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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스케치 스크랩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전주비빔밥
양주골 추천 0 조회 16 08.11.24 18:3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맛객=맛있는 인생) 전주전통육회비빔밥 10,000원

 

시간이 금쪽같은 농촌에서 비빔밥만큼 고마운 음식이 또 있을까? 보리밥에 각종 푸성귀 와 고추장 넣고 쓱싹 비벼내면 만드는 시간과 먹는 시간을 아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맛 또한 기가 막히게 좋아서 꿀맛이란 표현과 딱 맞아 떨어지는 게 비빔밥이다.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에도 남는 반찬 이것저것 대충 넣고 비비면 입과 배가 대 만족감에 빠진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어린시절의 그 비빔밥은 눈보다 입으로 먹었다. 식은 밥을 처리 할 때 신 김치와 몇 가지 반찬 넣고 불로 데우면서 비볐던 기억. 냄비 바닥에는 적당히 누른 밥도 생겨났다.

 

따로 각자의 그릇에 담아 먹기도 했지만 참맛은 냄비에 빙 둘러 앉아서 수저끼리 부딪칠 정도로 떠먹는데 있다. 보기에 먹음직스럽지 않아 보이는데 그 속에 숨어있는 맛은 생각만으로도 군침 돌게 만든다.

 

비빔밥은 대충 먹어도 되는 음식인 듯하지만 그 속에는 음식을 귀하게 여겨 되도록 버리지 않았던 옛 어르신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섣달 그믐날을 중히 여겼던 선인들은 한 해 동안 해 왔던 일을 끝맺었는데 음식도 해를 넘기지 않고 모두 처리했다. 이때 비빔밥만큼 좋은 방식은 없었다. 명절을 쇠고 남은 음식처리도 비빔밥이 있기에 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맛객=맛있는 인생) 전주비빔밥 8,000원

 

지역에 따라 차이를 두고 전해져 오는 비빔밥, 안동 헛제삿밥과 전주비빔밥이 대표적이다. 요즘에는 웰빙 바람을 타고서 강원도 평창 지역의 곤드레 밥도 뜨고 있는 비빔밥 중에 하나다. 그러나 비빔밥의 대명사라 하면 역시 전주비빔밥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잭슨도 비빔밥을 먹었으니 그 명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맛객=맛있는 인생) 40여년 넘게 비빔밥을 만들어 오고 있는 성미당 외관

 

비빔밥의 고장 전주, 그 곳에서 비빔밥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성미당을 찾았다. 상호를 보고 금은방이냐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지만 成(흥할 성) 味(맛 미)자를 써서 즉, 맛으로 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비빔밥으로 명성을 쌓고 있는 걸 보면 상호는 일단 잘 짓고 볼일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처음부터 비빔밥 전문식당은 아니었다는 사실. 떡국을 팔다가 개업 3년 후부터 비빔밥을 팔기 시작 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메뉴에 떡국이 있어 40년 떡국 원조집의 맛을 지켜가고 있지만 비빔밥의 인기에 조금 밀려난 듯 하다.

 

 

(맛객=맛있는 인생) 완산 8味 중 하나인 황포묵, 6,000원

 

성미당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76년 메이저 신문에 난 기사의 영향이 컸고, 80년 ‘맛자랑 멋자랑’이란 프로에 소개되면서부터라고 한다. 요즘은 대충 맛있는 집도 TV에 소개되는 바람에 신뢰감이 많이 떨어졌지만, 그 당시만 해도 장안에 맛으로 최고가 아니면 매스컴 근처에도 얼씬하지 못했다.

 

 

(맛객=맛있는 인생) 색상의 조화가 참 뛰어나다

 

전주비빔밥의 특징이라면 이 지역에서 나는 콩나물을 사용하는 데 있지만 먹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아무래도 시각적으로 눈을 기쁘게 하는 점이 더 큰 듯 하다. 콩나물, 황포묵, 시금치, 쇠고기, 무나물, 당근, 오이채, 고사리 등 정성스럽게 올려진 재료들이 빚어내는 색의 조화는 비빔밥의 수준을 한 단계 업 시켜준다.

 

“음식이 어쩜 이리도 이쁠까?”

 

탄성이 절로 나온다.비빔밥을 만들면서 제일 중요시 여기는 게 무엇인가요? 물었더니 “고추장” 이라고 지체 없이 사장님께서 대답한다. 문득 어렸을 적에 고추장 한 가지만 넣고 비벼 먹었던 생각이 난다.

 

반찬이 없어 그렇게 했지만 정성스럽게 직접 담근 고추장이었기에 더 맛나지 않았나 싶다. 제 아무리 고추장이 비빔밥의 맛을 좌우한다지만 다른 재료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안 된다.


40년의 세월을 버텨온 집답게 거래하는 채소 집과도 30여년이 넘는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고 한다. 서로 간에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만큼 믿을만한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도 있다. 쌀은 개화도 쌀을 가져다 쓰고 고추장은 직접 담근 것만 사용한다. 진안에서 표고와 취나물을, 무주 고랭지에서 난 채소를 쓰는 것만 봐도 재료에 얼마만큼의 정성과 신경을 쏟는지 엿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서 이름석자만 대도 누구나 다 알법한 유명인사의 발길이 이어진다고 한다. 한 재벌 회장도 이 집에서 식사를 하고 갔는데, 사연을 들으니 우리 같은 서민과는 생활이 다르구나 느껴진다. 비서진이 미리 와서 비빔밥을 먹으면서 맛 검증을 한 후에 재벌회장이 들렀다고 한다. 후에 꽃 바구니를 선물로 보내서 맛있게 잘 먹었다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고 한다.

 

 

(맛객=맛있는 인생) 재료 속에 있는 밥은 고추장에 비벼져서 나온다

 

밥을 비비려고 재료를 뒤적였더니 고추장에 빨갛게 비벼진 밥이 나온다. 미리 비벼서 나오는 게 그동안 먹었던 비빔밥과 차이다. 주방에서 미리 밥을 비비게 되면 일손도 늘고 다른 집에 비해 음식 나오는 시간이 늦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통 방법을 고수하고 깊은 맛을 내기 위해서 고집을 버리지 않고 있다.

 

 

(맛객=맛있는 인생) 딸이 가업을 이어 받아 성미당을 운영하고 있다.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녀

 

최근 들어 비빔밥을 파는 집들이 녹 그릇 사용을 늘려가고 있지만 놋그릇 비빔밥 원조 역시 성미당이라 할 수 있다. 40여 년 전에 떡국장사를 시작 할 때부터 완산동 놋그릇 공장에서 그릇을 맞췄서 사용하고 있다. 피난 갈 때에도 놋그릇을 이고 갔다고 한다.

 

그 예전에는 놋그릇이 참 흔하디흔했는데 지금은 골동품으로 취급받고 있다. 놋그릇이 급속하게 자취를 감추게 된 건 스테인리스 인기 때문이다. 놋그릇에 스테인리스 도금처리해서 사용할 정도였으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요즘은 놋그릇에 음식을 담으면 고급스럽기까지 해서 다시 인정받고 있으니, 놋그릇 팔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놋그릇 비빔밥 원조 집답게 가게 한쪽에 진열된 놋그릇이 보인다. 성미당의 1대 사장님이 시집 올 때 가져온 9첩 반상기와 7첩 반상기라고 한다. 놋그릇에 대한 주인의 애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맛객=맛있는 인생)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다. 담백하고 부드럽고 고소한 맛의 전주육회비빔밥

 

전주비빔밥, 명성만큼 맛도 우수할까? 수저로 밥을 뜨면 모든 재료가 수저 안에서 놀 정도로 서로 잘 어울린다. 비빔밥을 잘 만들지 못하는 집은 재료가 너무 크거나 작거나 해서 비벼도 제각각이거나 먹기에도 불편하다.

 

하지만 전주비빔밥은 다르다. 수저 안에서 놀 정도의 재료가 되면 어느 한 재료의 맛만 튀는 게 아니고 여러 가지 재료가 혼합되어 비빔밥의 맛이 완성되게 된다. 재료 입장에서 보면 내가 죽어야 비빔밥이 산다고나 할까. 서로 제 잘났다고 하면 맛의 융합이 되지 않는 게 전주비빔밥이다. 맛을 보니 담백하면서 구수한 맛이 난다. 여기에 완산골에서 난 콩나물국은 비빔밥의 맛을 한결 부드럽고 산뜻하게 만들어 준다. 역시 음식의 고장 전주에서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답다.

 

수도권에 전주비빔밥을 내 놓는 집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하지만 전주에서 비빔밥을 맛보지 않고서는 진정한 비빔밥의 참 맛을 말 할 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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