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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동희 한상남
바다 밀치고 떠오르는 해
백로와 소나무 기개 충만한
해당화 고장
모천 그리며 먼 길 돌아와
물결치는 연어떼
솔향 담고 자라는 송이
전통과 풍습 아름다운 땅이라고
1416년 태종 16년에 받은 이름, 양양
호북성 한수연안 양양과 닮았다는 내고향
1007년(목종 10년) 양주성 축성해
고려조. 조선조. 일제시대 지내왔으니 천년고읍지
항일 시위하던 6000여명 만세소리
3.1운동 기념비로 서 있고
행정수복 기념탑
최홍희 장군 필체 담은 필승탑
호국영령 315 위패 모신 충혼탑
1101야전공병단이 건립한 수복기념공병탑(독립문)
3월 1일이면
호국영령 추모제 봉행하는 충렬사
조선시대 선정비 19기 모신 현산공원
부활절 새벽 ,
촛불 들고 현산에 올라
성도들이 올려드린 거룩한 예배
나라와 민족 위한 기도
하늘 향해 부른 찬양
벚꽃 향기로 머물며
오늘도
천년고읍지 지키고 있다
구교리
야트마한 동산 아래
살구나무, 밤나무, 복숭아나무가
기역자 초가집에 울타리쳤다
봄볕에 손들고 나서던
텃밭 마늘 싹
옹기종기 수런대던
당근 잎사귀
닭장위로
포도덩쿨 자리넓히며
소담스런 포도알 많이도 맺혔지
왕사탕만한 벚찌
나무잎에 숨어
색깔 물들이면
행여 새 날아들까봐
엄마 아빠는 조바심하셨다
밤나무꽃 필때면
진한 향기에
우리집 몽땅 잠겨버리고
부지런한 아버님은
길 위에 정갈한 빗질자욱
남겨 놓으셨다
유난히 벌레 많던 뙤기복숭아
모르고 먹으면
눈밝아 진다고
어스름한 저녁나절
단물먹었다
두 발 달랑 벽에 놓고
두레박 퍼올리다
힘에 부쳐 우물속에 빠졌던 날
지나가던 이웃집 오빠
내 아우성 못들었으면
난 세상 등지고
우물물에 둥둥 떠 있었을거야
똑같은 상구머리
남매인지 형제인지
그걸놓고
이웃에선 내기도 했다지
소낙비 거칠게 내리는 날
소쿠리 가득
살구열매 담아
이웃집에 나누고
밤나무 밑 뒷간에
나란히 앉아 볼일 보던 일
바로 어제 그제 일 같다
아버지가 사오신 나무 말 구루마
동생 태우고 다닌다고
칭찬 받았고
밥상머리 앉아 방귀 꾸는 일
잘한다 잘한다 칭찬했더니
응가 나올때까지 힘주던 동생
툇마루 닦는 일 칭찬받고서
더 잘하겠다 물통채 퍼부었다
꽃대궐 속에 갇힌
유년의 동산
초등학교 1학년 마치고 떠난
구교리 우리집
그곳서 자라던 남매는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 되었다
용천리
아득한 터널 이었다
무섭게 내리꽂는 폭포수
그악스럽게 몰아치는 비바람에 매 맞고
발바닥 치켜든 소나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옴팍한 동네
이화 향기 도화 단물 넘치는
구불구불 휘감기는 살가운 인정
질박한 사람 내음 가득하던 곳
질긴 인심 뚝 따먹고 누운 교각
거침없이 당당하던 ‘루사’와 사랑에 빠져
잔물결 스러지는 용천리 물길 본다
파묻힌 낟알 위로 잔디처럼 돋아난 새순
집 잃고 머문 컨테이너 틈으로 삐져나오는 불빛이
널브러진 돌멩이에 마음 빼앗기는 밤
하늘에 둥근 달 떴다
지금은 어머니 아버지 누워계신 곳
오색
한계령 골목길 들어서면
하늘 벽 깍듯이 길손을 맞고
흘림골 올라가 민망한 여심폭포 만나
부끄러워 용소폭포 흐르는 물에 발 담구니
시리다
주전골에서 풍겨오는 엽전 냄새 맡으며
바람 따라 온 나뭇잎
선녀인양
옥빛 물에 산천어와 노닐며 몸을 씻는다
맑은 물 친구 삼아 걸은 주전골 십리
성국사 마당에 심긴 오색나무 눈여겨보고
약수로 목 축이고 골짜기 벗어나니
넙죽 엎드린 바위
등창에 고인 약수는
나그네에게 주는 다섯 빛깔 선물이다
학포리
곰밭댁 택호를 가진 할머니댁은 학포리에 있었다.
아드님은 징병 가서 돌아오지 못했고 여고시절 엄마와
의형제 맺은 따님은 원산으로 시집 가셔서 두 분만 사셨다. 동생과 학포에 가면 새벽녘 할머니와 소여물도 끓이고
아궁이 앞에서 감자도 구워먹고 소달구지에 배추 싣고 가서 바닷물에 씻어 오기도하고 디딜방아에 떡쌀도 찧었다.
동네 언니들이랑 널뛰기 하던 설날 풍경은 연하장 그림이다. 갓 쓰고 두루마기 입은 할아버지 친척들과 찍은 환갑기념 사진은 흐릿한 내 유년의 뜨락이다.
할머니와 걷던 길에 솔비치 콘도 우뚝 서고 앞마당에 양양공항 들어섰다. 공항로비에 갓 쓰신 학포할아버지 앉아계신다. 우리들에게 읍네 강아지라 부르시던 학포할머니 솔비치 콘도에 앉아 반갑게 맞아 주신다
방태산 산행
(一打三皮)
더위 피해 가는 꽉 막힌 길
거북이걸음으로 이제야 인제구나 원대리 오니
빽빽한 자작나무 은빛 몸매
하얀 그늘에 마음 빼앗겼다
방동 약수 초입에서 정 나누고
21.3 킬로미터 백두대간 출발
산허리 돌고 돌아 오른 방태산
흠뻑 젖은 몸 깃털처럼 가볍다
내리막길 들어서며 산바람과 포옹
새 소리 맞춰 흰나비랑 행진
나뭇잎 풀잎 칡꽃 향기 흠흠흠
예서 무얼 더 바랄까
깊은 산속 손바닥만 한 밭
아침이면 밭갈이 끝난다고 붙여진 이름
아침가리골
바위 딛고 물소리와 걷기
깊은 물 만나면 다이빙
물고기랑 잠수
젖은 옷 물기 마르면 다시 나타나는 계곡
산기슭 돌 틈 사이 솟아오르는 샘물
수고했다 내미는 방태산 젖은 입술이다
한 시간 험한 길 오르고 나서
세 시간 남짓 걷는 행복한 내리막길
해안도로
3.8 휴게소 지나
여운포 마을로 들어서면
울창한 소나무 숲
한참을 내달리면
해안도로 만난다
무릎까지 차오른 눈길 헤치고
조심조심 대관령 넘었는데
해안도로 달리니
뽀오얀 먼지 따라온다
보고프다, 함께 있자!
바다 향해 외쳐도
대답 없는 수평선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기다리느라
해안도로 목 늘이고 있다
소돌항구
일억 오천 만 년 전
바다 밑에서 지내다가
지각변동으로 모습 드러낸
아들바위
바위 앞에 소원 빌면
들어준다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찾아온 이들
단정한 몸 쪽빛 물에 담구고
평생 길동무
아들 주십사
두 손 모은다
소돌항구 들른 사람들마다
'아들과 정있게 지내야지'
다짐하고 돌아선다
송전리
닷새에 한번 양양에 장 서면
시오리 길에 살던 아낙들 장보러 갔단다
네 살 박이 계집애
장날이면 저도 신이 났는지
기와지붕 집 마당에서
재롱을 떤다
장에 가서 새로운 걸 본 모양인지
“장에 가자, 장에 가자”
아낙들 소리치면
궁둥이 실룩대며
“자에 가자, 자에 가자.”
손 내어저으며 장감 머리에 이고
서둘러 집 나서는 아낙들 흉내 낸다
빠른 걸음 걷던 아기
예순 해 지나고나니 느긋하다
대관령 휴양림
엎친 데 덮치는 게 세상살이라
동동걸음 하면서 이름 부르는 자리 지키다
설봉공원서 여유부리며 잠긴 목청 풀고 나니
열일곱 시,
대관령 가시잖다
여주 지나 평창 들러 횡계로 들어서니
암소 한 마리 꼬리친다
등심 뚝 떼어 양파 버섯 마늘 불판에 얹는데
고인 침 꿀꺽 소리내며 넘어간다
별 반짝이는 밤길 헤치고 도착한
대관령 휴양림 자작나무방
방문 열어 맞바람 느끼니
고운 계곡물소리 들린다
유월 녹음에 마음 던지고
산중 청량함
고요한 평화
졸음 몰고 오는 노곤함 팔베개하고
잠청하는 초여름 밤
산새들 숨소리 엿들으며
구불구불 산길 따라온 생각들
대관령 휴양림 지키고 있다
나도 새인 듯
재재대는 참새소리
창문 틈 비집고 들어서길 래
나도 새인 듯 창문으로 다가갔다
길게 울어대는 수탉 울음 달래느라
담 너머로 들어 선 햇살 보러
종종거리는 새
따라 나섰다
흐드러지게 핀 진다홍 매화
개나리 목련 동백 벚꽂 튜립
초록 내음에 파묻힌 마을
자전거 탄 아버지와 딸
아침공기 가르며 집 나서면
나도 새인 듯
낯선이들에게
봉쥬르 인사 건넨다
라꾸르즈 강가에서
봄바람이 부르길래 집 나섰다
너와지붕 집 지나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 라꾸르즈
하얀 민들레 방석 깔고
맛있게 풀 뜯던 거위 네 마리
거위 곁 맴도는 삐삐새
라꾸르즈 강 지키고 있다
강물에 초록빛 담구어 진 날
까마귀 그네 태우는 나뭇가지 사이로
솔개 한 마리 아득한데
비행기는 지나가며
흰줄무늬 구름 만드는 오후
자전거 끌고 온 소년과 아버지
데이트 나온 연인
개 데리고 산책 나온 중년부부
다정하게 손잡은 노부부
인사 건넨다
건너 마을 풍경에 마음 주다가
흐르는 강물 보며 추억 떠올리니
비감이 넘친다
어찌 그뿐이었겠느냐마는
강물에 초록빛 담구어 진 날
마주한 또하나의 영상이다
파란 하늘이 눈부시다
카타콤
쫓기던 무리 잦아든 어두운 땅속
구불구불 걸어 내려가면
열매 매달린 듯 움막이 있다
평등하다 외치던 로마군중의 함성
스며든 곳
한가닥 빛줄기에
300년 이어온 목숨
어둠 속에 갇혀서도
소망을 노래하던 그들이
생각 옮긴 그림도 여러 점 있다
카타콤에서 드려진 예배시간은
순교자와 하나된 시간
헬레나 어머니 덕에
숨통 트인 기독교인
콘스탄틴 황제 높이며 새 삶 얻었다
자손 위한 신음소리
앞장 선 문화
사람들 달려와 확인해 본다
스페인 /포르투갈/모로코12일
네델란드 항공 866에 타고 암스텔담서 내려
두어 시간 지내다가 갈아 탄 비행기
리스본에 내려놓는다.
포르투갈 까이따노 버스
지중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데려다 주었다
이른 아침 산책길
바닷가에 내려서니 울긋불긋 꽃이 반긴다.
소란스런 유럽여행객들 틈에서 식사 마치고
유럽최서단 땅 끝 마을 까보다롯까 도착하여
해안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드넓은 대서양
굵은 채송화 햇살 담은 미소 짓는다.
세 명의 목동 앞에 나타난 성모마리아
로자리오 기도 권했던 터 위에 지은 파티마성당
십자가 형상 특이하고
무릎으로 걸으며 성전 향하는 성도들 모습 거룩하다
시인 바이런이 에덴의 정원이라 불렀다는
포르투갈 왕들의 휴양지 신트라
근사한 왕들의 별장 마음으로 등기했다
서쪽 작은 나라 포르투갈
이슬람과 기독교문화가 엉켜있는 곳
세계일주한 마젤란도 포르투갈 북부사람
리스본 항은 3대 미항 중 하나
4.25 다리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생각나게 하고
테주 강 자락에
두 팔 벌리고 마음껏 축복하시는 예수님 서 계신다.
세빌리야 이발사 사는 동네로 오며
1492 영화 보며 만난 콜럼버스가 세운 세비야성당
돈과 여자 원하면 발등 쓰다듬으란다.
34층 히랄다탑 오른 후
세네카 동상 있는 세비야대학에서
법학도와 문학인들 만나고
산타클로스 마을 들어서니 정겹다.
타리파서 쾌속선 타고 지브렐타 해협 건너 만난
아프리카 북부 항구 탕헤르
프랑스 지배 받던 박하차 유명한 모로코에 오니
농사한 채소들 지금도 유럽 식탁에 올린다는데
그 땅에 우리나라 원양어선 선원 270명 묻혀있단다.
새벽에 만나 고대도시 패스
좁쌀과 카레 넣어 만든 전통음식 달갑고
노란 가죽신 사나이 모하메드 가이드 따라 메디나로 가니
영화 속으로 불쑥 들어선 듯
꼬불꼬불 골목길 시장 푸석푸석 나귀 똥가루 날리고
매캐한 냄새 가스통 짊어지고 가는 나귀들
비좁은 난간 올라가 천연염색 공장 둘러봤다
버스에서 카사불랑카 영화 보며
잉그릿드버그만과 인사를
찜찔방 수준 카사블랑카호텔서 단잠에 빠졌다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하산 메스키다 모스크
수도 리바트 궁에선 국기 하양식 세레모니 보았다
멋진 남성 대서양과 잠자는 여인 지중해가 만나는
지브렐타해협을 건너
스페인과 영국 영토 맞붙은 지브렐타영으로 입성하니
도로 옆은 올리브바다
3 억 그루가 심겼다는데
세계올리브 32%를 생산
올리브나무와 비슷한 와인뚜껑 만드는 코크나무
맥주통 만드는 오크나무도 함께 자란다
말라가는 휴양지
흰색과 살색 노란색과 파스텔 톤 녹색
겨자 색 연황토 빛 벽과 잘 어울리는 오렌지 지붕
초록신호등 속에선 말라깽이 소년이 50 초 동안 뛰고
꼬르도바 꽃길 이슬람문화 고스란히 남은 그라나다
음악회 열린다는 알함브라 궁전 안에서
워싱턴 어빙이 노래한 ‘알함브라의 추억’ 떠올리며
‘주예수보다 귀한 분 없네’ 찬양드리니
함께 사진 찍자며 스페인 아이들 빙 둘러선다
카를로스5세 궁전 조각도 섬세하고
수로 따라 예쁘게 만들어진 헤네랄리페 정원도
근사한 그라나다
세르반테스의 동키호테가 활약했던 라만차 평원 지나
엘시드 영화 보며 도착한 똘레도
산토토메교회에서 엘그레코의 걸작
‘오르가스백작의 매장’을 보았다
산티아고 출발지이기도 한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는 스페인의 3대 화가
엘그레꼬, 고야, 벨라스케스 작품이 있다
민중반란을 그린 용기있는 화가
왕가를 평범한 서민으로 그린 챨스 왕가는
신은 죽었다는 니이체의 말 후원해줬단다
고야가 그린 마야부인
사라고사 필라르 성모 대성당에도
고야가 그린 천정화 있고
가족성당과 치유의 역사 현장 보존되어 있다
바르셀로나는 황영조를 만든 곳
조병화 시인의 글 바위에 새겨있다
바르셀로나 시민 위해 기여한 가우디 건축가
성가족 성당 벽면 조각 그림성경동화다.
하루 입장객수는 수 만 명
입장료가 건축비 된다니
우리도 성전 건축에 참여한 셈
구엘공원에는
얇은 종이 가지고 세심하게 만든 듯하나
흙 돌 철판으로 만든
의자 벽 문짝 기둥이 있다
램블란스는 예술가 거리
천사 악마 군대 동물차림하고 모노드라마 계속 되는데
로봇처럼 서 있는 많은 동상
근사한 할머니도 은백색 칠하고 서 있다
콜럼버스 후원자였던 이사벨라여왕 덕분에
미국 지명 42%가 스페인어
그녀에게 황금 드렸던 콜럼버스처럼
이사벨라여왕 서 있던 자리에서
남편에게 꽃 받은 부인도 있다
긴 비행시간 4000킬로 이상 달린 버스
쾌속정에 산책길도 만만치 않았던 열이틀의 여행길
악수하며 헤어진 고마웠던 길동무들
라로슈포제
드골 공항서 택시를 타고
몽파르나스 역으로
떼제베 타고 샤땔로 역에 내려
택시타고 들어온 라로슈포제
3층 저택 기다리고 있다
마을 공원에서
일주일에 두 번 장이 서는데
유럽 국가 모든 상품 한자리에 모인다
독일산 청바지 이태리 원피스 프랑스 모자 악세사리
유기농 채소와 과일
치즈 복숭아 향 나는 와인
누가와 벌꿀, 차와 올리브
생선회 절인 반찬
스파와 골프장 메밀농장 어우러진 라로슈포제
1886년부터 자리 지킨 수요일만 문 여는 레스토랑
옛사람들 체취 느끼며 점심 먹었다
여기는
조잘대는 물소리처럼
소곤소곤 조곤조곤
미소로 인사 건네며
격려하는 예쁜 사람 모여 사는 곳
여럿이 있어도 큰소리 들리지 않고
공원 벤치에 앉아 책장 넘기며
마음 넓히고 생각 모으며
자기가 주인공 되어 누리며 사는
지혜로운 이들이 함께 하는 곳
둘이 한편 되어 하는 경기 빼당크
공 던지면서도 빙긋 입 꼬리 올릴 뿐
승부에 목숨 걸지 않는
여유로운 마음 가지고 사는 이들 뭉쳐있는 곳
1878년 지어진 성당에서 날마다 미사 올려지고
시간마다 종소리로
평안하라! 평안하라!
주의 음성 들려오는 곳
일주일에 두 번 공원 모습 사라지고
장인 정신 담은 물건
주변국가 상품까지 주인공 되는 장날에도
만나 줍던 이들처럼
필요한 만큼만 사냥하는
알뜰살뜰한 이들 손잡고 사는 곳
일주일에 삼 일 셔틀버스로
대형마트 오고 갈 때도 바쁜 이 아무도 없어
느긋한 걸음새 세상을 안고
흐뭇한 표정으로 풍광 즐기다가
아흐브아!
약속하는 이들 어깨 기대며 사는 곳
메밀 심긴 초록벌판 잠 깨우는 새소리
강 지키는 거위가족
벌판 노니는 당나귀
낮잠 즐기는 불란서고양이
봄나들이 다니는 노랑나비
골목마다 꽃나무
정갈한 정원
창문에 심긴 라벤다
십 분 걸으면 닿는 골프장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온천수
여기는 나그네에게 주는 선물 가득한 곳
샴보성에 다녀와서
샤뜰렛 역에서 여덟 정거장
뚜르역에 내려서 만난 그랜드호텔
구시가지 찾아가
신문 읽으며 식사하는 그들 곁에서
크로아쌍과 오렌지쥬스 에스프레소 마신다
요플레, 빵 과일 쿠키 살라미 한 아름 사고
고속도로 한 시간 달려
르와르 강 따라가 만난 멋진 샴보 성
멋스러움에 감탄하고
웅장함에 정교함에 놀라고
옛스러움 그대로 간직함에 찬사를
차타고 성 주위 한 바퀴 도는 것만도 40여분
물 위에 빠진 샴보 성 신비하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웅장한 샴보 성
외딴 곳에 성 쌓기 하던 인부들 설움
샤뜰렛 출신 화가는
단단히 성 내며 성 주인을
괴물로 짐승으로 새로 둔갑시켜 전시실에 가두었다
르와르 강줄기 따라 고성 두어 개 더 만나고
유채꽃 내음 들이키며 시골길 달리니
일주일 머물다 떠난 라로슈포제 고향 같아
시청 네 개 지나면서 라로슈포제와 견준다
당나귀 안부도 묻고 수탉 상황 살피고
라꾸르즈 강가 나가서 거위근황 보고서야
일주일 정든 집에서 잠자리 든다
1400명 인구가 8000명 관광객 만나는 라로슈포제
로레알 회사가 만든 화장품과 스파 인기가 높아
3 주일씩 3년
피부치료차 들르는 여행자와 가족들도 많단다
머무는 값도 마을에 지불해야 하지만
여행객들에게 관대한 주민과 상인들
만만하게 즐길 수 있는
라로슈포제가 좋다
뚜르와 포티에르
휴양지에서 녹색과 초록, 유채의 노랑
다양한 꽃 색깔 즐기며
시간 따라 변하는 스파와 수영장 물색에 빠져 지냈는데
뚜르와 포티에르 건축물로
주황빛과 아이보리, 잿빛과 검정
다양한 직선의 아름다움을 본다
거리에서 만난 이들 의상에서 발견되는
멋진 색의 조화는
떼제베 타고 몇 시간 달려도 끝없는 평지
자연이 주는 풍요 속에 스스로 익혀졌을 그들의 분복
미소 짓고 인사하며 존중하며 친절히 응대해 주는 건
르네상스시대 발달된 인문학 바탕인 건 아닌지
마을의 기본은
시청 우체국 빵집 약국
시청 앞 광장에서 본
예배 드리러가는 할머니와 아이들
구별되게 사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곳서 만난 여행객들과
기차 타고 파리로 돌아가는 길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