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가슴에 멍울이 잡힌다면
어느 날 갑자기 딸아이에게 사춘기 변화가 나타난다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연스러운 변화로 받아들이게 되고, 잘 자라고 있어 대견스러워 할 것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1, 2학년 때 사춘기의 시작을 알리는 증후가 나타나게 되면, 대부분은 의외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설마하다 시간이 지나버릴 수도 있고, 단순히 몹쓸 병에 걸렸거나 또는 운명으로 생각하고 별다른 대책을 찾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본다. 초경을 하고 나면 절박한 심정으로 성장클리닉을 찾는 경우가 바로 그렇다.
2년전 만 6살 11개월 된 초등학교 1학년인 지윤이는 가슴이 아파 검사를 받았더니 여성호르몬이 분비가 되고 있으며 뼈 나이도 2년 정도 빠른 성조숙증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물어물어 본원 성조숙증클리닉을 찾았다. 아무래도 호르몬 주사 보다는 한약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이의 몸에 해가 덜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검사 결과 여성호르몬인 Estradiol은 24pg/ml으로 사춘기에 접어든 수치 였고, 뼈 나이는 8살 8개월로 자기 나이보다 21개월이 앞서 있었다. 키는 127cm, 체중은 33kg으로 또래보다 큰 편이었으나, 체질량 지수는 20.7kg/㎡, 체지방 비율은 27.2%로 소아비만에 해당 되었다. 사춘기 발달이 빨라진 원인이 비만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였다. 만일 이대로 사춘기가 진행된다면 1년에서 1년 6개월 후, 초등학교 2학년이면 초경이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현재 키는 큰 편이지만 초경이 빠르면 키 클 시간이 줄어들게 되어 최종 신장이 평균보다 작은 142~147cm 정도가 예상이 되었다.
이제 만 8살 6개월 된, 3학년 지윤이는 2007년 8월부터 최근까지 조경성장탕을 통해 꾸준히 치료한 결과 사춘기 발달의 정도가 아직까지 처음과 비슷한 상태에서 유지되고 있다.
Estradiol의 수치가 9.1pg/ml로 오히려 처음보다 낮아졌고, 뼈 나이 역시 9살 4개월로 처음 내원 했을 때에 보다 격차가 많이 줄어 있었다. 그 사이 키는 정상적으로 커서 136cm가 되었다. 현재의 상태로 볼 때 꾸준히 치료를 받는다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2년 후에 초경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이 되며, 키는 160cm 정도가 예상이 된다.
사춘기 발달이 이처럼 빠르게 진행이 되는 성조숙증이 나타나면 성인이 되었을 때 3가지 문제점이 예상이 된다. 첫 번째는 평균키 보다 작은 키 상태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고, 두 번째는 성인이 되었을 때 유방암 등의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50% 이상 증가하며, 불임이 발생 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또래보다 신체변화가 빨리 나타나면서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질 수 있다.
체계적인 관리와 적극적인 치료 덕분에 사춘기 발달이 거의 또래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건강상태 역시 전보다 좋아졌다. 지윤이가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이키한의원 / 박승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