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청(地藏請) 1
지장청은 인간 삶의 통과의례인 관혼상제 중에서 죽은 뒤 명복을 비는 제사의식의 기본이 되는불공의식이다.
지장보살은 중생들이 많은 죄와 집착 때문에 죽은 뒤에 명계에서 헤매거나 지옥에서 헤매이는 중생들을 모두 구제하고 난 다음에 자신이 성불하기를 발원한 대보살님이다. 또한 천도시 중음신을 인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로왕보살이라고도 한다.
일반 기제사나 7·7재나 49재 등 천도의식 가운데 지장보살에 대한 공양의식은 거의 모든 사찰에서 빠짐없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그 뜻을 알고 시행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된다.
지장청을 진행할 때도 먼저 다른 불공과 마찬가지로 천수경을 독송한 뒤 정삼업진언부터 정법계진언까지를 진행하고 지장청 의식을 진행한다.
【원문】
{보례진언}普禮眞言 {아금일신중}我今一身中 {즉현무진신}卽現無盡身 {변재지장전}遍在地藏前 {일일무수례}一一無數禮 「옴 바아라믹」 (3번)
【역문】
○널리 예를 올리는 진언 제가 이제 한몸에서 다함 없는 몸을 내어 두루 계신 지장보살님께 일일이 절합니다. 「옴 바아라믹」
○천수경 독경
【원문】
○{거불}擧佛 {나무 유명교주 지장보살}南無 幽冥敎主 地藏菩薩 (1배) {나무 남방화주 지장보살}南無 南方化主 地藏菩薩 (1배) {나무 대원본존 지장보살}南無 大願本尊 地藏菩薩 (1배)
{보소청진언}普召請眞言 「나모 보보제리 가리다리 다타아다야」 (3번)
【역문】
○거불 유명교주이신 지장보살님께 귀의합니다. 남방화주이신 지장보살님께 귀의합니다. 대원본존이신 지장보살님께 귀의합니다.
널리 부르는 진언 「나모 보보제리 가리다리 다타아다야」
【진행】
먼저 목탁을 길게 내리고 난 다음 거불을 하면서 세 번 절한다. 거불 후 법주가 요령을 세 번 내리고 합장하고 정례하고 일어나면서 요령을 잡고 흔들면서 보소청진언을 세 번 외운다.
【해설】
나모(namo)는 지극한 마음으로 돌아가 의지(귀의)한다는 말이다. 삼보통청 등 다른 불공강의를 참조하기 바란다.
‘유명교주’란 유명계를 관장하시는 분이라는 뜻이다. 유명계는 모든 중생이 죽은 후에 가는 지옥세계이다. 『지장보살본원경』에 의하면 지장보살은 지옥세계에서 최고의 지위이고, 좌우에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그리고 염라의 시왕(명부 10대왕)을 거느리고 계시므로 유명교주라고 한다.
‘남방화주’는 『지장경』에서 지장보살이 석가모니 부처님에게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부터 미륵부처님의 출현까지 남염부제의 교화를 부촉 받으셔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밀교에서는 지장보살은 본래 금강계만다라 중 남방보생여래를 협시하는 네 보살 가운데 한 분으로 이름이 금강당보살이다. 그래서 남방세계에 계시므로 남방화주로 부른다고 한다.
지장보살은 염부중생을 제도하기로 서원을 세운 분으로, 남염부제의 중생교화를 부촉받았다고 하여 남방화주라고 한다는 것은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청사에서 지장보살은 남염부제에서 살다가 목숨이 다되어 염라국에 온 중생들이 업경대 앞에 섰을 때, 살아서 착한 일을 한 선근공덕을 증명하는 대공덕주가 된다는 부분을 보면 남방화주라고 할 만하다.
‘대원본존’은 ‘모든 중생 제도한 뒤 성불하려는 존귀한 원을 세운 존재’라는 말이다. 『지장경』 제4품 「염부중생업감품」에 ‘지장보살님이 처음에 수행할 때 지옥아귀축생의 삼악도에서 고통받는 죄보 중생들이 모두 다 성불하고 나서야 나도 성불하겠다’는 원을 세우셨다고 한다. 지장보살은 이미 십지보살의 위치에 있으므로 성불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으나, 모든 중생들이 성불하고서야 성불하겠다고 하셨다. 그러한 본래 세운 존귀한 원을 가진 존재이므로 본존이라고 한다.
지장의 뜻을 살펴보면, 지(地)는 ‘머무는 곳’이며, 장(藏)은 ‘갈무리 하여 둔다’는 말이다. 『지장십륜경』에 ‘편안하게 참는 것이 마치 대지와 같고 생각함이 깊고 치밀하므로, 비밀히 감춤과 같아 지장이라 한다’고 하였다. 대지는 어떤 더러운 것이 들어와도 거부함이 없다. 더러운 것이건 깨끗한 것이건 구분하지 않고 그것을 수용하여 덮어준다. 그래서 지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 지장보살이 지옥세계에 빠진 중생들을 무슨 방법으로 제도할 것인가.
지옥에 가는 자는 죄가 많은 사람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자업자득(自業自得), 자작자수(自作自受),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철칙에 의하면 지옥에 빠진 사람은 제도할 길이 없다. 그러나 대지가 모든 것을 분별없이 인내하면서 갈무리 하듯이, 지장보살은 한량없이 용서하는 마음으로 지옥중생을 제도하신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구제할 길이 없는 중생을 제도하는 길은 다른 것이 아니라 조건 없는 용서 밖에 없다. 그러므로 지옥세계에 빠진 중생들을 위해 지장보살님이 흘린 눈물이 태평양 바닷물이 되었다지 않는가.
○{유치}由致 {앙유}仰惟 {지장대성자}地藏大聖者 {만월진용}滿月眞容 {징강정안}澄江淨眼 {장마니이시원과위}掌摩尼而示圓果位 {제함담이유섭인문}而猶因門 {보방자광}普放慈光 {상휘혜검}常揮慧劍 {조명음로}照明陰路 {단멸죄근}斷滅罪根 {당절귀의}切歸依 {해지감응}奚遲感應
{시이}是以 {사바세계}娑婆世界 {남섬부주}南贍部洲 {해동}海東 {대한민국}大韓民國 {시}市({도}道) {산}山 {사}寺 {청정수월도량}淸淨水月道場 {원아금차}願我今此 {지극정성}至極精誠 (49{일}日){지신}之辰 {천혼재자}薦魂齋者 {시}市 {구}區{동}洞 {번지}番地 {거주}居住 {행효자}行孝子 {복위}伏爲 {소천망}所薦亡 {영가}靈駕 {왕생극락지원}往生極樂之願 {이금월금일}以今月今日 {건설법연}虔設法筵 {정찬공양}淨饌供養 {남방화주}南方化主 {지장대성}地藏大聖 {서회자감}庶回慈鑑 {곡조미성}曲照微誠 {앙표일심}仰表一心 {선진삼청}先陳三請
【역문】
○연유를 아룀 우러러 생각하건대, 만월 같은 얼굴과 맑은 강물 같은 눈의 지장보살님은, 마니 구슬을 손에 들어 원만한 과위를 보이시고, 연꽃 송이에 앉으사 인행의 문을 여의지 않으시며, 자비의 광명을 두루 놓으시고, 항상 지혜로운 검을 휘두르사 저승 길을 밝히시고, 죄악의 뿌리를 끊으신다 하오니 귀의하는 정성 간절하면 감응이 어찌 더디겠나이까
그러므로 사바세계 남섬부주 해동 대한민국 사 청정도량에서, 오늘 지극한 정성으로 영가의 제재를 봉행하는 거주 행효자 가 (관계:아버지) 영가의 왕생극락을 발원하고자, 금월 금일 경건히 법석을 마련하여 향긋한 진수를 남방화주 지장 큰 성인께 공양하나이다. 밝은 지혜 거울로써 가냘픈 정성을 굽어살펴 주옵소서. 우러러 일심으로 먼저 삼청 하옵니다.
【진행】
합장한 채로 서서 염불성으로 진행한다.
바라지는 ‘~당절귀의 해지감응’을 진행할 때에 목탁을 내려 반배를 한 다음 삼정례를 시키고, 법주는 합장하고 지장보살님께 영가축원을 하다가 ‘앙표일심 선진삼청’에서 요령을 내린다.
재자들은 축원을 하는 동안 자신들이 천도하려는 영가가 지장보살님의 원력에 의하여 천도되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절을 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지원’ 앞에서 구체적으로 영가축원을 할 수도 있다. 뒤의 축원편을 참고하여 적절하게 작성하면 된다.
【해설】
유치는 불공을 올리는 연유를 아뢰는 의식이다. 지장불공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돌아가신 영가의 천도를 위한 목적으로 올리게 된다. 따라서 유치의 내용도 어디에 사는 누구가 돌아가신 누구누구 영가의 극락왕생을 위하여 불공을 올린다는 발원을 하게 된다.
지장보살님은 보름달과 같이 둥근 얼굴과 푸른 강물과 같이 깨끗한 눈과 손에는 마니보주를 갖고 계신다고 하였다.
지장보살님이 갖추신 원만한 덕을 보름달과 같은 용안으로 표현한 것이다. 불가에서 초승달에서 시작하여 점점 달이 차서 둥그렇게 된 보름달을, 발심에서 시작하여 점차로 수행하여 원만하게 완성된 인격에 비유한다.
흔히 우리의 전통적인 정서에서는 미인을 달덩이 같은 얼굴이라고 비유한다. 그런데 요즘은 서양의 팔등신에 의한 미의 개념이 들어오면서 조막만하고 갸름한 얼굴이 미인의 기준으로 변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옛날 미인이 덕을 갖추었던 것과는 달리 요즘 미인들은 대부분 뾰족한 성품을 가진 것 같다.
강물과 같이 눈이 푸르다는 것은 지혜가 깊다는 것을 상징한다. 강물은 맑고 깨끗해야만 푸르게 보인다. 여름철 장마가 져서 흙탕물로 더러워진 강물은 결코 푸르지 않다. 푸른 강물은 깊은 속까지도 맑게 보이지만, 흙탕물은 한치 속을 들여다 볼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마음을 지혜로 맑힌 사람은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보이지만, 온갖 욕심과 번뇌로 마음이 더러워진 사람은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지장보살님의 지혜는 푸른 눈을 통해서 나타난다. 선방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을 눈 푸른 납자라고 부르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이다.
손에 갖고 있는 마니보주는 여의주를 이른다. 이것은 유치에 나오듯이 지장보살님의 수행으로 얻은 결과는 아주 높음을 나타낸다. 손에 여의주를 갖고 있는 것은 모든 수행이 원만하게 구족된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런데도 왜 지장보살님은 지옥에서 죄 많은 중생들을 위하여 헌신하고 계신 것일까. 그것은 자신이 스스로 세운 서원 때문이다. 모든 중생을 성불시키고 나서야 자신도 성불하겠다는 본원을 완성하기 위하여 지옥을 휘젓고 다니시는 것이다.
근래 정치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법을 얼마 지나지않아 다시 자신들에게 편리하게 고치는 세태를 보면, 우리나라가 부강하고 잘사는 나라가 되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의 모택동이 막강한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장개석을 대만으로 몰아내고 중국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세운 원칙만큼은 반드시 지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가를 통치하는 데도 그러한데, 더 큰 원을 달성하기 위한 뜻을 가졌음에랴. 요즘 사람들은 지장보살님께 자신이 세운 본원에 충실한 자세와 뜻을 배워 삶을 충실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인행이란 부처가 되기 위한 원인, 즉 수행을 말한다. 연화는 더러운 곳에서도 결코 탁수에 물들지 않는 꽃이고, 꽃이 피면서 동시에 열매를 맺기 때문에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그리고 연화대는 말 그대로 보면 연꽃으로 된 대이지만, 깊은 뜻은 수행의 결과로 나타나는 보살지위(菩薩地位)를 말한다.
그러므로 연화대에 올라 인행의 문을 닦으셨다는 말은 지장보살님은 보살이 되기 전에 인과응보의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철저히 수행하셨다는 의미이다.
자비광명으로 저승길을 밝히시고, 지혜보검으로 죄의 뿌리 끊으신다는 말은 지옥중생을 구원하는 지장보살을 찬탄하는 말이다.
지장보살은 무엇으로 죄를 짓고 지옥에 떨어진 중생을 제도하는가. 그것은 지장보살님과 같이 능력있는 성자의 자비광명밖에 없다.
중학교 시절, 교장 선생님께서 하시던 말씀이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다. 어떤 사람이 천당과 지옥을 구경할 기회가 생겨 들러보게 되었다. 천당이나 지옥이나 모두 똑 같은 음식이 나왔는데, 천당 사람들은 모두 살이 쪄서 보기 좋았지만, 지옥 사람들은 모두 바짝 마르고 배 고파 하더라는 것이다. 왜 그런가 살펴보니 두 곳 모두 숟가락과 젓가락의 길이가 사람 키만한 것으로 먹어야 하는데, 천당 사람들은 서로 먹여주므로 배불리 먹을 수 있어 행복하게 사는 데 반해, 지옥 사람들은 서로 자기만 먹으려고 애를 쓰나 먹을 수 없으므로 괴로와 하더라는 것이다.
자신만을 위하거나 이롭게 하려는 것은 악(惡)으로서 결과가 좋지 않고, 서로를 위하고 함께 이로움을 얻으려는 것은 선(善)으로서 그 결과가 좋다라는 뜻이다. 이 이야기에 선과 악의 개념을 구분하는 뜻이 들어 있음을 부처님 법에 귀의하고 나서야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살다가 지옥에 빠진 자를 구원하는 데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다. 오직 지장보살의 자비광명과 지혜의 보검만이, 어둠을 몰아내고 죄의 뿌리를 끊고 저승길을 밝혀 죄인들을 구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큰 원력과 자비, 지혜를 갖추신 지장보살님께 구원을 바라기만 하면, 그 결과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살아계실 때 효도를 다하던 재자들이 지장보살님께 공양을 올리고 영가의 천도를 발원하는 것이다.
유치는 정결한 나물과 공양을 마련하고 간절한 마음을 오로지 하여 남방화주이신 지장보살님의 자비가 감응하시기를 발원하며 세 번 청한다.
【원문】
○{청사}請辭 {나무 일심봉청}南無 一心奉請 {자인적선}慈因積善 {서구중생}誓救衆生 {수중금석}手中金錫 {진개지옥지문}振開地獄之門 {장상명주}掌上明珠 {광섭대천지계}光攝大千之界 {염왕전상}閻王殿上 {업경대전}業鏡臺前 {위남염부제중생}爲南閻浮堤衆生 {작개증명공덕주}作個證明功德主 {대비대원}大悲大願 {대성대자}大聖大慈 {본존}本尊 {지장}地藏{왕보살마하살}王菩薩摩訶薩 {유원자비}唯願慈悲 {강림도량}降臨道場 {수차공양}受此供養 (3번)역문
○청하는 말씀 일심으로 귀의하며, 자비한 수행으로 온갖 선을 쌓으셔서 서원으로 중생 구제 하시려고, 오른손에 석장들고 지옥문을 열으시고, 왼손의 밝은 구슬로 삼천세계 비추시네. 염라대왕 궁전 안의 업경대 앞에 서서 남염부제 중생들을 위하시사 모든 공덕 낱낱이 증명하여 주옵시는 크신 연민, 크신 서원, 크신 성인, 크신 사랑 본존이신 지장왕 큰 보살님을 청하옵나니, 자비로써 도량에 강림하여 이 공양을 받으옵소서.
【진행】
정례하고 일어서면서 오른손으로 요령을 잡고 천천히 흔들면서 염불조로 낭송하다가 ‘유원’을 진행할 때에 요령을 한 번 채고 나서 내리고 마치면 된다.
바라지가 같이 의식을 진행할 때에는 법주가 정례하고 일어서면서 요령을 흔들기 시작하면 바라지는 ‘나무 남방화주 대원본존 지장보살’을 외우며 청사를 마칠 때까지 정근을 하다가 법주가 ‘유원’ 하면서 요령을 한 번 채면, 목탁을 내리면서 거불성으로 ‘향화청’을 한 번 하고 나서, 다시 법주가 두 번째 청사를 진행하면 정근을 하다가 세 번째 마치는 부분에서 목탁을 내리고 ‘향화청’을 하면서 가영을 외운다
【해설】
청사는 말 그대로 청하는 말씀이다. 여기서는 지장보살님께 불공을 하고 있으니 지장보살님을 청하는 말씀이다.
‘자인적선 서구중생’은 한문 그대로 해석하면 ‘자비를 인으로 하여 선을 쌓았고 서원으로 중생을 구제한다’이다. 지장보살님은 고통받는 중생들이 성불하고 나서야 자신도 성불하겠다는 원을 세우셨다. 이런 원을 세우신 지장보살이 마지막으로 구제하여 성불시킬 중생들은 바로 업이 가장 많은 지옥중생이다.
지옥중생을 구제하려면 보살로서 먼저 필요한 자격을 갖춰야 하는데, 그 자격은 고통으로 가득찬 지옥을 드나들 수 있는 위력이 있어야 하고, 많은 공덕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도 부처님이 되시기 전 500생 동안 몸을 보시하는 수행으로 공덕을 닦으셨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비를 인으로 하여 선을 쌓았다’는 말은 지장보살이 보살이 되기 위해서 온갖 선을 쌓아서 큰 공덕을 갖추고, 자신이 세운 서원대로 삼악도의 중생을 제도하시며 오늘도 동분서주하고 계시다는 뜻이다.
‘수중금석 진개지옥지문 장상명주 광섭대천지계’는 ‘오른손에 석장들고 지옥문을 열으시고, 왼손의 밝은 구슬로 삼천세계 비추시네’이다.
불·보살님과 신중들이 갖고 있는 모든 도구는 중생을 교화하는 데 사용한다. 지장보살상을 보면 오른손에 지팡이를 잡고, 왼손에는 밝은 구슬을 갖고 계신다. 이 지팡이는 머리 부분에 여섯 개의 둥근 고리를 끼워서 만든 육환장이며, 보통 석장이라고 부른다. 지장보살님은 이 석장으로 지옥문을 두드려서 연다고 하신다. 머리 부분에 달린 여섯 개의 고리는 대승불교의 수행방법인 육바라밀을 상징한다.
또한 이 지팡이는 스님들이 불살생계를 지키는데 사용하는데, 길을 다닐 때 소리를 내어 미물들이 밟혀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석장은 수행을 갖춘 큰 스님들만이 가지고 다녔던 것으로 보아 수행의 정도를 표현하는 법구라고 할 수 있다.
왼손에 가지고 있는 명주는 여의주이다. 이 여의주는 삼천대천세계를 비춘다고 하는데, 지장보살님은 이 밝은 구슬로 유명세계의 어둠을 몰아내는 것이다. 어둠이란 본래 있었던 것이 아니고 밝음이 나타나면 사라진다. 지장보살님은 이 명주로 나쁜 마음과 말과 행동으로 업장을 지어 어둠의 세계를 만들어낸 중생들을 제도하신다.
한 번 어두운 마음을 갖게 되면 그 속에서 스스로 벗어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러므로 밝음으로 어두움을 물리쳐야 하는데, 지장보살님은 이 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분이다. 온갖 번뇌로 이지러지고 괴로움에 헐떡이는 어둠의 세계, 즉 지옥을 밝은 구슬로 밝혀 나가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수행의 결과로서 나타났다는 것은 앞에서 이야기하였다.
또한 지옥세계의 왕인 염라대왕이 계시는 곳에는 업경대라는 거울이 있다. 업경대는 사람이 죽은 뒤에 자신이 생전에 한 일을 비추어 보고, 그 결과에 따라 내생이 결정된다는 거울이다. 지장보살님은 남염부제 중생들이 업경대 앞에 서서 심사를 받을 때, 그들이 지은 공덕을 증명하시는 역할을 하신다. 그러므로 ‘대공덕주’라고 하는 것이다.
전라도 남원에 덕진교란 다리가 있는데, 이 다리를 세우게 된 내력에는 업경대에 관한 전설이 얽혀 있다.
어느 날 남원 고을 사또가 저승사자들의 실수로 다른 사람 대신 염라대왕 앞에 잡혀갔다. 재판관이 문서를 살펴보니 사또의 정해진 목숨이 아직 남아 있어 다시 이승으로 돌려보내려 하였는데, 염라대왕이 잡혀온 사또의 얼굴을 살펴보니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왕 왔으니 업경대에 한 번 비춰보라고 하였다. 업경대에 사또를 비추자, 사또는 선정은 베풀지 않고 도색질만 일삼아 착한 일이라곤 조금도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염라대왕은 곧바로 지옥으로 보내라고 하였다.
이때 지장보살은 염라대왕에게 착한 일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청하였다. 염라대왕은 사또에게 이승으로 다시 보내줄 터이니 착한 일을 하겠느냐고 물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던 사또는 살려만 준다면 다시는 악한 일을 하지 않고 착하게 살겠노라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사또를 살려주려면 선근 공덕이 필요하였다. 남원고을에서 공덕이 많은 사람을 찾아 그에게 조금 빌려 쓰고, 나중에 착한 일을 해서 갚기로 하였다. 여러 사람의 공덕 창고를 비춰보니 덕진이란 사람의 창고에 공덕이 많았다. 덕진의 공덕을 빌린 사또는 염라대왕의 용서를 받아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
죽었다가 살아난 사또는 그 뒤 착한 일을 많이 하고 선정을 베풀었다. 그는 또 저승에서 지고 온 빚을 갚으려고 백방으로 덕진을 찾았다. 덕진은 주막집에서 누룽지를 얻어가는 바보였는데, 누룽지를 얻어다가 거지들에게 나누어 준다는 것이었다. 사또는 덕진을 불러 저승에 갔다온 이야기를 하고 빚을 갚겠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덕진은 자신은 착한 일을 한 것이 없으니 받을 수 없다고 한사코 사양하였다. 마지 못해 거듭된 사또의 청에 덕진은 정 그렇게 빚을 갚으려면 많은 사람들이 강을 건너기 불편하니 강에 큰 다리를 놓아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사또는 다리 놓는 공사를 벌려 튼튼한 다리를 놓고 다리 이름을 덕진교라고 하였다.
‘대비대원 대성대자 본존 지장왕보살마하살’은 ‘크신 슬픔, 크신 서원, 크신 성인, 크신 사랑의 본존 지장왕보살마하살’이다.
지장보살님은 성인 중의 성인이다. 우리는 상식적으로 모든 보살님은 긴 머리에 화사한 보관을 쓰고 화려한 가사를 걸친 모습을 연상한다. 그러나 지옥은 다른 보살님들이 수행을 통하여 얻은 복된 세계와는 전혀 달리 온갖 죄보를 가진 중생들이 고통받는 곳이다.
온갖 위험과 고난과 괴로움과 불길이 치솟는 지옥을 누비고 다니면서 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에게는 화사한 보관과 긴 머리, 화려한 옷, 온갖 보배가 소용이 없다. 그러므로 삭발한 머리에 수건을 질끈 동여매고 수수한 장삼과 가사를 걸친 조촐하신 모습을 하고 계신 것이다.
호화로움과 복락을 전혀 수용하지 않고, 지옥에 빠진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지옥에 뛰어든 지장보살이야말로 크신 슬픔과 크신 사랑, 서원의 본존이다. 고통받는 중생들과 괴로움을 함께 하며 교화하는 이들이 보살님이다. 지장보살님은 그러한 보살 중의 보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장왕보살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 지장보살님께서 자비로써 이 도량에 오시어 공양을 받아주시라고 간절하게 세 번 청한다.
【원문】
{향화청}香華請 (3번)
○{가영}歌詠 {장상명주일과한}掌上明珠一顆寒 {자연수색변래단}自然隨色辨來端 {기회제기친분부}幾回提起親分付 {암실아손향외간}暗室兒孫向外看 {고아일심귀명정례}故我一心歸命頂禮 (반배)
【역문】
향과 꽃으로 청하옵니다
○노래로 맞아들임 손에 쥐신 보주하나 보기에는 싸늘하나 중생의 원 따를 때는 제빛절로 나타나네 문제됨을 몸소 일러 분부함이 얼마런가 어두운 곳 어린 중생 밝은 곳을 보게 하려. 그러므로 저희들은 일심으로 절합니다.
【진행】
법주가 요령으로 청사를 세 번 하고 나면, 바라지는 목탁을 가지고 거불성으로 향화청을 세 번 외운다. 그리고 지장보살 가영을 하는데 ‘고아일심귀명정례’ 할 때 목탁을 내리면서 반배한다. 이때 신도들도 스님을 따라 합장하고 반배를 하면 된다.
【해설】
향화청은 향을 피우고 꽃을 올려 성인을 청한다는 뜻이다. 큰 성인을 청할 때는 반드시 향을 피워 온갖 냄새를 정화시키고 아름다운 꽃으로 단장해야 한다. 그러므로 불공을 드릴 때는 가급적이면 꽃공양을 올리는 것이 좋다.
가영에 지장보살님이 손에 갖고 계신 명주는 마치 거울처럼 영롱하고 얼음처럼 차갑게 빛나는데, 자연의 빛깔 즉 인연을 따라 어김없이 나타난다고 한다. 지장보살님의 명주는 번뇌가 많은 중생에게는 번뇌의 세계를 비추어 주고, 번뇌가 없는 중생에게는 반드시 편안한 세계를 비추어 주신다.
이 밝은 구슬은 지장보살님만이 아니라 모든 중생들이 갖고 있다고 친절하게 여러 번 일으켜서[제기(提起)] 법문으로 알려준다. 그러나 제 자신의 틀에 갇힌 어리석은 중생은 자신이 갖고 있는 구슬은 찾으려 하지 않고 자꾸 다른 데서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경전에 어떤 부자가 먼길을 가는 아들의 옷 속에 값진 보배구슬을 넣어 꿰매 주었는데, 이 아들은 먼길을 나갔다가 거지가 되어 돌아다니면서도 자신의 옷 속에 값진 보배가 있는 것을 모르고 밥을 빌어 목숨을 연명하더라는 말씀이 있다.
이와 같이 지장보살님께서는 중생에게 어둠을 몰아내는 밝은 구슬이 있음을 친절하게 몇 번씩 말해주었지만, 중생은 그것을 모르고 다른 데서 구한다는 말이다. 어두운 방은 번뇌를 말하고, 아이와 손자란 본래는 어린 사람을 지칭하지만, 여기에서는 모든 중생, 특히 죄보 중생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어두운 방에 있는 어리석은 아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지옥을 동분서주하며 원력을 다하시는 지장보살님께 목숨 다해 귀의하고 몸을 던져 큰절을 올리는 것이다.
【원문】
{헌좌진언}獻座眞言 {묘보리좌승장엄}妙菩提座勝莊嚴 {제불좌이성정각}諸佛坐已成正覺 {아금헌좌역여시}我今獻座亦如是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옴 바아라 미라야 스바하」 (3번)
{정법계진언}淨法界眞言 「옴 람」 (7×3번)
【역문】
자리를 드리는 진언 보리좌를 훌륭하게 꾸몄사온데 삼세제불 깨달음을 이룬 자리네 저희 드린 이 자리도 그 같사오니 우리 모두 불도를 이뤄지이다. 「옴 바아라 미라야 스바하」
법계를 깨끗이 하는 진언 「옴 람」
【진행】
법주가 요령을 세 번 내리고 합장하고 정례하면서 헌좌진언 제목을 외우고, 바라지는 법주가 일어서서 목탁을 한 번 내리면서 반배하면, 가영성으로 게송을 하고 ‘자타일시성불도’에서 다시 목탁을 내리면서 반배하고 진언을 세 번 외운다. 세 번째 진언을 외울 때에 목탁을 내리면서 반배하면 된다. 재자는 정성스런 마음으로 삼배를 올린다.
정법계진언은 바라지가 목탁을 빠른 속도로 치면서 21번을 외우다가 21번째에 가서 진언을 하면서 목탁을 내리며 반배하면 된다.
【해설】
헌좌의 순서는 불공에서와 마찬가지로 지장보살님을 청하였으면 이제 앉으실 자리를 권해드리는 것이다.
불보살님께는 부처님께서 앉으셔서 정각을 이루신 보리좌를 권해드린다. 보살님께 훌륭한 자리를 권해드리는 공덕으로 나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중생들까지도 함께 부처가 되기를 발원하는 것이다.
정법계진언은 앞의 해설을 참고하기 바란다.
【원문】
○{다게}茶偈 {금장감로다}今將甘露茶 {봉헌지장대성전}奉獻地藏大聖前 {감찰재자건간심}鑑察齋者虔懇心 {원수애납수}願垂哀納受 {원수애납수}願垂哀納受 {원수자비애납수}願垂慈悲哀納受 또는
{공양시방조어사}供養十方調御士 {연양청정미묘법}演揚淸淨微妙法 {삼승사과해탈승}三乘四果解脫僧 {원수자비애납수}願垂慈悲哀納受 (3번)
【역문】
○차를 올리는 노래 제가 이제 단이슬 차를 지장보살 성현님께 올리옵나니 간절한 마음을 비춰 살펴서 자비를 드리우사 받으옵소서. 시방삼세 부처님과 청정한 진리 펴내시는 미묘법과 삼승사과로 해탈하신 승가중께 공양하오니 자비를 드리우사 받으옵소서.
【진행】
목탁을 한 번 내리고 가영성으로 외운다. ‘원수애납수’를 할 때마다 목탁을 내리면서 큰절을 세 번 한다
【해설】
절에는 원력에 따라 아미타불이나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모시고, 보처보살로 지장보살을 모시는 경우가 있다. 지장보살을 보처보살로 모신 경우 차를 올릴 때는 ‘공양시방조어사~’로 시작하는 삼보통청의 다게를 외워야 하고, 지장보살님을 주불로 모신 지장전이나 명부전 등에서는 ‘금장감로다 봉헌지장대성전~’으로 하는 것이 옳다.
지장보살님을 청하여 자리에 모셨으면 이제 해야 할 일은 맑은 차를 다기에 담아서 올리는 일이다. 손님이 오시면 먼저 차를 대접하듯이 보살님을 청하여 자리에 좌정하셨으니 차를 올리는 것이다.
본래 손님을 대접할 때는 방을 정돈한 뒤에 손님을 모시고 차를 내가는 것이 순서이나, 불공을 올릴 때는 중간에 차를 올리는 것은 의식의 진행상 번거로움이 많다. 그래서 미리 청정수를 다기에 담아서 올린 다음 뚜껑을 덮어두었다가 진언권공을 하기 전에 열도록 하여 번잡스러움을 피하고 있다. 어떤 절에서는 다기를 올리고 천수경을 외우기도 전에 미리 다기 뚜껑을 열어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의식의 내용을 모르는 데서 오는 소치이다.
다기에 차를 감로다라고 하는 이유는 신중청 강의를 참조하기 바란다.
‘원수애납수’는 5언절구일 때는 수(垂)의 목적어 자비를 보통 생략한다. ‘자비를 드리우사 받으옵소서’라는 뜻으로 정성을 다하여 불공 올리는 재자가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꼭 받아주실 것을 지장보살님께 발원하는 것이다.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地藏信行會 |
첫댓글 나무 지장보살 ....()()()
나무 지장보살 ....()()()
나무 지장보살...()()()
좋은글 감사합니다. ()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나무 남방화주 대원본존 지장보살 마하살...()()()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니무 지장보살 마하살.....()()()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나무 유명교주 남방화주 대원본존 지장보살 마하살_()()()_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