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undscape 님의 ' 별의 목소리 '와 '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 >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어떤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철저한 분업화가 이루어지는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요즈음.
엑스트라 숫자만 해도 몇천명에 이르는 작품들이 나오는 영화야 말할것도 없이,
요새는 웬만한 TV판 애니메이션을 하나 만드는데도 엄청나게 많은 인력이 투입됩니다.
그야말로 노동집약적인 산업이지요.
만약, 총 감독, 작화, 스토리, 연출 등 모든 요소를(음악만 제외하고) 한사람이 90%이상 해낸 작품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이 작품, 별의 목소리(호시노코에, The voices of a distant star)입니다.
원래 국내에서는 이 작품을 보기가 그다지 쉽지 않았지만,
이번에 투니버스 방영으로 DVD발매가 되었기에 구매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메인 캐치프레이즈.
- 우리들은 아마, 우주와 지구로 헤어진 연인의 첫세대이다. -
이 엄청난 일을 혼자 해낸 사람은, 전작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Their standing points)'라는 작품으로
이미 어느정도 세간에 알려진 신카이 마코토 라는 사람입니다.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는 5분 정도의 짧은 길이에 흑백으로 제작된 작품이었지만,
이 별의 목소리는 컬러로, 그것도 3D CG워크까지 동원하여 25분길이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일본의 아마추어는 괴물이다! 이게 정말로 한사람이 제작한 작품인가! 등의 격찬이 쏟아진 작품이죠.
(참고로, 이 작업에 사용된 신카이 마코토의 메인 머신은 매킨토시 G4 400Mhz라고 하더군요.
물론 맥과 PC는 동클럭에서의 성능차가 심하긴 하지만...그래도 맥도 기가를 넘긴 마당에 정말 대단합니다.
나는 과연 나름대로 초호화판 PC로 뭘 하고 있는건가 하는 회의감에 빠지게 합니다 ㅠ.ㅠ
아, 물론 차기작은 업그레이드 된 매킨토시 G4 기가급 듀얼로 제작하고 있더군요.)
(두 작품 다 그렇게 긴 길이는 아닌 관계로, 발매된 별의 목소리 DVD에는 이 별의 목소리와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두 작품이 모두 여러가지 버전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中 한 장면.
간단한 스토리. 2039년, 화성으로 갔던 유인탐사팀은 화성에서 타르시스의 유적을 발견하지만,
갑자기 출현한 생물체의 공격에 전멸당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유적에서 갑자기 사라지죠.
그 뒤에 남겨진 타르시아인들의 유적을 연구하여, 우주선과 항성간 항해등의 기술을 습득한 인류는
타르시아인들에 반격하기 위해 리시테아, 레다, 히마리아, 에라라의 4척의 우주선을 만들어 우주로 향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역인 평범한 중학교 3학년생이자 서로 소꿉친구인 나가미네 미카코와 테라오 노보루.
아주 일상적인, 그리고 평화로운 삶을 살던 그들이지만,
어느 날 나가미네 미카코가 국제 연합군의 멤버로 선택되어 트레이서(전투로봇)에 탑승하여 싸우게 됩니다.
항상 모든 시간을 공유했던 그들이 우주와 지상으로 갈려,
소식을 전할 수단이라고는 몇개월씩 걸리는 휴대폰 메일 뿐.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둘 사이의 거리는 더더욱 멀어지고,
메일이 도착하는 시간 역시 계속 길어지게 됩니다.
지금 당장 전하고 싶지만 전할 수 없는 마음. 그리고 이미 전했지만, 몇 년 뒤에나 상대방에게 전해질 마음.
그리고, 그 슬픔과 안타까움.
"어른이 되기에는 고통도 필요하겠지만
하지만 너희들이라면 저 머나먼 곳까지 틀림없이 갈 수 있어.
다른 은하로도, 다른 우주라 해도."
"하지만, 나는 단지 노보루군을 만나고 싶을 뿐인데.
'좋아해'라고 말하고 싶을 뿐인데..."
신카이 마코토라는 사람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작품을 혼자의 힘으로 만들었다는 점도 있겠지만,
역시 혼자 제작했다는 것만으로는 세상의 관심을 끌기는 힘든 법입니다.
감상자의 눈은 냉정하고, 혼자 만들었다는건 낮은 퀄리티에 대한 어느정도의 변명은 될지 몰라도,
(심지어는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남자 주인공의 목소리를 신카이 마코토 자신이 녹음했을 정도)
작품 자체가 그다지 감상할만한 가치가 없을 경우에의 변명은 되지 않을뿐더러, 의미도 없지요.
신카이 마코토의 장점은 일단 '어찌됐든 작품을 완성해서 시장에 내놓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다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제작자, 특히 단독으로 작업하는 제작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착이 너무 지나친 나머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나중에는 제작 초기에 자신이 진짜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희석되어 버리기도 합니다.
그에 비하면, 신카이 마코토는 일단 '작품을 완성시키자' 라는 뚜렷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일종의 완충역할을 하여, 별의 목소리라는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지요.
그리고, 신카이 마코토 특유의 세밀한 배경묘사.
DVD에 수록된 Special Features를 보면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세밀하고 정감넘치는 묘사를 해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단 배경에 쓰고 싶은 곳의 사진을 찍어, 그걸 작화화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배경들은,
평소에 이런 일상적인 풍경에 대한 깊은 애정이 없으면 얻어내기 힘든 그림들입니다.
멋지다. 너무나 멋지다.
...無念
.
그런데 과연 신카이 마코토가 소재로 삼았던, '휴대폰 메일'을 통한 두 사람의 '초원거리연애'라는 것을
SF의 틀 안에서 그려내는게 적절했는가? 하면 약간 의문이 남기는 합니다.
차라리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처럼 일상에서의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어땠을까?
하긴 설정상 '초원거리연애'라는건 지구상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설정이긴 하지만...
SF신의 퀄리티 자체는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닙니다. 다소 묘사가 단순하긴 하지만,
그래도 어중간한 게임의 신이나 연출보다는 훨씬 뛰어납니다.
또한 여기에 더해지는 텐몬의 음악들. 그렇게 다양한 멜로디가 쓰이지는 않았지만,
잔잔한 피아노가 깔리는 배경음악과 엔딩테마인 Through the years and far away는 몰입도 200% 업.
(OST를 구하지 못해, DVD의 메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계속 반복해서 듣고 있습니다 ㅠ.ㅠ)
작가의 차기작인 '구름 저편, 약속의 장소' 역시 매우 기대되는군요.
신카이 마코토씨가 처음에 가졌던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다시 한번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주길 기대합니다.
덤으로, 자본지원의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는건 알지만, 작품난으로 허덕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계에
개인작업만으로도 이정도의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자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발.)
출처 : http://www.soundscape.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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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2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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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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