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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 종주기 11구간(백봉령-원방재-상월산-이기령-갈미봉-고적대-연칠성령-청옥산-두타산-햇댓등-댓재)
1.일시: 2016년 5월 6일 금요일~ 5월 7일 토요일
2.참가인원: 전 과 동
3.날씨: 이번주의 잦은 비로 행여 능선의 조망을 보지못할까 노심초사했는데, 불행중 다행으로 아주 맑지는 않았지만 요즘 날씨로는 그런대로 괜찮은 날씨였다. 이렇게 개고생하고 조망을 볼수 없다면 이건 한마디로 주엇까라마이싱이다.
4.신행거리 및 시간
e산경표 pc버전에 gps궤적을 올려보니 거기서는 주행거리가 32km정도가 나온다. 스마트폰에 나오는 거리를 우리가 걸었다면 아마도 다 대간 능선에서 장렬하게 전사했을 것이다. 거기다가 햇댓등 오름길에서 잠깐 gps오류로 안잡힌 거리까지 환산하면 40km가 된다. 햇댓등 오름길은 기계나 사람이나 다 오류를 범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햇댓등 오름길 염장코스는 너무나도 준열하고 냉혹 가혹하여 몸과 마음이 분리되는 괴리 현상까지, 아니 복잡하게 말할 것도 없이 '한방의 어퍼컷', '강렬한 똥침' 말고는 달리 형언할 말이 없다.
어둠이 깔린 능선 앞쪽에 시커먼 물체가 가로 막고 있는데, 오죽했으면 제발 아니길, 우리가 넘어가야 할 길이 아니길 천지신명께 빌었겠는가? 햇댓등이 꿈에 나올까 무섭다.
우리 장딴지 근육의 파노라마와도 같다.
햇댓등 오름길에서 하도 힘들어 기계도 오동작을 일으켰다
밤에 도착해서 그런지 백봉령이 웬지 낯설게 느껴진다. 동해터미널에서 이곳까지는 그리 멀지 않을 것 같았는데 택시비가 근 사만원이 나왔다. '그윽한미소' 가 동해터미널 화장실에서 큰일을 치루고 있는 사이, 택시 한대가 우리의 행색을 보고 터미널 안으로 들어온다.
엉겹결에 이 택시를 타고 가까운 편의점에 들러 살것 사고 행장을 꾸리는데, 터미널 출발할 때 부터 미터기를 꺽은 모양이다.
그러니 밖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고스란히 택시 요금에 묻힌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3만원이면 될 거리를 4만원을 줬다.
우린 돈이 많잖아!
뭘봐!
처음에는 확신을 갖고 단풍취를 신이나게 채집을 했는데, 이게 좌우사방 지천으로 널려있어 의심의 구름이 뭉게 뭉게 피어오르는 게 아닌가? 이 귀한 게 이렇게 지천으로 있을리가 있는가? 나중에는 의심이 확신이 되어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산나물 위주로 채취했으니,
놔두고 온 그많은 단풍취를 어이할꼬?
원방재 바로 위 탁트인 능선에서의 동영상
뭔 꽃이 이렇게 흐드러지게 피어있는가 했더니, 이게 물푸레나무꽃이란다.
물푸레나무는 식별 가능한 나무인데, 이렇게 꽃이 허벌나게 피어있으니 못알아 본 것이다.
원방재 도착 6시 51분.
오늘은 갈길이 멀고도 멀어 간단하게 이렇게 행동식으로 쉴 때 마다 김밥 한가닥씩 먹기로 했다.
은박지를 자세히 보면 펜으로 표시를 해놨는데, 김밥을 썰지 않고 그냥 통째로 입으로 잘라 먹는 걸 좋아해서 내꺼만 깨알같이 표시해놨다.
신새벽에 능선길을 걷가다 히끗히끗한 것이 랜턴 불빛에 언듯 언듯 비추는데, 날이 밝아 확인해보니 꽃이었다.
갈길이 아무리 많이 남아있다 한들 수마를 견딜 것인가? 금강산도 취침후경이라!
세상이 두쪽이나고 하늘과 땅이 들러붙어 버려도 나는야 잔다 나는야 잔다!
백두대간 이전 구간에서는 이렇게 초록의 물결을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새 이렇게 녹음방초의 물결로 뒤덮였다.
눈이 다 시원해진다.
상월산 도착 8시 9분.
970 고지나 되는데 조망이 별로 없다.
터진 곳으로 간간히 조망을 선사한다. 그나마 이거라도 어디인가?
기암괴석을 당겨 찍었다.
금강송 군락지.
이기령에 설치해 논 팻말과 서낭당.
내용인즉은 '옛날 선비들은 청운의 꿈을 품고 이길을 수도 없이 걸었고, 보부상들은 거상의 희망을 안고 걸었다. 그러니 이길은 희망의 길이었고 보부상들에게는 애환이 서린 길이다. 이 험난한 고갯길의 무사안녕과 소원을 빌면서 한두개 돌을 쌓거나 던졌다. 하나 두개 쌓인 돌무더기는 국시댕이(국시)라 불리며 서낭당과 같은, 신령한 장소처럼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이 되었고, 이제 국시댕이는 가던 길을 멈추고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길을 찾는 나그네에게 힐링의 길, 희망의 길로 거듭나게 해주십소사!' 라고 동북아시아문화허브센타에서 쓴 것이다
'바람'이 앞으로 갈 거리와 먹어야 할 물의 양을 가름하고 있다.
아이고! 택도 없다! 그거 가지고는 한참 모자랄 것이다.
소나무의 어린순이 배 밖으로 나왔다. 뭐가 그리도 궁금한지 나오지 말아야 할 곳에서 삐죽 나왔다.
파란 새싹이 아주 곱디 곱다.
노랑제비꽃.
'그윽한 미소'표 곳감. 마지막 끝물, 그러나 생긴 건 이렇지만 맛은 꿀보다 더 달다. 냉장고에 냉동으로 보관중 가져오다가 상온에서 녹은 것이다.
벌써 오후로 접어들기 일보 직전인데, 아직 반도 못왔으니 어쩔거나 잉! 몸땡이는 말을 안듣지, 다리는 점점 무거워지지...
활짝 핀 얼레지꽃! 비행기 승무원들의 머풀러를 닮았다.
저 뒤에 아스라이 보이는 산이 두타산이다.
아직 갈길이 멀고도 먼데 웃음이 나오나?
앞쪽에 보이는 산이 청옥산이고 뒤에 보이는 산이 두타산이다. 둔중하고 느릿 느릿하지만 안으로 안으로 힘이 한껏 내재되어 있는 것같은 무게있는 산군이다.
옥잠화!
비비추와 같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꽃의 색갈이 다르다고 한다. 같은 종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 다른종이다.
육산이지만 간헐적으로 이렇게 쨍쨍 울리는 바위군들이 있어 결기를 느끼게 한다. 이런 곳에 에너지들이 응집되어 있다 우주의 에너지들이...
그래서 그런지 바위군들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나무들도 하나같이 독야청청하니 고고하다.
뭔 꽃이여? 큰구술붕이!
골기가 충만하다.
경치좋은 건 알아가지고!
고적대 도착 오후 1시.
드디어 오전을 지나 오후로 접어들었다.
이곳에서 신나게 사진을 찍던 '그윽한 미소' 는 이곳에 매달린 하얀색 자일 때문에 꼬랑지를 말고는, 바로 옆 급경사 비탈길에 매달린 산악회 리본을 보고, 그곳이 에돌아 가는 길로 착각하고는 그리로 빠졌다. 헌데 급경사 내리막길을 가도 가도 길은 안나오고 오히려 우리가 가야 할 왼쪽 능선길과는 점점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안되겠다 싶어 왼쪽 능선길을 잡을 수 있는 비탈길을 질러 가기로 했는데, 앞서가던 '그윽한 미소' 가 미끄러져 팔굼치를 까이고 옷도찢어졌다. '바람'은 오던 길을 되짚어 돌아가자 하고, 시간도 우리에게는 불리했다.
엣말에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고 했듯이, 되돌아가는 것이 제일이다 싶어 '바람'을 먼저 되돌아가게 하고, 까인 곳을 밴드로 막고 '바람'의 뒤를 따랐다. 내려올 때는 몰랐는데 올라갈 때 보니 70도 이상되는 급경사 코스였다. 배는 고프지 다리는 후들거리지 시간은 없지, 뭐하나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없었다.
이동영상은 헤매기 바로 전에 찍은 동영상으로 헤맨 후에 찍은 동영상과 비교될 것이다.
이때는 희희낙낙했었는데...
한시간을 헤매고 돌아다니다가 가파른 오름길을 치고 올라와 다시 고적대로 원대복귀!
이때는 '바람'이 완전히 빈정이 상한 때라 아무 말도 없이 김밥만 축내고 있다.
무릉계곡을 당겨 찍었다.
고적대에서 바라본 연칠성령, 청옥산, 두타산!
정말 갈길이 멀다.
여기가 이번 구간에서 딱 반 정도되는 거리이지 싶다.
바위취? 바위취와 비슷한데 바위취가 아니고 '바위떡풀'이다. 꽃도 아주 비슷하게 생겼다.
확인해 보시길...
양지꽃 군락.
망군대라고도 한단다.
연칠성령에서 무릉계로 빠지는 길이다. 그냥 확 빠져서 무릉계에서 발 담그고 놀아 말아?
아! 이 유혹을 어이할꼬?
청옥산 도착 4시.
'바람' 과 '그윽한 미소' 는 어디로 간겨?
청옥산을 뒤로하고 시간이 없는 관계로 내가 앞으로 치고 나가 먼저 두타산에 도착해서 두타산 정상 샘에서 물을 보충했다.
1,300고지에서 어떻게 저렇게 샘물이 나올 수 있는 지 알 수가 없다. 물맛은 말할 것도 없이 최고다. 뒤이어 도착한 '그윽한미소'는 물을 보더니 반통을 원쌋으로 날린다 물맛이 기가막히다면서...
이 심심산골 깊은 곳에서 별빛을 받으며 야영을 하면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으다!
두타산 동영상!
그려! 그대가 부처다!
가랭이 찢어지는 고통을 감내하고 여기까지 온 그대도 오늘의 위너일세!
자네는 뭔가? 나는 나지!
마지막 남은 참외 한쪼각.
시방 타임 6시 7분.
삼척터미널 마지막 버스는 8시 30분.
6km를 2시간에 갈 수 있을까?
이 밤길에 불가능!
다시 또 해드랜턴 장착. 이 험한 마지막 햇댓등을 오르고 나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우리의 '그윽한 미소'!
그대가 오늘 최후의 승자일세!
'바람' 하고 '그윽한미소' 는 다들 어디갔노?
택시기사에게는 7시 50분에 댓재 도착하니 대기하라고 해놓고선 우리는 정작 30분 늦게 댓재에 도착했다. 여기서 아무리 빨리간다한들 마지막 버스는 이미 물을 한참 건너갔다.
'바람'은 빈정 상한게 아직 안풀렸는 지 사진 찍을 생각을 안한다. 그런데 '그윽한 미소'의 사진이 없다.
할 수 없이 대미는 나의 사진으로 대치했다.
삼척터미널까지 택시비로 근사만원이 나왔다. 그렇게 나올 거리는 아닌데, 대기하는 비용까지 산정한 모양이다.
아무튼 삼척터미널에 도착하니 남은 버스는 심야 우등밖에 안남았다. 시간을 가름해 보니 서두르면 밥먹고 22시 35분 차를 탈 수 있을것 같아 22시 35분 차를 예약했다.
저녁을 먹으려 이리 저리 헤매다가 '산전수전'이라는 전집을 골라 들어갔다.
파전에 수면제와 밥, 그리고 메뉴에도 없는 오징어 매운탕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불이나게 먹고는 서둘러 심야버스에 몸을 실었다.
먹는 것에 그리고 시간에 쫒기다 보니 뒷풀이 사진은 못찍었다.
이해하시라! 시간도 불리하고 아직 햇댓등의 마법에 걸려 정신줄이 제자리로 복귀하지 못한 탓이다.
서울에 도착하니 오전 1시 30분경, 등산을 하면서 이렇게 늦게 도착하고 그리고 마지막을 찜질방에서 보낸 건 오늘이 처음이지 싶다.
'그윽한 미소'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들어가고, 나랑 '바람'은 첫차가 다니는 시간까지 찜질방에서 시간 때우기로 하고 찜잘방으로 직행했다. 그런데 찜질방은 터미널에 위치하다 보니 나와 같은 부류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널부러져 자고 있었다.
과연 이 한몸 잠깐 뉘울 수 있는 공간이 나올까? 나중에 이많은 사람들 때문에 찾을 수 없어, 미리 '바람'과는 작별 인사를 한 상태다.
나는 어찌 저찌 이층 침대칸을 발견하고는 그리고 들어갔는데 '바람'은 자리를 잡았을까?
서너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일어나 행장을 꾸리고는 광역버스를 타고 집으로 직행함.
다들 고생했다. 등산을 하면서 일일 산행거리가 아마도 오늘 최고 기록일 거 같다. 이런 거리가 앞으로 또 있으려나?
그건 아무도 알 수가 엄따!
우리는 다만 즐기면서 산행할 뿐!
첫댓글 무박에 이런 장거리는 처음 인듯 하다. 그래도 지나놓고 보면 다 짜릿한 추억이 된다...이런 거리를 버텨준 내 무릎이 신통방통하다...15km짜리 무릎 이였는데 ..배가 넘는 거리를 버텨 주었으니...아직도 남은 왼쪽 팔꿈치 딱지를 보면 그때가 생생하다...끝까지 잘 안내해준 청학이 고생 많았고...바람도 대단하다....아무튼 안빈낙도 추억의 한페이지가 성대하게 장식됨을 축하 하자.....
참 그리고 네 글중 한가지 수정 해야 하는것이 있다....그날 우리는 삼척발 22시35분 버스를 탔다...먹은집은 산전수전 전 집 이었고 파전과 막걸리를 먹었고 찌개에 공기밥3공기 먹고 나왔지...(내가 산전수전 결재한 시간이 10시26분 이었슴...) 따라서 반포 도착 시간도 새벽1시 30분 경이었다....내가 집에 도착한 시간이 2시10분 경 이었어....
그래? 내가 착각했구만!
수정해야지! 아무튼 고생들 했다.
개고생들했구나.
개들이 고생하는 게 개고생 아니냐? 우리가 개냐? 우린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개가 말하는 거 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