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자신의 통제능력을 벗어나는 속도의 주행은 사고로 이어집니다.
정지거리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즉 30km/h로 달릴 때의 정지거리가 10m라면, 60km/h로 달릴 때의 정지거리는 40m로서 4배나 많은 거리를 필요로 합니다. 90km/h인 경우 정지거리는 90m로 9배가 됩니다. (속도는 2배, 3배로 늘어나지만 정지거리는 2배의 제곱인 4배, 3배의 제곱인 9배로 늘어납니다)
정지된 물체와 충돌시의 충격력도 마찬가지로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여 늘어납니다.
천천히 달리면 사고가 나더라도 덜 다친다는 평범한 진리입니다.
통계에 의하면 바이크의 정지거리는 지난 15년 동안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동안 브레이크 시스템의 기술적 발전에 비하면 참으로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에는 꼭 브레이크 뿐만이 아니라 보다 그립력이 향상된 공도용 또는 레이스용 타이어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통계결과가 선뜻 이해되지 않습니다.
바이크 자체의 성능이나 장비는 더 좋아진 반면 달라지지 않은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풀브레이킹 또는 하드브레이킹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다른 통계를 보면 바이크 사고시 약 1/3정도가 브레이크를 아예 잡지도 않거나 전혀 효과가 없는 브레이킹을 하였다고 되어있습니다.
바이크를 타고 빨리 달리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그저 쓰로틀을 과감하게 열어주면 열어준 만큼 바이크는 치고 나갑니다.
하지만 바이크를 빨리 가장 짧은 거리내에 세우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연습이 필요한 고난이도 기술입니다.
미국의 보험회사의 경우, 안전주행교육과정을 통과하면 보험료의 감면혜택이 주어집니다. 단 통과일로부터 2년간만 유효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최소한 2년에 한번씩은 숙련자 안전운행 코스에 등록합니다.
미국의 예를 들면, 대학에서 주관하는 초심자과정과 숙련자과정이 거의 매주 있는데, 신청접수를 시작해서 3일정도면 모든 과정이 끝납니다. (초심자 과정은 주로 바이크면허를 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신청하고, 숙련자 과정은 이미 바이크가 있는 사람들이 신청합니다)
교육과정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 시선의 처리와 브레이크 조작요령입니다.
브레이크 조작은 먼저 30~50km/h정도로 달리다 한 지점을 지나는 순간 풀브레이킹을 해서 거리를 측정합니다. 만일 속도에 해당하는 정지거리를 벗어나면 브레이크 조작이 능숙하지 않은 것으로 판정합니다. 물론 바이크의 무게도 고려대상입니다.
다음은 코너를 돌때의 브레이킹입니다. 코너를 돌 때는 가급적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말아야 된다고 했지만 돌발사태가 생기면 코너중에라도 브레이크 조작을 해야합니다.
여기는 서서히 멈추는 것과 풀브레이킹으로 멈추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서서히 서는 것은 감았던 쓰로틀을 풀어주고(닫아주고) 브레이크를 가볍게 조작하여 속도가 줄어듦에 따라 바이크를 세워주는 것입니다. 풀브레이킹의 경우는 바이크를 바로 세우고 풀브레이킹으로 바이크를 정지시키는 것입니다.
장애물을 회피할 때의 브레이크 조작방법은 먼저 브레이크를 이용하여 바이크의 속도를 최대한 떨어뜨린 다음 장애물을 회피하는 것과 일단 장애물을 먼저 회피하고 브레이크를 조작하여 정지하는 방법이 있는데, 꼭 장애물 회피가 아니라 급차선 변경시에도 적용되는 기술입니다.
피하고자 하는 방향의 핸들을 밀어 바이크를 기울여서 장애물을 회피하여야 합니다. (핸들조작편에서 설명했던 내용 참고)
많은 분들이 앞브레이크 조작을 꺼려하는데, 이유는 앞브레이크가 잠기면 바로 전도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동차나 바이크나 앞브레이크가 전체 제동력의 70%이상을 차지하고 뒷브레이크가 나머지를 담당합니다.
실제 실험결과를 보면 뒷브레이크만을 사용한 것과 앞뒤 모두 사용한 결과를 보면 거의 두배정도 차이가 납니다. 이유는 바이크나 차가 감속을 하게 되면 무게중심이 앞 타이어로 쏠리게 되어 뒷타이어의 접지력이 줄어 브레이킹의 효과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반면 앞브레이크만 사용하여 정지한 경우는 앞뒤 모두 사용한 것보다 약간 정지거리가 더 길었습니다.
레플리카를 타시는 분들 중에는 뒷브레이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분들도 있는데, 그래도 앞뒤 모두 사용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정지 거리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풀브레이킹시 뒷브레이크는 처음에는 아주 약하게 밟다가 속도가 줄어듦에 따라 점점 뒷브레이크를 더 깊이 밟아주어야 뒷브레이크의 잠김을 방지합니다. 만일 뒷브레이크가 잠기면 브레이크페달을 놓는 것보다 그냥 계속 밟고 있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비포장도로에서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포장도로에서 뒷브레이크가 잠겨 뒷바퀴가 앞으로 미끄러져 나오는 경우에 놀라서 브레이크를 갑자기 풀어버리면 하이사이드로 운전자가 튕겨 날라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일단 뒷타이어가 잠겨서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시선은 정면을 똑바로 주시하시고 (절대 땅을 쳐다보면 안됩니다) 최대한 뒷타이어가 진행방향과 일치하도록 하시면서 정지할 때까지 브레이크를 계속 밟고 있어야 합니다.
풀브레이킹 시, 앞브레이크를 잡는 요령은 처음에는 서서히 그리고 점점 더 세게 잡아줍니다.
빨래를 손으로 짤 때를 상상해 봅시다. 마지막 한방울의 물을 짜내기 위하여 빨래를 꽉 비틀어 주는 것처럼 브레이크레버를 잡아주셔야 합니다. 단 처음에 너무 급격하게 잡으면 앞브레이크가 잠길 수 있습니다. 만일 앞브레이크가 잠기면 살짝 브레이크레버를 놓았다가 바로 다시 쥐어짜듯 잡아줘야 합니다.
공터나 주차장에서 풀브레이킹연습을 일년에 한번은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 혼자 하지 말고 (만일 슬립이 되었을 경우, 도와줄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친구와 같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속도를 낮춰 천천히 주행하다가 친구가 서있는 지점을 지나는 순간 풀브레이킹을 합니다.
같은 속도로 여러번 주행을 해서 정지거리를 최대한 줄여보고, 속도를 차츰 높이면서 정지거리를 줄이는 요령을 반복 연습하십시오. 이렇게 여러번 연습하다보면 브레이크조작과 타이어그립 감각이 몸에 익숙하게 됩니다.
반면 비포장도로나 빗길, 또는 미끄러운 노면을 주행할 때는 앞브레이크는 정말 살짝, 아주 살짝 잡고 뒷브레이크에 의존해야 합니다. 노면이 미끄러운 경우, 뒷바퀴가 잠겨서 앞으로 지나치게 미끄러져 나온다면 최대한 바이크를 진행 방향과 일치시킨뒤 살짝 뒷브레이크를 놓아주면 하이사이드가 생길 확률이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