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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을 위한 정책방향 - 자율적, 창의적 인재육성을 위한 학교혁신 - | |
윤웅섭│교육인적자원부 학교정책실장, usyoon@moe.go.kr
21세기 지식기반사회는 창의적 능력을 가진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창의성을 바탕으로 개인적,사회적으로 능력 있는 인간이야말로 미래 사회를 이끌 주역인 것이다. 특히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경쟁력 있는 창의적 인재의 양성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식기반사회에서의 지식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그 소멸주기는 매우 짧아진다. 창출되는 새로운 지식들이 불과 수초 만에 전 세계로 전파되고, 그 전파된 지식들이 인간의 경험, 가치관, 안목, 통찰 또는 다른 지식들과 만나 순식간에 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지식으로 전환된다. 따라서 단편적인 사실적 지식이 아닌 방법적 지식이, 삶과 유리된 지식이 아닌 삶과 지식이 조화된 문제해결력, 창의성, 인성 등을 중시하는 교육이 강력히 요청된다. 이처럼 지식기반사회의 도래에 따라 학교교육에서도 교육시설은 물론, 교육내용과 방법 면에서 신속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학교가 사회변화 속도에 부응하지 못하고 산업화 시대의 낡은 틀에 안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최근 불거진 수능시험 부정사건과 서울 모 고등학교의 대리답안 작성 사건은 학교교육의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감을 증대시키고 있어 학교혁신이 매우 시급함을 알 수 있다. 사실 개인이나 조직이 지속적인 혁신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학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학교혁신은 학교 내부로부터
학교혁신이란 21세기에 요구되는 인성과 창의성을 겸비한 자기주도적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학교의 묵은 제도나 방식을 고쳐서 초,중등교육을 내실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학교혁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이 학교 내부에 있어야 한다. 학교 내부에 학교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리더가 있어야 하고, 이를 지원하는 세력이 있어야 한다. 단위학교의 리더인 학교장은 학교혁신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체계적인 혁신관리 능력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혁신관리란 혁신점화 ⇒ 혁신설계 ⇒ 혁신실행 ⇒ 혁신내재화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혁신점화 단계에서 단위학교의 리더인 학교장은 학교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냉철한 상황 인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수요자 또는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받는 외면과 질타를 겸허하고 냉철하게 수용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러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학교장은 전체 교직원에게 학교의 현 상황과 위기를 객관적으로 전달하여 학교구성원 스스로 학교혁신의 절실성을 느끼게 할 수 있어야 한다. 혁신설계 단계에서 학교장은 전체 교직원과의 토론을 통해 현 상황의 위기 원인을 구체화하고 이를 근거로 혁신비전과 혁신과제를 도출하여야 한다. 혁신비전과 혁신과제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학교의 존재 근거인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적 요구를 그 중심에 두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장,단기 과제를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혁신실행 단계에서는 설정된 혁신비전과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전체 교직원들을 조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단위학교에서는 교과연구회, 생활지도연구회 등 각종 모임이 자율적으로 조직되어 있는 바, 학교장은 이들 모임이 단위학교의 혁신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재조직화하여야 할 것이다. 혁신내재화 단계에서는 혁신의 점화, 설계, 실행 등 일련의 혁신활동 프로세스가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위학교에서 혁신내재화는 학교운영 결과에 대해 학교교육의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이 평가를 할 수 있고, 평가에서 드러난 이들의 교육적 요구가 학교운영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혁신은 학교장의 체계적인 혁신관리 노력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으며, 교직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학교 공통의 문제에 대한 관심 그리고 학교발전에 대한 헌신이 병행되어야만 달성될 수 있다.
단위학교의 리더인 학교장은 학교혁신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체계적인 혁신관리 능력이 있어야 한다. 혁신관리란 혁신점화 ⇒ 혁신설계 ⇒ 혁신실행 ⇒ 혁신내재화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학교혁신을 위한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원 역할
학교혁신을 위해서는 학교 내부에서의 자율적인 혁신 노력뿐만 아니라, 교육인적자원부를 비롯한 교육행정기관의 제도적,정책적 학교혁신 여건 조성 등 지원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하에서는 인성과 창의성을 겸비한 자기주도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학교혁신 정책들의 현황과 방향을 개관하여 본다.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기본 능력과 국민으로서 생활하는데 반드시 필요로 하는 기초교육을 보장하는 것은 초,중등교육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제7차 교육과정 고시에서 국민의 기초,기본교육을 강조하는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도입하였으며, 정책적으로는 기초학력 부진의 누적을 막기 위해 읽기,쓰기, 셈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초학력책임지도제를 1997년부터 추진해왔다. 현대에는 지식적인 측면에서의 기초교육과 더불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건전한 인성과 올바른 가치관, 생활습관을 함양하는 기본교육이 요구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육현장에서 다양한 체험을 통한 인성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는 한편, 지난해 7월에는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시행령'을 제정,공포하는 등 인권존중 의식과 올바른 생활습관의 형성 및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학생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소질과 적성을 최대한 계발,육성하기 위해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서 수준별 교육과정, 선택중심 교육과정, 재량활동을 새로이 도입하였다. 그리고 정규 교육과정에서뿐만 아니라 방과 후에도 다양한 특기,적성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운영함으로써 각 개인의 소질,취미,특기를 신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② 교원의 사기진작
초,중등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교원이 자신의 일에 만족하면서 책임의식을 갖고 학교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여건과 제도적 장치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교직사회가 활성화되도록 능력중심의 다면평가체제로 교원평가제도의 개선1) 및 초빙제, 공모제 등 학교장 임용제도의 다양화, 교원 연수기회 확대 및 자발적 연수지원 강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교원존중 풍토 조성, 잡무 경감, 교원의 정책 참여기회 확대, 학생교육에 헌신한 우수교원의 발굴,표창과 실천사례 홍보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③ 다양한 교수-학습자료의 개발,보급
초,중등교육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교수-학습자료를 개발,보급하는 등 교실수업개선을 위한 지원을 확대 강화하는 일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에 약 30여 만 건의 교수,학습자료를 교과별,학교급별,학년별로 체계화하여 탑재한 ꡐ중앙교수학습센터-에듀넷 서비스ꡑ를 개시하여 현장 교원과 학생들이 자료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 이와 함께 학교교육과 연계된 다양한 자율학습 콘텐츠의 무료 제공을 통해 보충학습기회를 확대해 주기 위하여 ꡐ사이버 가정학습 지원체제ꡑ를 구축하여 지난해 9월부터 광주, 경북, 대구교육청에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3월까지 시,도교육청별로 단계적으로 개통하여 전국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④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교육과정에 반영
교육인적자원부는 정보화,세계화 시대의 도래에 따른 다양한 요구를 교육과정 운영체제에서도 수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수시 개선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필수교과 축소 문제, 주5일수업제 도입에 대비한 학습요소 감축 문제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고교체제의 다양화,특성화,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영재교육 강화, 시대적 변화에 적합한 실업계고교 체제 개편, 국민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사교육비 경감대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단위학교 중심의 초,중등교육정책 추진
그 동안 우리는 시대적 변화에 적합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교육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이 학교 현장에 성공적으로 정착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교육정책의 최종 구현 장소인 단위학교의 특수성 및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국가 중심의 획일적인 정책 추진에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교육인적자원부는 정책수립 단계부터 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 위하여 교육인적자원부 내에 ꡐ국민참여교육센터ꡑ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ꡐ단위학교 지원중심의 교육행정체제 혁신방안ꡑ을 수립 중이다. 이번 교육행정체제 혁신방안은 지금까지의 정책수립 방식과는 큰 차이점이 있는데, 단위학교에서부터 지역교육청, 시,도교육청, 교육인적자원부에 이르는 상향식 기능,조직 진단을 통하여 학교현장과 일선 교육행정기관의 업무전반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을 실증적,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단위학교 지원중심의 교육행정체제 혁신방안'의 주된 내용은 먼저 단위학교 자율운영체제를 구축하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 학교장에게 교육과정, 인사, 재정 등 학교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에 대한 권한을 이양하고,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각종 지침, 계획, 예규 등을 발굴하여 정비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학교장의 강화된 권한을 행사함에 있어서는 학교구성원의 폭 넓은 참여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민주적으로 행사될 수 있도록 기존의 학교운영위원회의 기능을 부분적으로 강화하고, 학교운영위원회의 대표성과 학교 구성원에 대한 의견수렴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학교운영위원회의 하위기구로 교직원회,학부모회를 법제화하여2) 민주적 단위학교 의사결정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단위학교 자율운영체제가 원활히 구축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교육행정체제를 혁신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교육행정체제 혁신의 기본방향은 우선 교육행정기관의 기능을 재정립하는 데에 두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국정과제에 대한 정책기획,평가 등의 업무에 주력하고 집행업무는 이양하며, 시,도교육청은 지방교육정책 개발,기획 및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의 네트워킹 그리고 지역인적자원개발 기능에 집중하고, 지역교육청은 단위학교의 교수-학습활동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 재정립에 따라 시,도교육청이 지역의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단위학교의 교수-학습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초,중등교육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종전에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행사하던 중학교 보직교사 추가배치 권한, 학력인정학교 지정권, 자율학교 지정권 등을 시,도교육감에게 이양하여 분권 및 자율성 증대를 도모하였으며, 사립학교법 등 교육관련 모든 법령을 대상으로 권한 이양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일선 교육행정기관인 지역교육청의 단위학교에 대한 교수-학습활동 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시,도교육감의 권한 중 지역의 특수한 교육적 요구가 반영되어야 하는 권한은 지역교육장에게 재위임될 수 있도록 시,도교육감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교육재정 분야에서도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성과 주민들의 교육적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행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방교육 재정 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시,도교육청 예산편성지침을 폐지하여 교육위원회 운영비, 업무추진비, 및 특정업무담당활동비를 제외한 경상적 경비는 시,도의 여건과 특성을 고려해 조례로 정하여 예산을 편성할 수 있게 되었다.
이상과 같이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하고 있고 추진하고 있는 주요 학교혁신 정책들을 개관하였다. 사실 이미 많은 학교에서 현재 학교교육의 틀 내에서도 학교혁신을 이루어 낸 많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일례로 대전광역시 송천고등학교의 경우 보충학습 운영에 있어서 다양한 강좌를 무학년제로 개설하고 학생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학생의 만족도 및 학력 향상,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거두었다. 또한 전라북도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의 경우 『진로 및 직업 관련 체험 마당』, 『결연 기업체 초청 강연 및 취업 상담』, 『대학 초청 진학 상담』, 『자격증 취득 관련 학원 초청 상담』 등을 주된 행사내용으로 하는 '진로정보박람회'를 매년 개최하여 학생들의 진로개발능력 향상 및 진로목표의식을 함양시키고 있다. 이러한 혁신사례들의 공통점은 먼저 학교교육의 수요자 또는 고객이라 할 수 있는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 제고를 학교혁신의 최종적인 목표로 설정하였다는 것이다. 학교의 존재 의의가 교직원과 교육행정가의 만족이 아닌 학생의 인성발달과 교육력 향상에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 점은 무척 당연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사례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해당 학교의 학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혁신노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학교혁신은 교육행정기관의 '법적인 제도 혁신 노력'뿐만 아니라 ꡐ학교구성원의 자발적인 혁신 노력ꡑ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육인적자원부는 학교혁신이 학교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해 시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지원 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다. 학교혁신을 통한 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와 학생,학부모들의 교육 만족도 제고를 위해 교육가족 모두의 동참을 호소한다.
1)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직단체(한국교총, 전교조, 한교조, 교장단), 학부모,시민단체, 교육행정직 등이 참여한 가운데 새로운 교원평가제도 개선(안)을 마련하였고, 올해 3월부터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새로운 교원평가제도 개선(안)의 주요내용은 학습지도와 생활지도 등 본질적 교육활동 중심의 평가로 개선하고, 현행 ꡐ승진ꡑ 중심의 평가제도에서 교원의 능력개발과 전문성을 지원하는 평가체제로 개편하며, 다면평가제를 도입하여 교장,교감 등 관리자만이 아니라 동료교사 등이 평가주체로 참여하게 할 뿐 아니라, 교사와 함께 교장,교감에 대한 평가를 통해 단위학교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데에 있다.
2)1995년 5.31교육개혁방안의 하나로 도입된 학교운영위원회에 대해서는 학교구성원의 참여 확대에 의해 단위학교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제고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나, 학교운영위원회의 대표성이 부족하고 학교구성원 전체에 대한 의견수렴활동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직원회,학부모회를 법제화하고 학교운영위원 선출권 및 학운위에 상정된 안건에 대한 의견제시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학교운영위원회가 형식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학운위의 하위기구로 교직원회,학부모회를 법제화할 방침이다.
▩ 교육개발 통권150호 - 학교혁신을 위한 교육주체들의 역할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