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4.29 14:18
1979년 1월 31일 저녁, 박정희가 포항으로 내려왔다. 명목은 다음날로 잡힌 ‘포철 4기(850만 톤 체제) 종합착공식 참석’이었다. 그러나 진짜 목적은 공장 순시가 아니었다. 오늘 밤에 막걸리 한잔 하자. 이것이었다. 다른 뜻은 없었다. 막걸리 한잔, 오직 그뿐이었다. 다만, 막걸리는 포항 막걸리가 아니었다. 대통령이 고향 막걸리를 마시고 싶다고 했다. 박태준은 구미(선산)로 사람을 보내서 막걸리를 미리 준비해 둔다.
박정희는 저 1960년 부산 시절처럼 허심탄회하게 아무런 부담없이 박태준과 술잔을 나누려는 마음이었다. 마냥 편안한 사람과 마냥 편안한 대작을 바라는 박정희의 심경을 박태준은 손바닥처럼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박태준은 대통령이 지치고 외로워 보였다. 사모님만 살아 계셨더라도…. 육영수, 그 이름과 그 모습이 그의 가슴을 쓰라리게 했다.
박정희는 저 1960년 부산 시절처럼 허심탄회하게 아무런 부담없이 박태준과 술잔을 나누려는 마음이었다. 마냥 편안한 사람과 마냥 편안한 대작을 바라는 박정희의 심경을 박태준은 손바닥처럼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박태준은 대통령이 지치고 외로워 보였다. 사모님만 살아 계셨더라도…. 육영수, 그 이름과 그 모습이 그의 가슴을 쓰라리게 했다.
- 2014년 11월의 백록대 전경.
“이렇게 편하게 모셔본 것이 정말 까마득한 옛날 일인 것 같습니다.”
“나도 임자하고 이런 자리를 갖고 싶어서 훌쩍 찾아온 거야.”
“배려 덕분에 휴가는 잘 다녀왔습니다.”
“겨우 일본에서 일주일을 보냈다며? 못난 사람….”
“어쩌겠습니까? 우리 직원들에게 한 달 휴가를 줄 수 없으니 그 정도도 과분한 것이지요.”
“그건 그래. 하여간 임자는 못 말려.”
두 웃음이 손뼉처럼 터졌다. 데면데면한 구석이라곤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은 헤아리지 않는 술잔을 주고받았다.
박태준이 박정희에게 받았던 ‘과음에 대한 처벌’을 꺼냈다.
“이 사람아, 내가 과음 가지고 나무랄 사람이야? 그거 무슨 소리야?”
“그때 각하의 주치의를 포항에 두고 가시지 않았습니까?”
“아, 그래!”
두 사람은 껄껄거리며 벌써 6년 전에 있었던 짧은 소동을 술잔에 담았다.
- 박정희 대통령과 박태준 사장.
이 말을 내놓기 바쁘게 그는 후다닥 뛰어나갔다. 과음 후유증에 시달리는 모습을 하필이면 대통령에게 적나라하게 들키는 포철 사장…. 하지만 박정희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좀 고소하다는 듯이 그저 웃고만 있었다. 아무렇게도 여기지 않는 것은 애주가의 덕망이라 치더라도, 좀 고소해하는 것은 자신과의 모든 술자리에서 언제나 멀쩡했던 술꾼이 드디어 한 번 무너지는 모습을 재밌게 지켜보는 즐거움 같은 것이었다. 박태준이 구토를 마치고 얼굴을 수습하여 자리로 돌아오자 박정희는 인자한 형님이나 스승처럼 말했다.
“고생이 많아서 그래.”
그런 다음에는 주치의를 쳐다보며 지시를 내렸다.
“저 친구 다 낫게 해주고 올라오시오.”
그래서 대통령 주치의가 사흘이나 포항에 머물렀다. 박태준은 ‘과분한 처벌’을 받은 셈이었고….
박태준이 박정희의 잔을 채웠다.
“각하의 주치의가 사흘이나 포항에 남았으니 저로서야 그보다 더 심한 처벌이 어디 있었겠습니까?”
“어, 그렇게 된 거네.”
두 사람은 다시 홍소를 터뜨렸다.
- 포항제철소 열연공장을 둘러보는 박정희 대통령.
“내일 착공하는 4기를 마치면 850만 톤 규모로 확장됩니다. 포항에서 1000만 톤은 부지가 협소해서 한 번 더 확장을 해도 목표치에는 조금 미달하게 되겠지만, 제2제철소에서 1200만 톤을 해버리면 대망의 철강 2000만 톤 시대를 넘어설 것입니다. 자신감이야 넘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두세 차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 박정희가 불현듯 목소리를 깔았다.
“태준이.”
‘임자’도 아니고 ‘자네’도 아니고 참으로 오랜만에 박정희의 음성으로 들어보는 이름. 박태준은 좀 멍멍했다.
“네, 각하.”
“내가 말했나? 우리가 가야 할 길이 혁명 때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험하고 멀다고?”
“네. 포철에 오셔서 독백처럼 그런 말씀을 하셨지요.”
“언제였나. 고로 앞에서 우리가 약속했지. 고로의 불꽃이 국가재건, 민족중흥의 불꽃이니 우리는 그걸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1억 달러가 없어서 그렇게도 속을 태웠던 1고로 앞이었습니다. 그때 약속드린 대로 저는 철강 2000만 톤 시대를 열어젖히는 그날까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고로의 불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태준이 약속은 신용장인 거 알아. 그렇게 해야지.”
두 사람은 똑같이 눈높이로 막걸리 잔을 들었다. 1979년 1월의 마지막 밤, 칠흑의 하늘엔 들꽃 같은 별들이 총총히 피어 있고, 총총한 별만큼이나 무수한 이야기들이 두 사람의 술잔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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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교관과 생도생의 만남이 포철 확창에 약속을 지켰고 대부분 남자들이라면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고 박정희 대통령께서 박태준 회장님을 KO시켰던 이야기가 사나이들의 평범한 생활의 이야기가 아닌가요 .어떤 직위를 떠나 저도 옛날 그 시절의 우정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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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스러운 박 대통령이 그립군요... 당신이 없었다면 지금읜 번영은 당연 없습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모르더군요... 지금의 풍요와 여유가 당신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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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 국사교과서 잘못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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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친구이네요.. 나도 저런 친구가 있었으면... 아니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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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위해선 어떤 비난도 이겨내고 나라만을 생각하며 정진하는 지도자가 다시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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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사내들이란 용광로의 불꽃같은 정열로 나라사랑, 책임완수, 변함없는 동지의 신뢰와 서로 포용하는 사랑이 있는 자들이지요.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대한민국이 최빈국에서 선진국의 발판 을 마련한 세기의 영웅적 지도자, 박정희 전 대통령, 박태준 전 회장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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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근대화의 선구자 , 故 박정희 대통령을 그리며, 내 一生 祖國과 民族을 爲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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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감동과 재미를 준다....조선의 박통 빨아대기는 가희 천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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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석 북한세작이다 대한민국사람이면 이말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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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석 북한세작이다 대한민국사람이면 이말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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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라이 OOO 자즉아....문재놈하고 똑같다...ㅌㅌㅌ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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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수 없는 강건너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시는군. 참혹함에 정신차려도 소용없소이다. 역사가 증명하는데도.....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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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아 인간아, 머리가 있고 눈이 있다면 진실을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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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님, 박태준 회장님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임을 오늘을 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제대로 알아야 한다. 다만 그 분들의 뜻이 오늘까지 제대로 살아남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어 안타깝다. 혼신을 다해 나라를 가꾸던 그 정신이 왜 지금의 세대에는 없는걸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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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는 언제 다시 이와같은 명콤비의 벗같은 사람들을 만날것인가? 가슴이 뭉클하다. 이런 아버지같고 큰형같은 믿음이 있는 정치세상을 다시한번 보고싶다. 박근혜대통령은 이를 이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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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이가 들었나?? 읽다가 가슴이 뭉클하며,가슴으로부터 그 무엇이 치민다. 아무리 절대적인 상하 관계라지만, 막걸리 잔 앞에 놓고, 내이름을 불러주는 그 상사를 존경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2천만톤 목표를 이룬 박회장이 제일 먼저 동작동 현충원 박대통령묘소 앞에서,오열하며 목표달성 보고를 했다는 그 어떤 신문기사, 또한 날 울렸다. 너무 쎈치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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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분은 닭살이 좀 돋기는 하지만,... 죽도록 술마시고 아침에 브리핑하다 토하러 뛰쳐 나가고 그걸 고소해하고.... 하하하. 거인들의 소소한 에피소드로서 너무 공감가고 멋있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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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과업을 북괴는 아직 시작도 제대로 못하고 있고,, 여기는 이미 90%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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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신격화라도 시킬 기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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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가서 김일성 대학에 대해 논평하고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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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묘지에 매주 화요일마다 대중이교가 있으니 그댄 그쪽에 가입하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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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라 이민족 영웅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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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이시지요.. 신격화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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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분 복제라도 하고싶네요. 안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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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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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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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바로 세워 일으킨 주역 박대통령과 박태준 포철 회장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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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습니다. 다시 오시지 못하면 다른 대타라도 보내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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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근대의 영웅 대통령 각하 감사 함니다 지금 OOO들 은 우리의 안정 을 해 하려 하고 잇슴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슴니까 답답 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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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라도 종북 좌파님들 모조리 북으로 보내고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발전시켜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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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위대한 영웅들이시여. 부디 영면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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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단군성전이후최고의지도자는첫째로는한글창제세종대왕이시고둘째는박정희대통령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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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길씨 글에 백번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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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박정희 박태준...눈물이 나려합니다..존경합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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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첫 째를 박정희 둘 째를 세종대왕 셋 째는 이순신 장군. 이렇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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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국회의원줄이고기초의원없애고시의윈도없애고동장을직접뽑아지역대표로하는국민투표를합시다부정부패뿌리뽑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