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이상하다. 왜 이렇게 잘 떨어지는 거지?"
1968년, 미국 사무 용품 회사인 3M 중앙 연구소에 근무하던 스펜서 실버 연구원은 새로 만든 접착제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었다. 아주 강력한 접착력을 지닌 풀을 연구 중이던 스펜서는 실수로 어디에나 잘 붙지만 또 쉽게 떨어져 버리는 물질을 개발했다. 장점은 떨어질 때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새 접착제를 써 본 동료들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다들 신기하게 생각하긴 했지만, "이렇게 접착력이 약한 풀을 어디에 쓸 수 있을까?"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결국 실버의 발명은 5년간 쓰임새를 찾지 못한 채 잊혀져 갔다.
그러던 1974년, 같은 회사의 테이프 사업부에서 일하던 아트 프라이가 영영 묻혀 버릴 뻔 했던 실버의 접착제를 되살려 냈다. 일요일마다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르던 프라이는 찬송가를 쉽게 찾을 수 있게 책에 종잇조각을 여러 개 끼워 두었다. 그런데 가끔 문제가 발생했다. 작은 실수에도 종잇조각이 쏟아져 버렸고, 그때마다 프라이는 크게 당황하곤 했다. 그는 종이에 접착제를 칠해 붙여 보았다. 이번에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 대신 종이를 떼어낼 때 책장이 함께 뜯어지곤 했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 실버의 접착제가 떠올랐다.
"그래! 그 풀이라면 종이가 잘 들러붙을 뿐 아니라 다시 떼어낼 때 찬송가 책이 찢어지지도 않을 거야!"
프라이의 제안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한 3M은 그제서야 상품화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1981년부터 '포스트잇'이란 이름의 메모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