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인기 가곡 <동심초>의 첫 구절이다.
사랑하는 이와 헤어져 만날 날을 기약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노래한 중국 당나라 여류시인 薛濤(대략 770~830)의 시를 김안서 시인이 번역한 시에 김성태 선생이 1945년에 곡을 붙인 노래이다.
설도는 당나라 때 名妓였지만 시인으로도 이름을 날렸다고 한다. 원래 양갓집에서 태어났는데 16세에 지방관리였던 아버지가 죽자 가세가 기울어져 기생이 되었고, 인물이 좋고 시작에 능하여 당대 유명했던 백거이 원진 유우석 두목 등 시인들과 교류했으며, 특히 10세 연하의 원진 시인과 정분이 두터웠다고 한다. 그러나 끝내 인연을 맺을 수 없는 심정을 春望詞(4首)라는 시로 쓴 것으로 짐작되는데, 그 중 제3수를 김안서 시인이 1934년에 번역 발표하였다.
동심초는 50년대 후반 조남사 작 라디오 드라마로 인기를 얻자, 신상옥 감독이 59년 영화로 제작할 때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고, 이때 김성태 작곡가가 음악 담당이었는데 당시 인기 가수 권혜경이 가요풍으로 부르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노래이다.
이 노래가 애창되면서 동심초가 무슨 풀인가?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동심초라는 화초는 없고 요즘 말로 러브레터를 뜻한다고 한다.
노래 가사 1,2절 첫머리는 원 한시를 김안서 시인이 번역하면서 고민 끝에 처음 번역한 것을 뒤에 수정해서 발표한 것을 김성태 작곡가가 이를 다 수용해서 노랫말로 택한 것이다.
권혜경의 노래와 조수미 소프라노의 노래를 비교하며 감상해 본다.
한시 원문은
風花日將老
佳期猶渺渺
不結同心人
空結同心草
(직역)
꽃잎은 바람에 시들어가고
만날 기약 아직 아득하기만 한데
마음을 함께한 님과는 맺어지지 못한 채
공연히 풀매듭만 짓고 있네요.
동심초
설도 시
김안서 역시
김성태 곡
1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을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2
바람에 꽃이 지니 세월 덧없어
만날 날은 뜬구름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을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https://youtu.be/-EPo04T4kaE
https://youtu.be/rIfYDw43W0E (조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