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상을 될 수 있는 대로 상세하게 설명하려고 많은 단어를 늘어 놓아도
어쩐지 미흡할 때가 있다.
그런 때는 그것과 비슷한 다른 것을 가지고 와서 연상 작용에 호소해 보면,
의외로 신선ㄴ하고 인상적인 효과를 올릴 수 있다
이것을 비유 라고 한다.
예를 들어 매우 차가운 손 이라고 하기보다
얼음처럼 차가운 손 이라고 하는 편이 더 인상적이다.
그녀의 볼은 불그스레했다 고 하기보다는 그녀는 사과 같은 볼을 하고 있었다.
고 하는 편이 더 실감나게 느껴진다.
비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중요한 몇 가지만 들어 보기로 한다.
1) 직유법
이것은 비유한 것임을 문장에 정확히 나타내는 단순하고도 솔직한 표현 방법이다.
비유하는 것 과 비유되는 것이 마치 흡사~ 같이 ~같은~처럼~듯이 ~듯한 이라든가
~와 간다 ~인 듯하다 등
매개어로 결합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강나루 건너서
말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이 시는 박목울의 나그네 중 일부로 길 가는 나그네 의 모습을 구름에 가는 달 로 비유해서 표현했다.
밀발 길을 거침없이 가는 나그네의 모습을 독자는 선명하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뜻이 가 매개어로 되어 있다.
매개어~사람이나 사물이 어떤 대상을 다른 대상과, 또는 사람이나 사물이 둘 이상의 대상을)
중간에서 양편의 관계를 맺어 주다
대낮이다
특별 급행 열차는 만원인 채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연선의 조그만 역은 돌처럼 묵살당했다.
돌처럼 묵살당했다. 는 특급 열차의 속도감을 묘사한 독특한 직유이다.
이런 유의 비유는 신선해야 하며 과연 그렇구나 하는 실감이 나야 하는 것이다.
길은 지금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함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 글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일부다.
이처럼 김 문장에 직유법이 네번이나 쓰였다.
즉 고요함은 죽음 으로 달의 숨소리는 짐승 으로, 가까움은 손에 잡힘 으로
메밀꽃은 뿌린 소금 으로 비유하여 문장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2) 은유법
직유와는 달리 미유하는 형식을 표면에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비유라는 것을 독자가
알 수 있도록 표현하는 기법을 가리킨다.
이를테면 마치 ~듯이 ~처럼 ~와 같다 는 따위의 매개어를 쓰지 않기 때문에
직유를 단단히 죄어서 나타낸 느낌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A(원관념)는 B(보조 관념)이다 와 같이 표현하는 것이다,
원뜻을 다른 사물이나 관념으로 등치시켜 표현하는 기법이다.
가령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배 저어 오오 라고 하면 은유가 된다
내 마음이란 원관념이 호수 라는 보조 관념과 동격으로 비유되어 생동감을 주고 있다.
녹음을 푸른 밤으로 비기면 석류꽃은 켜든 붉은 촛불이요
녹음을 바다에 견주면 석류꽃을 촛불 과 산호송이 로 표현하여 비유의 효과를 높였다.
하늘에는 초승달이 을씨년스런 모습으로 떠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 고운 눈썹 주위에 한 떼의 구름이 모였다 흩어졌다 한다.
위 문장에서는 A는 B다 라는 식의 단순한 은유를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문장을
가만히 뜯어보면 고운 눈썹 은 초승달 의 형상을 나타낸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암시적인 은유는 사은유 라고도 하는데
문장을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찾기가 쉽지 않다.
3)풍유법
표현 방법은 은유와 거의 같지만 내용적으로 더 깊은 뜻을 갖는다.
다시 말해 말하려고 하는 바를 뒤에 숨기고 속담이나 격언 등으로 빗대어
은연중에 숨은 뜻을 짐작케 하는 것을 말한다
등잔 밑이 어둡다.
남의 제사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한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등 속담을
사용한 대부분의 글은 풍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인물이 째재하고 교만하여 무슨 일이든지 남에게 뽐내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동네의 라디오나 벽시계 텔레비전에 이상이 생기면 수리공이나 되는
것처럼 한달음에 달려가 뜯곤 한다.
어쩌다 용케 고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어께를 으쓱거리는 태도가 가관이다.
하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하물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엇이든 일단 뜯고 보는 인물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한번은 남의 집 멀쩡한 전축을 그런 식으로 아주 망가뜨린 일이 있다.
위의 글에서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는 구절은 실제 문장에서
풍유법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보여 주는 단적인 예다.
원래 평이한 문장으로 쓰자면 아무리 잘 고치는 사람도 간혹 실수할 때가 있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원숭이의 비유를 빌어 와서 정황을 설명하기 때문에 의미가 더 강하고 세련되게 얽힌다.
어렇게 어떤 정황을 표현한 때 평이한 설명이 아닌 구제적이고 형상적인
비유를 동원하는 것을 풍유법이라 한다.
좀더 예를 들자면 서로 도아야 일이 쉬워진다는 뜻으로 백지장도 맞들면 낮다.
라든가 평소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라는 것 등이다
~63주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