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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가톨릭상장례지도사 인증서 수여 | ||
대전가톨릭대 부설 평생교육원(원장 이대재 신부)은 12월 27일 교구 정하상교육회관에서 유흥식(대전교구장) 주교 주례로 제1회 가톨릭 상장례 지도사 인증서 및 자격증 수여 미사를 봉헌하고, 가톨릭 상장례 교육의 전문화 및 체계화, 보편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가톨릭 상장례지도사 인증서를 받은 신자는 총 4기 수료생 676명 가운데 165명(24%)으로, 전국 9개 교구에 걸쳐 있다. 가톨릭 상장례지도사들은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 가까운 기간에 임종, 수시(收屍) 및 간접 수시, 수의염습(壽衣殮襲), 입관 및 하관 등 가톨릭 전례 정신에 맞갖은 상장예식을 배우고 12월 13~14일 검정시험까지 치른 이들이다. 가톨릭 상장례 지도사 가운데는 특히 사제로는 유일하게 서달원(광주대교구 남동본당 주임, 2기) 신부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전임 본당(나주 남평본당) 주임으로 있을 때 본당에 연령회가 없어 직접 염습을 한 경험을 살려 교육에 참가했다는 서 신부는 "연도뿐 아니라 염습까지 체계적으로 배우고나니 신자들을 돕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의료원에서 9년간 염습봉사를 해온 이주희(후안 디에고, 서울 청담동본당, 2기)씨는 체험발표를 통해 "그간 행려병자와 알코올 중독자 등 사회에서 버림받은 이들의 임종을 지키고 봉사를 해왔지만 가톨릭 상장례 교육을 받고 난 뒤 이들의 임종과 장례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이제 성령께서 우리를 돌보시는 지극한 마음으로 염과 습을 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털어놓았다. 대전가톨릭대 평생교육원 가톨릭 상장례 봉사자 교육은 지난 2006년 3월 지역별로 다양한 장례문화를 한국천주교회 상장례에 맞게 보편화시키려는 취지로 개설돼 전문교육 80시간(실습 40시간 포함)과 심화과정 45시간을 거친 뒤 검정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있다. 유 주교는 미사강론을 통해 "부활신앙에 기초를 둔 가톨릭 상장례 봉사자들은 죽은 이들이 천국으로 가도록 돕는 최고의 봉사자"라고 격려하고 "이번에 가톨릭 상장례지도사 인증을 받은 여러분들은 이에 그치지 말고 앞으로도 전문성과 영성을 갖추기 위해 더 노력하고 교회와 세상의 복음화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수료자 대표로서 체험사례 발표하는 창고지기
대전교구 유라자로 주교님과 함께한 창고지기들
1회 상장례지도사 자격증 수여자 기념 촬영
주교님으로 부터 직접 자격증 수여받는 창고지기 김 막달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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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가톨릭 상장례지도사 자격 수여식에서 답사 -
몇 해 전 본당 사목위원회 피정으로 이곳에 머무르던 그 때, 교육관 팜플렛을 통하여 저는 이곳에서 ‘가톨릭 상장례 봉사자 전문교육’이 있을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고, 2기 교육생으로 등록한 것이 계기가 되어, 오늘 자격증을 수여받는, 축제현장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나의 시간표를 관리해, 오늘이 있도록 은총으로 이끌어 주신, 우리아버지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바칩니다.
서울이라지만 가난하고 불우한 처지의 환자들이, 유달리 많았던 강남시립병원에서, 행려환자, 알콜중독자, 노숙자, 말기 암 환자들과 함께하며 봉사해 온지, 9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병원특성상, 저는 사회에서 버림받고 소외된 이들의, 삶의 끝자락에서 그들의 임종과 장례에, 많은 시간을 관여하게 되었던 평범한 호스피스 봉사자의 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었습니다.
허나 지금은 그 때 그 시절의 제가 아닙니다. 이곳 상장례 교육을 받으면서부터 임종과 장례에 임하는 저의 마음가짐이 달라졌지요. 소프트웨어가 바뀌니 자연히 몸으로 일을 치르는 행동이 변하게 되었습니다. 출생의 순간이 중요하듯, 한 생명의 마지막 순간인 죽음 역시 중요한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가족은 있으나 연락해도 나타나지 않는 피붙이들, 오래도록 병원에 방치되었던 노인의 초라한 죽음, 뒤늦게 나타나 호텔같은 호화 장례식장으로, 시신을 옮겨간 후, 문상객을 맞이하던 유가족들의 모습, 살아 계실 때는 고장 났다고 내다 버린 뒤, 완전히 망가져 숨이 끊어지고 나니, 서로 자기가 모시겠다고 다투는 자녀들, 죽은 부모를 담보로 산자들의 체면세우기에 정성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나라의 일그러진 죽음문화를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이번 교육은, 장례문화를 개선시키려 노력하며, 현장에서 직접 봉사하는 우리들의 변화 된 의식을 바탕으로, 새롭게 임하게 되는 좋은 기회의 거름이 되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성령께서 머물러 계시던 궁전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염과 습을 하게 될 것입니다. 남아 지켜보는 유가족 앞에 말 못하는 고인을 대신하여, 우리의 봉사하는 모습으로 고인을 변호하는 셈이 되겠지요. 하느님 안에 우린 한 형제였다는 마음으로, 묵묵히 사랑을 행할 때, 분명코 주님께서는 지켜보는 유가족의 영혼도, 터치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특히 병원 임종실에서 가톨릭 교우가 임종을 맞이할 때는, 이곳에서 배운 상장례 전문교육이 제대로 꽃을 피우게 되더군요. 죽음 앞에 어쩔 줄 모르는 가족을, 사랑과 이해로서 아픔을 함께 공감해 주고,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임종 전에 조건부대세를 드린 다음, 운명 하시게 되면, 이곳서 교육 받은 그대로, 정성껏 수시를 거두어 드리고, 간호사실에서 하얀 시트를 가져다, 얼굴만 내어놓고 덮어드린 후, 미리 준비해 둔, 흰 국화 한 송이를 유족 대표에게 전하며, 마지막 가시는 길이니 생전에 못다 푼 얘기 나누며 고인의 가슴에 얹어드리라고 권합니다. 그동안 저는 곁의 다른 봉사자와 함께 가톨릭성가 151장을 은은하게 불러주기도 합니다.
고인을 장례식장 안치실에 모신 뒤에는, 가족과 빈소차림도 도와드리며, 장례절차를 논의하기도합니다. 가족 중 교우가 있다면 함께 연도도 바쳐드리고--장례의 모든 여정, 그러니까 입관예절, 출관예절, 운구, 화장터에서, 납골당까지 천주교 예절로 주관하게 되니, 제게 있어서는, 가톨릭 상장례 전문교육 과정이, 마치 저를 위하여 특별히 마련되어진 프로그램이 아닌가하고 여겨질 정도로, 모든 면에서 유익하고 보람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톨릭 상장례자격을 수여 받게 된 저는 감회가 남다릅니다. 누구보다 이 시간 행복합니다. 전국에서 숭고한 사랑을 실천하고 나누려 참석하신, 각 교구 연령회 형제자매님들과 교분을 쌓게 되었고, ‘오소서 성령이여! 새로 나게 하소서’ 하는 대전교구 인사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과 자비를 강조하신 김 석태 신부님께서 언젠가 “여러분은 그냥 교육을 수료하는 것이 아니라 대전 가톨릭 대학교를 당당하게 졸업하게 되는 것입니다” 라고 힘주어 강조하시던 말씀이 저희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기도 했었습니다.
가톨릭 상장례 전문교육과정을 수료하고서는, 지난해 5월, 총장 신부님으로부터 졸업장을 수여 받았는데, 오늘 은 주교님도 오신 것을 보니, 아마도 장례지도사 자격증이, 졸업장보다 한 수 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미사도 장례미사가 등급이 높다고 배웠습니다.
이제 저는 제1회 가톨릭상장례 지도사 자격증을 수여받는, 모든 형제자매들을 대신하여, 이 훌륭한 교육의 장을 기획하고, 수립하여 마련해 주신, 대전 가톨릭대학교와, 정하상교육회관의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특히, 교육초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드러나지 않으나 적극적으로, 그러나 묵묵히 먼저 나와 늦게 까지 남아계시며, 굿은 일을 도와주신, 많은 봉사자분들께 깊이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감미로운 시편강의를 통하여 저희의 영혼을 감동시킨 총장신부님, 그리고, 나이 많은 학생들에게 못 알아듣는다고 타박 한번 안주시고, 열정을 다 쏟아 강의해 주신 신부님들과 교수님들, 연로하심에도 불구하고 연도문화 전수와 가창지도에 혼신의 정열을 부어주신 김 득수회장님, 똑똑한 사공이 하도 많아 애를 태우면서도, 인내로이 잘 취합하셔서, 오늘이라는 항구에 안착하도록 염습을 지도해 주신, 채 수성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뭐니 해도 그중에 제일은, 인자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시어, 낙오되는 양 한 마리 없도록, 세 자릿수 합격률로 저희를 배려해 주신 이곳 김 석태 신부님과, 주최 측에 감사드립니다. 모든 분들의 노고와 사랑덕분에, 저희는 제1회 가톨릭 상장례지도사 자격증을 수여받게 되었습니다.
기쁨을 잠시 접고 묵상해 보니, 부담도 따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왜냐면? 1회라는 맏아들이 되어, 장례현장에서 봉사하다 보면, 어느 땐가는, 2회 3회로 이어지는, 동생들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다짐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라도 ‘형 만 한 아우가 없다’라는 말을 듣게 되도록 저희들은 노력할 것입니다.
끝맺음의 인사로서 서산대사의 선시(禪詩)를 낭독하고 마치렵니다.
눈 덮인 광야를 지나갈 때엔, 함부로 걷지 말아라. 오늘 내 발자국은, 마침내 후세인의 이정표가 되리니.
2008년 12월 27일 청담동 성당 : 이 주희 (후안디에고) [ 서울 의료원 호스피스1기 봉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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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09.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