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환종주 50Km
◈ 일 시 : 2009. 2.14(토) 01:45~21:20(19시간 35분)
◈ 산행거리 : 50Km
◈ 산행코스 : 지묘동-응해산-도덕산-서봉-동봉-갓바위-환성산-문암산-지묘동
◈ 누구와 : 클럽 회원들과
집안 행사가 취소되어 갑작스럽게 산행계획을 잡습니다. 북한산을 다녀올까 아니면 관악산을 다녀올까 저울질하다 카페에 들렸더니 이번주가 팔공산 환종주 정기산행임을 알고 부랴부랴 교통편을 알아보니 다행히 KTX가 있어 즉시 열차표 구매하고 산행 신청합니다. 서울 강북5산하고 비슷한 거리. 부담 없이 들이댑니다. 하지만 이는 나만의 엄청난 착각이었음이 여실히 증명됩니다. 5산에 비하면 배는 힘든 코스인 것 같습니다.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배낭 짊어지고 집을 나섭니다. 서울역에서 10시에 KTX열차 타고 동대구까지 직행합니다. 2시간이 채 안걸려 11시50분쯤 도착합니다. 빨라서 좋습니다. 값이 비싸서 탈이지만……
총무님 차를 타고 국밥집으로 이동, 반갑게 인사들 나누고 1시45분쯤 날머리로 이동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하늘에는 반달이 수줍은 듯 은은히 내려다보고, 좌측에는 대구시내의 야경이 죽여줍니다. 바람한 점 없는 봄날 같은 밤입니다. 처음부터 걷는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시속 3Km가 훨씬 넘는 것 같은 무서운 속도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많이 적응이 되어서 감당할 만 합니다. 3시26분 응해산에 닿습니다. 4시15분 도덕산 도착. 지금가지 거의 휴식 없이 오로지 랜턴 빛만을 보면서 앞사람 꽁무니만 따라갑니다. 4시47분에 청도추어탕집에 도착합니다. 정확히 3시간 걸렸습니다. 범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입니다. 역시 J3. 명불허전입니다.
소주폭탄 2잔을 연거푸 들이키니 속에서 짜릿한 신호가 옵니다. Good입니다. 한 시간 이상 기다린 끝에 맛을 평가하기가 뭐한 추어탕을 한그릇 비우고, 커피 한 잔 하고 다시 길을 재촉합니다.
7시52분 파계봉 아래 헬기장에서 숨을 고릅니다. 한쪽에서 또 술판이 벌어집니다. 심히 걱정이 됩니다. 1년전 술로 인한 산악사고를 바로 옆에서 접한지라……. 팔공산 신령님이 노하시지나 않을는지...
바람이 많이 붑니다. 안개도 심하게 끼었고, 다시 자켓을 꺼내기도 귀찮고, 그냥 떨면서 갑니다. 대신 멋진 상고대 모습이 추위를 밀어냅니다. 뜻하지 않은 선물입니다. 하지만 구경할 사이도 잠시. 계속 Go, Go!!!!
8시17분 파계봉 도착. 사진 한 장 찍습니다. 이제 주능선이 시작됩니다. 바람이 안개를 몰아내고 있습니다. 팔공산이 완전히 깨어났습니다. 한쪽은 상고대로 하얀색, 다른 쪽 사면은 누런 겨울 빛깔, 기묘한 풍경이 눈앞을 황홀하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자주 카메라를 꺼내서 풍광을 담아봅니다. 하지만 똑딱이 카메라의 한계가 있어 그림이 썩 좋지가 않습니다. 큰 카메라를 가져오고 싶지만 무게의 부담 때문에 시도하기가 두렵습니다.
주능선의 암릉 구간이 발길을 붙잡습니다. 멀리 서봉이 보입니다. 오르락내리락 바위길을 갑니다. 셀카질도 한번 하고 중간 전망 좋은 곳에서 물도 한모금 마시고 한숨을 돌립니다. 한쪽에서는 다시 막걸리 파티, 입속에서 침만 고이고, 유혹을 뿌리치고 과감히 일어섭니다. 산중에서는 술을 먹지 않는다는 나 자신의 계명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산에서는 절대 금주입니다. 산속에서의 술은 자살행위입니다. 한잔이든 두잔이든 절대금주
10시에 서봉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부터는 가본 길입니다. 재작년 가을에 한 번 와본 곳이라 조금은 익숙한 길입니다. 편안한 길을 휘파람을 불며 갑니다. 잠시 후 마애불 삼거리에서 선두가 쉬고 있습니다. 같이 쉬면서 야크님이 주신 햄버거를 맛있게 먹습니다. 산에서 햄버거 먹기는 처음입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잠시 뒤 다시 출발. 동봉까지 직행합니다. 10시35분 동봉에서 사진 한방 찍고 갑니다. 동봉에서 단체사진 찍는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갓바위로 향합니다.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깜빡한 겁니다. 방장님 죄송합니다.
갓바위 800m전 전망좋은 곳에서 배낭을 내려놓습니다. 물 마시고 간식먹습니다. 십년지기님이 고로쇠물을 권합니다. 지기님 잘 마셨습니다. 길을 몰라 한 30여분 기다린 것 같습니다. 잠시 뒤 방장님도 오시고 같이 갓바위로 향합니다.
오후 1시50분 그 유명한 갓바위 부처님을 배알합니다. 3배를 올리면서 가족들의 건강을 기원해 봅니다. 패왕님께 부탁하여 사진도 한 장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내가 눈을 감았더군요. 다시 오기 힘든 곳인데 쯧쯧....
이젠 능성재를 향한 내리막길을 재촉합니다. 3시에 우정식당에 도착합니다. 세수부터 하고 시원하게 맥주 한잔 합니다. 갈증이 시원하게 가십니다. 산속에서 목 먹은 술. 딱 한잔입니다. 우정식당 밥 맛있게 먹습니다. 공기밥 두 그릇 반을 게눈 감추 듯 먹습니다. 3시반, 잠시 누워서 눈을 감습니다. 잠이 올리 만무, 4시에 환성산을 향해 6명이 출발합니다. 선두조는 3시에 출발했다고 하네요. 한시간 차이......
식사 후의 산행은 언제나 힘이 듭니다. 환성산까지의 긴 오르막길이 숨을 턱에까지 차 올립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나아졌지만 그래도 한시간가량 힘들게 치고 오르고 5시36분에 환성산(감투봉)정상에 섭니다.
사진한장 남기고 바로 출발, 내리막길만 남았다고 합니다. 속도를 내어 갑니다. 뒤에서 방장님과 희야님이 달려 오네요. 무서운 사람들, 아직까지 달릴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다니 철인들입니다. 아이고 모르겠다. 나도 한 번 달려보자. 같이 뜁니다. 알바한 선두조와 만날때까지 부지런히 뜁니다. 오늘의 유일한 알바. 천하의 방장님도 알바를 다 하십니다. 인간이 아닌 줄 알았는데 방장님도 인간이었군요, 후후후....
정말로 길고 긴 날머리였습니다. 이렇게 지루하게 계속되는 끝구간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특히 마지막 문암산 올라 갈때는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런 곳이라는 걸 알았다면 환성산 내려올 때 방장님따라 절대로 뛰지 않았을 겁니다. 천천히 걸어 왔지......
오후 9시20분. 결국 날머리에 도착합니다. 19시간 35분 경과하여 처음 떠났던 장소로 돌아옵니다. 매번 산행때마다 느끼는 생각, 이 짓을 뭣땜시 하나........
다시 가마솥 국밥집 도착해서 찜질방에서 샤워 후 10시10분부터 산속에서 못먹었던 술을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합니다. 야지수님과 같이 나와 신반장님과 속속 도착하는 회원님들과 주거니 받거니 새벽 2시까지 술자리가 이어집니다. 거의 4시간 동안 술을 먹었습니다. 제가 먹은 술만 5~6병은 되는 것 같습니다. 소주폭탄도 몇 잔 먹었으니 쾌나 많이 먹은 셈입니다.(소소 총무님 술값 많이 나오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 대구 참소주(서울의 참이슬이 아님) 처음 먹어 보았는데 참 좋은 술이더군요. 아침에 머리도 안아프고, 강추 소주입니다.)
마지막 후미조로 도착하신 전대장님, 막창님, 만동님과 마지막 소주 몇병 더 마시고 찜질방으로 와 눈을 붙입니다. 한번도 안깨고 7시30분까지 꿀 잠. 팔공산 순두부집으로 이동하여 아침(또 소주 1병 까고). 아쉬운 이별을 합니다. 그린 산악회분들과 같이 버스타고 동대구역에 도착 12시 출발 열차나고 2시 서울역 도착하여 집으로 가려고 하니 의기가 투합된 산악회분들과 다시 소주집으로 향합니다. 순대국으로 다시 이번에 참이 아닌 참이슬로 마지막 대미를 장식합니다. 각 2병씩 마시니 이젠 정말 취기가 잔뜩 올라옵니다. 아무리 술 먹기가 일중의 하나인 나지만 대구 와서 너무 마신 것 같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소주 10여병은 해치운 것 같습니다. 집에 어떻게 온지 기억도 안나네요. 마눌 말에 의하면 오자마자 그냥 떨어졌다고 합니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미쳐보지 언제 미쳐보겠습니까?
참석하신 모든 회원님들 고생들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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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꼭 인사나누고 소주도 한잔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범행님 좋은 산행하시라고 집안행사가 취소 되었나 봅니다~~~ 사진도 멋있고, 즐거운 산행하여서 기쁨이 두배였겠습니다~~~
예 그러게 말입니다. 같이 오랜만에 뵈었으면 좋았을 걸 그랬씁니다. 다음 기회에...
범행님 같이한 시간들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습니다.
반가웠씁니다. 저도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함께해서 즐거운 산행이었네요. 같이 앞뒤로 걷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이슬이를 좋아 하시는 줄은 모르고 대왕재에서 따라 더리는데 주저 하게 되었습니다. 담에는 산꾼형님 새벽이 뚜벅이님 짱돌과 움직여 볼까요ㅎㅎㅎ
좋죠! 지금까지 술자리 마다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아직은 체력에도 자신있고, 술에 관한 한은 우리 회사에서도 알아준답니다.
범행님 짧은 거리난마 같이걸었던 좋은 추억 오래 간직 하게습니다.
힘드실 때 못도와드려서 죄송했씁니다. 반가웠습니다.
★ 산행기 사진 잘 구경했고요..참고로 / 왼쪽 메뉴--> 종주놀이터--> 팔공산환종주--> 51번을 보면..유명한 회원들 닉네임과 사진이 있습니다
몇번 보고 참 대단한 정성이시라고 생각햇습니다. 반가웠습니다.
범행님 ! 팔공산 환종주를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산행후 흰님들고 즐거운 시간을 하시는 모습을 보니 부럽내요.... 언제 함께해요...
강타자님, 언젠가 한번 같이 산행하셔야죠. 아님 부천에서 소주라도 한 잔 하던갛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