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봉감 선물을 받고 어머니 얼굴이 떠올랐다.
어제는 고구마를 씻으며 이거 갖고 어머니 한테 가야 하는데......
오늘은 귤 한 콘테나를 얻어 와서는 또 어머니가 계셨던 방을 무심히 쳐다 봤다.
가을 하늘이 눈이 부시게 높고 푸르다. 그래서 더 슬프다.
어머니와의 이별은 연습도 없이 시작 되어 버렸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너무 바삐 빠르게 지나갔다.
꿈만 같은 시간들이 자꾸 내게로 왔다가 스치듯 지나가 버렸습니다.
어머니만 안 계신다면 여행도 마음대로 가고, 오름도 가고, 성당도 가고, 모임도 가고, 영화도 보고~~병원 바닥에 엎드려 생각했던 날들이 더 그립다.
허전하고 쓸쓸함에 가을이 와르르 무너졌다.
그 사름 멧 시에 올거?
10시에 올거.
뉜 멋 시에 올거?
4시에 올거.
(그 사름: 요양보호사)
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내가 아침 집을 나설 때마다 하는 대화 였다.
영혼 없이 대답 하던 그 때가 미안하고 그립다.
더 정성껏 눈을 마주보며 대답할 걸 ~~~
"어머니 !"하고 부르면 노인정에서 배웠는지
"니가 내 딸이어서 고맙다." 라고 부끄럽게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몇 마디를 하려고 혼자 무수히 연습 하셨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밤을 누워서 소리 내어 말해보고 반복 했을까?
나도 용기내어 어머니께 말씀 드렸다.
"어머니가 우리 어머니여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귓가에 대고 말했다.
우리 딸이 외할머니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그냥 '고운 할머니' 였다고 한다.
맞다! 병원 입원 하셨을 때마다 간병인이나 보호자들이 '고운 할머니 '라고 했다.
침상에서도 축축해진 수건은 난간에 가지런히 널어두고. 손수건은 반듯하게 포개 놓아 두셨다.
"어머니! 많이 아파?"
"아니, 괜찮아~~"
"이렇게 하면 안 불편해?"
"괜찮아~~"
불편하고 많이 아프다고 해도 좋은데 늘 괜찮다고만 하셨다.
어찌 보낼 수 있을까?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
하지만 어머니는 그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병실 창가로 노란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눈 인사 하고는 나풀나풀 날아 갔습니다.
그 날 어머니는 나비 되어 하늘 나라로 날아 갔습니다.
첫댓글 어머니의 부제는 늘 평생 갈 듯 합니다. 그냥 하늘만 봅니다 영미 언니 힘내세요
나도 눈물이 나오네요 . 우리 어머니 살아 생전에 내 어머니여서 감사하다고 왜 말 못했을까 후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