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3회차
2014년 7월 27일 (맑음)
하고개~부아산~멱조고개~석성산~할미산성~양고개~한진교통
26.0km 7시간 45분 소요
싹둑 자른 빨간 바지 차려 입고, 깔(?)맞춤 하느라
반팔남방과 잿빛모자 눌러쓰고 한남 3차로 고고씽~~
반바지 맛을 봤으니 당분간 긴 바지는 노땡큐~!
버스에 오르자마자 1시간 후 8시 15분.
이른 아침 하고개에서 산행시작.
부이산, 부아산을 아침 바람결로 땀 식히며
올맨들 누구라 할 것 없이 후딱 오른다.
맨다리에 스치는 이슬 머금은 풀잎의 간지러움을
맨 팔뚝에 닫는 나뭇잎의 촉감을 무어라 표현할까?
여러분들도 한번 “벗어 보시라니까요?!”
초반부터 길목마다 깔개는 나부끼고
벌써 걷어들인 깔개는 지폐뭉치처럼 두둑이 쌓여간다.
절개지 위에서 보니 42번 국도 앞에서
눈치껏 중앙분리대를 넘어가는 올맨들 포착! (따로 오신 정 선생님도 합류).
앙(?)되는 줄 알면서 무단 횡단하여 길을 건넌다.
남편은 가다 쉬다 늦장을 부리며 느긋하길래
이러다가 ‘제명’ 당하게 생겼다며 채근을 하지만
아직도 발동이 안 걸리는지 꿈지럭~!
용인시를 빚더미 위에 올려놓았다는 생뚱맞은 경전철도 보이고
에이스동백타워 아파트형 공장을 지나 멱조고개를 넘는다.
‘난개발’로 알려진 용인시라지만
한남정맥 구간 중 ‘난코스’로 기억될 구간이다.
산길로 올라도 구간 내내 이어지는 자동차 소음으로 어찔하다.
통화사 입구 도로 따라 석성산으로 향한다.
용인의 진산답게 가벼운 복장으로 오르내리는 주민들도 많고
석성산 정상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전망 좋은 곳에 돌기둥을 세워 정상을 대신한다.
휴일 근교 산 정상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아이스케키’와 ‘냉막걸리’.
요만한 어린아이도 앞장서 올라 정상의 참 맛을 느껴보는구나.
징징거리는 아이, 까르르 웃음짓는 아이, 환호하는 아이들.
더운 여름날 산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대견하구나.
석성산 지나 그늘에서 점심상을 펼친 올맨들 사이에 끼어
냉두부와 김장김치에 칡술도 한잔 받아 마시니 더위쯤은 날려버린다!
산 위에서 먹는 두부김치와(명원씨표)
산 아래서 먹을 두부김치(종분씨표) 맛 대 맛 대결!
먼저 일어서는 순서대로 각자 ‘민폐!’ ‘제명!’ ‘울화통!’을 외치며 발걸음 옮기고
작고개에 내려와 고속도로 건너 할미성산으로 붙었으나
깔개는 길 없는 길로 치고 오르길래 덩달아 치고 오른다.
남편은 GPS길을 찾아 돌아 깔개 수정하며 할미산성에 올랐다.
성곽 흔적(?)인 돌무더기 지나 내려와 차도를 따라 걷는다.
반바지, 반팔에 뜨거운 태양열을 고스란히 받으니
팔뚝은 이미 동남아 여인네 피부색으로 변했고,
‘향린동산’ ‘88골프장’ ’88cc파3연습장’ 도로 따라 계속 내려온다.
끼리끼리 모여 전원생활을 즐긴다는 그 유명한 향린촌.
왕년에 회원권 비싸기로 소문난 88CC.
잘생긴 자동차 많은 길을 유유히 걷는다.
얼굴에 흐른 땀으로 서걱거리는 소금기를
비벼 털어내며, 빨간 목수건 휘날리며,
스틱 거머쥐고 “나는야~ 간다~♬”
.
좀처럼 걷지 못할 곳을 오늘 한꺼번에 걷는다.
소음방지 터널, 고가도로, 순환도로, 접속도로, 연결도로.
영동고속도로 건너 마루금을 이어간다.
이쯤이면 정맥길 이어가는 게임(?)놀이
풍광좋은 ‘롯데캐슬’을 지나 아차지고개에서 다시 산길로 오른다.
곧이어 수원CC 담장과 그린빌아파트 담장 사잇길로 무년산을 지나고
새천년약수터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녹원, 쌍떼빌, 푸르지오아파트 단지로 이어지는
정맥 마루금을 넘나들며 양고개 도착.
2km 연장구간인 경부고속도로와 나란히 이어지는
절개지위 잡목과 잡풀 속을 헤매더니
25km를 한 줄 긁힘도 없이 달려온 맨다리에 죽~죽~ 문신을 새긴다.
남편은 돌아 나와 편한 길로 깔개를 수정하며 인도한다.
경부고속도로 토끼굴을 통과하여 한진교통 앞에서 산행 종료.
다음 구간 들머리 고가도로 절개지로 물통 들고 올라
씻고 옷 갈아 입는 동안 ‘모기떼의 습격’을 맨몸으로 막았으나
하룻밤 지나고 나니 ‘문신의 꽃’인 총천연색 얼룩이 그려졌다.
길거리 음식도 푸짐하여 막걸리도 동나고
민속촌 앞 식당에서 ‘동태찌개’로 식사 후
앞으로 갈 두어 구간 교통편 선택을 거수투표로 결정.
‘버스’ 대 ‘대중’ 결과는 8대8.
아~! 아깝다~!
만원이면 끝낼 일을 3만 5천원으로 끝내야 하다니…..!
직녀 씀
첫댓글복더위 날씨에 25Km가 넘는 산행 점심식사 정하게 25분정도,,, 부지런히 걸었는데 그런데도 8시간 30분
무더운날씨에 넘 힘든산행 이였습니다.
내 다리도 25키로까지는 멀쩡했었는데ᆢ 경부고속도 옆 샛길 찿아 덤불 속을 헤집고 다니다가 고양이 발톱에 긁힌 것 처럼 피문신이 죽죽 났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