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두, 돌아보면, 지환, 수창과 택구, 성길을 양 옆으로 두고 제 딴에는 매서운 표정 을 짓고 섰다. 지환의 손엔 권투 글러브 들려 있다.
상두 (어이없는 듯 피식 웃는) 왜?
지환 주먹짱, 접수하시겠다며? 큰소리 치는 놈들 치구 제대루 된 놈을 못 봐서 말이 야.
상두 (피식 웃는) 놈?
지환 (권투 글러브를 상두에게 휙 던져준다)
상두 (탁 받고)
지환 지난번엔 연장자 공경 차원에서 내가 봐줬구, 이제 뭐 친구가 됐으니 제대루 맞짱 한번 떠야지 않것냐?
상두 (피식 웃고)....아가야, 엉아는 학업에 정진을 좀 해야 되는 사람이라서 니들이랑 놀 아줄 시간이 없거든....니들끼리 놀아, 응? (글러브를 수창쪽으로 휙 던져주고 돌아 서려는데)
지환 야!
상두 (걸음 잠깐 멈췄다가 다시 걸어가는데)
지환 쫄았냐?
수창 쫄았나봐.
택구 쫄았어, 쫄았어.
상두 (그 소리 그대로 들으며 천천히 발걸음 옮기는데 지환들의 말소리 뒤통수로 들린 다)
지환 차...별것도 아닌 놈이....
수창 괜히 겁먹었나봐, 그치?
택구 괜히 겁먹었나봐, 그치? 별 것도 아닌 놈이...
상두 (가던 걸음을 딱 멈춘다)
지환들, 돌아서려다 약간 긴장해서 본다.
상두, 휙 돌아서더니 지환들쪽으로 온다. 수창과 택구, 성길 흠칫하며 자기도 모르 게 몇걸음 뒤로 물러나고.
상두 맞짱 떠서 내가 이기면 내가 하라는대루 할래?
지환 뭐?
상두 나한테 깍듯이 형이라 부르구, 나하구 관계 회복 및 인간이 한번 돼 볼래?
지환 (푸후 비웃고 어이없다는 듯 보다가) 내가 이기면?
상두 니가 이기면 니가 하라는대루 다 해주지.
지환 (잠깐 생각하다가) 이 학교에서 나가 줄래? 내가 이기면!!
상두 (피식 웃고 호쾌하게) 그러지 뭐.
2. #교무실
은환, 컴퓨터에 상두의 학생 기록부를 만들다가 “말도 안돼, 말도 안돼, 이건!” 하며 괴로운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쥔다.
순애 (옆자리에 앉아 있다가) 말돼요, 선생님!
은환 (순애를 보면)
순애 우리 훌륭한 차 선생님, 그 면학에 대한 열정과 용기를 격려는 못해줄 망정...언제까 지 말이 되니 안되니 숱도 없는 머릴 쥐어 뜯구 계실거예요?
은환 (당황하는) 에?
순애 교장 선생님도 그런 장한 학생이 있음 우리 반같은 에이스 반으로 보내주시지....저 런 문제아들만 드글대는 문제 선생반에 가서 기분만 나쁘지, 배울 게 있을지 모르 겠네.....인사를 어떻게 이렇게 하시나? 교장 선생님은?
은환 (할 말을 잃고 머쓱해진다)
이때, 진진(은환반 학생), 뛰어 들어온다.
진진 선생님!
은환 어, 진진아.
진진 저기....3분 후에 학교 뒷산에서요 상두 오빠랑 2반에 지환이랑 맞짱 뜰거래요.
은환 (기가 막힌) 엉?
3. #학교내 화장실안
택구와 성길, 열심히 지환의 어깨를 주물러 주고 있다.
수창, 화장실로 들어오더니 주위에 누가 없는지 스윽 훑어보다가 주머니에서 쇳덩 이 두 개를 꺼낸다.
수창 몸무게를 실어갖구 한방만 제대루 맞혀....이거 한 대만 맞으면 암만 날구 기는 놈이 래두 바로 케이오야.
수창, 지환의 글러브에 쇳덩이를 집어넣는다.
지환 (눈빛이 빛난다)
4. #학교 뒷산
상두, 팔짱을 끼고 피식피식 웃음까지 흘리며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지환을 보고 있 다.
수창, 지환의 입에 마우스 피스를 끼워주고, 택구, 지환의 손에 글러브를 끼워주고 있다. 성길은 옆에서 계속 안마해 주고 있다.
주위에 희서등 학생들 스무명쯤 둘러 서 있다.
수창 (상두 보며) 뭐하냐...요? 글러브 안끼냐?...요?
상두 (자신의 손에 들려진 글러브 흔들어 보이며) 들어가야 끼지...유치원 애들 끼는 걸 주냐?
지환 (피식 비웃고) 무능한 나뭇꾼이 도끼만 탓한다지?
수창 그냥 대충 껴!!...요.
상두 (할 수 없이 맞지도 않은 글러브 간신히 끼고 하복 윗도리 벗어던지고 런닝차림으 로 대련 자세로 선다) 시작 하자.
택구, 지환의 하복 윗도리 벗겨주고, 지환, 상두 맞은편으로 와서 선다.
수창과 택구, 성길, “채지환! 파이팅!” 외치고.
수창, 준비해온 빗자루로 세수세야를 탕 친다.
서로 견제하며 맴을 도는 상두와 지환.
지환, 주먹을 뻗는데, 상두, 요리 조리 잘 피하며 공격은 하지 않는다.
상두 내가 딱 너 한대만 때릴거거덩...제대로 안 맞게 잘 피해라...빗나가면 전치 3주, 제 대로 맞으면 전치 8주다.
이때, 저편에서 은환과 순애, 진진, 뛰어 올라온다.
은환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기함을 해서) 니들 지금 뭐하는 거야? 그만 둬, 당장!!
상두 (그 소리에 잠깐 하던 것 멈추고 은환을 돌아보는데)
지환 (이때다 싶어 있는 힘껏 주먹을 휘두른다)
상두 (본능적으로 잽싸게 피한다)
지환 (약이 올라 주먹을 마구 휘둘러 댄다)
상두 (요리 조리 방어만 하며 기가 막히게 피하며 말하는) 죄송합니다, 선생님...제가 오 늘 이 자식을 사람을 좀 만들어야 겠어서요.
순애 (상두가 맞을까봐 인상 있는 대로 쓰고 입만 벌려서 살짝 ‘차 선생님, 화이팅’)
은환 (하얗게 질려) 차 상두! 채 지환! 그만 못 둬!!
지환이 휘둘러대는 주먹에 상두, 공격은 하지 않고, 용케 방어만 하며 잘 견디고 있다.
수창과 택구, 성길은 “죽여라!” “박살 내버려!” “대한민국!” 연호하며 월드컵 박수까 지 오바해서 쳐대며 응원한다.
은환 그만 해! 경찰 부른다, 늬들!! 그만 해애!! (하는데)
상두 (빨리 끝내버리자 결심하고 그대로 레프트 훅! 라이트 훅! 지환의 얼굴과 몸을 향 해 날려버린다)
휘청하는 지환, 코에서 피가 주르르 흐른다. 잠깐 멍해 있다가 거짓말처럼 쿵 넘어 져 버린다.
은환 (놀라서 눈이 동그래지고)
순애 (자기도 모르게 와아...손을 들며 함성 지르다가 아차 하며 금방 근엄한 표정이 된 다.)
수창과, 택구, 성길, “지환아! 지환아!” 부르며 지환에게 와 지환을 흔든다.
지환, 힘겹게 실눈을 떴다가 황당하기도 하고, 희서에게 쪽도 팔리고, 씨이...하며 아 예 눈을 감아버린다.
코에 솜을 틀어박은 지환, 으으으....신음 소리 내며 누워 있다.
상두에게 맞은 얼굴부분엔 시퍼렇게 멍이 들기 시작한다.
은환, 속상한 표정으로 지환을 보고 있다.
은환 그렇게 당하구두 정신을 못 차렸어? 너 같은 건 상두한테 쨉두 안된다 그랬잖아!
지환 (시시거리는) 죽여 버릴거야...죽여 버릴거야, 씨이...
은환 속상해, 정말....
이때, 양호실문 열리며 창호, 들어선다.
창호 (눈이 동그래져서) 지환아...아니, 이게 무슨 꼴이야?
지환 (창호를 보자) 선생니임...(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창호 (방방 뛰며) 언 놈이야? 누가 널 이 모양으로 만들었어?! 조폭이야? 깡패야?!
은환 (답답하다)
6. #수돗가
상두, 찜찜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가 푸파푸파 세수하기 시작한다.
이때, 상두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는 나무 막대기. (회초리)
상두, 돌아보면 창호, 얼굴이 울그락 푸르락해서 서 있다.
상두 (또 골치 아파지겠구나 싶다)
7. #운동장
상두, 운동장을 돌고 있다. 얼굴에 땀이 가득하다.
창호, 조례대쪽에 서서 상두의 향해 소리를 지른다.
창호 열 바퀴다! 한 바퀴도 빼 먹지 말구, 제대루 돌아, 임마!!
상두, 이를 앙물고 뛴다.
벌받고 있는 상두를 지켜보고 있는 어떤 시선.
8. #은환반 교실
은환, 창가에 서서 굳은 표정으로 상두를 지켜보고 서 있다.
학생들, “안녕히 계세요, 선생님” 인사하며 삼삼오오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은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학생들에게 화답도 않고 바위처럼 서 있다.
9. #운동장
상두, 런닝이 땀에 흥건히 젖은 채 달리고 있다.
하교하던 희서, 안타깝게 보고, 순애도 한쪽에서 마음 아프게 보고 있다.
수창과 택구, 고소하다는 듯 다른 쪽에서 지켜본다.
온 몸이 땀으로 젖은 상두, 열 바퀴를 다 뛰고 창호쪽으로 온다.
상두 (애써 지친 표정 감추고 헉헉거리지만 씩씩하게) 열바퀴 다 돌았습니다.
창호 (쓰러질 줄 알았는데, 강적이네 자식...하는 표정으로 상두를 보는데)
은환(E) 열바퀴 더 돌아!!
상두와 창호,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본다.
은환, 저편에서 걸어오며.
은환 (창호에게) 선생님은 그만 퇴근하세요, 저희 반 학생이니까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 다.
상두 (은환을 표정없이 보고)
창호 (약간 당혹스러워하다가) 예.....(상두를 보고) 우리반 애들한테 한번만 더 손 대봐!!
콱 그냥...(한대 칠 듯 폼 잡다가 돌아서 간다. 가면서 중얼거리는) 학생이 아니구, 깡패가 들어왔어요, 깡패가...
상두 ......
은환 (창호가 멀어지자) 열바퀴 더 돌란 말 안 들려!!
상두 (불쌍한 표정으로 은환을 보는)...선생님.
은환 내 동생을 때렸다구 사적인 감정 때문에 이러는 거 아냐!...나설 때 안 나설때를 잘 가리는 사람이 되자! 니네집 좌우명 이랬지?
상두 ......
은환 희서가 당할땐 가만 있던 주먹이 지환이를 때릴땐 그렇게 용감 무쌍해지니?....니 주 먹이 나설 때 안 나설 때 잘 가리구 있다구 생각해, 지금?
상두 (피식 씁쓸하게 웃는)
은환 열바퀴 더 돌아!
상두, 씁쓸하게 웃고, 다시 운동장을 돌기 시작한다.
상두를 지켜보고 있던 희서, 순애, 수창과 택구, 의아한 표정 짓는.(은환과 상두의 대화 내용은 자세히 모른다)
10. #운동장 (노을녘)
시간경과.
상두, 운동장을 뛰고 있다.
하늘가에 노을이 물들고 있다.
은환, 조례대에서 감정 애써 누르며 상두를 지켜보고 있다....상두를 지켜보던 순애 와 희서, 발 걸음을 돌려 간다. 순애, 차마 떨어지지 않은 걸음을 옮겨가는 안타까 운 표정 절절하다.
지환, 성길의 부축을 받아 가다가 운동장을 뛰는 상두를 고소하다는듯 보며 수창, 택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상두, 온 몸이 땀으로 다시 흥건히 젖고, 이젠 제법 힘들어 보인다.
은환 열바퀴 다 돌았잖아, 그만 들어와!!
상두, 그대로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은환, 당황해서 보는.
점점 노을이 짙어지고,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한다.
여전히 달리고 있는 상두.
은환 (당황한 표정 역력해서 상두를 향해 소리 지르는) 그만해! 열바퀴 다 돌았잖아!!
상두 (그대로 고집스럽게 뛴다)
은환 그만해, 차상두!!
상두 (멈추지 않는다)
11. #운동장(밤)
시간경과.
운동장 완전히 어두워졌고, 야자를 하는 반의 형광등들만 켜져 있다.
은환,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히다.
달리는 상두, 완전히 힘이 빠졌는지 휘청휘청 걷다가 철퍼덕 운동장에 드러누워버 린다. 땀 범벅이 되어 당장 숨이라도 끊어질 듯 가픈 숨을 몰아쉬는 상두.
은환, 속상한 표정으로 상두에게 다가간다.
은환 너 지금 나한테 반항하는 거야?!!
상두 (헉헉 가픈 숨만 계속 몰아쉬고)
은환 바보야! 내가 열 바퀴 돌랬지, 서른 바퀴 돌랬냐? 숫자 계산두 제대루 못해, 이 돌 대가리야?!!
상두 ....(계속 가픈 숨 쉬고)
은환 (울컥) 죽을려구 환장했어, 이 새 대가리야!!
상두 (은환을 물끄러미 보더니 일으켜 달라고 손을 내민다)
은환 (잠깐 망설이다가 상두의 손을 잡아 주는데)
상두, 그대로 은환의 손을 끌어 당겨 운동장 자리 옆자리에 눕혀 버린다.
은환, 어어...하지만, 상두의 완력을 이기지 못하고.
은환 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애들 봐...(일어나려 하는데)
상두 (은환의 어깨를 꽉 잡고) 하늘에 별 줌 봐요, 선생님.
은환 (상두를 보다가 그제야 하늘을 올려다 본다)
까만 하늘에 쏟아질 듯 별들이 총총히 박혀 있다.
상두 서울 하늘에도 별이 보이네요....우리 고향에서 보던 별 하구 아주 똑같애요.
은환 (흔들리는 눈빛으로 별을 보다가 상두를 본다)
상두 (별 하나를 가리키며) 저기 위에 반짝이는 별 이름이 뭔지 아세요?
은환(E) 차상두! 저기 위에 반짝이는 별 이름이 뭔지 알어?
12. #초원(회상)
17살의 은환과 상두, 초원에 누워 밤 하늘을 보고 있다.
은환 조기 빛나고 있는 게 거문고 자리, 직녀성이야...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알타이르, 견 우성이랑 마주 보고 있는데...견우성은 잘 안 보이네, 오늘.
상두 (졸린 눈을 간신히 뜨고 있는)
은환 불쌍하다, 견우 직녀.....그렇게 사랑하는데 그냥 만나서 살게 해주지....그치?
상두(E) (드렁드렁 코고는 소리)
은환, 멍한 표정으로 밤하늘의 별을 보다가 문득 정신 차리고 일어나려고 하는데, 상두가 어깨를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상두 조기 빛나고 있는게 거문고 자리 직녀성이예요....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알타이르, 견우성이랑 마주 보고 있는데....견우성은 잘 안 보이네요, 오늘.
은환 (흠칫 당황하며 상두를 본다...눈빛이 심하게 흔들린다.)
상두 (하늘을 보며) 불쌍하다, 견우 직녀....그렇게 사랑하는데 그냥 만나서 살게 해주지... 그쵸, 선생님?
은환 (가슴이 꽉 막혀 오며 눈물이 그렁해진다)
상두, 계속 하늘에 시선을 주다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은환을 덮치며 키스하려 한다.
은환, 당황해서 눈을 질끈 감는다.
격정에 못 이겨 은환의 입술 가까이로 입술을 가져가던 상두, 문득 정신이 들며 딱 멈추어 버린다.
은환, 다시 눈을 뜨며 눈이 동그래지는데.
상두, 벌떡 일어나더니 다시 운동장을 뛰기 시작한다.
은환, 몸을 일으키며 쪼그리고 앉아 뛰는 가슴을 어찌할 줄 몰라 하다가 운동장을 뛰고 있는 상두를 노려 본다.
은환 (소리 지르는) 차상두! 너 오늘 백 바퀴 돌아, 이 자식아!!....(혼잣말) 응큼한 자식.
상두 (그대로 묵묵히 계속 운동장을 뛴다)
가슴이 떨려 일어나지도 못하고 쪼그리고 앉아 상두를 흘겨보는 은환과 운동장을 돌고 있는 상두의 모습 한 화면에 잡히며. F.O.
14. #상두 옥탑방 마당(아침)
상두의 교복이 빨랫줄에서 펄럭이고 있다.
세라, 쟁반에 곰국이 든 남비를 받쳐들고 오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상두의 교복을 본다. 이게 뭐지?...갸웃하는.
이때, 상두 방쪽에서 맘보 음악 흘러 나온다.
15. #상두방
옷을 다 벗고 트렁크 팬티만 입은 상두, 전신 거울앞에서 맘보 춤을 추고 있다. (‘아비정전’의 장국영 같은 느낌)
이때, 열려진 문 틈으로 세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상두를 홀린 듯(?) 지켜보고 있다.
상두, 한참 춤을 추다가 문득 시선을 돌리는데, 넋을 읽고 자기를 바라보는 세라의 시선과 마주친다.
상두 (엄마야!하며 자기도 모르게 양팔로 가슴을 가리며 움츠린다) 누구야?
세라 (방문을 빼꼼히 열고) 나야, 상두야. (상두를 몸을 아래위로 훑어보는데)
상두 뭘봐, 응큼하게? (면티를 훌렁 껴입는다) 성희롱으루 경찰서에 확 고발해버린다?
세라 (씨익 웃는다) 난, 니가 내 남자라는 게 너무너무 행복해, 상두야.
상두 (추리닝바지 꿰 입으며 눈을 부라리는) 식전 댓바람부터 뭔 헛소리야, 기집애가? 누 가 니 남자야?
세라 니가 암만 깡총 거려두 넌 나한테 오게 돼 있대.
상두 (세라의 머리에 손을 대보고) 열두 없는데?
세라 조도사님이 그랬어...가을이 와서 바람이 선선해지면 니가 제 정신 찾구 나한테 돌 아 온다구.
상두 (어처구니가 없다)
세라 우리 동네 용한 점쟁이 있거든. 우리 주인 아저씨 바람난 여자가 있는 것도 알아맞 히구, 그 여자가 동북쪽 방향에 사는 것도 알아맞혔대. 쪽집게래.
상두 그 새끼 사기꾼이야. 돈 도루 받아와. 세상이 뒤집어져두 나, 너한테 안 가. (나 가려는데)
세라 (상두를 가로 막으며) 와라...잘해주께....평생을 너만을 위해 살께...응?
상두 나 지금 똥 마려, 세라야.
세라 그 선생님인가 하는 기집애 아직도 만나?
상두 매일 만나지.
세라 (눈에 불꽃이 인다) 죽여버릴거야.
상두 (미치겠네)
세라 그 년두 죽이구, 너두 죽이구, 나두 죽어버릴거야.
상두 (진지한 표정) 공갈 협박으루 경찰에 신고해버려야지...(옆에 있던 핸드폰을 들고 전 화 번호 누르려는데)
세라 야아....(하며 핸드폰을 뺏어 든다)
상두 (난감한) 어...자기야?
수희(F) 방금 그 여자 누구야?
상두 (혹시 세라가 들을까 목소리 낮춰) 무슨 여자?...모르겠는데?.....아, 혼선이 됐나 부 다...요즘 이상하게 핸드폰이 혼선이 잘 돼.
17. #상두 욕실앞
세라, 와서 문짝에 쫑긋 귀를 대고 통화 내용을 엿듣는다.
상두(E) 피하긴 내가 자길 왜 피해?....워낙 바빠서 그렇지.
세라 (자기?....표정이 일그러지는)
18. #욕실
상두 (끄응 힘을 주며) 글쎄...스케줄이 언제 날 지 모르겠네...내일부턴 내가 싱가폴 출장 을 좀 가야 되거든.
수희(F) 지금 당장 만나, 그럼.
상두 (난처한) 지금 당장?
수희(F) 내 친구 훈숙이 알지? 걔네 집에서 기다리께...당장 나와.
상두 당장은 곤란한데?....내가 지금 일두 좀 있구...
수희(F) (O.L.) 나올때까지 기다릴거야....만약에 안 나오면, 나 죽어버릴거야, 오늘.. 정말이 야.
상두 자기야. (하는데)
뚜뚜뚜...전화 끊어지는 소리 들린다.
상두 (기가 막힌 표정 짓다가 핸드폰 닫으며) 이 여자나 저 여자나...지들이 무슨 자해 공 갈단이야?....걸핏하면 죽는다고 협박이야....(괜히 큰 소리) 죽는다면 내가 겁낼 줄 알어?!!...(하다가) 겁나지....
상두, 짜증난 표정으로 “하아, 학교 가야 되는데...”하며 머리를 흐트리다가 문득 좋 은 생각이 떠오르는 표정.
19. #욕실앞
세라, 여전히 귀를 쫑긋대고 욕실문앞에 앉아 있는데, 벌컥 욕실문 열린다.
그 바람에 세라, 욕실 문에 머리를 쿵 찧고.
상두 (나오며) 그럴 줄 알았다...그럴 줄 알았어.
세라 (아픈 머리 부비며) 그 여자 누구야?...뭐? 자기이?...어떤 년이야?!! 그 첫사랑인가 하는 년이야?!!
상두 (한 손으로 세라의 양볼을 우왁스럽게 잡으며) 년이 아니구, 선생님! 몇번을 말해야 알아 들어? 닭대가리야!!
세라 (입술이 찌그러진 채 식식거리는)
상두 (손을 떼며) 주인 아줌마 원피스 하나 빌려와라...허리 사이즈 넉넉한 걸루.
세라 (갑자기 무슨 아줌마 원피스? 어리둥절한 표정 짓는데)
상두 오빠랑 데이트 가자.
20. #거리
아줌마 원피스를 입은 세라, 상두의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걷고 있다.
카메라, 세라의 몸을 훑으면 세라, 임산부처럼 남산만하게 배가 나와 있다.
상두 배에 넣은 거 안 떨어지게 조심해라.
세라 걱정마, 꽁꽁 묶었어....이러구 어딜 가? 가면 무도횐가 뭐 이런 거 가?
상두 거머리 떼러.
세라 거머리?
상두 (걸음 멈추고 세라 보며) 날 너무 사랑해주시는 아줌마가 한분 계시는데, 포기를 좀 시켜야 되거든.
세라 아까 자기가 그럼 그 아줌마야?
상두 (고개 끄덕이는)
세라 어떻게 머리카락이라두 확 뽑아버릴까?
상두 넌 머리가 꼭 그렇게 일차원적으로 밖에 안 도냐? 지능적으루 해결을 해야지, 지능 적으루.
세라 지능적으루?....(하다 서운하게 보며) 너 진짜 잔인하다. 나 머리 나쁜 거 뻔히 알면 서...어떻게 그런 걸 주문하냐? 사람 놀리냐?
상두 (한심하게 보다가 문득 시계를 보고) 아...학교 가야 되는데...지각인데...
세라 (의아한 표정으로 보는)
21. #은환 학교 외경
수업 시작을 알리는 벨소리(혹은 종소리) 들린다.
22. #은환반 교실 복도
은환, 복도를 걸어와 자기 반 교실앞에 선다....어제의 상두의 감정, 여운이 남아 심 호흡 크게 하고 표정을 정리하고 교실문을 연다.
23. #은환반 교실
은환, 교실문 열고 들어서 교탁 앞으로 와 선다. (상두와 시선이 마주칠까봐 학생들 을 자세히 보지 않는다)
반장, 일어나 차렷! 경례! 시키고.
학생들 선생님, 안녕하세요.
은환 그래, 니들두 좋은 아침!...우선 출석부터 부르까?....(출석부를 펼치며 그제야 학생들 에게 시선을 준다)
상두와 희서의 자리가 비어있다.
은환 저기...상두랑 희서 자리 아냐?.....두 사람 아직 안 왔어?
학생들 네!!
은환 (무슨 일이 났나....걱정스런 표정되는)
수희 (당황해서 세라를 보는) 왜 이러세요? 누구세요? (상두를 보며 눈빛으로 ‘누구야?’ 묻는)
상두 (시선을 떨구는)
세라 저도 저 사람 없음 못 살아요, 언니.
수희 (어리둥절)
세라 언니는 아직 가정도 있고 남편도 있는 분이라면서요? 저한테 저 사람밖에 없어 요.
상두 (비통한 표정 짓고 있는)
수희 (어이가 없어) 누구시냐구...묻잖아요.
세라 제 뱃속에 지금 저 사람의 아이가 자라고 있어요.
수희 (경악하는)자...자기야...이게 지금 무슨 소리야?
상두 (자학하듯이 자기 머리를 잡고) 몰라....팔개월 전에 일인데...술 먹구 일어나니까 이 여자가 내 옆에 누워 있더라구.
세라 (훌쩍거리며 울고)
수희 (바들바들 떠는)
상두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어제 갑자기 배가 남산만 해갖구 날 찾아왔어.
세라 (눈물로 호소하는) 언니, 이 사람 저한테 돌려 주세요...이 앨 봐서라두 제발 돌려 주세요.
수희 (충격으로 계속 바들바들 떨며) 자기야....믿을 수 없어....나 이 여자 말 믿을 수 없 어.
상두 미안해, 자기야...내 자식이라는데...난 내 자식이 애비 없는 아이 되는 거 싫어.
수희 (눈물이 그렁해서) 그럼...난...나는? (울먹이는데)
세라 남편분이 바람이 나셨다면서요?...제가 유명한 도사님 한분 소개 시켜 드리까요?.
상두 (쟤 또 오바하네...불안한 표정으로 보는)
세라 그 도사님이 바람난 남편 잡는 거 전문인데요. 남편분 팬티 안쪽에다 도사님이 써 준 부적을 넣어두시면요. (하는데)
수희 (벌떡 일어난다, 멍해서)....이럴 줄 몰랐어....자기까지 나한테 이럴 줄 몰랐어.
수희, 일어나서 휘청휘청 걸어가다가 갑자기 쓰러져 버린다.
상두 (놀래서 수희에게 달려가 부축하며) 자기야...자기야.....
수희 (그대로 의식을 잃은)
상두 (괴로운 표정) 나 같은 죽일 놈은 빨리 잊어버리는게 자기한테두 좋아.
세라 (상두와 수희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며 다가온다) 상두야.
상두 너 가서 얼른 택시 좀 잡아.
세라 ...너, 제비지?
상두 (흠칫하다가 완강하게) 아니.
세라 (갸웃하는)
상두 (괜히 소리 지르는) 택시 잡으라니까, 어서!!
세라 알았어...(나가는데)
상두 세라야.
세라 (돌아보는)
상두 누가 너보고 머리 나쁘다 그래?
세라 엉? (무슨 소린지 모르는데)
상두 택시나 잡어.
25. #은환반 교실
은환, 수학 문제를 칠판에다 풀며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추후 보강)
은환, 다시 학생들을 보다가 상두와 희서의 빈자리를 본다.
점점 걱정스러워지며 마음이 심난해진다.
26. #민석병원
엠브란스 한 대가 들어오고 있다.
27. #병원내 잔디밭
민석과 보리, 소꿉 놀이 하고 있다.
보리 여보...식사하세요.
민석 오늘은 무슨 반찬을 하셨나요, 여보?
보리 골뱅이 무침하구요, 번데기 볶음이예요.
민석 그건 술 안주잖어, 보리야...반찬은 계란찜이나 멸치볶음이나 그런 걸 반찬이라 그러 는 거지.
보리 (멀뚱하게 보는데)
민석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그런 할아버지, 아빠 밑에서 뭘보고 배우겠냐? 애 교육 환경 으론 최악이네. 아주 최악이야.
보리 뭐라구요?
민석 아냐, 암말두 안했어....으유, 가여운 우리 보리...(뺨을 톡톡 두드려준다)
보리 (민석의 손길이 닿자 부끄럽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씨익 웃는다)
민석 (다시 부아가 치민다) 몹쓸 인간....
보리 뭐라구요?
민석 아냐, 암말두 안했어...(문득 눈빛이 빛난다) 보리야.
보리 네?
민석 선생님이 노래 하나 가르쳐주까?
보리 노래요?
민석 그래, 선생님이 노래 가르쳐 줄테니까, 나중에 아빠 오시면 보리가 불러 드려.
보리 (좋아서) 네.
민석 너 나비야...나비야...하는 노래 알지? 가사만 조금 바꿔서 부르면 되거든.
28. #병원로비
민석과 보리, 손잡고 오며 노래를 부른다.
민.보 제비야, 제비야, 이리 날라 오너라...(서로 마주 보고 미소를 나누며) 아빠 제비, 삼 촌 제비 춤을 추며 오너라.
이때, “민석아!” 부르는 소리 들린다.
민석, 고개 돌려보면, 심란, 양손에 보온병과 찬합등 바리바리 싸들고 서 있다.
민석 어머님...
심란 (웃으며 다가온다) 민석아.
보리 (누군가? 멀뚱하게 보고)
민석 어쩐 일이세요, 여기까지?
심란 오늘 우리 족발집 정기 휴일이잖어. 너한테 맛난 것도 좀 멕이구, 할 얘기두 있구.
민석 (심란이 든 것을 받아 들며) 그냥 오시지, 뭘 이런 걸 무겁게 들고 오셨어요?
심란 (문득 보리를 보고) 얜 니 환자야?
민석 ..네.
심란 (무릎 굽히고 앉아) 어디서 많이 본 애 같네...되게 낯이 익어.
민석 그러세요?
심란 너, 이름이 뭐야?
보리 ...차 보리요.
심란 차 보리?...(보리의 손을 잡다가 문득 보리의 손을 본다.....흠칫하는 표정) 어머, 얘 손톱이 나랑 똑같다, 민석아.
민석 은환이두 그 얘기 했었어요.
심란 은환이두 얠 봤어?
민석 잠깐 우연히요.
심란 (혹시나....) ...아가....엄마 이름이 뭐야?
보리 .....(말을 못하는)
심란 (마른 침 삼키고) 엄마 이름이 혹시....공 팔란이 아냐?
보리 (고개 젓는)
민석 얘 엄마가 없어요, 어머님.
심란 쯧쯧쯧.....미안해, 아줌마가 아픈 델 찔렀구나. 미안해애.
보리 (맑게 심란을 보는)
민석 .......
29. #병원 휴게실
심란, 가져온 것들을 풀어놓는다. 보리가 자꾸 눈에 밟힌다.
심란 (떨쳐내려하며 고개 젓는)
민석 왜 그러세요, 어머님?
심란 아냐.....아까 걔가 내가 아는 사람이랑 참 많이 닮아서...
민석 어릴 때 잃어버렸다던 어머님 딸이요?
심란 (흠칫하다가...찬합들 펼쳐 놓으며 화제 돌리는) 혼자 살면서 제대루 먹지도 못할텐 데, 어서 먹어.
민석 제가 한번 찾아볼까요? 신문이나 방송에두 한번 내 보구..
심란 (O.L.) 관둬, 됐어...은환이 알면 괜히 기분만 상해.
민석 은환이 그런 애 아닌 거 아시잖아요.
심란 됐어. 내 딸은 은환이 하나만 있음 돼.
민석 (피식 웃는) 은환이두 낳아준 엄마보다 어머닐 더 친어머니처럼 생각해요, 아시죠?
심란 속이 좋아 그래, 그 년이...(좋아서 웃으며 다시 화제 돌리는) 저기...우리 지환이 말 이야.
민석 네.
심란 그 놈이 올 여름에 더윌 많이 먹어 그런가....그렇게 헛소릴 시도 때도 없이 하네.
민석 네?
심란 눈앞에 막 헛게 보이구, 헛소리두 들리구 그러나봐, 그 놈이.
민석 병원에 데리구 와 보시죠, 그럼.
심란 아니이...뭐 병원까지 올 정도는 아니구....지환이가 혹시 자네한테두 헛 걸 봤다구 헛소리 같은 거 안하던가?
민석 글쎄요...
심란 (넌즈시) 왜 은환이 지난번에 남해 내려갔을 때, 지 학교 수위랑 같이 갔다구 자네
한테 다 일러바쳤다던데?
민석 아, 그거요?
심란 그거...지환이가 헛걸 보구 헛소리 한거야....말이 되는 소리야, 그게? 수위가 선생이 랑 뭐하러 같이 그 먼델 내려 가?
민석 (웃으며) 그러게요.
심란 너두 그 소리 말도 안된다구 생각하지?
민석 그럼요...지환이가 잠깐 꿈을 꾸고 일어났구나, 생각했죠.
심란 살았다....난 니가 그 말을 정말루 믿구 우리 은환이 차버리면 어떡하나...며칠동안 잠이 다 안 오더라.
민석 (웃으며 음식을 집어먹는다) 음, 맛있다.
이때, 저편에서 만도, 어슬렁어슬렁 민석쪽으로 온다.
심란 어떻게 오늘 안 바뻐?
민석 예, 오전 근무만 끝내면 됩니다.
심란 그럼 너 끝나구 우리 고스톱이나 한판 하자.
민석 (웃으며) 그러세요.
만도(E) (옆으로 와 서며) 나도 껴줘요, 샘.
심란과 민석, 돌아본다.
만도 나두 껴줘요, 고스톱!....(하며 은근슬쩍 음식들을 손으로 집어 먹는다)
민석 (웃으며) 그러세요.
심란 (못마땅하게 보다가 음식을 집는 만도의 손을 탁 쳐버린다) 남의 음식을 왜 맘대루 처먹어요?
만도 하 참...남이라뇨? 이제 우린 한배를 탄 같은 멤버들인데...고스톱!
심란 (기가 막히다는 듯 보는)
민석 (어이없는 웃는)
30. #은환 교무실
은환, 자리에 앉아 전화를 걸고 있다. 신호만 가고 받는 사람이 없다.
은환, 답답한 표정으로 일어선다.
31. #교문앞
은환, 걸어내려 오는데, 저 앞으로 창호, 새차 앞에 들뜬 표정으로 서 있는 모습 보인다. 교문앞으로 수상해 보이는 차 한 대 서 있다.
창호, 판매 직원에게 인수 싸인을 해주고 인사한다.
창호 안녕히 가세요....(하고 돌아보다가 은환을 보고) 채 선생님!....어디 가세요?
은환 (목례하고) 예...저희반 학생이 학교에 안 와서요....집에 한번 가보려구요.
창호 누구요? 그 조폭이요?
은환 ...상두도 안 왔구 희서도 안왔어요....희서네 집에 가보려구요.
창호 그럼 제 차로 모셔다 드리까요?...저 오늘 새차 뽑았거든요....(먼지를 털며 후후 불 어보는)
은환 아니예요, 택시 타고 가면 돼요.
은환, 창호에게 인사하고 내려가는데, 저 앞으로 희서가 이어폰 끼고 몸을 흔들며 오는 모습이 보인다.
여자1 너 지금 어디서 오는 길이야? 니 아버지 만나고 오는 길이지?
희서 난 아버지 없어요! 아버지 같은 거 없다구 그랬잖아요!!
여자1 이 기집애가.....(희서를 껴잡으며) 앞장 서! 니 아버지 있는데 앞장 서!!
희서 놔! 난 아버지 없단 말이야!! 없단 말이야!!
여자1,2, 완력으로 희서를 차 뒷자리에 태운다.
보고 있던 은환, “야!!” 하며 뛰어내려간다.
창호, 어쩌지도 못하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본다.
희서가 자동차 문 닫히는데, 은환, 그대로 몸을 던지듯이 해 차 본넷에 엎드려 올 라탄다.
은환 (차창문을 때리며) 희서 내려놔! 어서 희서 내려놔!!
희서, 울먹이는 표정으로 은환을 보고, 차안에 타 있던 여자들, 어이없다는 표정으 로 은환을 본다.
32. #택시안/교문앞
상두(교복을 입은)가 탄 택시, 학교 골목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때, 상두의 눈에 본넷에 올라타 시위(?)하고 있는 은환의 모습이 보인다.
상두, 택시비 내고, 얼른 택시에서 내린다.
상두 선생님.
33. #교문앞
상두, 내려서 차쪽으로 오는데, 자동차, 잠깐 후진했다 앞으로 가며 그대로 은환을 떨어뜨리고 출발해 버린다.
은환, 바닥으로 사정없이 떨어진다.
상두 은환아....(놀래서 달려간다)
창호 (자동차 키 들고 뒤에 서 있다가 번호판을 외우는) 서울* ****.
상두 (은환을 부축하며) 은환아...은환아....
창호 (은환아?....저 자식이...)
은환 (아픈 표정 애써 감추며) 희서...희서...어서...희서...희서...
상두 (당혹한 표정 짓다가 창호를 보며) 차 번호판이 뭐라 그랬어요?
창호 (얼떨결에) 서울 **...***
상두, 창호의 손에 들려진 키를 홱 뺏더니 마침 차문이 열려진 창호의 차에 올라탄 다.
은환 ......
창호 (소리도 못 내고 입만 벌려 ‘내 차!’)
상두, 굳은 표정으로 그대로 차를 몰아가는데....
34. #거리/희서가 탄 차
뒷 좌석에 희서와 여자1, 앉아 있고, 남자, 운전하고, 여자2, 조수석에 타 있다.
희서 아버지 같은 거 없다잖아요!! 있지도 않은 아버지가 어디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어, 아줌마!!
여자1 (희서를 꽁 쥐어박으며) 뭐 이런 맹랑한 게 다 있어?
여자2 (백미러 보며) 어, 저게 뭐야?
백미러에 비친 상두.....창호 차를 운전하며 운전석밖으로 몸을 내밀고, “거기 서! 스 톱!”하고 손짓을 하며 소리치고 있다.
희서, 뒤를 돌아보다가 상두라는 걸 알고 “오빠아!”하며 차창문을 때린다.
35. #거리/상두 차안(창호 차안)
상두, 운전해 가며 식식거리고 있다. 저 앞으로 희서가 탄 차, 보인다.
상두 (차창밖으로 다시 고개 내밀고) 야! 서!! ****(차 번호판 번호)! 안 서?!
희서가 탄 차, 더욱 속력을 내서 도망을 가기 시작한다.
상두 얼라리야....니들 나한테 죽었어!!
상두, 엑셀을 힘껏 밟는다.
36. #거리
속력을 높여 차량 사이를 요리조리 뚫고 희서가 탄 차를 추격하는 상두의 차.
상두 (굳은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나설 때 안 나설때를 잘 가리는 사람이 되자....(하다가) 아, 몰라!
40. #거리
상두의 차, 속력을 높여서 희서가 탄 차쪽으로 가까이 오더니 탁 부딪혀 버린다.
부딪힌 두 차들 사이에 스파크가 일어나고...두 차들, 다시 위험하게 부딪힌다.
희서가 탄 차, 그래도 서지 않고 도망간다.
41. #상두 차안
상두, 차창 밖으로 다시 고개를 빼고
상두 야! 정말 안 설래?!....(다시 앞을 보며) 그래, 오늘 아주 끝장을 보자 이거지?
좋아...기다려!! (엑셀을 밟는데 무슨 떠오르는)
42. #보리 병실(플래시백)
창백한 안색으로 링거맞고 누워 있는 보리.
43. #상두 차안
상두, 떠오르는 보리 생각에 속력을 줄이며.
상두 넌 혼자 몸이 아냐, 차상두!! 너한텐 아파 누운 새끼가 있어!...(되뇌이듯 강하게) 가 늘구 모질게 살자!...(하다가) 아, 몰라....
상두, 다시 힘껏 엑셀을 밟는다.
44. #거리
상두의 차와 희서가 탄 차, 다시 추격전이 시작된다.
상두의 차, 속력을 높여 희서가 탄 차를 추월한다. 상두의 차, 갑자기 신호등 앞에 서 핸들을 꺽어 옆으로 가로막고 서 버린다.
45. #희서 차안
남자, 도로를 가로질러 서 있는 상두의 차를 보고는 기겁을 해서 급브레이크를 끼 익 밟는다..
차안에 타 있던 여자들, ‘엄마야’하며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희서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46. #거리/택시안
은환과 창호가 타고 있다.
저 앞으로 본넷이 찌그러진 채 연기가 폴폴 나고 있는 창호의 차(상두가 탄) 보이 고, 상두 차를 들이박고 있는 희서가 탄 차도 보인다.
희서를 납치하려 했던 여자들과 남자, 다쳤는지 도로에 나와 목과 허리를 주무르며 앉아 있고, 희서, 울면서 “오빠!오빠!”하며 차창문을 두드리고 있다.
은환의 안색이 창백해진다. (창호는 자기의 새 차가 고물이 되어 버린 데 대해 경 악해서...‘내 차...’ 입만 벌리고 있다.)
47. #일각
택시, 멈추고, 은환, 택시에서 내려 창호 차가 있는 곳으로 뛰어간다.
창호, 여전히 경악을 멈추지 못하고...“내 차...”하며 멍한 표정,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고.
은환 희서야.
희서 (은환을 보고는 울먹이며) 선생님!
은환 (안색이 하얘져서 차쪽으로 천천히 걸어간다...상두에게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게 아 닌가....두려움에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은환, 천천히 차쪽으로 다가가 보면...상두, 차 핸들에 엎어져 기절해 있다.
이마를 타고 한방울 피가 주르르 흘러내린다.
은환 (충격받은)...상두야....(차 유리문을 열려하다가 잘 안 열리자 차 유리창을 힘껏 때리 며 울부짖는) 차 상두....상두야...상두야!!!
의식 잃은 상두, 경악한 은환의 표정
48. #병원 외경(늦은 오후, 민석 병원이 아닌)
49. #응급실앞
은환, 눈물이 그렁해서 바닥에 주저 앉아 있다.
은환 잘못했어....내가 잘못했어, 상두야....괜히 너까지 끌어들여 갖구..(두 손을 맞잡고 기도를 한다) 상두한테 제발 아무 일이 없게 해주세요...상두가 잘못되면...상두가 잘못되면...(어찌해야 할지 잠깐 생각이 안난다...겨우 생각해낸 것이) 저두 죽어 버릴거예요.
이때, 은환의 옆으로 와 서는 발...상두다. 이마에 반창고 하나 붙이고 왼쪽 새끼 손 가락에 깁스를 했다. 은환의 하는양을 물끄러미 본다.
은환 (상두가 자기를 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계속 기도하는) 상두를 죽이시려거든....차 라리 절 죽여 주세요....제가 쓸데없는 소릴 했어요. 비겁한 자식이라구 남자 자존심 팍팍 긁구, 학생들 다 보는데 나이두 많은 앨...(말하고 보니 가슴이 미어진다) 쪽 팔린다구 그렇게 안 뛰겠다구 하는 앨...운동장을 서른 바퀴나 돌리구....벌을 주 시려면 저를 벌 주세요, 제발....(소리내 울지도 못하고 꺽꺽거린다)
상두, 주머니에서 손수건 꺼내 은환에게 주며 은환옆에 쪼그리고 앉는다.
은환, 엉겁결에 “고맙습니다.”하고 받아서 눈물을 닦고 코를 휑 풀고 손수건 다시 내밀다가 비로소 상두의 얼굴을 본다.
은환 (놀라서 기함하는)
상두 (씨익 웃으며) 어우, 감동적이었어요, 선생님....하마터면 나도 울뻔 했어요.
은환 어...어떻게 된 거야? 너 왜 이렇게 말짱해?
상두 죽은 줄 알았죠?...(깁스한 새끼 손가락 들어보이며 생글거리는) 새끼 손가락만 부러 졌대요.
은환 (그 말에 비로소 안심이 되지만) 그래두 교통사곤 후유증이 문제라던데....정밀 검사 해봤어?
상두 괜찮아요....(일어서며 거들먹) 아, 환상적인 운동 신경까지...내가 생각해두 난 너무 멋있는 거 같애.
은환 (어이없다는 듯 흘겨보다가 문득 원망의 마음이 생겨 상두를 탁 때리고) 넌 무슨 애가 그렇게 대책없이 과격하니? 대형 사고라두 나서 사람이라두 죽었음 어쩔 뻔했 어?
상두 (칭찬 해줄 줄 알았는데....어? 이게 아닌데?)
은환 니가 액션 영화 주인공인줄 알어?! 앞 뒤 분간두 못하는 철없는 십대야, 니가?!
상두 (생글거리며 웃던 표정이 싹 굳어지더니 삐진 표정으로 척척 걸어가 버린다)
은환 (황당하고 당혹스런) 상두야!
상두 (그대로 뒤도 안 돌아보고 가는)
은환 차상두!....삐졌어?
50. #거리
상두, 택시를 잡고 있다.
은환, 당황한 표정으로 뒤따라오며 상두 눈치 살피며.
은환 삐졌어, 상두야? 정말 삐졌어?
상두 (쳐다도 안 보고 택시만 잡고 있다)
은환 그러니까, 내 말뜻은 그게 아니구....그렇다구 삐지냐? 무슨 남자 애가 그렇게 벤뎅 이 속알딱지냐?
상두 (이를 갈며 더욱 열 받은) 벤뎅이 속알딱지?....(거친 목소리로 택시를 잡는다) 택시 이이!!
은환 (아차 또 말 실수 했구나 싶다...)
이때, 상두앞으로 택시 와서 멎는다.
상두, 앞좌석 문 열고 타는데, 은환, 뽀르르 와서 뒷좌석 문을 연다.
상두 (차갑게) 어디 가시는데요, 선생님?
은환 (눈치보며) 학교 가야지.
상두 전 학교 안 갈건데요. 다른 택시 타세요.
은환 (당혹스럽게 보는) 너두 가방 안 갖구 왔잖아.
상두 (차갑게) 선생님같음 지금 이 기분으루 가방 가질러 학교까지 가구 싶겠어요?....집 에 갈래요.
은환 (말리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는데)
상두 (택시 문을 잡고 있는 은환의 손을 냉정하게 떼내고 택시에 오른다)
은환 (민망하고 무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
상두가 탄 택시, 출발해 간다.
51. #택시안
상두, 백미러 통해서 어쩔 줄 모르고 서 있는 은환을 본다.
상두 (그제야 시익 웃으며) 기사님, 쟤 디따 귀엽죠? 열라 이쁘죠, 쟤?
기사1 (상두의 뒷통수를 딱 때린다)
상두 아! 왜 때려요!!
기사1 선생님 보구 쟤가 뭐야? 선생님이 니 친구야?!!
상두 네.
기사1 (어이없다듯 보다가 다시 뒤통수 때리고) 버릇없는 놈 같으니라구....(깜박이 넣고
차를 세우며) 너 같은 놈 안 태워! 내려!
상두 (표정이 일그러지는...변명도 못하겠고)
52. #거리
은환,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서 있다...무안하고, 황당하다.
이때, 은환의 핸드폰 울린다.
은환 (발신자 번호보고 핸드폰을 받는다) 민석씨?....어, 엄마? 왜 민석씨 핸드폰으로 전활 해?....응?.....돈? 돈 가지구 오라구? 무슨 돈?
53. #병원 정원 일각
심란, 열이 뻗쳐 울그락 불그락하며 핸드폰 하고 있다.
심란 앞으로는 만도, 만원짜리 네장과 천원짜리 일곱장쯤을 침을 묻혀 세며 약 올 리듯 뺀질뺀질 웃는다.
두 사람 앞으로 화투판 깔려 있다.
심란 (만도를 밉게 노려보며) 돈이 돈이지, 무슨 돈이 어딨어?
민석, 사복으로 갈아 입고 단추를 채우며 심란쪽으로 오고 있다.
심란 천원짜리 만원짜리 있는대루 다 긁어 갖구 닥터강 병원으로 와!....민석이한테 빌리 라구? ....못 빌려 준대, 그 썩을 놈이....아, 몰라. 내가 지 돈 떼 먹을까봐 그러나봐... 쫌팽이 같은 놈..(하다가 자기 앞에 서서 웃고 있는 민석을 보고 흠칫한다)
민석 (웃으며) 왜 사람을 모함하구 그러세요, 어머니?
심란 (삐졌다) 뭐가 모함이야? 니가 안 빌려 준다 그랬잖아...(핸드폰에 대고) 뭐? 가 방을 학교다 뒀어?....그럼 학교 갔다 일루 와, 기다리구 있을테니까....끊어. (핸드폰 을 닫고 민석에게 준다)
민석 안되겠어요, 어머니...(화투 걷어서 포켓에 넣고) 이건 압수예요.
심란 야!
만도 (얄밉게) 허리두 아픈데 그만 할까요, 그럼? (일어나는데)
심란 잠깐만...비겁하게 어딜가요?!!
민석 어머니두 그만 일어나세요....병원 사람들한테 들키면 제가 혼나요. (심란을 일으키 려 하는데)
심란 놔...나 사만 칠천 오백원이나 잃었어. 잃은 돈 만회하기 전엔 안 가! 못 가!!
민석 저 분은 프로예요...계속 쳐봤자 어머니만 지세요.
심란 저 인간이 사기꾼이었어?...(만도보며) 그러구 보니까 딱 사기꾼같이 생겼다...너 나 한테 사기쳤냐?!!
만도 (어이가 없어) 이 언니 정말 더티하게 노시네. 언닌 스포츠맨쉽도 모르냐?
심란 뭐?
만도 (정색하고 선생님처럼 야단치는) 월드컵까지 치러낸 선진 국민이 말이야, 졌으면 졌 다 깨끗이 승복을 해야지,....사기? 내가 사기 칠 사람이 없어 언닐 상대루 사기를 치냐? 그깟 족발 장사해서 몇푼이나 번다구?
심란 뭐..뭐야! 너...너 말 다했어?!!
민석 왜들 이러세요....어머니, 그만 하세요, (만도보며) 보리 할아버님, 진정하세요.
만도 더럽고 치사해서 정말....아나! 가져 가라! 가져 가!! (쥐고 있던 지폐 앞으로 확 내 밀다가 아니지하며 다시 손 거둬 들이고 천원짜리 하나 빼서 심란의 손을 끌어 쥐 어 준다) 자! 이거 갖구 가다가 버스비하구, 남는 돈은 아이스케키 사 드셔, 언니.
만도, 돈을 쥐어주자 마자 흥! 하며 휭하니 가버린다.
심란 (울그락 푸르락해서) 허..허...뭐 저..저런 염병할 인간이 다 있냐?....야! 거기 서! 우 리 딸이 돈 갖구 올거야! 다시 붙어! 다시 붙어, 이눔아!!
만도 (뒤도 안 돌아보고 휘파람까지 불며 가버린다)
민석 어머니이...(난감하게 심란을 붙들고 있는)
54. #병원입구/택시안
상두가 탄 택시(처음에 탔던 택시와 다른), 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상두, 택시안에서 교복을 벗고 사복으로 갈아 입으며 단추를 채우는데 저 앞으로 택시 세워놓고 실랑이 하고 있는 민석과 심란의 모습 보인다.
상두, 얼핏 표정이 굳는다.
55. #병원입구
민석, 심란을 택시에 태우고.
민석 제가 나중에 복수해 드리께요, 어머니...어머니가 잃으신 거 열배 더 따 드리께요.
심란 잘두 따 주겠다. 맨날 잃기만 하는 놈이.
민석 거야 일부러....그럼 고스톱 잘 치는 은환이보구 복수하라구 할께요. 됐죠, 어머니?
심란 (그래도 억울해서 식식거리는) 그 사기꾼 놈한테 내가 곧 다시 온다구...돈 준비해 놓구 있으라 그래.
민석 (만원짜리 한 장 기사에게 주며) 아저씨, 잘 좀 모셔다 드리세요....전화 드릴께요, 어머니.
심란이 탄 택시 출발해가고, 상두, 택시에서 내린다.
민석, 돌아서려다 상두를 발견하지만 못 본척하고, 노래를 흥얼거린다.
민석 제비 몰러 나간다!
상두 안녕하세요, 선생님.
민석 아, 안녕하세요....(상두를 스쳐가며 계속 노래를 흥얼거린다) ...제비 몰러 나간다!
상두 (뭐야? 저 자식은? 왜 그런 노랠 불러?...표정)
56. #보리 병실앞
상두, 털레털레 걸어온다...민석의 노래가 괜히 가슴에 찔린다.
상두 (궁시렁거리는) 젊은 자식이 노래 부르는 취향두 특이하네....근데 왜 살살 기분이 나쁠라 그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