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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번 인터뷰 정리를 올리기까지 너무나 긴 시간이 흘렀네요. 제 나쁜 버릇 중 하나에요. 한번 타이밍을 놓치면 주구장창 미룰 때까지 미루고 보는. 많이 늦어져서 정말 죄송하구요, 이제 마지막 남은 여신님 인터뷰는 이보다는 빠른 시일 내에 올리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그리고 루네 님, 정말 죄송해요. 엉엉. 제 마음은 저의 게으름과는 다르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ㅠㅠ
벌써 두달도 더 지난 그날의 인터뷰는, 인터뷰 대상자인 루네 님도 늦고, 몇몇 팬들은 그보다 더 늦어서 예상 시간보다 훨씬 더 늦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본인은 결코 빙구 같은 사진을 찍지 않겠다며 얼굴에 자체 포샵을 하고 오셨던 루네님. 루네 님은 당시에 카메라를 장만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팬과 멤버 서로가 서로를 찍는라 바쁜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날은 특별 손님이 함께 하셨어요. 루네 인터뷰가 잘 진행되는지 궁금해서 잠깐 들렀다고 하셨던 용왕님이 바로 그 손님인데요... 잠깐 들르셨다는 분이 청어 사시미를 주문했다는 (CityRabbit 님이 쏘심)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청어가 올 때까지 눌러 앉으십니다. 이 사람 좀 내보내라며 난리 치시는 루네 님 곁에서 청어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며 꿋꿋하게 계시다가 청어 드시고는 정말로 가셨습니다. 아놔. ^-^
~ '팬협, 허클 멤버들을 만나다' 그 세 번째, 루네 편 ~
* 일시 : 2013년 12월 07일 오후 4시 (라고 약속은 정했으나...) * 장소 : 연남동 샤 * 참석자 : 볼돌이, CityRabbit, 바부곰팅이, 하루입니다, 예영이, 쿠도
(아, 이 사람 좀 내보내라고오~!! ... ㅋㅋㅋㅋㅋㅋㅋㅋ)
먼저, 카페에 올라왔던 질문들로 시작해보겠다.
- 닉네임 김진중 님
Q) 누레님은 남자인가요? 여자인가요?
A) 김진중 님은 조합원이 아니니까 질문에 대답하지 않겠다. ^^+
- 닉네임 바부곰팅이 님
Q) 저요저요저요!!! \(+_+)/ 허클베리핀에서 유일한 여자사람맴버를 맡으신 소감은?ㅋㅋㅋ 아 이럼 안되나~ㅋㅋㅋ
A) 다른 멤버들은 그냥 남자 5인조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소감이랄 게 없다. ^^++
Q) 루네 2집은 언제 나오나요?? (진지함)
A) 시간이 지났다고 앨범을 내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준비가 다 되고 충분히 많은 것을 담았다고 생각했을 때 낼 수 있어야 하는데... 다 변명이고. (웃음) 지금은 신경을 별로 안 쓰는 것이 사실이다.
(옆에서 기용 : 루네는 결심하면 나올 거다. / 루네 : 그런 거 아니니 조용히 좀 하세요.) ^^;;
원래 허클 멤버가 안 되면 2집을 내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멤버가 되었고... 당장 허클 6집 발매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다. 집중을 두 개 하지는 못할 듯. 공식적으로는 6집 이후에 내는 걸로 해두겠다. (웃음)
- 닉네임 초록딸기 님
Q) 루네. 본명이 뭐에요? 상당히 고풍스런 이름이신지?
A) 고풍스럽지 않고 이름 괜찮다. (웃음) 김화영. 화목할 화(和) 꽃부리 영(英) 쓴다.
처음부터 예명에 대해 크게 의식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음악활동을 한다는 건 평소 내 모습과는 다른 삶인 것 같아서 예명 얘기가 나왔을 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소영언니가 본명인 이소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가 나중에 예명이 쓰고 싶었지만 활동 중간에 갑자기 예명을 쓰기가 어색해서 결국 쓰지 못했다는 얘기를 했다. 그러니 데뷔 할 때 예명을 쓰면 그 사람으로 인식이 되니 그게 더 낫지 않겠냐고. 그래서 예명을 쓰게 되었다.
사실 처음 예명은 Luna(루나)였다. 지금도 허클 싱글 앨범에는 루나로 들어가 있다. 근데 그 즈음에 댄스 가수 이름 중 그런 비슷한 이름이 많아서 약간 댄스 가수 같다는 말이 나와 바꾸게 되었다. 원래 'Luna'는 이태리어로 '달'이란 뜻인데, 나름 불문과였던 소영언니가 (왠지 웃음) 불어로 '달'을 뜻하는 'Lune[lyu 륀]'이란 단어를 찾아왔다. 그걸 있는 그대로 읽어서 '루네'로 사용하게 되었다.
Q) 음악을 하게 된 계기랄까, 음악을 하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A)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많이 접했고 잘했다. 음악을 얼~마나 잘했냐면(일동 폭소), 특활 같은 건 다 합창반이었고, 합창반에서 대회에 나가면 항상 솔리스트였다. (웃음) 음악 성적은 아주 좋았고, 실기도 늘 만점이었다. 다만 그 때 잘했던 음악이 좀 다른 의미인 게, 대중음악이 아니라 클래시컬한 음악을 잘했던 거다. 피아노도 늦게 배웠는데 신동 소리도 들었고. 그 때만 해도 그런 성악 같은, 제도권 내에서 배우는 음악을 음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원래는 가요 같은 대중음악도 잘 듣지 않았다.
그러다 중학교 때 AFKN 라디오에서 너바나(Nirvana) 노래 같은 걸 들으면서 신세계를 접했다. 녹음해서 자꾸 듣는 내 자신이 신기하더라. 의식적으로는 거부하면서도 자꾸 빠져들었고, 결국 좋은 건 어쩔 수 없다고 인정하게 되었다. 이 무렵까지도 음악을 하겠다고 한 건 아니었다.
그 때 주로 라디오에서 팝이나 락을 많이 접했는데, EMI 광고에서 가비지(Garbage)의 'Only Happy When It Rains'와 라디오헤드의 'Exit Music', 'Karmar Police'가 짧게 짧게 나왔고, 그게 굉장히 멋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이런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면서, 밴드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 막 생각난 건데, 엘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을 굉장히 좋아했다. 고1 땐가 2때 엘라니스 모리셋이 내한을 왔다. 그 당시 정말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찹쌀떡을 팔아 돈을 모아서 내한 공연을 갔다. 그 때 실제로 보고나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고, 그런 여성 싱어의 이미지도 머리에 남았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부터 좀 확고해졌다. 막연했지만, 저런 밴드 사운드를 내는, 저런 에너지를 가진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당시에 관심 있는 건 많았다. 그림, 운동 다 좋아했지만 (별명이 김예체능이었다 - 웃음), 이후로 밴드 음악에 협소하게 꽂히게 되었다. 그렇게 한번 꽂힌 이후로는 다른 꿈이 없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음악을 할 수 있는 길이 많지 않았다. 실용음악과도 별로 없어고. 그래서 대학을 가야 음악도 할 수 있고, 집이나 사회에도 떳떳할 거라 생각했다. 대학에 들어간 이후로 밴드 음악을 하는 모드로 들어가게 되었다. 확실한 결심은 그 무렵일 것이다.
(이 때 배달이 오고 잠시 스시 타임을 가졌다. 용왕 님은 다 드신 후 떠나신다... ^^;)
Q) 대학 때 노래패 활동을 했나요?
A) 아주 열심히 했다. 끝. (웃음)
당시 밴드 같은 걸 하고 싶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노래패 동아리방에 드럼을 비롯한 악기들이 있었다. 그런 이유로 처음엔 들어갔는데 들어가고 보니 굉장히 치열한 곳이더라. 그래서 노래패 활동은 열심히 했지만 성적은 별로 안 좋던, 소위 말하는 좀 위험한(?) 학생이었다. 전혀 관심 없는 전공이라 수업도 잘 안 들어가고. (웃음) 아까도 말했지만 나에게는 대학이 일종의 방패 막 같은 용도였다.
Q) 좋아하는 뮤지션, 그리고 요즘 즐겨 듣는 음악은?
A) 좋아하는 뮤지션은... 사실 많다. 딱 봤을 때 그 에너지가 나한테까지 전달되는 걸 좋아한다. 뭐랄까, 내 기준에서 진심이 느껴지는 뮤지션? 전체적으로는 우울한 걸 좋아한다. 라디오헤드도 좋아하고.
사실 학창시절에는 음악을 많이 들어서 좋아하는 뮤지션도 많았는데, 지금은 딱히 없다. 그냥 두루두루 좋고 그 때 그 때 꽂히는 뮤지션이 있다. 요즘은 안산 밸리 이후로 폴스(Foals)한테 꽂혀 있다. 자주 듣는 음악은... 그것도 사실 없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방금 말한 폴스를 계속 듣고 있는데, 앨범보다는 폴스 라이브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걸 상상하며 듣는 중이다. 곡은 한곡을 계속 듣는다. 'late night'.
옛날에는 너바나도 좋아했고... 아까도 말했지만 문득 떠올랐던 엘라니스 모리셋도 정말 좋아했다. 영어 가사를 전혀 모르는데도 노래를 하도 많이 들어서 발음이며 억양까지 똑같이 다 외워질 정도였다. 라이브에서의 에너지는 시각적으로도 보이고, 분위기란 것도 있기 때문에 잘 전달되는데, 앨범에서 에너지를 보내려면 그보다 더 깊은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음악 자체만으로도 빙산의 밑둥 같은 에너지가 있어야 일각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 에너지를 정말 좋아한다. 음악을 듣는 걸로 자기도 에너지를 받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미친 사람 같은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다. 초창기의 너바나나, 라디오헤드... 뷰욕(Bjork)도 좋아하고, 폴스 라이브도 그렇고.
요즘엔 약간 도시적인 감성이 있는 것도 좋다. 시크한 느낌? 그치만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할 때 그걸 구체적인 정확한 단어로 설명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냥 느낌적인 느낌으로 좋아하는 거지.
- 닉네임 땀땀 님
Q) 막내루네.. 최근 동갑친구들이 합류하면서 팀내분위기라던가, 모.. 달라진점이 있나요?
A) 그래도 막내다. 생일이 제일 늦다. (웃음) 새로 들어온 두 친구들이 일단 착하고 편하다. 사실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딱히 내가 기용오빠나 소영언니를 어려워하진 않아서 큰 차이는 없지만(웃음), 심적으로 동갑내기가 있어서 든든한 느낌이다. 이를테면 예전에는 [기용 & 소영] 대 [루네], 라면 지금은 [기용 & 소영] 대 [루네 & 진중 & 명훈] 같은 느낌? (웃음)
그리고 새로 들어온 친구들이 밝다. 나도 밝은 편이지만 예전에는 다른 두 사람의 우울함으로 하향 평준 됐다면, 지금은 두 친구들 때문에 밝아진 것 같다. 두 사람이 좀 덤앤더머 (ㅎㅎㅎ) 같은 분위기가 있어서 괴롭히기도 좋고 재밌다. 전체적으로 많이 밝아졌다.
(두 분에 대한 뒷얘기가 더 있었지만 새로운 분들의 이미지를 위해 일단 생략 ㅋㅋㅋ)
- 닉네임 바부곰팅이 님
Q) 댄싱여신루네님은 춤을 어디서 배우시나요??셨나요??
A) 난 내가 춤을 잘 춘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냥 잡흥이 좀 있다. (웃음) 업 되는 분위기에서 몸이 가만있질 않는다. 놀고 싶은 흥이랄까. 편차가 되게 심하긴한데, 한번 업이 돼서 고삐가 풀리면(ㅎㅎ) 그렇게 된다. 생활체육센터에서 1, 2개월 재즈 댄스 같은 걸 배운적은 있지만 그거랑은 전혀 상관없다. 그냥 막춤. 잡흥에 맞춰 몸을 흔든다는 정도?
- 닉네임 초록딸기 님
Q) 루네는 어떤 커피를 좋아하는지? 혹시 에스프레소 뽕빠냐?^^
A) 커피를 안 좋아한다. 잠 깨울 때나 각성 필요할 때가 아니면 안 마신다. 몸에도 안 맞고. 손이 막 떨리고 붕붕 떠 있는 기분이 되는데 그런 게 싫다. 향은 좋아한다.
Q) 루네는 허클베리핀과 언제 만나게 되었나?
A) 원래는 그냥 공연만 보러 다녔는데, 쌍방이 아는 사이가 된 것은 대학 노래패 하면서 허클이 사회적 공연 하고 난 다음 뒤풀이 같은 걸 같이 했을 때다. 예전에는 좀 답답했던 게, 한 시간 동안 술을 마시면 두 사람 다 한마디도 안하고 술만 마셨다. 가서 말을 붙이면 그냥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지금은 참 많이 발전했다.) 그래서 팬들이 와서 말 거는 걸 싫어하는 줄 알았다. 그래도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공연장에서 보면 항상 오거나 맨 앞에서는 팬들은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나 같은 경우에도 허클 공연은 거의 1등으로, 항상 맨 앞에 봤기 때문에 암암리에 안면은 있었다.
허클을 처음 알게 되었던 건... 대학 1학년 때였다. 그 무렵 인터넷이 막 활성화되면서, 소리바다 같은데서 MP3 파일 받아 음악을 듣고, 인디음악 관련 홈페이지도 생기고 했던 것 같다. 그 시기에 허클 노래를 처음 들었는데, 굉장히 쇼킹했고 충격적이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음악을 하는 밴드가 있단 말야? 하면서 찾아다니곤 했다.
허클 멤버로 들어온 것은 2006년 말쯤이었다. 멤버들과 얘기하던 중에 음악하고 싶다는 의사를 기용오빠한테 많이 비쳤었다. 그러다 2006년 말에 기용오빠가 스왈로우 2집으로 공감 공연 할 때, 키보드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함께 해보겠냐는 제안을 했다. 너무 좋았지만, 한편으론 누가 될까봐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어쨌든 하긴 했다. (그 때 영상 찾아보면 막 손을 떨고 있는게 보인다.) 그러고 나서 텀이 좀 있다가 그 후로 키보드, 코러스 같이 하면서 허클 싱글 앨범부터 참여하게 되었다.
- 닉네임 땀땀 님
루넨니는 멤버되기 전에, 허클팬출신이었던걸로 알고있는데요. 궁금한 게 두개 있어요.
Q) 그 당시 홍대, 공연장, 팬덤문화라던가 분위기는 어땠나요? 잼난이야기나..
A) 허클에 국한해서만 얘기해보면... 당시에 공연장은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였다. 공연만 딱 보는 분위기라기보다는, 작은 클럽에서 1 free drink 5천원에 맥주 한잔 마시고, 밴드 공연하는 거 보고, 술 마시고, 같이 놀면 놀고... 근데 허클은 그런 매일하는 공연은 아니었다. 내가 다닐 무렵에는 딱 잡혀 있는 공연을 했던 것 같다.
허클 팬들은 다들 머리 위에 먹구름 하나씩을 얹고 있는 것 같았다. 좋아도 좋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고, 자기 세계가 강한 그런 팬들이 많았다. 그런데 나는 그런 사람들하고는 좀 달라서 좋다는 표현도 많이 했고, 공연도 앞에서 보고 싶고 막 그랬다. 지금은 다들 그렇게 하지만, 내가 그런 팬들의 시초였다고나 할까. (웃음) 공연을 보는 동안 나도 발산을 같이 하고 싶어서 소리도 막 지르고 노래도 엄청 크게 따라 불렀다. '이기용, 멋있다!' '이소영, 잘생겼다!' 뭐 이런. (웃음) 개인적으로는 내가 했던 그런 말들 때문에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 웃음을 참는 것처럼 느꼈는데, 그런 식으로 멤버들의 각 잡은 모습이나 무거운 분위기를 좀 풀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난 허클 노래가 어둡지만 흥이 없진 않다고 생각했다. OZ, A, 죽이다 같은 곡들이 나오면 같이 다니는 친구들과 기차놀이를 하거나 춤을 추거나 했다. 나중에 멤버들에게 '쟤 좀 미친 애가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는 얘기를 듣긴 했다. (웃음) 그래서 당시에는 지금 같은 팬 모임 같은 건 전혀 없었고, 다들 혼자 외롭게 와서 공연 보고 뿔뿔이 흩어져서 집에 가고 했다.
에피소드? 하나 있는데... 내가 허클의 팬이지만 아직 멤버 제의를 받기 전에, 소속되어 있던 밴드에서 허클 곡을 카피했었다. 근데 당시에 샤랄라 파티에서 그 카피 곡을 연주 하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그 때 원곡 그대로 하면 너무 비교 될 거 같아서 패러디를 해보기로 하고는 편곡을 했다. 'OZ'의 트로트 버전, '연'의 R&B 버전, '고양이' 긴 전주 해놓고는 한 소절까지만 하고 끝. (웃음) 그렇게 세곡 야심차게 준비해서 했는데, 그 당시 팬들이 너무 싸늘하게 있었다. '감히 허클을 능멸해?' 같은 느낌이랄까. 웃지도 않고 시선도 안주더라. 기용오빠만 진짜 엄청 웃었다.
Q) 어떤 계기로 허클을 알게됬고 좋아하게 된건지? 혹시...... 지금의 여럿덕후들처럼 한 멤버의 비주얼,..을 마음에 품기도 했나요?
A) 그런 건 없었다. 그냥 허클을 총체적으로 좋아했다. 그리고 그 때는 사실 비주얼이... (ㅋㅋ) 그냥 한 멤버를 딱히 꼽을 비주얼이 없었다. 얼굴로 좋아할 수가 없었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렇다. (웃음)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했다. 지금 멤버들이 비주얼에 신경 쓰는 것과는 다르게, 당시엔 그냥 그런지하고 빈티지한, 내추럴한 느낌이었다. 음악에만 신경 쓰는 밴드 같은 그런 분위기, 이미지였달까.
(과거 허클 공연 보는 이들의 포즈 재현 중이신 루네 님 ㅋㅋㅋ)
- 비밀 댓글로 남겨진 질문
Q) 루네에게 게임이란? 옷이란?
A) 게임은... 삶이고 인생이지. (웃음) 난 게임의 비주얼이 너무 재밌다. 눈으로 볼 때 즐거운 걸 좋아한다. 좀 철학적으로 말하면,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게 내 본성이 아닐까 싶다. 예쁜 걸 좋아하고, 그걸 갖고 싶고 계속 보고 싶고. 게임을 달고 사는 건 스마트 폰이 나왔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게임 하나에 빠지면 그거만 계속 하긴 했다. 아무 생각 안하는 게 좋았다. 요즘에 이러는 건 비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모르겠다. (웃음) 요즘은 클럼지 닌자라는 걸 하고 있는데 닌자가 너무 귀엽다. (루네 님 추천 게임. 당시 33렙. 참고로 스누피는 64렙에서 중단하셨고, 해피스트릿은 다시 돌아가서 45렙을 찍으셨다고. 지금은 어떠실런지... ^^;)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보더라도 내용을 볼 거면 그냥 아예 내용만 보고, 이미지를 볼 거면 이미지만을 본다.
옷은... 보면 알겠지만 평소에는 그다지 신경을 안 쓴다. (웃음) 꼭 사지 않더라도, 옷 구경하고 예쁜 옷들 보고 옷 가게 많은 매장 가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좋다. 소소한 취미랄까. 나에게 힐링 같은 느낌이다. 예쁜 것, 신기한 것, 귀여운 걸 보는 게 좋다. 활력소, 에너지.
(클럼지 닌자를 직접 보여주시던 루네님 ㅋㅋㅋㅋ)
Q) 십대루네..는 어떤 소녀였나요? ㄸㄸㄸ
A) 평범했던 것 같다. 그냥 허용 범위 안의 질풍노도가 있고,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고. 딱히 할 말이 없다. 음악 좋아하고, 공부는 싫고? 10대의 자랑을 좀 말하자면(웃음) 고3 마지막까지 체육 선생님은 내가 체대를 갈 거라고 생각하셨고, 미술 선생님은 미대, 음악 선생님은 음대를 갈 거라고 생각하셨다. 그리고 음악에 대한 에피소드 중에도 자랑이 있다. (웃음) 당시에 그 계통에서 알아주는 선생님이 학교에 오셨는데, 내가 자기 인생에서 음악 실기 99점을 준 유일한 학생이라고 말씀하셨다. 근데 만점을 안 준 이유가 스승의 날에 꽃 한 송이도 안줬기 때문이라고. 그런 학창 시절이었다(웃음). 약간 말괄량이? 장난 많이 치고. (그건 지금도 그렇다는) 잠 많고.
Q) 멤버들 포함해 루넨니는 어떤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공연하면서?
A) 작년(2012년) 펜타 같은 경우가 기억에 남는다. 일단 날씨가 기억에 남는다. (웃음) 그 분위기와 날씨. 무대와 관객석 사이에 강도 기억나고. 누구 한 명이 뛰어들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도 했다. 62주 공연은 통째로 기억에 남는다. 내가 최근에 어떤 공연을 했었는데, 라고 생각해보면 62주 공연 중 하나였다. (참고로 62주 공연동안 같은 상의를 입으신 적이 한 번도 없으셨다고.)
Q) 한창 옐콘 준비중이실텐데, 팬들에게.. 이번 옐콘에 흘릴 비밀포인트.. 하나 있다면.. 아무거나 흘려주세요. 신곡발표라던가.....~_~....... (-> 너무 늦게 올려 죄송합니다;;;)
A) 한정 앨범에 두 곡 들어간다. 하나는 사막을 완전히 다른 버전으로 편곡해서 넣을 예정이고, 다른 하나는 완전히 미공개인 신곡을 넣을 예정이다. 원래 지난주에 녹음을 했는데, 그 이후 연습하다 불현듯 좋은 편곡이 나와서 밤에 다시 녹음하러 갔다. 사막 편곡은 개인적으로 기존 곡보다 좋은 것 같다. 사막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와 달리, 지금은 5인조 감성이 다 들어간 편곡이기도 하고... 어떤 전환점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니 옐로우 빨리 예매하라며. (웃음)
(지금 저희는 미래에서 이 인터뷰를 보고 있네요. 네. 결과적으로는 한정판 CD에 '사막' 대신 '올랭피오의 별'이 들어갔습니다. ^^;)
- 닉네임 땀땀 님
Q) 루네 1집앨범 수록곡들중 특별한 사연이 있거나, 얘기해주고 싶은 곡이 있다면?
A) 허클 멤버들이 좋아하는 곡 '희한'을 녹음 할 때 작업실이 연남동에서 망원동으로 이사를 갔다. 그 때 녹음 파일이 있는 하드가 고장 난 건지 자료가 다 날아갔고, 복구가 안됐다. 희한은 혼자 프로그래밍을 했던 곡이다. 드럼, 이펙트 등등을 모두 찍어서 80프로 이상 녹음이 끝난 곡이었는데, 날렸다. 망연자실한 상태로 있다가 결국 다시 녹음했다. 근데 즉흥적으로 한 부분이 많아 기억이 안나서 그냥 처음의 마음으로 다시 했다. 그 곡이 나한테 제일 잘 맞고 좋은 곡인 것 같다. 약간 노래가 음산하지. (웃음)
- 닉네임 초초 님 (샤 알바 중에 받은 질문)
Q) 루네에게 베니란?
A) 베니?! (목소리 커짐) 이거는, 내가 진지하게 매일 밤 생각한다. (웃음) 내 베니는, 목표지. 베니와 결혼 하는 것은 인생의 목표다. (우리 중 루네 님만 진지) 약간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일단 유투브를 통해서 영상을 좀 보내본다든지... 어떻게 결혼을 할 수 있을지 매일 밤 고민 중이다. (웃음) 원래 캐릭터에 대한 집착이 좀 있었지만 나이 먹으면서 그런 게 없어졌는데... 이건 꿈이 아니고 현실이다. 어떻게 목표에 다가갈지를 구체적으로 계획 세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제부터 현장에서 바로 받았던 질문들을 적어보았다.
Q) 토끼 : 루네에게 팬이란?
A) 팬은... 사랑이죠. 너무너무 감사드리구요~ (급격하게 올라간 목소리 톤 ㅋㅋㅋㅋ)
사실 요새 친구가 별로 없어서. (웃음) 좋은 친구 같은 게 아닐까 싶다.
Q) 토끼 : 성격 밝은 사람이 오히려 혼자거나 어두운 사람이 많다는 심리학자의 말이 있는데, 혼자 있으면 외롭지는 않은지.
A) 난 혼자 있는 게 너~무 좋다. (웃음) 할 일이 없지 않다. 무궁무진하다.
그 심리학자가 말한 건 인간 본연의 외로움이기 때문에 좀 다른 느낌일 것 같다. 나라는 개체가 세상에 단 하나 뿐이기 때문에, 둘이 아니기 때문에 올 수 밖에 없는 외로움이지 않을까. 내 경우 그런 외로움은 그냥 무시할 수 있는 정도다. 집에 혼자 있으며 재밌는 것이 너무 많다. 가만히 있는 것도 너무 좋고. 심심할 틈이 없다.
Q) 토끼 : 보통, 뮤지션들은 힘든 삶을 살아왔을 거라는 인식이 있는데, 허클을 보면 어쩐지 사랑받고 자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른 뮤지션들보다 우아함이 있다고나 할까.
A) 음악으로 인한 힘듦, 괴로움은 음악 한다고 했으면 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 부분 외에는 난 잘 자랐다. 곱게 자랐고 사랑 많이 받았다. (웃음)
Q) 토끼 : 막내라 받는 설움 같은 것이 있나?
A) 그냥 귀찮은 건 있다. 막내니까 하라는. 근데 그런 걸 별로 많이 시키진 않는다. 내가 어딜 가도 심부름을 잘 안하는 사람이다. 허클은 고마운 줄 알아야 한다. (폭소) 막내라서 막무가내인 게 좀 있고 제멋대로인 게 많긴 하다. 그런 걸 받아주니 심부름해준다는 느낌? 하지만 시키는 일이 하기 싫고, 이런 건 없는 것 같다.
Q) 쿠도 : 루네 님 생각하면 에너지틱한 느낌이 떠오른다. 예전에 어느 매체에서 인터뷰할 때 뛰면서 건반 치는 걸 연습한다고 하셨는데, 그게 잘 상상이 안 된다. 어떻게 하시는지?
A) 평소에 합주는 그냥 편안한 자세로 한다. 모션 연습은... 그냥 공연에서 하는 거랑 비슷하게 연습한다. 치면서 움직여야 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냥 움직여 보는 거고. 손가락이 제 위치에 가 있는지 확인하고. 사실 모션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한다기 보다 그냥 흥이 나서 그렇게 한다. 잡흥.
Q) 쿠도 : 처음 루네 님 솔로 앨범 내실 때 샤레이블 이름으로 냈는데, 회사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루네 님 색을 집어넣은 건지... 그러니까, 솔로를 할 때 앨범 콘셉트를 처음부터 잡은 건지 아니면 회사 기획인지.
A) 회사 기획은 아니다. 기용오빠가 만들고 싶은 음악 데모를 가져오라고 해서 가져간 적이 있다. 세 곡 정도를 보냈는데, 나중에 이 노래가 정말 구리다는 걸 어떻게 잘 말해줘야 할지 정말 고민 많이 했다는 말을 기용오빠한테 들었다. (웃음)
처음에는 밴드를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좀 바뀌게 되었다. 첫 앨범을 내 이름으로 내면 난 어떤 앨범을 낼 것인가. 그래서 기용오빠 말을 듣고 생각 해봤는데, 1집 앨범에 실린 것 같은 곡들이 나왔던 것이다.
어떤 곡에 대해서 밴드는 에너지가 N분의 1로 나눠지는 느낌이 있다. 5명이면 5명의 지분이 있고, 5명의 감성이 있는 식으로. 근데 그 당시에 나는 내 감성, 내 느낌으로 다 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 때는 그런 종류의 음악들에 꽂혀 있었다. (밴드에 대한 욕망과 에너지는 허클에서 충족시키고 있었다.) 난 노래를 만들고 노래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악기에 대한 생각을 별로 하지 않고, 피아노 치면서 곡을 만들었던 것 같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표현 할 수 있는 걸 생각해서 앨범 콘셉트가 나온 것이다. 기획사의 의도는 없었다.
사실 그 분도 사장님 감은 아니다. 뮤지션의 느낌이 강하지. (웃음) 프로듀서를 해주셨지만 입김이 그렇게 세지는 않았다. 처음 앨범을 내는 터라 아무 것도 몰랐기 때문에 그에 대한 도움을 많이 받았다.
Q) 쿠도 : 작년에 루네 님 앨범을 처음 접했을 때 루네 앨범이 되게 어려웠지만, 이번 인터뷰 질문을 위해 앨범을 많이 들으면서 곡들이 너무 좋아졌다. 앨범에 '압생트'란 이름을 냈을 때 압생트라는 술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생각하고 사용한 건지 궁금하다.
A) 그렇다. 난 의외로 예술에 대한 순수한 마음이 있다. 깊이 가거나 미치지 않을 거면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중간에 도태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데뷔앨범이 서른 하나에 나온 건데 상당히 늦게 나왔다. 그래서 앨범을 낼 무렵에 내가 왜 서른 하나에 앨범을 내려는지, 음악의 매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음악을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고, 행복하지만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결국에 내가 바닥까지 갔을 때 찾게 되는 것이 음악이었던 것 같다. 음악이 현실적으로 다가왔을 때 힘들 것임을 알면서도 자꾸 빠지게 되는 것이, 압생트 같은 독한 술의 느낌과 닿지 않나 생각했다. 음악이 나를 구원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음악에 중독되는 것이 삶 전반에서 문제가 될 거 같진 않았다. 그 중독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술에 취한 것과 음악에 빠졌을 때, 둘 모두 다른 세계에 가 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의미로 압생트를 썼던 것 같다.
내 마음 속의 예술가 두 명이 반 고흐와 바흐다. 내가 예술가가 되겠다는 결심은 이들의 예술에 대한 결심과 비슷할 것 같다.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던 열정이 중독이라는 생각도 있다. 그가 즐겨 마신 술이 압생트긴 하다. 사실 중독이란 건 살아가면서 다들 겪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위험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것.
루네 님과의 인터뷰는 여기까지입니다. 샤 오픈 시간을 이미 훌쩍 넘겼던 터라, 질문을 더 하고 싶어하던 쿠도 군에게 무언의 압박(?)을 하고 여기서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글은 루네 님과의 인터뷰 상황을 2/3 정도 밖에 담아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답변에 따라 달라지던 루네 님의 표정, 목소리톤, 제스처, 그리고 재현까지... 긴 시간동안 말씀하신 루네 님은 힘드셨겠지만, 저희는 정말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근데 너무 늦어서 죄송;;)
이제 마지막으로 한 분만 남았네요! 우리의 여신님 이소영 님에 대한 인터뷰도 조만간! 곧!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꾸벅) 곧 다시 뵈어요!!!
진행 및 기록 : 볼돌이
사진 : CityRabbit
총정리 : 볼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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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나........인터뷰하다갘ㅋㅋㅋㅋㅋㅋㅋ상상되네여. 넘웃기다.
(과거 허클 공연 보는 이들의 포즈 재현 중이신 루네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늦게 올리는 만큼) 이장님의 글은 하하호호 재미져요!!
클럼지 닌자는 접고 최근에 겨울왕국 게임 만랩 찍었다능...
@Lunelunelu 헐 ㅋㅋ귀염둥이 닌자 만랩 ㄷ
@Lunelunelu 대단. 만랩......
ㅋㅋㅋㅋㅋㅋ 아 상상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클럼지 닌자ㅋㅋㅋ 나도 했었는데 귀여워요. 제 취향으로 예쁜게임 하나 추천 놓고 갑니다. reaper 한번 해보세요. 횡스크롤 액션 rpg 게임인데 한글화 되서 내용을 이제 좀 알겠다는, ㅎㅎ
https://itunes.apple.com/app/id459189186 이 게임 아세요? 아이폰 용도 있어요. machnarium 저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정통 퍼즐형 어드벤쳐 게임인데요. (제가 이장르를 좋아하는편) 완전 재미져요. 내용도, 스테이지별 아이디어도,ㅎㅎ >-< 물론 사람에 따라선.. 지루해 하기도 하지만.ㅎ 여튼 저는 강추! http://machinarium.net/demo/
풋볼매니저!
생생하고 재미난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