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베트남산 수입 벌꿀 문제가 양봉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수입꿀의 정확한 원산지를 판별하고 원산지 위반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과학적 판별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수입꿀이 국산으로 둔갑하거나 국산 벌꿀과 혼합돼 유통될 경우 국내 양봉농가의 판로를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까지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현행 원산지 표시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원산지 위반 여부를 명확하게 입증하기 위해서는 육안이나 단순 서류 확인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원산지 판별기술과 국가 표준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봉업계는 특히 베트남산 벌꿀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아까시꽃 등과 유통 과정에서 혼동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순히 생산국을 확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밀원과 생산 환경, 생산 방식 및 벌꿀의 성분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원산지를 구분할 수 있는 객관적인 판별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행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은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거나 표시 방법을 위반한 경우에도 과태료 및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그러나 처벌 규정이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실제 위반 여부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 판별기준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단속과 처벌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더욱이 최근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베트남산 수입 벌꿀에 국산 야생화꿀을 혼합해 국산으로 둔갑시키려는 시도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 벌꿀의 원산지 관리와 유통 감시를 한층 강화하고, 원산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과학적 판별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수입 벌꿀의 국가별·밀원별 특성과 성분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성분 분석과 안정동위원소 분석, 화분 분석 등 다양한 과학적 분석기법을 활용한 국가 표준 원산지 판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수입 단계에서부터 가공·유통·판매 단계에 이르기까지 이력관리를 강화해 수입꿀의 원산지 둔갑이나 국산 벌꿀과의 불법 혼합 유통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관리체계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꿀 자체를 무조건 막자는 것이 아니다”며 “수입산과 국산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벌꿀을 선택할 수 있도록 원산지를 객관적으로 가려낼 수 있는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원산지 표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속과 처벌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과학적 판별기준을 국가 차원에서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가 더 이상 수입꿀 원산지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