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이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만학도의 길을 걸으며 당당히 대학에 합격한 이웃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2012학년도 대학입학 특별전형에서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원예학과(야간)에 입학한 조덕림(72·진주시 봉안동)씨. 손자·손녀 뻘인 이 학교 신입생과는 무려 50년이 넘는 나이 차가 난다.
대학 관계자는 “야간의 경우 가끔 뒤늦게 배움을 시작한 장년층이 입학하곤 했지만 조씨처럼 70대 신입생이 입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이 전부인 덕림씨. 하지만 배움의 열정만큼은 새파란 여느 신입생 못지 않다.
“이 나이에 공부를 시작해도 될까” 망설이던 그녀에게 “아직 늦지 않았다”고 8남매의 막내인 덕림씨에게 형제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용기를 얻은 덕림씨는 곧바로 진주향토시민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그 곳에는 덕림씨처럼 뒤늦게 배움의 길에 뛰어든 이웃들이 있었다.
“그들을 보니, 내가 너무 늦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힘을 냈습니다.” 난관도 많았다. 무엇보다 책을 오래보면 금세 침침해지는 노안은 큰 방해꾼이었다.
“어쩔 수 있나요. 매일같이 수업을 듣고, 모르는 부분은 선생님을 붙잡고 계속 질문을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걸 다 받아준 선생님도 참 대단하신 분이시죠. 너무 감사한 분이에요.”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덕림씨에게도 마침내 합격의 영광이 찾아왔다. 덕림씨는 2005년도 중학교 검정고시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2011년 8월, 꿈에 그리던 고등학교 검정고시 무대까지 무사히 통과했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덕림씨는 대학 입학전형에서 주변을 또한번 놀라게 했다. 경남과학기술대 특별전형 야간에 지원한 덕림씨는 원예학과와 산림자원학과에 동시합격했다. 산림자원학과는 일등으로 합격했고, 원예학과는 3등이라는 놀라운 성적이다.
“정말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남편도 놀라고, 정말 합격했냐고, 아들도 너무 좋아했어요. 정말 너무 기뻐 말도 못할 정도였어요.”
덕림씨는 "70이 넘은 나이에 대학에 처음 입학해 더 큰 의욕이 생긴 것 같다"며 "노년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보내는 방법의 하나는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실천하는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글=임명진기자 ·사진=오태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