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활복지데이터센터입니다.
어제는 제 바이크 S1000RR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은 네 바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오늘 오전, 한국 시간으로 아침에 테슬라가 드디어 신형 로드스터를 공개했어요.
2017년에 처음 보여준 뒤로 무려 9년. "언제 나오냐"는 말이 농담처럼 돌던 그 차가 마침내 무대에 섰습니다.
아직 아무도 직접 몰아본 사람이 없으니 이번 글은 시승기가 아니라 공개 리뷰입니다.
바이크 타는 사람 눈으로 본 솔직한 감상과 경쟁차 비교까지 정리해볼게요.
■ 9년의 기다림,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테슬라는 2017년 11월 차세대 로드스터를 프로토타입으로 처음 공개하면서 2020년 생산을 약속했지만, 그 날짜는 지나갔고 이후 여러 일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올해만 해도 4월, 늦은 4월, 8월로 계속 밀렸고, 10월 1일 텍사스 웨이코에서 열기로 했던 행사도 폭우 때문에 10월 15일로 연기됐습니다. electrekWikipedia
그렇게 해서 미국 현지 시간 10월 15일 텍사스 웨이코에서 공개 행사가 열렸고, 테슬라는 2028년 생산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spokesman
■ 디자인, 로켓을 입은 자동차
첫인상은 "사이버트럭 가족이구나"였어요. 테슬라는 디자인 언어가 S3XY 라인업에서 사이버트럭, 사이버캡, 옵티머스로 진화해 왔고, 신형 로드스터는 SR-71 정찰기와 F-35 전투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electrek
디테일도 재밌습니다. 숨겨진 헤드라이트, 차체 폭 전체를 가로지르는 테일라이트, 매끈하게 매립된 공력 장치가 들어갔고, '아노 화이트' 도장은 로켓 보호 코팅에서 가져왔으며, 틴팅 유리는 우주복의 금빛 바이저를 본떴다고 합니다. electrek
■ 실내, 운전자를 위한 차
실내에는 스티어 바이 와이어용 요크 핸들, 중앙 터치스크린, 운전석 앞 소형 디스플레이 두 개가 있고, 무게를 줄이려고 시트 위치를 고정하고 수동 조작 방식을 택했으며 마그네슘·티타늄·카본을 곳곳에 썼습니다. electrek
바이크 타는 사람으로서 제일 반가웠던 대목은 이거예요. 머스크는 로드스터가 앞으로 테슬라 차 중 가장 오래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차가 될 것이라며, FSD 없이 핸들을 단다고 말했습니다. 자율주행을 밀어붙이던 회사가 "이 차만큼은 손으로 몰아라" 하는 셈이죠. 스로틀을 내 손목으로 감는 맛을 아는 라이더라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아실 겁니다. teslaoracle
■ 세 가지 버전 정리
퍼포먼스: 도로 주행용, 2인승, 멀티모드 흡착 시스템 탑재
스러스트: 레이스용, 2인승, 흡착 시스템에 후방 냉가스 추진기를 더해 0→60마일 1초 미만
로켓: 비행용, 1인승, 차체 둘레에 냉가스 추진기를 달아 전진·상승 가속과 회전 움직임까지 가능 Yahoo Finance
판매 방식도 나뉘어서, 퍼포먼스는 예약제, 스러스트는 한정 출시, 로켓은 초대 전용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 하나. 테슬라 공식 페이지에도 로켓은 일반 도로 주행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teslaratielectrek
■ 핵심 기술 세 가지
냉가스 추진기: 추진기가 타이어가 감당할 수 있는 힘의 4~5배를 낸다고 테슬라는 주장하는데, 이것이 다른 모든 차의 가속을 묶어두는 접지력 한계를 우회하는 방법입니다. 압축가스는 차 안 빈 공간마다 들어간 카본 복합 압력용기에 저장합니다. electrek
흡착 시스템: 팬이 차 바닥 공기를 빨아들여 정지 상태에서도 차를 뒤집힌 채로 붙잡아 둘 수 있다고 합니다. 행사에서도 흡착 시스템으로 경사로를 거꾸로 달리고, 추진기로 공중에서 회전한 뒤 착지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electrekspokesman
액티브 윙: 트랙 모드에서는 차고를 낮추고, 옵티머스 로봇용으로 개발한 액추에이터로 움직이는 액티브 윙을 펼칩니다. electrek
■ 2017년 약속 vs 2026년 공개, 무엇이 달라졌나
솔직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 제로백(0→96km/h)
2017년 약속 : 1.9초
2026년 공개 : 퍼포먼스 1.6초 미만 / 스러스트 0.9초 미만 / 로켓 0.59초 미만
▶ 주행거리
2017년 약속 : 약 1,000km(620마일)
2026년 공개 : 약 480km 이상(300마일+)
▶ 최대 속도
2017년 약속 : 약 400km/h 이상
2026년 공개 : 약 370km/h 이상(로켓 기준)
▶ 좌석
2017년 약속 : 2+2, 4인승
2026년 공개 : 최대 2인승
가속은 오히려 좋아져서 기본형인 퍼포먼스도 2017년 약속했던 1.9초를 넘어섰지만, 주행거리는 약속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좌석도 두 개가 빠졌습니다. 9년 전 그 숫자를 믿고 예약금을 걸었던 분들 마음은 복잡하겠죠. electrek
■ 같은 급 전기 하이퍼카 스펙 비교
(제조사 공개 수치 기준, 로드스터는 공개 직후라 미정 항목이 많습니다)
▶ 0→96km/h 가속
테슬라 로드스터 퍼포먼스 : 1.6초 미만
리막 네베라 : 1.74초
루시드 에어 사파이어 : 1.86초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 : 2.1초
▶ 출력
테슬라 로드스터 : 미공개
리막 네베라 : 1,914마력
루시드 에어 사파이어 : 1,234마력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 : 1,092마력
▶ 주행거리
테슬라 로드스터 : 약 480km 이상
루시드 에어 사파이어 : 약 687km (EPA 427마일)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 : 최대 약 450km
리막 네베라 : 약 490km 안팎 (WLTP)
▶ 좌석
테슬라 로드스터 : 2인승 (로켓 1인승)
리막 네베라 : 2인승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 : 4인승 (바이삭 패키지 2인승)
루시드 에어 사파이어 : 5인승
▶ 가격 (미국 기준)
테슬라 로드스터 : 미정 (업계 예상 25만 달러 이상)
루시드 에어 사파이어 : 약 24.9만 달러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 : 약 23만 달러
리막 네베라 : 약 210만 달러
숫자만 보면 로드스터 퍼포먼스는 10배 비싼 네베라보다 빠르고, 비슷한 가격대인 타이칸 터보 GT나 루시드 사파이어와는 가속에서 체급이 다릅니다. 다만 주행거리와 실용성은 루시드가, 검증된 트랙 성능은 뉘르부르크링 기록을 가진 포르쉐가 앞서요. 로드스터는 아직 "숫자로만 존재하는 차"라는 점도 잊으면 안 됩니다.
■ 예약금과 출시 일정
공개 직후 예약 페이지에는 퍼포먼스 5만 달러,
가속 추진기가 들어간 스러스트 25만 달러의 예약금이 걸렸고,
로켓은 '완전 비행 시스템'을 갖춘 1인승 초대 전용 모델로 소개됐습니다.
이건 예약금일 뿐 차값이 아닙니다. 세 버전 모두 가격은 발표되지 않았고,
생산 시점은 머스크가 직접 말한 “2028년, 진짜로”가 전부입니다. spokesmanelectrek
■ 투자자 눈으로 본 로드스터
이 차가 테슬라 실적을 바꿀 차는 아닙니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로드스터 판매량을 연 2,000대 안팎으로 예상했는데, 테슬라의 지난해 판매량은 160만 대였습니다. 숫자로는 0.1% 남짓이죠. rallies
결국 로드스터는 돈을 버는 차라기보다 브랜드의 상징, 이른바 '헤일로 카'에 가깝습니다.
현지 매체는 행사 도입부 전체가 예상되는 합병을 앞두고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엮을 명분을 만드는 느낌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주가에 미칠 영향은 차 자체보다 이런 큰 그림에서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electrek
■ 오너 입장에서 정리하면
박수 칠 부분은 분명합니다. 공기 중에서 작동하는 추진기, 차를 천장에 붙여둘 수 있는 흡착 팬, 로봇 기술을 쓴 액티브 윙. 이걸 한 대에 다 넣었다는 건 엔지니어링으로서 놀라운 일이에요.
아쉬운 부분도 분명합니다. 사람들 눈을 사로잡은 비행과 공중회전은 일반 도로에서 못 쓰는 한정·초대 전용 버전 이야기고, 우리가 현실적으로 살 수 있는 건 퍼포먼스 하나. 그마저 가격도 모르고, 2년 뒤 약속입니다. 9년을 기다려온 걸 생각하면 "이번엔 진짜일까" 하는 마음이 먼저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네요.
■ 길 위의 모든 분들께
210마력 바이크를 타다 보면 늘 느끼는 게 있습니다. 빠른 탈것일수록 멈출 줄 아는 사람이 진짜 실력자라는 거요. 0.59초짜리 차가 나오는 시대에도 그건 변하지 않을 겁니다.
차든 바이크든, 엔진이든 모터든, 결국 그 위에는 사람이 타고 있습니다. 출근길 운전자분들, 주말 와인딩 가시는 라이더분들, 배달 일 하시는 분들까지. 오늘도 모두 무사히 집에 돌아가셔서 가족 얼굴 보시길 바랍니다.
빠른 차보다 반가운 건, 늘 같은 자리에 돌아오는 사람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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