 훤히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출어하려고 포구로 가는 어부들 한 두 사람이 보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아! 이게 어쩐 일입니까?!!!
북쪽하늘에는 어제께 못 보았던 북두칠성이 그리고 북극성이 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별들이 희미한 은하수와 함께 어린 날의 추억을 떠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흥분되고 짜릿한 반가운기분이 충만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조명 빛을 피해 어두운 그늘로 발길을 재촉하여 산 능선으로 더 또렷한 별을 보기위해 올라갔습니다.
민박이 있는 포구의 마을은 북쪽이고 어제는 남쪽에 위치한 끼미해변에서 밤하늘의 생생한 별을 보았는데, 그 중간쯤 포구의 마을 조명 빛을 피해 능선을 따라 산으로 50~60m 를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웬만큼 불빛을 피하니까 하늘의 별들이 좀 더 크게 보이기 시작하니까, 모두들 탄성을 자아냅니다. 불빛을 완전히 피하기 위하여 좀 더 산허리를 돌고 싶었으나 괜히 군대 초병들과 괜한 오해와 마찰을 피하기 위하여 자리를 멈추고 고개가 아프도록 우리들은 꿈을 쫒아 별 따기를 하였답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하늘을 원으로 생각하면, 여기서는 남반구의 하늘에 별만 보이는 것입니다. 북반구 하늘의 북두칠성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산 때문 이지요. 능선을 따라 남쪽산허리까지 왔으니까요. 산에 가려서 북반구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은 벌써 05시40분시가 다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서둘러 다시 북쪽산허리에 있는 시멘트포장 도로로 나갔습니다.
이도로는 차가 다닐 수 있는 큰길인데 북쪽 산허리를 둘러서 남쪽에 위치한 소 연평도 등대가 있는데 그곳으로 가는 길입니다, 어제께 주민의 차로 한번 왔던 길이라 잘 압니다. 그리고 그전에 우측으로 도로가 있는데 그 길은 산 정상으로 가는 군부대 도로입니다.
< 각자 별 따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들 >
우리는 그 도로를 따라 북반구하늘을 보러 발길을 재촉 하였습니다.
반갑게도 아직도 북두칠성, 북극성, 카시오페아 별자리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J님이 오리온(아마도백조자리?)별자리, 염소자리 등 여러 별자리를 알고 손으로 가리켜 주는 것이었습니다.
에고~ 소연평도의 불빛, 그리고 북쪽에 위치한 연평도의 불빛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연평도와 소연평도의 조명 불빛이 없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별들의 축제 한마당에 아마도 밤새도록 별을 따지 않고서도 쏟아지는 별들을 주어 담았을 것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북두칠성을 비롯하여 오리온별까지 딸 수 있었으니까요.
점점시간이 지나자 별들은 멀어져만 갑니다. 여명이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명이 밝아오는 동쪽으로 향하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10여분 걸었는데 해가 일출할 곳으로 생각되는 장소까지 왔습니다.
마침그곳은 아래쪽바다로 내려가는 샛길이 있었고 그 옆에 헬기장이 있는 곳 이었습니다. 앞쪽이 확 트여 일출 보기에는 적당한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아 남동쪽 먼 밤바다를 바라보며 집어등을 켠 고기잡이 배 들이 줄지어 늘어선 것이 신기해 보이도 했습니다.
<일출을 기다리며, 먼 밤바다에는 집어등을 켠 어선들이 보인다.>
처음에는 밤이라서 불빛이 먼 곳까지 보이니까 혹시 자유로 가로등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기도하여 한바탕 웃기도 하였습니다.
휴대폰 시계는 06시를 나타냅니다. 여명은 더 밝아오면서 주변의 사물을 구분 할 수 있을 정도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때 초병을 태운 차가 지나가더니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또 군인들의 통제를 받나싶어 내심 걱정을 했는데 잘생긴 핸들을 잡은 병장이 저를 보고는 미소를 짓는 것이었습니다, 내가먼저 말했습니다. 우리들은 관광객인데 일출 광경을 보러 왔다고 말했더니 병장은 빙그레 웃더니 “한참 있어야 할걸요”하면서 그냥 차를 몰고 지나갔습니다.
주변이 밝아오고 동쪽하늘이 붉어집니다. 하늘이 열리는 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좀처럼 태양은 고개를 내밀지 않고 우리를 초조하게 기다리게 합니다. ‘한참 있어야 헐걸요’라고 말한 미소가 가득한 병장의 말을 되뇌면서 우리는 기다렸습니다.
06:30분이 되어서야 해돋이가 시작 되는 것 같았습니다.
< 해돋이가 시작되기 전의 동쪽하늘은 붉은 띠가 넓게 퍼지고 있다.>
< 공해가 없는 맑은 하늘에 해돋이 직전의 멋진 광경! >
< 해돋이가 시작되고 4분여가 지날 때의 광경! 자세히 보면
태양 속에 작은 섬 하나가 오버랩 된 특이한 광경이 보인다.>
<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희망의 빛을 비추는 태양을
우리는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낮에는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이 내려가 낚시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꼈으나,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 가져다주는 덕분이 어제는 일몰광경, 오늘은 일출광경을 너무나도 역동적으로 감상 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들에게 영광스럽게도 주어졌습니다.
감사했습니다, 대자연 앞에 머리 숙여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번여행의 일출은 특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멀리 수평선 가까이 조그만 섬이 보였는데 그 섬을 깃 점으로 해가 솟아오르는데, 그 섬이 떠오르는 붉은 태양 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태양 속에 섬이라! 참으로 신기한 광경이었습니다, 마치 동화에 나오는 달님 속에 토끼를 보듯이 말입니다.
일출하기 전에 수평선 끝자락에 섬 하나가 아련히 보였고, 그 섬 뒤편의 바다는 볼 수가 없었는데, 섬 건너편 바다를 태양빛에 의해 밝아오면서 빛이 굴절되어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가 생각 되었습니다, 아무튼 참으로 신기한 광경이 또 하나의 볼거리였습니다.
5분여가 지나자 해돋이의 자연의 섭리는 끝나고 강열한 에너지를 발하는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 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청명하고 공해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우리들은 흡족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 숙소로 향했습니다. 발걸음이 가볍고 코끝이 찌릿하고 상큼한 바다냄새를 한껏 마시며 소연평도를 마음껏 향유하고(?) 포옹을 했습니다.
3일차;10월3일
새벽산책이 아침밥을 부담 없이 맛나게 먹을 수 있게 해주더군요. 햇반을 데우고 어제께 많이 끓여둔 꽃게탕으로 밥을 말아먹으면서 밑반찬으로 H님이 가져온 고추, 인삼장아치 와 고추장 뽁은 것으로 입맛을 더하니 꿀맛 같았습니다. 맛나게 먹고 포만감이 가득한 것이 기분이 최고인 만찬이었습니다.
오늘은 인천으로 가는 날입니다. 여객선 예매는 이미 해두었기 때문에 느긋함이 느껴집니다. 11:00에 소연평도에서 연평도로 가는 여객선을 타면 연평도에 기항한 후 인천으로 가게 됩니다.
마지막 날은 소연평도 풍경을 감상하기위해 산책길을 나섰습니다. 아침을 일찍 먹은 탓에 오전시간이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내려가고, 낚시하는 물때마저 우리를 외면하더니만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쾌청하고 바람도 없습니다.
08시경 마을길을 돌아 마을 뒤 갈매기 섬으로 가 볼까? 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섰습니다.
따사로운 봄날 같은 가을 아침은 산책하기에는 아주 적당한 날씨였습니다.
예뿐 자연석으로 포장한 마을길을 따라 언덕을 오르니 잔잔한 바다와 높은 구름 몇 조각뿐인 맑고 푸른 하늘은 언제 보아도 우리를 기분 좋게 합니다.
언덕에 있는 마을교회를 지나 우측으로 바로 마을과 얼마 되지 않은 옆 모퉁이 아래에 펼쳐지는 풍경은 기암괴석과 절벽이 어우러진 해변이 있었는데 멋진 절경이었습니다. 텐트치기에도 좋은 곳도 있고, 낚시하기도 더 좋은 포인트가 있어보였습니다.
그저께 우리를 태워 주었던 기사 분은 여기도 좋은데, 왜 끼미해변으로 안내했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때 내가 이곳 소연평도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할만 한데를 물으니
2곳이 있다더군요, 그리고는 끼미해변으로 데려다주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우리가 도착 할 때는 바람이 많이 불어 이곳은 맞바람이고 끼미해변은 바람을 등지는 지리적인 조건이 야영하기에 유리한곳 이었습니다. 그리고 얼굴바위가 있는 끼미해변이 더 유명한가봅니다. 여기는 약간의 위험이 있어보였습니다. 그런 기사님의 배려에 감사할 뿐입니다.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길을 걷다보니 갈림길이 나왔습니다. 갈림길 우측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 길이 갈매기 섬으로 가는 길이였습니다.
길옆에는 이름 모를 들국화가 반겨주고,달마지꽃,쑥부쟁이,수호비등의 야생의 꽃들이 바람에 살랑거리며 우리를 반겨 줍니다.
길 끝에 다다르니 멀리 갈매기 섬이 보입니다.
< 갈매기섬으로 가는 길 끝에 서서, 뒤쪽이 갈매기섬 이다.>
< 좌측에서 본 갈매기섬, 끝부분이 누어있는 강아지머리가 연상된다.>
< 멀리 보이는 섬, 좌측 작은 것이 자살바위섬, 우측이 연평도이다.>
조수의 간만의 차이로 물이 많이 빠져 소연평도와 떨어져 있어야 할 갈매기섬이 자갈길이 드러나면서 서로가 연결된 상태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을 보고 바닷길이 열린다고 하나요.
우리는 훤히 드러나 보이는 자갈길 밭으로 내려갔습니다. 정말 멋진 광경이었습니다. 우측으로는 대연평도가 보이고 좌측에는 얼굴바위쪽의 기암괴석이 보입니다. 그리고는 갈매기섬 이라고는 하나 앞에 보이는 섬은 J님과 H님이 자세히 보니 마치 강아지가 누어있는 모습이라며 다시 나보고 자세히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무심코 보았던 내가 다시 자세히 보니까 정말로 강아지가 누어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위에서보면 갈매기인데, 물길이 열린 아래에서 보니까 그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은 이글을 쓰기 전에는 갈매기섬 인줄도 몰랐습니다.
그냥 이쪽으로 오면 무언가 비경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내가 안내를 했던
것입니다.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조금이라도 여유시간이 생기면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뜻밖에 수확을 얻을 수가 있지요.
오래전에 J님과 에집트에 여행 갔을 때였습니다. 저녁에 호텔방에 그냥
있자니 시간이 아까워서 사막한 가운데로 가서 별을 보자는 제안이 있어 갈려고 했는데 치안문제로 가이드가 말려서 못가고 대신 일정에도 없는 밤에 피라밋 구경을 하게 되었는데, 마침 그때가 파라밋에 야간조명을 하고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악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멀리서 볼 수 있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멋진 장면의 수확을 얻었지요.
오늘도 아침을 먹고 잠이라도 잣 다면 이런 비경을 구경 못했겠지요,
바다 멀리보이는 연평도를 배경으로 사진 한 컷씩 하고 우리들은 다시 숙소로 돌아 왔습니다.
아직 인천으로 돌아가는 배가오기까지는 1사간 반이나 여유가 있었습니다.
인천으로 갈 짐을 꾸리고 나서는 모두가 방안에 둘러 앉아 있기도 하고
눕기도 하고 각자 편한 자세로 또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이번여행의 만족감, 소연평도 사람들의 인심, 이번에는 물때가 안 좋아 고기를 못 낚았지만 요령도 알고 이달25일까지는 잘 잡힌다는 이장님의 이야기, 인류문명, 종교이야기, 신약, 구약, 슈메르인의 놀라운 문명 등의 이야기로 이어져 나갔습니다.
여기서 슈메르 문명에 관한 H님의 이야기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 고대 슈메르인의 기록연대가 밝혀졌는데 기원전, 3000년 전에 이미 고도로 발달된 문명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 지금의 이라크 메소포타미아지역이 고대 슈메르이고 이곳에서 발견된 유물과 유적이 특히 슈메르 문자인 점토판의 설형문자가 판독됨. 이것은 성서에 등장하는 야훼의 창조이야기, 에덴동산 설화 설, 노아의 홍수이야기 등..수많은 내용이 슈메르에 그기원을 두고 있음이 밝혀진다. 이는 성서학자들의 주장을 뒤집는 엄청난 것이다, 그 충격과 참담함이 엄청나다, 그래서 ....(?)’
대충 이런 이야기가 우리들 모두에 관심을 끈 대목이었습니다.
아무튼 우리의 모임은 술을 사랑하고, 건전한 이야기와 여행을 통해 자기성숙을 찾는 깨끗한 설심이 모두에게 오래도록 유지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1시에 배가 오는 시간인데, 5분 거리에 있으면서도 일찍 서둘러 10시반경 민박집을 나섰다, 포구에서의 바닷바람을 한 번 더 느끼려는 심사다.
포구의 날씨는, 3일 동안이나 그칠 줄 모르게 불더니만 오늘은 바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바람도 없고 바다도 잔잔하다.
갈매기만 포구의 풍족한 먹이에 바삐 즐거운 비행을 하는 한가로운 마을풍경이 정겹다. 꽃게잡이 배도 다 출어를 하고 텅 빈 포구의 모습이 그렇다.
드디어 소연평도와 작별할 시간이 왔다.
예정보다 30분 늦게 도착한 여객선에 우리들은 짐과 함께 승선을 했습니다.
저는‘잘 있어라! 다시 오마! 소연평도야!’하고 소리를 지를 번하다가 속으로만 외치고 말았다.
우리를 태운 여객선은 연평도로 가서 관광객, 나들이 주민 그리고 화물을 싣고, 인천으로 출발 할 것이다
소연평도를 출발한 여객선은 20여분이 지나자 연평도에 도착한다.
연평도는 소연평도와 는 달리 많은 사람들과 화물이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평도에는 잠시 기항하여 승객과 화물을 싣고 곧 바로 인천으로 간다.
정원을 다 채우고 서야 배가 출발한다는 뱃고동 소리가 오랜만에 나의 심금을 울린다.
사람들이 활기차게 붐비는 연평도가 내 마음을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을 이웃으로 두고, 폭격피해 이후 피폐해진 민심이 다시 돌아 온듯하여 쨘~한 마음이 뱃고동소리가 더해지니 그렇게 느껴지나 보다.
< 많은 사람들이 활기차게 붐비는 연평도 부두. >
12시30분 연평도를 출발 바람의 저항이 없는 쾌속선 '코리아 익스프레스호'는 정상속도로 달리고 있다.
팔미도를 지나 14:20분이되자 인천대교를 지난다. 약2시간의 항해로 인천에 도착한 여객선은 우리들은 연안 여객터미날 승강장에 안착하여 내려놓는다.
3일간의 여행! 참으로 만족스럽고 오래 동안 기억에 남을 국내여행치고는 보기 드문 체험이었다.
해돋이와 해넘이를 한 섬에서 체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해돋이 때와 해넘이 때 공해 없는 맑은 하늘 덕분에 태양을 오롯이 또렷하게 눈부시고 황홀하게 보기란 어려운데, 우리에게는 그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밤하늘의 별 따기는 연평도와 소연평도의 조명 불빛만 없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별 따기를 성공했다. 국자모양의 북두칠성, 그 국자 끝을 조금 지나면, 유난히 밝은 북극성이 보이고, 그 옆에 작은곰자리, 그리고 W자모양의 카시오페아 별자리, 또 백조자리, 기린자리, 염소자리...등 이정도면 충분한 수확이었다.
도시에서 결코 볼 수 없는 크고 또렷한 별님이 그리고 은하수가 우리를 우주여행이라도 하는 것처럼 즐겁게 해주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는 이번여행이 ’소연평도 별 따러가기’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우리 설심회 회원은 계속해서 년 1회 이상 이벤트여행을 하기로 하고, 아쉬운 헤어짐의 시간을 맏이 하였습니다.
2011.10.10 염영호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