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데우는‘조박사 설렁탕’
깊고 은은한 국물맛이 일품
찬 바람이 매섭게 느껴지는 이맘때, 지천으로 널려 있는게 먹을거리지만 깊은 국물맛이 우러나는 뜨끈한 ‘설렁탕’ 한 그릇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
조촌동에 자리한 설렁탕 전문점 ‘조박사 설렁탕’
하루에 보통 300~400그릇정도 준비를 해야 한다는데, 그 많은 준비를 단번에 척척 끝내는 설렁탕의 달인 최윤진(41)사장.
최 사장은 10년전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려워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음식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을 인연으로 많은 시행 착오 끝에 조박사 간판을 내걸고 본격적으로 이길로 접어들게 됐다.
처음 조박사가 생겼을 때만 하더라도 IMF로 인해 경기침체와 설렁탕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부족해 개업 후 1년 6개월여 동안은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최 사장은 “어려울 때가 바로 기회라는 생각으로 다른 식당에 비해 1~2천원 가격은 비싸지만 제 가격에 걸맞는 음식맛을 내기 위해 설렁탕 한 그릇을 보약을 다리는 정성스런 마음으로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했던 것이 현재 조박사를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요즘은 간혹 조박사 설렁탕이 맛이 좋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미식가들 사이에서 혹시 우유나 프림을 넣지 않았냐 라는 농담 섞인 말도 듣는다고 한다.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최 사장은 설렁탕을 만들때 직접 우유나 프림을 넣어 수십차례 맛을 비교 분석해 보고, 꼼꼼치 체크해 의구심을 갖는 손님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통해 맛에 대한 의구심을 해결해 왔다.
특히 최 사장은 “보통 설렁탕 국물이 희멀건하다고 해서 국물맛이 진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 후 “제대로 된 국물은 누런빛을 띄다 서서히 식어가면서 희멀건한 빛을 띄게 된다”며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공개했다.
조박사 설렁탕은 깊은 국물맛을 내기 위해 사골을 중불에 4~5시간 정도 우려내고, 여기에 무, 대파 등을 듬뿍 넣어 달고 개운한 맛을 더했다.
또한 조박사 설렁탕은 깍두기 맛도 일품이다. 최 사장은 제대로 된 깍두기 맛을 내기 위해 사비를 털어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이름난 명가집을 찾아 비법을 전수받았다.
한편 조박사에 가면 벽에 걸린 많은 액자 속의 인물과 풍경 사진을 볼 수 있다. 이는 모두 평소 사진찍기를 취미로 하는 사장님이 직접 전국을 다니며 찍어 걸어 놓은 사진이다.
본래 자녀들의 뛰노는 모습들을 찍기 위해 사진촬영을 시작했지만 이젠 삶의 일부분으로 녹아들어 프로못지 않은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 같은 실력을 인정받아 한국사진진협회 주관으로 열린 각종 전국사진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도 다수이다.
최 사장은 “음식은 곧 정신적인 봉사라고 생각한다”며 “늘 어려운 시절을 떠올리며 조박사를 찾는 손님들에게 한 상 푸짐하게 대접하고, 우리내 삶의 단편이 담긴 사진들을 보며 잠시나마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세대가 흐를수록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여 자기개발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며 “앞으로 식당 업주들도 테마를 가지고 맛 좋고 질 높은 음식을 개발하고, 일년에 한번씩이라도 소외계층을 위한 먹거리 대접 등의 행사를 펼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렁탕 유래> 본래 설렁탕은 삼국시대 때부터 ‘선농제’ 라는 나라의 제사를 통해서 유래됐으며 조선조에 와서는 임금이 선농제를 통해서 임금과 거지까지 한 솥에 국을 끓여서 먹은 탕을 선농탕이라 부르다 구개음화를 통해서 오늘날의 설렁탕이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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