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天武, 신라계에 쿠데타 동참 사주
오늘의 이야기는 경상도 사나이들에 대한 우스갯소리로 시작한다.
“아는?”
“밥 도가”
“자자”
요즘에도 경상도 사나이들의 무뚝뚝한 기질을 나타내는 대표적 농담이다.
그런데 여기 “도가!”가 <만엽집>의 시가에도 자주 보인단다.
그 중 권14 동국가(東國歌)에 자주 나타난다는데 동국가는 일본 동국(東國) 각지에서 널리 읊어진 고대 민요 224수를 모은 것이라고 한다.
일본의 고대 ~ 근대의 도읍은 대대로 아스카, 나라, 교토와 같은 중부 지방이었고, 여기서 말하는 동국은 도쿄를 중심으로 한 관동과 동북 지방을 총칭하는 것으로, 일본 사람들 사이엔 후진 지역으로 여기는 편견이 없지 않았단다.
그러나 이 지역은 첨단 기술, 바로 제철 기술이 있어 막강한 무력과 농사 기술이 있었다고 한다.
쇠로 만든 무기와 농기구가 있으니 돌과 나무로 만든 그것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672년 고려계 장군 천무(天武)는 당시 백제계의 왕실에 반기를 들어 쿠데타를 일으켰다.
고구려 멸망 4년 후의 일이다.
천무는 이때 동북 지방을 설득했다.
이곳에는 일찍이 고구려계와 신라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천무가 왕이 되었을 때의 왕후는 가야계의 지통이었다.
지통은 당시 대가야가 신라에 병합되었을 때 왜 열도에 눌러앉아 권세를 누린 김정흥의 후손이었다.
이렇게 강력한 무력의 뒷받침을 얻은 천무의 쿠데타는 성공하였다.
이때 천무의 심복이 동국 지방을 두루 돌며 포섭 여부에 관한 보고를 노래에 담아낸 것이 동국가라고 한다.
따라서 동국가는 이중의 뜻을 교묘히 담아 읊조리고 있다.
당시 유행했던 민요를 활용하여 겉보기에는 성(性)을 노래했지만, 내막으로는 “포섭했다”, “못했다”, “뇌물이 필요할 것 같다” 등의 중간 보고를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동국을 아두마(あづま)라고 했는데 일본 사람들은 그 이유를 모르지만 우리 옛말로 추적하면 그 이유가 간단하게 캐어진다.
여기 ‘두마’는 ‘두메’의 옛말로 ‘맨 끝에 있는 두메산골’, 즉 ‘변방’의 뜻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곳엔 질 좋은 철광석과 적송, 물이 풍부해 우리의 동남해안 일대의 기술자들이 해안 루트를 따라 아주 옛날부터 진출한 곳이었다고 <삼국유사>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가야계 집단은 4세기에 남하하여 나라를 세우기도 했다.
그리하여 군마현에는 고구려계가, 토치기현에는 신라계가 들어가 살았다.
천무의 심복들은 이들 세력을 포섭하며 판단한 보고를 성애의 노래 형식을 빌려 보고서를 올린 것이다.
즉 엄청난 쿠데타의 사전 공작 리포트를 천무에게 보낸 것이고 이 보고서가 발각되더라도 넘어갈 수 있는 기발한 지략이라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일본어도, 우리 고대어에 대한 지식도 없기에 작가가 구체적으로 해석한 방법은 옮길 방법이 없다.
이 글은 1993년 5월 30일부터 조선일보 일요판에 연재된 기획물 ‘노래하는 역사’를 간추린 내용이다. 더불어 스크랩한 신문의 뒷면에 실린 30년 전의 사회 실상을 추억하는 내용을 덧대었다.
작가 李寧熙(1931-2021) 선생은 이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화작가, 한국일보 기자, 논설위원을 역임하였다.
* 만엽집(萬葉集·まんようしゅう /만요슈)
8세기 나라 시대에 편찬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 모음집( 20권 4,516수).
5세기부터 8세기까지의 시가이지만 대부분 7세기 초반에서 8세기 중반에 지어짐.
당시 일본에는 문자가 없어 우리의 향찰(이두 문자)와 비슷하게 일본어 발음을 한자로 표기.
그러나 문자에 대한 해석이 완전하지 않아, 여러 가지로 번역되고, 현재도 정확한 의미가 불분명한 것들이 있다. 만요슈의 많은 노래는 중국, 한반도(특히 백제)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30년 전쯤에
- 김한길의 「여자의 남자」 광고
작가 김한길의 책 광고가 작가의 서문과 함께 실렸다.
「여자의 남자」인 김한길(1953년생)은 탈렌트 최명길과 1995년에 결혼하였다고 하고 지금은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정치인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조영남의 화개장터를 작사했다고 한다.
- 주식 시세표
1993년 8월 22일자 일요판에 실린 종합주가 지수는 734.39이다. 거의 모든 종가가 전일보다 올랐고 상한가도 많다. 삼성전자는 40,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