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차 (22일) 해파랑길 걷는 날....
수 십년만에 하조대 일출을 기대하고 알람에 맞춰 눈을 떠보니 창밖은 짙은 안개가 깔려있다.
아쉽다. 더구나 일기예보는 23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다 한다.
이리되면 5일차 일정은 연기가 불가피한데 어쩌면 오히려 잘된 것인지도 모른다.
왼발의 새끼발가락의 물집은 낚시바늘로 따내어 발 딛는데 불편함이 없는데 오른발 발등과 발목이 부어있어 통증이 온다.
오늘은 코스를 최대한 단축시켜 오후에는 집으로 철수할 생각이다.
하조대전망대에서 수산항까지의 43코스(9.5km)는 스킵하고 차를 몰고 수산항으로 가 수산리마을회관 앞에 주차한다.
오산리 선사유적지
오른쪽으론 소나무숲 너머로 바다가 있을터인데 안개때문에 그저 뿌옇게만 보인다.
낙산대교에서 바라보는 양양남대천도 강과 하늘의 구분이 모호하다.
낙산대교
안개 낀 낙산해변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내 마음에 온전한 평온함을 가져다 준다.
산은 외로움을 꼭 품어주고, 바다는 가슴속 외로움을 툭 터트려 준다는데....
분위기에 따라 다르게도 느껴지나 보다.
오른쪽으로 멀리 낙산항과 방파제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해변가에서 버스킹하는 뒤태가 예쁜 동상을 디카에 담아보고...
정암해변가의 풍경들...
소규모의 몽돌해변
물치항구 안에 있는 황금연어공원의 황금연어 동상...
황토색 둥근형상은 연어알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44코스 도착점... 설악해맞이 공원과 다양한 조각상들...
슬픈 전설을 품고 있다는 인어상...
결혼을 약속한 청년이 폭풍우로 조난당해 돌아오지 못하자 3년 동안 갯바위에 앉아 그리워하다 숨졌다는 전설을 담아
청동으로 만든 남녀 조형물...
나 처음 봤을 때... 느낌이 어떤거니 어때었니...
그저 내 사람이라 생각했어, 하늘이 보내준 사람...
누군가를 사랑하는건 이유가 없는건가봐...
그대가 그냥 거기 있기 때문이야... 그것뿐이야...
내 마음 다해 그대를 행복하게 해줄거야...
그대가 다시 태어나도 날 또다시 만나고싶게...
- 가요 '다시 태어나도' 중에서
지금 이 두 남녀는 하얗게 이는 파도를 보며 이렇게 속삭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ㅠㅠ
속초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키스하는 연인 동상은 인어상의 두 남녀와 사뭇 다른 사랑을 나누고 있다...ㅎ
왼쪽으로 청초호를 끼고 속초항으로 가는 길목의 설악대교...
설악대교가 가까와지면 길찿기에 잔뜩 신경을 써야한다.
전반적으로 해파랑길이 길찾기 시그널들이 충분하지 못해 GPS에 자주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설악대교에서 바라보는 바다 전경도 온통 안개로 뿌옇다.
해파랑길은 설악대교를 건너면 갯배 선착장으로 이어진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기다려서 갯배를 이용하는 것도 낭만적이겠지만...
나는 성격이 급한탓에 갯배를 기다리지 못하고 진행방향으로 200여미터를 더 가다
금강대교로 올라가는 철계단을 이용해 금강대교를 건넌다.
장사항 입구의 조형물..
언젠가 TV에도 소개 되었던 해양폐기물로 만들었다는 인사하는 로보트
45코스 도착점...장사항
날씨때문에 하루 남은 해파랑길 일정은 다음으로 연기하고 3박4일 일정의 해파랑길을 끝내면서
카페에 앉아 살며시 내 마음을 들여다 본다.
산길을 걸을때와는 사뭇 다른 이 느낌은 무엇때문일까....
다르다는 이 느낌의 정체부터 정의를 내려야 할 듯한데 아직까지는 잘모르겠다.
그러나 묵혀둔 버킷리스트를 어렵게 꺼내 들었으니 여유를 두고 조금씩 해파랑길을 걸어 보아야겠다.
때론 방랑가객처럼, 때론 음유시인처럼....
그렇게 유유자적하게 해파랑길에서의 추억을 쌓은 후에는 그 느낌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첫댓글 동해안 해안길 첫코스로 걸은 길이라
더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통일전망대에서
낙산사까지 걸었는데.. 하형호님 해안기를
보면서 지난 추억을 회상해봅니다
해안길 걸을때는 볼넓은 약간은 큐션도
있는 운동화를 신으면 물집예방에 도움이
될듯 싶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발 통증이 좀 오래가는 것 같아 어제 병원에 다녀왔는데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신발을 바꿔 신어 발 루틴이 달라져 생긴 통증이라며 소염제만 처방 받았는데 산이님 조언처럼 해안길 걷기용 신발을 구비할까 합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