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연재-②]
종로구 지방자치 30년사
“종로 지방자치 권력의 변천”
이 병기(정치학 박사)
1. 서울특별시 종로구의 유래와 정체성
서울특별시 종로구는 흔히들 대한민국 1번지로 통한다. 종로구가 그런 별칭을 갖는 것은 그럴만한 충분한 콘텐츠가 있다.
첫째, 서울특별시 종로구는 조선왕조 5백년의 역사와 전통이 스며있으며 대한민국 건국 이래 수도 서울의 심장부로서 근, 현대정치의 산실이며 청와대와 정부 종합청사 등이 있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1번지의 상징성이 있다.
둘째, 종로구는 과거와 현대가 복합된 도심지역과 주택지역이 공존하면서 대도시의 기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지방의 소도시처럼 오랜 토착주민들이 동네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대한민국 축소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종로의 호적인구가 100만 명이 넘는 우리나라 최대 호적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기초 자치단체 지역이다.
호적인구라는 것은 종로구청 호적계에 등재된 인구를 말하는데 조선왕조 5백년의 역사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심장부로서 그동안 100만 명이라는 인구가 호적신고를 한 것이다.
전국에서 기초 자치단체 구역 중 이러한 곳을 찾기는 매우 드문 편이다.
또한 종로는 하루 유동인구가 200만 명이 넘는 큰 특징을 보이고 있다.
1980년 이후 강남의 개발로 강남 사거리 지역의 유동인구도 엄청나지만 종로와 광화문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진다.
종로는 청와대를 위시한 정부종합청사와 각종 공공기관 그리고 대기업을 비롯한 수많은 중. 소 사기업의 본사 사옥이 밀집되어 있다. 이외에도 박물관, 미술관, 기념관. 종교기관, 시민단체 본부, 동대문 시장 등의 전통 재래시장이 한데 어우러진 살아있는 박물관의 성격을 담고 있어 명실공히 대한민국 정치, 경제, 문화, 사회의 중심 처 인 것이다. 따라서 하루 유동인구가 200만 명이 넘는 현상은 종로를 대한민국 1번지로 별칭해도 손색없게 하는 것이다.
종로는 주민들의 분포 측면에서도 아주 특별한 곳이다. 2021년 현재 주민 수는 약 15만 명으로 크게 감소된 실정이지만 지방자치가 처음 실시된 1991년도에는 주민 수가 약 26만 명에 이르렀다. 인구 수 측면에서는 그리 큰 특색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민 구성원을 살펴보면 대한민국 재벌군의 최상위 계층에서부터 최극빈 계층이 공존하여 대한민국 축소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 총수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등을 위시해서 대한민국의‘내노라’하는 재벌들이 대거 살았으며 지금도 평창동, 부암동, 가회동, 숭인동 등에 여전히 큰 재벌들과 유명인들이 살고 있다. 반면에 창신동, 무악동, 명륜동 등에는 1960년대 생긴 달동네가 여전히 남아 있고 종로1-4가동과 창신1동에는 쪽방 촌이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그야말로 전국 최고의 부자들과 전국 최저의 극빈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
정치적으로도 특히, 노무현, 이명박 전직 대통령들이 종로구 국회의원을 지내는 정치적 스펙트럼을 기반으로 대통령까지 당선되는 일련의 정치현상은 종로구민에게 정치적 참여의식과 관심을 전국 최고 수준에 이르게 하면서 나름대로 높은 정치의식과 수준을 갖게 했다. 이른바 정치1번지 허명은 아닌 것이다. 재력도 그렇다.
강남 신도시 개발 이후 성장한 신흥 졸부 형태와 달리 종로의 부자들은 오래된 동네의 특성상 전통적 명분가문의 갑부들이 많다. 과거에 비해 강남 등 타 지역으로 전출도 많지만 아직도 종로를 지키는 대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
반면 종로에는 종로3가와 창신, 승인동 등지에 쪽방 촌이 있어 한 달 몇 만원으로 겨우 생계를 꾸러가는 최극빈 층이 함께 공존하여 살고 있다. 이러한 종로구의 모습은 다원화된 계층이 모여 있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종로의 큰 특징은 각 동네별로 강력한 토호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앙집권적 권위주의 정치풍토 아래에서 지여사회를 주도해 온 전통적 토착세력이다.
소위 지방의 관변세력으로서 동네 지배적 주도계층이고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것이다.
1991년 종로구 지방자치가 맨 처음 부활되어 제1대 구의회 의원 선거를 할 때 이러한 동네 토호들이 거의 모두 출마를 했다. 종로구 관내 총 21개 동에서 총 21명의 토호들이 모두 종로구 의회 의원으로 등원을 하여 지방자치 지역세력을 이루기도 한다.
물론 이들이 종로의 최고 권력층은 아니다.
최고 지도자는 따로 있다.
이른바 중앙집권적 권위주의 시대 산물인 국회의원이 지역의 최고 헤게모니를 가진 권력층이다.
그리고 그 밑으로 재벌들 또는 고위 공직자들이 있지만 이들은 동네 주도계층에서 제외된다.
재벌 또는 고위 관료층들은 종로구 국회의원의 동반자 또는 멘토 형식의 후원자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동네 지배세력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지역사회 유력인사로 행세를 할 뿐이다.
반면에 관변단체 중심의 동네 토호들이 국회의원과 유착되어 상호후견적 관계에 있는데, 쉽게 말해 국회의원의 참모 또는 수하세력들이며 지역의 관변단체를 장악하고 있는 실체적 주도세력들이다.
한마디로 이들이 종로의 기득권적 주도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이 지방자치 실시로 큰 변동을 겪는 것이다. 이른바 종로구 지방자치 주도세력의 변천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다음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