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락에게 배우 류준열이 투영된 순간
“평소에 감정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거나 컷 사인을 못 듣는 타입은 아니었습니다. 우울한 캐릭터도 크게 부담 없었는데, ‘독전’ 촬영 때는 우울하고 감정이 착 가라앉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피해갈 수 없는 그런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촬영장은 농담도 많이 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어요. 다 같이 웃고 떠들면서도 그 와중에 외로움, 공허함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쉬는 회차나 집에 가는 길에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고 누워만 있었어요. ‘나는 왜 살아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대중들이 바라보는 류준열과 집안에서 류준열이 다릅니다. 아무래도 그런 괴리감이 락에게 투영되다 보니까 고민하는 순간들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 선배들과 함께 성장하다
“작품을 선택할 때 도전이라든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시나리오가 재밌다. 몰입감 있다. 극장에서 꼭 봐야 되는 영화인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출연합니다. 어떤 분이 농담으로 ‘송강호, 최민식, 조진웅 올라가면서 선배들이랑 다 같이 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십니다. 하지만 우연히 선배들과 같이 하게 된 거예요. 저는 ‘보는 눈이 나쁘지 않구나’ 하고 오히려 다행스럽게 여깁니다.”
# 점점 깊어진 연기의 맛
“1, 2회 차 촬영할 때 이해영 감독님과 이견이 있었습니다. NG도 나고, 감독님과 고민도 하면서 맞춰갔습니다. 감독님이 ‘믿고 가라’는 디렉션을 주셨습니다. 제게 ‘충분히 할 수 있으니 쭉쭉 가보자. 그래서 널 캐스팅했다’고요. 저는 감독님에게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감독님이 좋으면 저도 좋습니다. 그렇게 NG도 줄어들고 첫 테이크에 오케이를 받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시간이 없어서 그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웃음) 조진웅 선배님이랑 연기하면 둘이 알아요. 제가 이번 테이크가 좋았다고 느끼면 선배님도 끄덕끄덕 하시고 오케이 사인도 납니다. 그럴 때 연기하는 재미가 느껴졌습니다. ‘아, 이런 맛이구나.’ 그런 부분에서 조금 더 나아진 배우가 되지 않았을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