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는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범하는 오버페이스(overpace). 물론 스태미너 문제도 있지만 페이스 분배만 잘못되지 않았다면 기록 10분 단축이 가능하다. 올해 풀코스 마라톤은 페이스 고수가 되어 자신의 최고기록을 경신해보자.
핵심은 20~25km의 달리기요령에 있다
42km의 긴 거리. 가장 바람직한 것은 이븐페이스(even pace)이지만 실제 페이스를 똑 같이 완주하는 것은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30km를 지나 페이스가 뚝 떨어지는 '마라톤벽'을 만난다. 이 후반페이스 저하는 실제 20-25km의 달리기 전개에 원인이 있다. 이 5km의 요령에 주의를 기울이면 이븐페이스를 기본으로 페이스 분배와 페이스 컨트롤의 궁리로 나중에 기록 10분을 단축할 수 있다.
'이븐페이스가 최선'이라고 말하지만...
풀마라톤의 페이스분배는 5km마다 이븐페이스(고른 페이스)로 달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일정 페이스로 레이스를 펼치면 힘을 불필요하게 사용하지 않고 마칠 수 있다. 42km를 같은 페이스로 쭉 달릴 수 있으면 그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설정한 이븐페이스로 42km를 마지막까지 완주하는 사람은 30%정도 될까말까 정도이다. 풀마라톤 경험이 적은 사람이나 4시간 이상 걸리는 사람의 경우 전반 오버페이스로 달리고 30km지나 페이스가 뚝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
실제 이븐페이스로 완주하는 사람은 상당한 연습량을 쌓은 경우에 한한다. 그것도 그때까지 열심히 연습해도 실제 레이스에서는 컨디션이나 피로의 축적에 따라 페이스에 영향을 미친다.
이븐페이스로 달리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그것이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라면 어떻게 레이스를 펼쳐야 할까? 그 방법들을 살펴보도록 한다.
1. 여러분의 페이스는 너무 빠르지 않는가?!
"평소 연습에서는 1km 5분 페이스로 달리므로 풀마라톤도 이 페이스로 달리려고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건 무리다. 훈련에서 42.195km를 몇번이나 달렸다면 몰라도 실제 평소의 훈련에서 달리는 거리는 훨씬 짧다. 그 거리와 풀마라톤의 거리를 달리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또 처음으로 풀코스를 달리는 사람은 풀마라톤의 거리 그 자체가 미지의 거리이다. 따라서 실제 레이스에서는 연습보다도 페이스가 느려진다.
우선 이븐페이스를 정하는 근원이 되는 완주목표시간을 다시 설정하도록 하자. 완주목표 시간은 풀마라톤을 달린 적이 있으면 추산이 가능하지만 처음인 사람은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
어떤 경우든 완주목표시간은 5km기록을 근거로 산출할 수 있다. 5km레이스 기록이나 평소 훈련기록이라도 무관하다. 그 5km 기록을 10배로 하여 목표를 정하자. 8배로 하면 40km로 풀코스 거리가 나오지만 10배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수 등으로 로스타임을 고려할 것과 여유를 가진 페이스로 달리기위해 10배로 하는 것이다.
목표시간을 정했다면 5km마다의 페이스를 정하도록 하자. 예를 들어 지금 여러분의 5km기록이 30분이라고 했을 경우 목표시간은 30분 x 10 = 300(5시간). 5km마다의 페이스는 300 ÷ 42.195 x 5 = 약 35분 33초. 5km대회보다도 1km당 1분 정도 늦은 수치가 나온다.
또 더 여유를 가지고 싶은 사람은 5km기록 x 10배에 더하여 10분을 더해 산출한다. 그렇게 하면 보다 무리없는 페이스설정이 가능하다.
2. 스타트후 너무 내달리지않는다
"출발직후 어느새 페이스가 올라가벼려 1km지나 시계를 보니 1분이나 빨랐다"고 말하는 경우는 풀코스 뿐 아니라 5km, 10km레이스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다.
출발선에 서면 누구라도 기분이 고양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주위의 분위기에 휩쓸려 처음부터 '과속'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을 따라 달리다보면 자신의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 아니라 남의 레이스를 펼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전반을 어떻게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면서 달리는가가 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처음 풀코스에 도전하는 사람도 자기기록을 노리는 사람도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유념하자.
3. 뒤처진 것을 만회하려 하지않는다
예정 페이스보다 늦어졌을 경우 늦어진 것을 만회하려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컨디션을 보면서 컨디션이 좋아졌을 때에 원래의 페이스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 당황하지말고 컨디션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도록 하자.
몸이 무겁다고 느낄 때일수록 거리가 늘어감에 따라 의외로 컨디션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4. 후반 페이스다운을 상정하여 페이스를 분배한다
레이스가 진행되어가는 사이에 당연 피로가 쌓여간다. 30km에 근접해감에 따라 스태미너도 떨어져 페이스가 떨어진다. 그점을 고려하여 페이스분배를 설정해야 한다.
전부를 이븐페이스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 전반과 후반에서 페이스가 변하는 것을 상정하여 달리도록 한다. 즉 전반 6, 후반 4의 비율로 해보는 것이다. 그래도 그 비율은 대략의 상황이다. 후반에서의 페이스저하 만큼을 전반에 이를 저축해둔다는 생각을 하자. 단, 여기서 주의해야할 사항이 이 전반의 '저축'이 오버페이스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제 어느정도 플러스해두어야 하는가는 목표시간에서 산출한 이븐페이스에서 5km에 1분정도, 최대 2분까지이다. 1km당 10~20초 정도 벌어놓으면 훌륭하다.
5. 20~25km를 어떻게 달리는가가 관건
"오늘은 컨디션이 좋아 쭉쭉 스피드를 내자! 중간지점도 하이페이스로 통과했다"고 기뻐하는 사이 30km 가까이 되면서 정말 갑자기 페이스가 뚝 떨어져버린다.
실제 문제는 30km부터의 달리기가 아니라 그 전인 20~25km의 주법에 있다. 이 5km를 어떻게 잘 달리는가가 마라톤에서의 벽이라 불리는 30km이후의 극복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주법이 시간단축의 큰 핵심이기도 하다.
20km지나 컨디션이 좋아진다고 해서 페이스를 너무 올리지 않도록 해야한다. 훈련을 확실히 쌓아 레이스에 임해도 지금의 하이페이스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계속 달려도 좋지만 많은 경우는 페이스를 되돌리는 편이 상책이다.
이 5km를 잘 달리면 자기베스트 10분 단축도 꿈만은 아니다.
6. 전반에 너무 힘을 쏟지않는다
레이스 전체의 이미지로서는 이븐페이스를 기준으로 하여 전반은 약간이라도 빠른 페이스로 달린다. 그리고 그 전반에서 비축한 저금을 후반의 페이스다운때에 조금씩 잘 찾아쓰면서 달린다.
그렇게 하지않고 전반에 너무 힘을 쓰면 레이스 후반 30km지나 큰 '청구서'가 돌아온다. 게다가 그 30km이후의 페이스의 하락폭은 전반의 힘쓴 것과 정비례한다.
따라서 전반은 오버페이스에 주의해야 한다. 전반에 저금을 한다고 해도 욕심을 내는 것은 금물이다. 조금씩 꾸준히 저금해간다. 이것이 후반 레이스의 고비를 극복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위의 그래프는 이븐페이스를 6분으로 설정한 경우이지만 실제는 정확히 6분으로 갈 수 없으므로 다소의 굴곡을 그리게 된다.
이상적인 패턴 C곡선이지만 이와 같은 형식으로 컨디션이나 페이스가 올라가는 것은 아마추어 달림이들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실제 많은 것이 A의 '흔한 패턴'이다. 주위의 분위기에 휩쓸리고 기분도 고양되면서 출발부터 내달리게 된다. 10km이후 잠시 숨을 고른 후 20~25km에서 컨디션이 호조라고 느껴 다시 페이스가 올라간다. 하지만 30km를 지나면서 마라톤벽을 만나 페이스가 점점 떨어지면서 힘들게 골을 맞이한다. 초보자에게 있어 이런 패턴이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목표로 하고싶은 것이 B 패턴이다. 전반에 스피드를 억제하면서 느린 페이스로 달리다 서서히 페이스를 올린다. 컨디션이 좋아지는 20~30km에서도 조심스럽게 약간 페이스를 올리면서 그대로 35km까지 힘을 낸다. 40km까지의 5km는 약간 떨어져도 최후는 마지막 스퍼트. 이렇게 달리면 확실하게 목표기록 달성은 가능하다. 더 실력을 쌓아 페이스를 확실히 익혀 이상적인 C패턴(네가티브 스플리트)에 도전하면 더욱 호기록을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첫댓글 잘 봤습니다.저도 이번 중마때 후반 체력 저하로 계획대로(4시간30분) 못 들어왔습니다.(전반 20km 2:06:26 후반 20km 2:13;09 )
흔히 제대로 훈련을 안하고 그냥 제 마음만 믿고 뛴 결과입니다.내년 동마때는 꼭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