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수학. 하지만 어렵고 복잡하다는 이유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과목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초등학교마다 영재학급이 따로 생기고 있다. 처음부터 바로잡아야 이후로도 수학교육을 잘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이다. 초등수학이 왜 중요하며, 일상생활에서 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공부법은 없을까?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2009년부터 점차 초등수학 교과서가 달라진다. 올해 초등학교 1, 2학년 교과서 개편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3, 4학년 교과서, 그 다음해에는 5, 6학년 교과서가 순차적으로 바뀔 예정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초 수학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실제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이 도입된 게 특징이다. 이제 단순한 수학적 연산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수학교육이 필요해졌다.
수학교과서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전반적인 수학적 사고력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추론능력뿐 아니라 의사소통, 문제해결 능력 등 종합적으로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수학의 기본 개념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한 것도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다. 예를 들면, 주사위놀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원리를 이해시키거나 생일파티의 고깔모자로 도형의 개념을 익히게 하는 식이다. 이렇듯 수학의 기본 개념을 저학년 때부터 정확히 이해하고 익히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방법이 있을까? 두 명의 수학 전문가로부터 그 비법을 들어봤다.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본 개념을 가르쳐주세요”
배종수교수(서울교대 수학교육과)
아이들이 수학을 좀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수학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는 배종수 교수. ‘삐에로 교수의 생명을 살리는 초등수학’으로도 유명한 그는 누구보다 우리나라 초등수학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초등 수학 전문가이다. 5차, 6차 교육과정 개편에 이어 이번 7차 교육과정에서는 수학교과서 편찬위원장으로 개편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수학 교과서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배 교수는 “올해 1, 2학년 교과서의 경우 기본 구성만 바뀌었지만 내년에 발표될 3, 4학년 교과서는 기본적인 수학교육의 방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어 우리나라 수학교육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나라 초등수학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의미 없는 문제풀이만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수학의 기본 개념도 모르는 상태에서 학교나 학원에서 수학적 연산만 요구하기 때문에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600÷20과 60÷2가 ‘왜’ 같은지 설명하라고 하면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해요. 답이 같은 것은 알지만, 이 개념을 명확하게 설명할 만큼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죠. 더 큰 문제점은 어른들조차도 개념 원리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죠.”
실제로 우리나라 수학교육은 답을 구하기 위한 문제풀이에만 급급했지 답이 나오게 되는 개념 원리와 과정을 무시했던 것이 사실이다. 즉 ‘왜’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조차 몰랐던 것. 배 교수는 어릴 때부터 덧셈, 뺄셈, 나눗셈 등의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다지는 방법으로 수학을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학 교과서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수학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수학은 논리적인 사고력을 바탕으로 생각의 물꼬를 트는 추론적 사고력과 다른 사람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내는 창의적 사고력이 더해져야 한다. 거기에 생활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 등 종합적인 사고력이 요구된다. 단순히 계산만 하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사고의 능력을 키우는 학문인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수학자와 철학자를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였던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흘러가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수학의 기본개념보다는 문제풀이에만 집중하다보니 지금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 수학교육이 바로 잡혀야 우리나라 교육 경쟁력이 높아지고, 세계적으로도 크게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법. 그러기 위해서라도 초등학교 수학교과서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학교에서나 학원에서는 ‘수학을 잘하는 아이’는 ‘문제를 풀어 답을 빨리 찾아내는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수학을 문제풀이로만 보는 것은 큰 문제가 있어요. 뺄셈이라는 개념 속에도 나머지와 차이라는 두 가지 개념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거죠. 이런 개념은 하루아침에 습득되지 않아요. 학교와 학원, 가정에서 수학을 알려주는 사람의 사고방식이 변해야 하는 거죠. 내년에 바뀔 3, 4학년 교과서는 그런 점에서 의미가 커요.”
7차 교육과정의 3, 4학년 수학교과서의 가장 큰 변화는 문제에 대한 답을 묻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문제에 대한 답을 먼저 알려주고 왜 그런 답이 나오는지에 대해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개념으로 설명하라는 식이 된 것이다. 이제 개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이는 문제를 쉽사리 풀기 힘들게 된 것이다. 정확한 답보다는 아이의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묻기 때문에 여러 개의 답이 나올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러한 질문방식을 풀기 위해서는 학생은 물론 교사도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에 자연스레 교육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다지기 과정이라고 해서 ‘행동할 아름다운 문장으로 표현하라’는 질문이 추가됐다. 이는 아이들에게 수학을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문장으로도 만들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다가가 수학에 대한 다각적 접근 방식을 경험하게 한다. 그만큼 일상생활에서의 수학교육도 쉽고 재미있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아프다고 약 먹는 식의 교육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아요. 생활 속에서 논리성과 창의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죠. 예를 들어 ‘고스톱’만 하더라도 놀음, 놀이, 숫자 공부라는 다양한 측면에서 볼 수 있잖아요. 여러 측면으로 생각하는 사고력을 길러야 해요.”
“엄마가 먼저 알아야 아이들도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요”
강미선 소장(교사와 엄마를 위한 수학사이트 ‘하우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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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수학선생님으로 활동하면서 초등학교 수학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는 강미선 소장. 현재 중학교 2학년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아이를 가르치면서 느낀 점을 담아 ‘개념 잡는 초등수학’‘행복한 수학초등학교’ 등 초등수학에 관한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일상생활 속 수학교육이 왜 중요하며 초등수학교육이 기초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엄마이면서 교사인 입장에서 자세히 설명해주려는 게 그녀의 본심이다. 그동안 불친절한(?) 교과서 덕분에 엄마들이 사교육에 신경을 많이 써왔지만, 엄마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생활 속에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잘 가르칠 수 있다고 한다.
초등수학은 기본 중의 기본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면서 가장 많이 느낀 점은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조차 중학교, 초등학교 수학과정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현실 때문에 자연스레 수학의 기본 개념을 제대로 익히고 이해하고 수학 문제를 푸는 학생이 거의 없고,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된 것이다.
“수학교육은 연결성 있게 배우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나라 교과서에서는 소수를 분수의 다른 개념으로 배우는 데, 그게 다가 아니거든요. 소수의 개념을 잘 익히면 나중에 미분, 적분 공부할 때도 아주 유용해요. 이렇듯 수학은 연결고리를 알고 푸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므로 당연히 가장 기초적인 초등수학에서 정확하게 배우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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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원짜리 동전 1개와 1원짜리 동전 3개를 바닥에 놓는다. 2.10원짜리 동전 1개를 1원짜리 동전 10개로 교환한다. 3.1원짜리 동전이 총 몇 개 있는지 물어보고, 그중 1원짜리 동전 8개를 빼면 몇 개가 남는지 물어본다.
가장 기본이 되는 초등수학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가르치는 교사는 물론 엄마들도 만만하게 보기 쉽지만 초등수학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나 엄마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 즉, 교육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교수법을 갖추지 못한 채 그냥 무작위로 가르치다 보면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 그런 현상을 지켜본 강미선 소장은 아이들 이전에, 교사와 엄마를 대상으로 교육방식에 대한 강의를 하는 사이트를 열게 됐다.
“학원보다는 학교에서, 학교보다는 가정에서 알려주는 것이 가장 지속성이 있어요. 가정에서 엄마들이 자연스럽게 알려주어 아이들이 자학자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생활 속에 있는 것이 수학이고, 수학에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가정 내에서 수학이 일상화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정 내에서 그런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엄마들부터 ‘수학은 무조건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고를 논리화시켜주는 데 수학 만한 것도 없다. 사고가 논리적으로 전개되면, 다른 과목 공부도 척척 풀린다. 하지만, 요즘 부모들은 이처럼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되는 수학 교육을 멀리하고 영어에 중점을 주는 경향이 많다. 언어는 공부가 아니라 습관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강미선 소장이 알려주는 생활 속 수학 놀이법
가르기(1학년 과정)
준비물 검정 바둑알 10개, 종이컵
① 검정 바둑알 10개를 바닥에 놓는다.
② 종이컵으로 바둑알 6개를 빼낸다.
③ 검정 바둑알이 몇 개나 남았는지 물어본다.
뺄셈(1학년 과정)
준비물 10원짜리 동전 13개, 100원짜리 동전 1개
① 100원짜리 동전 1개와 10원짜리 동전 3개를 바닥에 놓는다.
② 100원짜리 동전 1개를 10원짜리 동전 10개로 교환한다.
③ 10원짜리 동전이 총 몇 개 있는지 물어보고, 그중 10원짜리 동전 8개를 빼면 몇 개가 남는지 물어본다.
수 개념 익히기(3~4학년 과정)
준비물 라면 1봉지
① 라면 봉지를 바닥에 놓는다.
② 라면 봉지에 적혀있는 숫자가 몇 개 있는지, 여러 형태의 수 개념을 찾아보게 한다.
③ 질량, 순서, 측정단위, 퍼센트 등 다양한 수 개념에 대해 설명해준다.
나눗셈(3학년 과정)
준비물 사탕 8개
① 사탕 8개를 바닥에 놓는다.
② 8개를 두 번 덜어내고, 다시 8개를 네 번 묶어보라고 한다.
③ 똑같이 덜어내기, 똑같이 나누기에 대한 차이를 물어본다.
평면도형(2학년 과정)
준비물 색종이, 칼
① 칼로 색종이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자른다.
② 다양한 모양 중에 같은 모양끼리 나누라고 한다.
③ 삼각형, 사각형, 변의 개념을 알려준다.
/ 여성조선
취재 조연정ㅣ사진 서봉섭·이상윤
첫댓글 어린이집 진도가 너무 빨라요. 숙제가 그림없는 수식(덧셈 세로식 가로식)에 들어갔기에 제가 당황스럽습니다. 잘 담아가서 활용해볼께요.....
울 유치원도 무지 빠르답니다 그래서 걱정이에요
유아수학에서 이렇게 앞지를 필요는 없는데..참 문제네요.
모 학습지에서 수학을 하고는 있는데..한번씩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내년에 학교가야하니까 그냥 시키긴 하는데 개념과 연상이 되는건지에 대한 의문이랄까요? 저는 수학을 정말정말 좋아했었어요. 전공으로 하까 생각할 정도로.. 근데 돌이켜보면 문제푸는 과정을 너무 즐거워했단 기억이 들거든요. 해답을 원하기 보다...그럼 그게 답이겠지요? 논리 수학적 사고력은 어릴때부터 단계적으로 차근차근..그렇게 해야되는데 참 어렵습니다.
저도 아이들 가르쳤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10년전의 방식이라는 생각에, 요즘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입초등 1~2학년까진 기초를 교구를 통해서 이미지화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니 학습지는 그저 하루에 한두장 정도로 풀려주세요. 제가 마음이 좀 수습이 되면 글을 하나 하나 올려볼게요.
수학=개념..이라는 말이 성립될 성 싶네요... 개념이라는 말 자체가 참 범위가 넓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참고될 기사들 스크랩 하시느라 또 얼마나 열심이신지요? 너무 감사드려요... 올려주시는 글 모두 도움글입니다...
네~ 제가 마음의 안정이 되면 다음엔 이론을 토대로 제 방식으로 터득한 것들에 대해서 글을 올려볼게요.
3,4학년 교과서 개정내용이 획기적이네요. 진작부터 이렇게 나왔으면 좋았을걸요. 수학은 개념이 중요하다는 것이 진리네요. 개념이란게 어떻게 보면 간단하고 어찌보면 넘 넓구요. 아이가 내년이면 4학년이 되는데 요새 4학년 수학교과서를 보면서 생각이 많답니다. 확실히 알아야 할 개념이 많아지더라구요. 또 그동안 미흡했던것은 없었는지 자꾸 뒤돌아보게 되네요.
아는게 병이라고 교과개편에 대해서 어설프게 아니까 지금 몇학년 아이들은 국사과목을 접하지 못하고 중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네, 어쩌네 괜히 고민만 늘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4학년이 되면 수학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하니 겨울에 교과서와 기본서를 구비하셔서 선행을 조금 해주셔요. 그리고 학기중에는 기본서에서 조금씩 어려워지게 문제집을 구비하셔서 풀려주시고요. 그리고 수학의 경우, 한자로 의미를 풀이해주면 더 오래 기억하더라구요.
울 수연이 2학년이 되어서 연산을 어려워 하더라구요. 그때 깨달았죠. 왜 개념이 중요한지.. 뺼셈에서 다 설명을 해주고 답까지 다 나왔는데도 그럼 이건 얼마지?하면 15?17?이러면서 대충 때려 맞칠려고 하더라고요.나름 책도 많이 읽고 잘한다고 생각했는데.이러니...갑자기 제가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세자리수덧셈뺼셈도 보면 그냥 푸는 방식만 외워서 푸는거 같아요. 곱셈,길이,분수..이런거는 좋아하는데 유독 연산을 싫어하네요. 연산 학습지를 안해서..어려워하는거 같기도 하고 ..아직 고민이에요.
저도 큰 애가 초2이고 여아에요. 제가 수학을 너무 만만하게 보고 1학년때 아무것도 해주질 않아서 요즘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요. 구구단을 외우는 과정에서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체물과 반구체물로 이해를 하고 나중에 외우게 했더니, 구구단 관련 문제는 아무리 비꼬아도 아이가 이해를 하더군요. 구구단 원리를 이해를 하니 사칙연산을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계산 순서를 알고요. 그래서 지금은 더디 가더라도 개념을 하나 하나 이해하면서 가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수가르기/모으기를 조금 연습해주시면 속도가 많이 빨라질 수 있어요. 그리고 초등 2학년 수학에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푸는 것도 교과서에선 두 가지 방법만 다루는데,
수학지도사과정에선 네 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풀더군요. 제가 빨리 집나간 정신을 찾아와야 하는데, 요즘 왜 이렇게 무기력하고 우울한지 모르겠에요.
이것을 알면서도 참 실생활에서 안되네요. 전 바둑알로 가베로 놀고 있답니다. 살짝 가미를 하면 울 아들은 달아나 버리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