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아바타'란 분신(分身)·화신(化身)을 뜻하는 말로, 사이버공간에서 사용자의 역할을 대신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이다. 원래 아바타는 산스크리트 '아바따라(avataara)'에서 유래한 말이다. 아바따라는 '내려오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 '아바뜨르(ava-tr)'의 명사형으로, 신이 지상에 강림함 또는 지상에 강림한 신의 화신을 뜻한다. 산스크리트 '아바따라'는 힌디어에서 '아바따르'로 발음되는데, '아바타'는 힌디어 '아바따르'에서 맨 끝의 '르'발음이 탈락된 형태이다. 고대 인도에선 땅으로 내려온 신의 화신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인터넷시대가 열리면서 3차원이나 가상현실게임 또는 웹에서의 채팅 등에서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그래픽 아이콘을 가리킨다.]
요즘 항간에 3D 영화인 '아바타'가 많이 회자되고 있다.
'람보2, 터미네이터2, 타이타닉, 에이리언2, 다크엔젤, 트루라이즈...'등 많은 작품을 우리에게 이미 선보인 바 있는 제임스카메룬 감독의 작품이다.
제작비 역시 천문학적이라 하고, 스케일도 너무 엄청나다고들 하고....
벼르다가 지난 15일 생일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영화를 함께 보기로 했다.
이 영화는 2D와 3D 두가지로 제작되어 있고, 또 일반 화면과 아이맥스판으로도 따로 나와 있다고 하는데,
화면 스케일이 워낙 크니까 최선의 방법은 3D 아이맥스판으로 보는 거라고 매니아가 알려 주었다.
서울에는 CGV 용산과 왕십리에 3D 아이맥스 영화관이 있는데,
가장 크고 시설이 좋은 곳이 왕십리 CGV라는 말도 해 주었다.
많이 예매한다는 것을 알고 2주 전에 인터넷에 들어가 봤다.
그러나 이미 많이 늦어서 테두리 자리 몇개만을 제외하고는 예매완료!
볼만한 자리는 오직 새벽 1시를 훌쩍 넘어선 것들만 좀 남아 있고...
다행히 15일자에는 3번째 줄에 우리 가족 4명이 모두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남아 있었다. 그나마 이도 다행...
왕십리 CGV는 새로 지은 왕십리역 신축 역사 건물에 이마트 등 다른 시설들과 함께 일종의 복합 시설물의 하나로 되어 있었다.
특히 아이팩스관은 5층 옥상 주차장에서 바로 걸어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다른 극장에 비해 무척 편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맥스라면 63빌딩에서 보는 특별 제작 영화들 뿐이고,
3D는 롯데월드같은 놀이공원에서 잠깐 보는 것들 뿐인 줄 알았는데
일반 영화들도 이렇게 상영되고 있는다는 것을 그날 처음 알았다.
나누어준 안경을 받아들고 영화관에 들어가 보니 정말 아이맥스영화관 다웠다.
처음 영화가 시작되었을 때 앞자리여서 좀 어지러웠지만, 금방 익숙해 지면서 영화에 빠져들었다.
화면에서는 3시간 가까이 실감나는 영상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스케일이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옆에 앉아서 보는 아들 윤식이는 오랜만에 자기 취향에 꼭 맞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고 무척 맘에 들어한다.
영화가 워낙 게임속 화면들과 유사하게 제작되었으니까...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일종의 '데자부'를 겪는다.
카메룬 감독의 아바타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만화영화들에서 본 이미지들을 복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떠있는 라퓨타 성, 성 중심에 있는 거대한 나무, 비행석'이란 이미지를, 판도라의 '성스러운 숲'이나 숲속의 '나비'족은 '원령공주'의 원형으로서의 동물들, 그리고 신성의 모티브를 떠오르게 한다.
나뿐만 아니라 집사람도 같은 생각이 든다고 한다.
혹시 카메룬은 하야오를 흠모했나?
그러고 보니 거기에 나오는 비행체들도 '라퓨타'에서 나오는 병기들과 유사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글쎄..
내가 워낙 미야자키 하야오를 좋아해서 그런 인상을 가지게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엄청난 스케일과 상상력에 좀 놀라고, 또 일종의 경외심까지도 들었지만
아무튼 '데자부'는 어쩔 수 없다.
3시간 가까이 '입체 아이맥스 영화를 보고 나서
한껏 업된 식구들을 데리고 올림픽 공원에 있는 부페식당에 가서 조촐한 생일축하 식사를 했다.
아바타로 인해 오랜만에(12월 24일 함께 '전우치'를 보고 나서 무려(?) 20여일 만에 ^6^;) 가족들과 함께 영화도 보고 식사도 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서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