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CRM 대담 - 2004년 어패럴뉴스
● 사회-현재 패션업체가 CRM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이 패밀리카드를 발급하는 것에 그치고 있는데 과연 이 패밀리카드가 고객관계 구축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까.
● 정성문-패밀리카드는 충성고객을 만들기 위한 물밑 작업일 뿐입니다. CRM이 과거의 CS와 구별되는 것은 고객들의 정보를 통해 소비자를 먼저 알고 그에 대응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패밀리카드는 그저 CRM을 위한 ‘수단’일 뿐 전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수단을 통해 고객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 황순귀-먼저 고객 데이터 모집에 대한 프로세스부터 바꿔야 합니다. 패밀리카드는 이를 통해 전적으로 고객이 편하게끔 만들어야하는 것이지 불편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불황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만큼 기본으로 돌아가 고객에게 먼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 정성문-우리는 지난 95년부터 고객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멤버십 카드를 이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그 방법을 달리 하고 있습니다. 즉 고객이 알아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매장에서는 입점하는 고객이 회원이 아닐 경우 거의 응대에 들어가지 않고, 회원일 경우에만 매우 친절한 응대와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회원이 아닌 고객은 자신도 그 특별한 혜택을 받기 위해 가입하는 식의 자연스러운 참여 유도 방식으로 억지로 모으는 것이 아닌 참여하는 고객의 정보만 입수해 적중률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먼저 찾아야 합니다.
● 이민용-현재 CRM에서는 고객 회원정보 수집에 관한 것이 제일 관건인데, 내년부터는 고객 정보 수집이 현재보다 좀 더 쉬워질 전망입니다.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현금영수증제’를 실시합니다. 고객들은 현금으로 구매한 영수증을 증명하기 위해 신분증 대신 핸드폰 번호를 남기게 됩니다.
● 최문창-CRM의 고객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 모인 데이터베이스를 기업 내부에서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또 관리 후 각 부서는 물론 생산까지 이 데이터들이 반영되는가 하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 구매 성향에 대한 즉각대응(QR)으로 기회손실 비용까지 수용되어야만 CRM이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에 브랜드들이 협력업체와도 이런 데이터를 공유해서 효율을 높여야만 외국 업체와도 경쟁이 가능합니다. 국내 업체들이 몇 년간 쌓아온 국내 소비자들의 데이터가 바로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 브랜드들과의 차별화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중소기업과 디자이너 캐릭터 업체들도 마찬가지지만 협력업체들의 경우는 대기업에서 국내 패션산업 발전을 위해 비용과 노하우가 지원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서 모든 그룹간의 지원과 협력이 서로 이루어진다면 그야말로 이상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민용-고객관리에는 최소한 3년 정도가 걸립니다. 이 정도 기간이 되어야만 100만명 정도의 소비자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수요와 매출까지 예상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이런 기간동안 자금이나 인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MD들이 그들의 주 업무인 기획 이외에도 고객에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CRM은 홍보,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면 되기 때문에 그만큼 지속적인 관리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만약 MD들이 CRM에 관심을 가지고 일에 임한다면 중소기업의 인력에 대한 단점을 해결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 사회-CRM을 시행하는데 있어 결국은 오너 마인드가 가장 중요한데, 최근에는 이들이 CRM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투자를 선뜻 결정하기는 힘듭니다. 실제로 구축에 대한 비용은 얼마나 됩니까.
● 이민용-CRM은 내부 시스템 구축이 우선이기 때문에 그 규모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구축이 안된 중소기업의 경우 임대 형식의 ASP를 사용한다면 매출 50억원 규모의 업체일 경우 초기 시설 투자가 5천만원 정도가 듭니다. 최근 구축한 업체중 2억원에 납품된 기업의 경우 ERP, POS, CRM 모두 구성했는데 이 회사는 700억원 매출 규모였습니다.
● 황순귀-기본적인 전산화가 되어 있다면 그 다음 CRM이 필요해지게 됩니다. 이렇게 전산화가 기본이 됐을때 초기 자본 1억원 미만이면 구축이 가능하고, ASP의 경우 월 1백만원이면 해결됩니다. 이에 앞서 CRM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패밀리카드나 고객카드를 가지고 기존의 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법으로 고객에게 무엇을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고객이 단순히 물건을 팔아주는 ‘봉’이 아니라 고객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CRM을 접근하는데 있어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고객과 호흡하지 않는 기업은 금방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시대입니다.
● 정성문-고객을 잡기위해 CRM을 구축하기에 앞서 기본적인 시스템을 구성하고 이 이후에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먼저 생각해 본 후 CRM을 구축해야 그 본질에 제대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 사회-CRM의 실제 브랜드 활용 사례를 세정을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 김기섭-CRM은 경영 프로세스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내부적으로 고객 지향적인 조직 기반을 갖추지 못한다면 무용지물로 볼 수 있습니다. CRM의 업무를 내부적으로 같이 등록시켜 나가는데 있어 적용되는 것은 상품을 기획, 생산하는 부분과 제품을 배분하는 부분, 유통을 전개하는 부분 등 세가지 부분으로 모든 곳에 고객지향적인 관점이 표현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젊은 층을 겨냥해 출시한 ‘인디안블루’의 경우 CRM을 적극 활용한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이 브랜드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획에 착수했고, 그 상품들을 연령대별, 지역별로 배분했습니다. 매장에서는 이를 위해 VMD도 바꾸고 심지어 고객들에 대한 응대 방법까지 젊은층의 성격에 맞추기 위해 판매사원까지 교체했습니다.
● 사회-국내 교육현장에서의 CRM 현황은 어떻습니까.
● 박찬욱-국내 CRM은 2000년 전후로 도입됐으나 대학에서는 CRM을 가르치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또 초기에는 브랜드 중심의 마케팅이 아닌 고객 자산이 중요시 됐던 금융이나 유통 등 서비스 업종 중심으로 적용됐습니다. 최근에 들어서야 조금씩 학계에 CRM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CRM은 전략적 이슈일 뿐 너무 어렵게 생각하면 안됩니다. 푼돈으로 고객관리가 가능한 방법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 사회-그 밖의 문제점이나 개선 또는 추가할 사항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 박찬욱-업체들은 CRM을 갖추기 이전에 퀄리티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어야 합니다. 시스템만 가지고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또 패션의 경우 제품 코딩 체계가 매우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표준화가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 최문창-제품 코딩 체계에 대한 표준화는 이미 되어 있지만 국내 유통을 쥐고 있는 백화점들이 따라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는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은 우선 백화점들 즉, 유통과 패션의 협력관계가 구축된다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 황순귀-고객관리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해야 합니다. 고객과 만남의 횟수를 증대시키고 고객을 우선으로 시스템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 박찬욱-한 기업체에서 CRM을 도입할 때 단기적 수익과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다른 부서와 협력을 생각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투자자를 설득시키기 위한 단기적 수익이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CRM을 사내 문화화 시켜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CRM을 주도하는 사람의 90%가 회사 CEO들이 직접 나서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도 오너가 직접 경영하는 기업들의 경우 생각보다 쉽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결국은 CEO들의 고객에 대한 마인드가 가장 중요합니다.
첫댓글 벌써 5년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