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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운동은,
상상공장에서 제안하는 "작은 문화운동"입니다
문화운동은 주로 문화단체나 작가분들로 시작된 것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운동에 대한 상세한 것들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에서도 다양한 문화운동이 전개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듣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희가 제안하고자 하는 '상상운동'은
그리 커다란 운동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작게 모두가 할 수 있는 작은 운동입니다
물론 저희가 제안하는 문화운동을 집단으로 하자는 것도 아니고, 전국적인 대규모의 문화운동으로 전개하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희가 바라는 문화운동은 그저 실생활에서 작게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앞으로 하나 하나씩 소개해 드리겠지만 어느 때는 마음으로만, 어느 때는 웃음으로 지나칠 수도 있는 그러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작은 운동의 몸짓이 문화의 다양성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 몸짓은 지속적으로 날개짓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문화운동은 날개짓과 같습니다
아주 작은 곤충이 젖는 날개짓은 쉽게 지나쳐 갈 수 있지만 그 작은 날개짓은 문화라는 대지에 풍부한 영양소를 제공하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상상운동은, 문화의 다양성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우리의 삶에 미약하게 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날개짓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이 작은 날개짓에 귀 기울여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참여의 몸짓은 더욱 더 좋구요...^^
001. 포스터를 활용한 부가가치 높이기
홍대앞을 걷다 보면 눈에 띄는 것중 하나가 바로 길거리에 붙어 있는 포스터들이 무척 많다는 것입니다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으나 이들 포스터를 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여러곳에서 기획되어지고 실행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목격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잠시라도 거리에 붙어있는 포스터들에 눈길을 줘보면 아주 놀라운 사실들이 발견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로 "포스터 생명 30분~2시간"이라는 점이죠
저도 수많은 기획을 하면서 매번 포스터를 만들어 나가는 데, 그 포스터 제작에 쏟는 정성은 정말 눈물 겹도록 뜨겁다는 것이죠. 행사에 대한 컨셉을 잡고 그에 따라 이미지를 잡고 디자인해 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진행인데 바로 이 시점에 디자이너와의 힘겨루기가 시작됩니다. 밤새 디자인해 온 시안을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다시했으면 좋겠다 등 정말 많은 정성과 고민이 집합되어져 만들어진 것이 바로 포스터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포스터가 길거리에 나선다면 얼마의 생명력을 지니게 될까요?
바로 위에서 말씀드린 30분에서 2시간 정도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뜯겨지고, 밟히고, 구겨져 버리는 인생이 바로 포스터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나온 고민의 결과가 바로 "일회용 포스터"가 아닌 소중히 간직되어질 수 있는 포스터는 과연 무엇인가? 라는 고민의 흔적이 바로 상상공장에서 제안하는 상상운동중 하나입니다.
"생명력이 긴 포스터" 가 바로 그것이죠
첫번째 시도가 "포스터의 메인 이미지를 가치가 있는 정보를 넣어주자" 입니다
정보가 되는 포스터는 생명력이 길어질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그 시대의 문화적 행태를 보여줄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자료가 될 것입니다
다음이 바로 이에 대한 사례인데, 2002년 기획했던 '사운스 퍼레이드(Sounce Parade)' 포스터입니다
이 포스터의 메인 이미지는 홍대앞 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이는 포스터의 메인 비주얼이 행사를 위한 이미지가 아니라 지역을 위한 이미지를 넣었다는 것이죠.
홍대앞에 와서 살면서 듣는 소리가 바로 "홍대앞에 가볼 만한 곳이 어디에 있느냐" 입니다. 정말 무수히 듣는 이야기이지요...^^
그래서 사운스 퍼레이드 포스터를 홍대앞 지도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포스터는 2006년 당시의 문화지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고 표기된 영문은 외국인도 정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져 있는 것이 핵심이지요
제2회 사운스 퍼레이드 포스터를 들고 있는 상상공장의 오세련양
가끔 상상공장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정말 오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포스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디자인의 소스를 오픈하여 향후에 마포구 문화관광지도에도 쓰이고 각종 홍대앞 축제의 지도로 쓰이게 되는 사례로ㅇ이어지게 되었답니다..^^
두번째는 "포스터에 작가의 작품을 실어 포스터의 가치를 높여주자" 입니다
컴퓨터로 작업을 한 포스터도 있지만 일러스트를 위주로 하는 손 맛나는 작업을 하는 작가분들의 작품을 여러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것에서 착안을 했습니다
판화작품을 보면 카피본이 여러장이지만 가치는 떨어지지 않고 많은 사람이 공유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백화점이나 그림전문점 등에 가봐도 좋은 작품은 원본과 같이 소중한 가치를 지니게 되는 데 바로 이점들이 좋은 작가의 작품을 여러 사람들이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포스터를 제작하게 된 방안중 하나입니다
2006년 마포구에서 열린 '한여름밤의 마포가족음악회"의 포스터가 이와 관련된 사례입니다
포스터의 메인 이미지는 이대에 재학중인 '임아랑'님의 작품인데, 아마도 미래의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명이 될 자질을 지닌 작가입니다. 뭐 지금도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주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고 많은 작품을 이곳 저곳에서 만나실 것있습니다
임아랑님의 또다른 작품들
세번째는 "의미를 남겨 주는 것" 입니다
많은 시간이 흘러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가치관이 달라졌을 즈음 우리는 예전에 벌어진 행위에 대해서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그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 가치관은, 그리고 그러한 문화를 만든 주역들은 어떠한 사람들이었을까 등 수많은 답변들을 찾아 나가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볼 때 사진이라는 매체는 분명 가치를 지니게 되고 또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지요.
바로 이것입니다. 사진으로 남기는 것
사진은 사진관에서 프린트 되어져 나온 사진도 있지만 포스터라는 매체에 사진을 넣어 기념으로 남기자라는 발상입니다
바로 이와 같은 점에서 기획된 사례가 바로 2006년 세계평화축전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기획된 Peace One 'The World Peace Dance Festival' 포스터입니다.
포스터를 자세히 보면 사람들이 주욱 늘어서 있는 사진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2006년 파티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역들이죠
DJ, 예술가, 기획자, 기자, 학생,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바로 이 시대의 레이브파티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인 것이죠
물론 숨은 기획의도는 "이번 기회에 단체사진 하나 찍자"에서 출발했지많요...ㅋㅋ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정말 한자리에 모두 모이게 되는 상황이 매우 힘들답니다. 또한 해가 떠있는 낮에 모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만큼 소중하고 가치있는 사진입니다. 시간이 흘러 2006년으 그 시절을 되돌아볼 때 아마도 이 포스터를 보면 기억이 살아날 것입니다
"이들은 과연 지금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기획하고 살고 있을까"라고....
002. 포스터 매거진
생명력이 긴 포스터를 만들자 이후에 한가지 또다른 시도를 하게 된 것이 바로 '포스터 매거진'입니다
아이디어는 조선일보 광고대상에서 본 수상작품인데 광고의 카피가 "뒤집으면 새것"입니다
너무도 와닿는 카피였고 이러한 내용을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은 사회에 무수히 많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실행에 옮긴 사례가 "사운스 퍼레이드 포스터 매거진" 입니다
매달 포스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자라는 생각에서 홍대앞 지역에 도움이 될만한 일들을 찾아 봤는데 그중의 하나가 지역의 정보를 실어 주는 것입니다. 반드시 잡지나 신문과 같은 곳에만 지역정보를 실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죠.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에게 새로운 생명력 즉 정보를 넣어주면 더욱 더 가치가 있을 것이다" 라는 기획의도입니다
이 포스터 매거진에 있는 내용은 한쪽면은 행사와 관련된 소개글로 되어있고, 다른 한면은 홍대앞에 있는 독특한 샵과 홍대앞 이미지, 그리고 지금은 볼 수 없는 흔적들...정보들,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작가소개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은 생각이 지역을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여러분도 향후에는 포스터 제작시 또다른 시도를 하고 싶지 않나요?
* 아직도 상상공장에 오시면 나누어 드릴 수 있는 포스터가 충분히 남아 있습니다. 필요한 분이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하고 오세요...^^
003. 바보 프로젝트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해서 사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수많은 자원활동과 봉사활동, 그리고 자선단체의 활동들은 내 주변에 있는 우리를 위해 살아가는 방법이라 이야기 할 수 있다. 매년 열리는 Hi Seoul 페스티벌에서 새로운 얼굴의 자원활동가들을 만나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하는 인자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착하고 마음 예쁘고 남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그들은 또 하나의 페스티벌에서 만나는 커다란 즐거움이며 기대되는 만남이라 할 수 있다.
미술에서는 ‘스쿼트(squat)운동’이라는 것이 있다. 공간점거운동, 빈집점거운동, 주택점거운동이라고도 일컬어지고 있으며 이는 예술인들에 의한 예술인들의 보다 적극적인 우리를 위해서 사는 방법이 아닌가 하는데 ‘스쿼트운동’에 대한 다음의 글들을 살펴보자.
『 파리시 리볼리가 59번지의 점거 아틀리에 <로베르네 집>
<로베르네 집>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점거 아틀리에이다. <로베르네 집>의 시작은 1999년 11월 1일 밤, ‘KGB’라 불리는 세 명의 예술가 칼렉스(Kalex), 가스파르(Gaspard), 브뤼노(Bruno)가 프랑스 파리의 중심가인 리볼리가 59번지 건물을 점거(squat)하면서 시작되었다. 점거 당시 그 건물은 금융회사인 크래딧 리오네와 프랑스 정부 공동소유였으며, 폐쇄된 후 몇 년 동안 빈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도시의 흉물이자 퇴락해가는 공간이었다. 당시 이들은 자신들의 점거행위의 목적을 “퇴락하는 장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는다”, “예술가들이 창조하고, 거주하며 전시할 공간을 조성한다”, “대안문화에 대한 정책을 실험한다”라고 제시하였다.
세 명의 예술가들의 점거가 이루어진 후 곧이어 10여 명의 예술가들이 지원을 시작하였고, 이들은 리볼리가 59번지의 건물에 방치되었던 각종 쓰레기를 치우고 새로운 문화공간을 조성?운영하기 시작하였다. 리볼리가 59번지를 점거한 스쿼터이자 예술가들은 이 공간을 “Chez Robert, electron libre”라고 명명하였으며, 점거공간에서 각종 전시회, 퍼포먼스 등의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시민들에게 무료로 공개하였다. 리볼리가 59번지의 폐쇄되고 방치되었던 빈 건물이 문화예술을 창작하고 전시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예술가들의 점거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채 경찰에 신고하였으며, 2000년 2월 4일 즉각적으로 철수할 것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하지만 <로베르네 집>을 지원하였던 변호인단들은 법률적 대응을 통해 우선적으로 6개월의 유예 기간을 얻어내었고, 이 6개월을 발판으로 <로베르네 집>은 활발한 점거 아틀리에 운동을 전개할 수 있었다. 특히 당시 프랑스 언론은 <로베르네 집> 사건을 ‘Squart’, 즉 ‘점거예술’(squat+art)이라고 표현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하였고, 언론의 지지는 시민사회는 물론 정치계, 정부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프랑스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좌파 정치인인 베르트랑 들라노에가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파리시 역시 <로베르네 집>에 대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이고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2002년 5월 <로베르네 집>의 예술가들은 파리시의 협조 아래 ‘1901년 결사법 1902조’에 의한 법인 등록을 진행하여 <59 리볼리>라는 협회를 만들었다.
현재 <로베르네 집>은 해당 건물에 대한 파리시의 매입이 이루어져 공공시설로 인정받고 있으며, 건물 보수공사와 관련하여 파리시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
출처 : 이원재(문화연대 정책실장) 「무일푼 파리 점거한 '로베르네 집'」
‘스쿼트운동’이 시사하는 바는 여러 가지 의미를 던져주고 있는데, 가장 큰 하나는 사회가 변하고 그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회에서 발생되는 문제점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방안의 모색이 시도되고, 이러한 흐름속에서 예술인들의 예술적 행위가 새롭게 진보됨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화가의 작업은 항상 작업실에서 이루어지고 작업에 따른 예술적 행위가 자신과 자신속에서 이루어졌었는데 현재에는 작가의 예술적 행위마저 오픈되고 소통되어지는 모습들이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비어있는 공간을 예술가들이 뛰어 들어가 그 공간을 예술적 공간으로 바꾸고 자신들의 삶의 공간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바로 ‘스쿼트운동’이다. 이러한 운동은 사회적으로 많은 가치를 생성시켜 주는 데, 공간의 재활용으로 문화예술의 대중화를 통해 그 지역의 예술적 가치를 높여 주는 시너지를 효과를 생성하는 캔버스 밖의 예술품이라 할 수 있다.
비어있는 공간과 비어질 수 밖에 없는 공간,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소외되는 공간은 계속해서 생기게 마련이다. 즉, 최근의 사례를 보면 서울시는 시민의 보행권 확보를 위해 도심속 거리를 횡단보도 개설을 통해 지하로 가지 않고 당당히 대로를 건너갈 수 있도록 해주었는데 광화문 사거리가 바로 그곳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몇 년전만 해도 광화문 사거리 이순신장군 동상앞을 걸어서 건넌다는 것은 도심에서 시위가 벌어질 때 빼고는 거의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서울이라는 큰 도시를 막힘없이 하늘을 위로 하면서 걸어서 통행을 함으로써 시민이 주인이 되는 배려의 정책이 바로 시민 보행권 확립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정책의 결과로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지는 소외공간이 있는데 바로 ‘지하보도’이다. 광화문 지하보도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이 있어서 그나마 사람들의 통행량도 많은 편이고 광화랑과 교보문고로 인하여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 곳인데 모든 공간이 광화문 사거리와 같이 횡단보도를 설치하여도 변함없는 공간의 활용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화의 다양성이 가득한 홍대앞에 있는 청기와 주유소 사거리 지하보도는 광화문 사거리와는 정반대되는 결과를 가져 왔는데 이곳은 지하철역과도 동 떨어져 있으며 예전에는 양화대로를 횡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반듯이 이곳을 통해 건너가게 되어있었으나 현재는 지상의 횡단보도 신설으로 인해 점차 버려지고 있는 공간이다.
새롭게 실행되는 정책으로 인해 공간의 흥망성쇄는 반드시 뒤따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필자는 정책적 소외공간이라고 규정한다. 정책적 소외공간은 “정책적으로 결정되는 사항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소외될 수 밖에 없는 공간”이라 말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도 주변에 많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점에서 착안하여 만든 문화운동이 바로 “바보 프로젝트”이다.
맨 앞에서 거론한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해서 사는 방법과 스쿼트운동을 다시 한번 상기하면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비어진 공간을 예술적 공간으로 바꾼 사례가 위에서 제시한 사례라 할 수 있는데 ‘바보 프로젝트’는 “문화기획가와 DJ, 자원활동가가 참여하여 만든 문화운동”이다.
청기와주요소 사거리 지하보도는 낡고 어둠침침하고 스산하다. 이곳을 건널 때마다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고 어쩌면 명예퇴직한 우리집의 어르신과 같은 느낌을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즉, 청기와주유소 사거리 지하보도는 ‘명예퇴직한 공간’이라 말할 수 있다.
과연 청기와주유소 사거리 지하공간은 버려져야만 하는가?에 물음을 던지고 현장을 활용한 문화공간화 방안은 없을까에 고민을 하는 차에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일정한 거리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노출된 콘센트이다. 전원이 있다면 가능한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라는 아주 단순한 질문에서 떠오른 것이 “DJ를 통한 파티”이다.
워낙 춤추는 것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홍대앞에 있는 댄스클럽의 또다른 실험적 모색으로 이곳을 매주 금요일 밤마다 클럽으로 운영해 보자는 것이다. 홍대앞 클럽에서 DJ는 자신이 음악을 표현하는 곡보다는 대중들이 좋아하는 곡 위주로 틀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곳은 정말 DJ 마음대로 음악을 틀어도 누구한테도 눈치보지 않아도 되는 DJ의 천국인 곳이다. 또한 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보다 좋은 곡들을 선사해 줄 수 있는 기회도 생기게 되며 이곳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소통도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되는데 이 모든 행위가 진정 신나고 즐거운 문화운동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연유로 만들어진 ‘청기와 주유소 사거리 지하보도 바보 프로젝트’는 2005년 6월부터 시작하여 추위로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된 11월까지 거의 6개월간 매주 금요일 밤에 진행되었는데, 매주 매주 아주 작은 거리의 사람들과 재미있는 소통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가령 술취한 행인과의 춤, 춤추고 간다며 연인과 실강이를 벌인 기억, 그래피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참여, 그리고 그려진 벽화의 지워짐의 반복, 외국인들과의 소통들이 끊임없이 벌어진 “소통의 음악운동”이었다.
한 가지 안타까웠던 것은 역시 홍대앞을 찾는 클러버들은 음악보다도 부쩍이고 물좋은 클럽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으며 아무리 금요일 밤마다 음악을 틀고 뛰어 놀아도 지하보도는 지하보도이었다는 것이다. 조금은 해당 지역의 자치구인 마포구청이 관심을 갖고 청기와주유소 사거리 지하보도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여 해당공간을 지금과 같이 방치하지 않았으면 했었는데 이는 적극적인 제안을 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인지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단 한번 사람들이 즐겁게 이 공간을 활용했었는데, 바로 2005년에 열린 “홍대앞 아트릴레이” 행사이다. 당시에 ‘클럽벙커’라는 타이틀로 행사에 참여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지하보도에서 막걸리와 음악을 안주삼아 즐겁게 춤추던 기억을 지하보도는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왜 ‘바보 프로젝트’라 말하고 있는가?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삶은 무엇인가에 대해 서두에서 거론했다. 우리가 펼친 청기와 주유소 사거리 지하보도 점거는 누구도 시키지 않은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졌는데, 그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바로 “바보같은 녀석들”이었다.
어쩌면 똘아이들 아냐? 라는 말이기도 하고 비냥거리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저 묵묵히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지하보도와 함께 매주 매주 이야기를 나누어 갔던 것이다.
바보같은 삶, 바로 지금 필요한 삶이 아닌가 한다.
바보는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멍청하고 미련스럽기만 한 것인가? 바로 상상공장은 바보스러운 일을 하는 ‘바보공장’이라 할 수 있으며, 바보라 불리워도 우리를 위한 행위라면 상상공장의 문화운동은 언제까지고 바보로 남을 예정이며, 그래서 바보 프로젝트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첫댓글 시동 걸고 계시네요~~~
바보 프로젝트 !
포스터에 대한 생각은 정말 기발하네요^^ 포스터의 수명이 2시간이라니.... 이 시작에서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올것 같아요. 바보 프로젝트는 놓쳐서 너무 너무 아까운........ 참여희망!!! 이라고 적으면 언젠가??? Squart를 희망하며ㅋㅋㅋ
아... 바보프로젝트라는것이 있었구나... 지하보도를 이용한 발상은 정말 대단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