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나무집은 관리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그 말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거나 객관성이 결려된 얘기일 뿐이다.
수십채의 통나무집에서 장기간 살아온 나의 입장에서보면 통나무집 만큼 관리하기 쉬운 집도 없다.
일단 기초가 지면 보다 높고 처마가 어느 정도 길다는 기본적인 안전 장치를 갖춘 통나무집은 그것만으로 큰틀의 관리는 모두 끝낸 셈이다. 콘크리트나 벽돌집은 짧은 처마 덕에 습기가 쉽게 벽체에 침투하고 이 습기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구조체에 결정적인 균열을 발생 시킨다. 그러나 통나무집은 기본적인 안전장치만 유지 된다면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있다.
혹시 비바람에 의해 벽체가 빗물에 젖는다 해도 이미 건조된 나무는 속까지 절대 적실 수가 없기 때문에 구조체는 수백년을 유지할 수가 있다. 고려 말에 건축된 부석사 무량수전에 무슨 특별한 관리를 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기초가 높다 하더라도 DECK이 설치 되어 있으면 처마 끝에서 떨어지면 물이 DECK에 튀어 벽체를 훼손 시킬 수 있다. 이러면 문제가 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아주 간단히 해결이 가능하다. 빗믈 받이를 처마 끝에 설치하는 것이다. 빗물 받이 자재는 왠만한 철물점에서는 대게 구할 수 있고 설치도 용이하기 때문에 집주인이 직접 설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빗물받이 설치 후 빗물받이가 제 역활을 힐 수 있도록 모임통 부분에 낙엽을 제거해 준다던지 하는 관리는 주인이 해 주어야 한다. 그런 관리 조차 어렵다고 생각하면 도대체 어떤 집에서 살아야 하겠는가?
통나무집에 살면서 현실적으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외벽의 색바램일 것이다. 이 색바램이 무슨 현상인지 우선 알아 보자. 이 색바램은 자외선에 의한 탈색 현상이다. 지구상에는 자외선을 받고도 끄떡없는 물질은 없다. 뭐든 자외선을 받으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탈색이 되는 것이다. 사람의 피부도 자외선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탈색하고 피부암이 생기고 한다. 그러나 나무는 표피가 탈색될 뿐 나무 본래의 성질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 자 그러면 이 탈색은 나무가 썩거나 손상되는 것과는 아무 상관 없는 색깔의 변화일 뿐이라는 사실을 일단은 인지하자.
나무 색깔의 변화를 자연 현상으로 받아 들이는게 제일 바람직하다. 외벽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중후한 멋을 풍기고 자외선이 들지 않는 내벽은 깨끗함을 유지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외벽의 중후함을 우중충함으로 느끼는 사람을 위한 방도가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나무에 바르는 기름인 '오일 스테인'에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오일 스테인을 바르면 바래는 속도를 늦춰 준다. 그러나 이 차단 성능은 완벽하지 못해 2내지 3년이면 색은 바래고 만다. 일단 색이 바랜 나무는 그라인더로 갈아 주는게 가장 좋다. 간혹 표백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많은 물로 세척을 해야 하고 그러면서 벽체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통나무의사용량이 비교적 적은 POST & BEAM 같은 경우는 그라인더를 사용하더라도 짧은 시간에 완전히 새집으로 재탄생 시킬 수 있다. 그라인더를 사용하여 탈색된 부분을 갈아 내고 난 후 오일 스테인을 도포해 주면 깨끗한 상태에서 2-3년을 보낼 수가 있는 것이다.
학교 내 강의실 건물의 나무색이 바래서 그라인더로 갈아 주었다. 강의실 건물은 notch가 가미된 post &beam 방식의 건물로 1, 2층 18평 규모이다. 그라인더로 샌딩하는데 걸린 시간은 3인 4시간, 그러니까 1인의 경우 12시간이 걸린 셈이다. 이 건물이 만약 순수 post & beam이었다면 8시간 정도가 소요될 거로 추정된다. 샌딩후 오일 스테인 뿌리는 시간은 30분 정도. 이 정도라면 사람을 사지 않고 집주인이 스스로 주말을 이용해서 해 볼만 하지 않겠는가?
만약 집주인이 스스로 할 경우 반드시 주의해야 할 사항은 안전이다. 그라인더도 잘못 사용하면 아주 위험한 도구가 되어 버린다. 반드시 보안경을 착용하고 가죽장갑을 껴야 하며 마스크도 해야 한다.

샌딩을 마치고 새 단장을 한 강의실

샌딩 전의 강의실. 중후한 맛이 있지 않나요? 10월 10일 촬영

샌딩

오일 스테인 도포
첫댓글 정말 괜찮군요!.. 강의실을 이렇게 정비하셨고, 대피소도 정비를 하신걸로 말씀을 들었습니다만...
금년 교육이 마무리되고 이젠 학교 정비에 여념없으신 교장선생님 그리고 강사님들 수고많으시군요
계획된 일과는 역시 변함없이 진행되는군요, 정비하시는 과정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녁 식사와 커피타임을 끝내고 야간수업(?)에 몰입하는 내부 교육환경은 더욱 더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하지요!!!
강의실이 샌팅하고 오일스텐해주니 새집 분위기가 나네요.. 정비전 올드한 분위기가 더 좋았다는 느낌도 살짜 들구요^^
오일도포 전,후가 확실히 다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