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지금 ‘그대는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글을 경험하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행여 그 문장을 읽고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하고 생각한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바보와 같습니다.
생각으로 찾는 ‘자기’는 그저 허망한 생각, 실체가 없는 망상일 뿐입니다. 그 생각을 하기 전부터, 그 생각을 할 때도, 그 생각을 잊어버린 뒤에도 그대 자신의 존재는 단 한 순간도 존재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그대 자신의 존재가 모든 현상의 근원적 배경, 근본 바탕입니다. 모든 현상은 결코 하나의 대상으로 경험되지 않는 그대 자신의 존재 위에서 드러납니다. 모든 현상 하나하나가 사실 그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온갖 경험은 왔다가 다시 갑니다. 그러나 그대 자신의 존재는 어떤 경험 이전에도, 그 경험 가운데도, 그 경험이 사라진 뒤에도 여전히 변함없이 있습니다. 존재 자체인 그대 자신은 바로 지금 이와 같이 있습니다.
진정한 그대 자신은 몸과 마음이 아니라, 그 몸과 마음의 지각이 드러나고 있는 바로 지금 여기의 의식-공간입니다. 몸과 마음이 일으키는 모든 행위와 그 행위의 결과 또한 언제나 변함없는 이것을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이 의식인 공간, 공간인 의식, 그대 자신의 존재는 새롭게 만들거나 얻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생각을 통해 알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생각이 나오는 곳이자, 생각이 사라져 돌아가는 그 근원입니다.
이 근원, 이 의식-공간, 그대 자신의 존재를 문득 깨달을 때, 더 이상 행위자도 없고, 그 행위 결과의 수혜자도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경험을 지켜보는 관찰자와 그 관찰 대상이 둘이 아닐 것입니다. 오직 그대 자신뿐일 것입니다.
오직 그대 자신뿐일 때, 그대 자신을 알 다른 누구도 없고, 그가 알 다른 무엇도 없을 것입니다. 태풍과 같이 맴도는 생각의 근원으로 돌아가면 마치 태풍의 눈처럼 고요한 텅 빈 의식-공간, 없는 듯 있는 이것만 있습니다.
출처 : "아쉬타바크라의 노래", 심성일 강설
첫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