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를 둘러보며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글쓰기를 진행한다고 교수님께서 설명해주셨다. 3명씩 조를 이루어 둘러보라고 하셨다. 처음 모였을 때, 우리는 서로의 이름도 몰랐다. 같은 수업을 듣는다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 없었고, 그래서 매우 어색하였다.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나는 조원과 같이 우산을 쓰고 출발했다. 첫 목적지는 미대였다. 미대가 산 위에 있어 가기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듣긴 했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언덕을 꽤 오래 올라가야 했다. 비가 와서 잘 모르는 사람과 우산을 같이 쓰다보니 어색했지만, 그 덕분에 자연스럽게 가까워져 대화가 열리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이런저런 사소한 대화를 나누다보니 미대에 도착했다. 힘들게 도착했지만, 상상했던 미대의 모습과는 달라서 우리 모두 허탈한 표정을 짓고 발길을 돌렸다.
내려오는 길에 비가 그쳐 더욱 편하게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며 본관 뒤 연못으로 갔다. 연못이라 해서 푸릇푸릇하고 생기있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당황해하며 여기 맞지? 하며 헛웃음 쳤다. 물을 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탁했고, 주변은 생각보다 정돈되지 않았다.
짧게 구경을 하고 도서관으로 갔다. 도서관 건물 외관은 꽤 인상적이었지만 주변에 막상 볼 게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인사를 나누고 각자 갈 길을 갔다.
한 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다. 서로의 이름도 몰랐던 사람들이 같이 힘들게 오르막을 올랐고, 사소한 얘기로 웃었고, 탁한 연못 앞에서 당황해했다. 글감을 찾기 위해 같은 방향으로 걸었고, 같은 걸 보며 웃었고, 어느 순간 어색함이 줄어든 것 같았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앞으로 낯선 사람들을 피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같이 있다보면 친해질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어쩌면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이 그런 것 같다.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억지로 극복하려 하기보다 그냥 주변에 두고 같이 있다보면 자연스러워져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