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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근법(Perspective , 遠近法)의 역사와 원리
원근법은 2차원의 표면에 3차원 이미지의 환영이나 공간 관계를 표현하는 데 쓰이는 회화 기법으로, 사람의 눈에 보이는 3차원 공간의 물체나 공간을 2차원의 평면 위에 거리감과 깊이 감을 주어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원근법은 주로 풍경화 등 넓은 공간을 표현할 때 사용하나 현대에는 작품의 목적, 의도, 작가의 개성에 따라서 원근법이 의도적으로 무시되기도 한다.서양의 원근법은 고대 그리스에 의해 시작되었으나, 조형성과 장식성을 중시한 중세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다가 르네상스 시대에 체계화 되었다.
원근법은 인간의 눈으로 보는 3차원 공간을 규격 된 2차원의 평면위에 묘사적으로 표현하는 회화기법으로 투시도법이라고도 한다.
눈의 거리와 시야, 그리고 시각의 관계로 그림 모양이 결정된다. 또 이론적으로는 도상(圖上)에서 무한 거리에 있는 점의 투시는 소실점과 일치하므로 눈의 위치에 따라서 설정된 지평선 상에 있게 된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를 기초로 원근법이 성립된 것은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기 이지만 공간 사상의 원근관계를 그리려는 생각은 옛날부터 있었음을 미술작품을 통해서 알 수 있다.
> 최초의 투시 원근법 그림 마사치오의 ‘삼위 일체’
투시 원근법을 사용한 최초의 그림 마사치오의 ‘삼위 일체’는 마사치오의 고향인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의 한쪽 벽에 그려진 벽화로서 당시 이 그림을 처음 본 사람들은 성전의 벽에 구멍이 뚫려 있어 안으로 들어 갈 수 있는 것처럼 느꼈다 한다. 하지만 빛과 함께 시시각각 움직이는 색의 변화에 중점을 둔 인상주의 이후에 정밀한 원근법이 사라지게 되었다. 특히 세잔, 고갱 등은 작품의 의도를 잘 나타내기 위해서 일부러 원근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다 사물을 여러 시점에서 보고 입체적으로 그리는 입체파가 등장하면서 원근법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그런데 근래에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원근법을 나타내는 방법이 나타나고 있다.
-. 서양의 원근법
B.C 5세기의 그리스 화가 폴리그노토스는 원근법적 관계로 자연의 표현을 생각했다고 전하나 조감도풍(風)의 그림 형식과 화면상의 위치관계로 가까운 것은 아래로, 먼 것은 위쪽으로 그리는 형식이 나타났다. 그리고 아폴로도로스는 광선에 의한 사물의 현상에서 음영화법(陰影畵法)을 창시했는데, 그는 여기에서 색채의 농담변화로 공간감각을 느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과학적 화법인 선 원근법과 빛깔의 농담에 의한 색 원근법은 그레코로만 시대의 폼페이 벽화 유품에서 이미 발견되었다.
중세회화에서 볼 수 있는 조형성과 장식성의 특질은 관념적인 의미를 존중하여, 자연을 재현하는 묘출(描出)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13세기 무렵에 나타난 시각론은 르네상스에서의 원근화법의 바탕을 이루었다.
14세기 조토의 여러 작품은 무대장치와 비슷한 공간구성이라고 할 원근관계를 배려하였다.
한편 피렌체파의 화가들은 시점을 고정시켜 놓고, 이에 대응하는 일정한 점을 화면 중앙에 설정한 후 지평선을 상정하여 화면규격에 평행하는 몇 개의 선과 한 점에 집중하는 선형체(線形體)와의 관계를 탐구, 화법으로서의 선 원근법이 확립되었다. 이와 같은 선 원근법 연구와 함께, 공간감각을 느낄 수 있는 색채와 명암의 농담과 강약이 대상의 크기나 물체의 위치를 묘출시키는 효력을 알게 됨으로써 조형공간이 표현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이것은 인상파의 출현까지 회화에 있어서 기본적이며 불가결한 요소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신인상파에 이르자 회화의 구성이론이 단순한 물리적 선 원근법과 색 원근법만이 아니라, 색면구성이나 평면화로 조형성을 이루자는 순수화론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회화의 형식은 원시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근대화하였고 감각적인 인간성을 강조하였다.
-. 동양의 원근법
동양회화에서도 먼 데 있는 것을 화면 위쪽, 가까운 데 있는 것을 아래쪽에 그리는 방법이 가장 오래된 형식이었다.
동진 고개지의 ‘여사잠도’를 보면 먼 위치의 것은 작게, 가까운 것은 짙은 빛깔로 그리고 먼 곳은 엷게 그려 원근의식을 나타냈다. 또 먼 것은 가까운 것에 의해서 형태가 가려지는 부조수법도 원근인식을 나타내며 이것을 종합한 조감도적 구도가 이 작품에 병존한다.
동양에서의 투시도적 원근법은 서양보다도 먼저 남송의 화가 종병의 산수화론에서 볼 수 있다고 사가들은 주장한다.
산수화의 황금시대라고 할 수 있는 당 말에서 오대 북송에 이르는 삼원(三遠: 高遠·深遠·平遠)의 조형인식은 고도의 인간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원인(遠人)은 눈이 없고, 원수(遠水)는 물결이 없다”는 교훈은 원근표현 수법의 깊은 뜻을 말해준다.
-. 대기원근법 [ aerial perspective , 大氣遠近法 ]
원근감을 나타내는 회화표현법으로 공기의 작용으로 물체가 멀어짐에 따라 빛깔이 푸름을 더하고 채도가 감소하며, 물체윤곽이 희미해지는 현상에 바탕을 두고 원근감을 나타내는 회화표현법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완성하였다.
원근법은 넓은 의미로 볼 때 화면 깊이의 표현이며, 대기원근법은 선 원근법의 보조적 효과를 가질 뿐만 아니라, 화면에 중심과 통일을 주어 고전양식을 성립하게 한다.
-. 소실점 (vanishing point , 消失點)
회화나 설계도 등에서 투시하여 물체의 연장선을 그었을 때, 선과 선이 만나는 점이다.
투시원근법(선 원근법:liner perspective)을 쓸 때 존재하는 것이며, 물체의 선을 연결한 수평선 상에 있다. 소실점을 확인하게 되면 공간의 입체감을 파악할 수 있다.
투시원근법의 원리와 소실점을 발견한 미술가는 1410년경 르네상스시대 피렌체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로서 피렌체 대성당의 원개 돔 공사에서 최초로 실험적인 시도를 함으로써 투시 원근법과 소실점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한 이후, 그의 이론은 《회화에 관하여 On Painting》라는 원근법에 관한 저술로 유명한 레오네 알베르티(Leone Battista Alberti)에 의해 발전되었다가, 회화에서는 구이디 마사치오(1401~1428)에 의한 피렌체의 산타마리아노벨라 성당의 벽화 <삼위일체>에서 완벽하게 실현되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보급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Reonardo da vinci), 파울로 우첼로(Paolo Uccello),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a) 등에 의해서이다.
원근법과 소실점이 쓰인 작품으로는 로렌초 기베르티(Lorenzo Ghiberti)의 《구약이야기》(1452),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1493∼1497), 파울로 우첼로의 《산로마노의 전투》(1450∼1460),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부활》(1460년경) 등이 있다.
16세기의 화가나 건축가에게 원근법과 소실점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투시원근법은 3차원의 현실을 2차원의 화면에 재현하기 위하여 쓰이며, 회화뿐 아니라 건축· 조경· 무대장치· 인테리어 설계도에서도 쓰인다. 소실점을 이용하여 거리감이나 구도를 나타내므로 소실점이 몇 개 있느냐에 따라 그림의 느낌이 좌우된다.
. 1점 소실점 투시법(透視法) - 3차원적인 부피감을 나타내는 기초 기법으로 평행선 원근법이라고도 한다. 소실점이 1개이며, 집중감이 강하며, 대각선 구도로서 가로수길 등으로 그릴 때 많이 사용된다.
. 2점 소실점 투시법은 사선원근법(斜線遠近法) - 소실점이 2개로 화면의 양쪽에 있다. 주로 웅장한 건물 등을 표현할 때 쓰인다.
. 3점 소실점 투시법은 공간 원근법(空間遠近法) - 소실점이 3개로 양쪽과 위쪽이나 밑에 있다. 스케치나 드로잉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으나 높은 건물을 그릴 때는 사용된다.
-. 조감도 (bird's-eye view , 鳥瞰圖)
높은 곳에서 지상을 내려다본 것처럼 지표를 공중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보았을 때의 모양을 그린 그림이다.
경주시 신라의 궁궐인 반월성 근처에 있는 연못은 궁궐 내에서 감상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연못의 호안을 굽이지게 만들어서 연못의 어디에서도 연못 전체를 볼 수 없어 한없이 연결된 듯 보이도록 만들어졌다. 시점위치가 높은 투시도로서, 지표를 공중에서 수직으로 본 것을 도화(圖化)한 것이 지도인데, 조감도는 지표 모양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원근효과를 나타내어 회화적인 느낌을 준다. 그러나 돌기부의 뒤쪽이 그림에 표현되지 않는 것이 결점이며 조감도에는 건물이나 수목 등 지상물은 실물에 가까운 상태에서 나타내는 경우가 많으며 관광안내도 등에 쓰인다.
-. 투시 원근법(透視遠近法)
물체의 모양과 위치를 선에 의해 투시적으로 표현하는 회화기법으로서, 곧은 길을 바라보면 길이 멀어질수록 길 양 끝이 하나의 점(소실점)으로 모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소실점을 그림에 응용하여 멀고 가까움과 깊이를 주는 화법을 '선 원근법' 또는 '투시 원근법'이라고 하며, 이 투시 원근법은 르네상스 시대에 체계화되었으며, 원근법은 소실점의 개수에 따라서 1점투시, 2점 투시, 3점 투시로 나뉘어 진다. 투시, 2점 투시, 3점 투시로 나뉘어 진다. > 1점 투시는 소실점이 하나다.
물체의 한 면을 정면에서 볼 때 생기는 투시로, '평행선 원근법'이라고도 한다.
주로 건축물 실내, 길게 나 있는 길, 가로수, 가로등 등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되고, 소실점이 가운데 집중되어 멀고 깊은 공간감을 느끼게 한다.
> 2점 투시는 소실점이 2개다.
물체의 한 면 대신 모서리를 중심으로 볼 때 생기는 투시로, '사선 원근법'이라고도 한다.
이는 기하학적인 입체가 시선에 빗겨 일정한 각도로 틀어져 있거나, 모서리가 화면 표면에 완전히 돌출된 듯이 보인다.
> 3점 투시는 소실점이 3개다
위에서 내려다 볼 때 생기는 투시로, '조감도법'이라고도 한다.
높은 빌딩을 위에서 대각선으로 내려다 보면 좌, 우, 아래 3개의 소실점이 생긴다.
- 대기 원근법(大氣遠近法)
공기층에 의한 변화를 포착하여 거리감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대기 원근법은 눈과 물체 사이에 공기나 빛에 의해 생기는 변화를 명암이나 색을 이용해 거리감으로 나타내는 방법으로 '공기 원근법' 또는 '색채 원근법'이라고도 하며, 다 빈치는 '색채는 멀리서 볼수록 약하게 보인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공기 중의 수증기나 먼지 같은 작은 입자들이 통과하는 빛을 산란시키며, 이 산란은 빛의 색채가 갖는 파장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짧은 파장(푸른 빛)이 가장 많이 산란되므로 멀리 있는 어두운 물체는 대부분 푸른색을 띠게 된다.
즉, 멀리 있는 사물의 윤곽이 가까이 있는 것보다 부드럽게 또는 흐리게 보이는 것이다.
먼 사물은 가까이 있는 비슷한 색조의 사물보다 엷게 보이고, 아주 먼 곳은 밝은 곳과 그늘진 곳의 대조도 크게 일어나지 않아. 밝고 따뜻한 느낌의 색은 가까워 보이고, 어둡고 차가운 느낌의 색은 멀어 보이고, 채도가 높은 색은 낮은 색보다 돌출되어 보인다.
이렇게 대기 원근법은 색의 농담과 색조를 이용해 앞 부분은 선명하고 강하게, 뒷부분은 엷고 약하게 보여서 원근감을 나타낸다.
- 역원근법(逆遠近法)
역원근법은 원근법과 반대로 가까운 것은 작게 먼 것을 크게 그리는 기법으로, 대부분 동양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인물화에서 주가 되는 인물의 위엄을 나타낼 때 사용 했다.
아래 폴 고갱의 ‘식사’는 일부러 원근법을 사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