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부문 심사평 - 하 빈
심사위원들은 맑고 밝은 아이들의 순수를 만난다는 설렘을 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꿈과 정성이 담긴 작품이니 모두 최선을 다하자.’는 다짐으로 작품을 읽어 나갔다.
500편 가까운 작품을 들여다보니 세상을 감당해 내는 몫은 어른이나 아이나 다 똑같은 것 같다. 아이들의 작품 속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가 있고 나무, 꽃, 하늘, 강 등 자연이 있는가 하면 엄마, 아빠, 선생님, 친구도 있지만 기쁨과 슬픔, 짜증과 하소연 등 생활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아이들의 생활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응모작 가운데 부모들의 지나친 기대와 간섭에 짓눌려 있고 공부에 지친 우리 아이들의 상황이 진솔하게 드러난 작품들이 꽤 많았지만, 작품성이 부족하거나 너무 거친 표현 등이 걸려 등 외로 밀려났다.
마지막으로 금상을 놓고「그럴 때가 있다」(동현초 4 장재민)와 「일학년 일기장」(사하초 5 문수현), 「똑 같아요」(신도초 3 이지윤)가 경합을 했다. 그 중에 「일학년 일기장」을 금상으로 뽑는 데 어렵지 않게 의견을 모았다. 「그럴 때가 있다」는 엄마의 말버릇에서 일상을 잘 표현했지만 산문적 문장이 걸렸고 「똑 같아요」는 닮은꼴의 발견을 가족연대감으로 발전시킨 것은 높이 살 만 했지만 시적 감성이 부족한 게 흠이었다.
「일학년 일기장」은 우연히 발견한 예전 1학년 때 일기장을 보고 서툴고 부족했던 과거 자신을 발견하는 내용으로 유쾌한 웃음을 주었다. 시의 운율도 좋으며 행과 연의 배열도 무리가 없었다. 특히 첫 연의 모티브의 제시, 2∼5연의 점진적 전개, 그리고 마지막 연의 결구 등은 기승전결이라는 형식면에서도 모자람이 없었다.
동상을 받은 노윤지(두실초 3) 외 몇몇 어린이는 5편씩이나 응모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성적 위주의 세태 속에서도 예상 외로 많은 작품을 대하며 선생님과 아이들이 문학에 대한 열정을 외면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고맙고 다행스러웠다. 아이들의 작품을 심사가 아니라 그냥 독자로 읽었다면 얼마나 유쾌하고 즐거웠을까 생각해 본다.
심사위원 : 구옥순, 강길환, 하빈, 정미혜, 조무호, 김자미, 조윤주, 강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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