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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과 낙관을 잃지 않으며, 비폭력과 평화의 힘을 통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위의 문구는 녹색당 강령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먼저 당원들께 우정과 감사,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인사를 드립니다.
저, 하승수는 이번에 2년 임기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다시 출마합니다.
‘출마의 변’에서는 100년 이상을 갈 수 있는 정당, 그러면서도 2016년에는 국회의석을 가진 원내정당이 되기 위해 녹색당에게 필요한 10가지 제안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예비후보자 등록 당시에도 말씀드렸듯이, 녹색당이 100년 정당이 되는 것과 2016년 원내정당이 되는 것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목표로 삼고 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제안들을 현실로 만드는데 역할을 하고자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출마합니다.
내용이 길어서 목차를 앞에 제시하고, 하나하나 풀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100년 정당ㆍ2016년 원내정당을 위한 10가지 제안>
제안1 : 세월호 이후, 먼저 찾아가고 열망을 모아가는 녹색당. 끈질긴 진실규명도!! 제안2 : 1만 진성당원의 녹색당 제안3 : 차별화된 정책, 핵심을 예리하게 찌르기 제안4 : 다양한 의제들을 실현하면서도, 탈핵-기본소득을 핵심의제로 제안5 : ‘녹색당 정치학교’를 만듭시다. 제안6 : 지역에서 일상의 정치를!! 제안7 : 2016년 총선준비는 10월부터 제안8 : 당헌의 정신을 지키면서도 전국적 역량강화를 위한 현실적 방안 제안9 :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정치개혁운동의 방향) 제안10 : 원외정당이라고 쫄지 말자(거리의 정치를!!) |
제안1 : 세월호 이후, 먼저 찾아가고 열망을 모아가는 녹색당, 끈질긴 진실규명도!!
세월호 참사 이후에 대안정치세력에 대한 목마름이 커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목숨이 사라져갔는데도, 제대로 된 특별법 하나 제정하지 못하는 정치권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대안을 갈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녹색정치의 꿈’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마쳤는데, 올해 19세라는 분이 다가와서 ‘세월호 이후에 본인 또래의 사람들 사이에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오늘 강연을 들으니 마음에 너무 와 닿았다. 이런 정치에 참여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이런 마음들을 모아나가는 녹색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녹색당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입니다. 이제는 ‘돈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가치를 가진 정치세력이 제 목소리를 내고, 반(反)생명의 흐름에 전면적으로 맞서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녹색당은 ‘돈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열정을 모아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10월 이후에 지역과 대학을 순회하는 강연ㆍ문화ㆍ실천프로그램을 녹색당이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연회가 됐든 콘서트가 됐든 형식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녹색당이 추구하는 방향이야말로 세월호 이후에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을 알리고 확산시켜 나가는 프로그램이면 됩니다.
구체적인 것은 당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지금부터 기획해 나가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먼저 시민대중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소 힘이 들더라도 찾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5명이 모이든 10명이 모이든 관계없습니다. 녹색전환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는 기획이 필요합니다.
녹색당을 창당할 때에도, 몇 명이 모이는 자리든 간에 찾아갔습니다. 어디든 찾아가고, 누구든 만나고, 어디에서든 녹색의 가치를 설파할 수 있는 적극성이 필요합니다. 그런 기획을 만들고 실행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지금 하고 있는 청와대 정보공개운동을 힘있게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과정에서 녹색당이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 제가 시민사회에서부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제안2 : 1만 진성당원의 녹색당
녹색당 창당 준비작업을 시작할 때에,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독일 녹색당의 당원이 얼마나 되는지를 찾아 보았습니다. 그 당시에 아직 5만명 남짓한 수준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우리와 비교하면 많은 숫자이지만, 독일의 유력정당인 사민당에 비해서는 아주 작은 숫자였습니다. 그러나 이 당원들로 독일 녹색당은 탈핵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독일 녹색당처럼 5만명이면 좋겠지만, 현재 녹색당의 진성당원은 6천명이 안 됩니다. 당비미납이 있는 것까지 감안하면, 실제로 한달에 당비를 내는 당원은 5천명이 안되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저는 우리가 꿈꾸는 변화를 위해서는 녹색당이 더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만 진성당원을 통해 녹색당의 힘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총선준비를 해야 합니다. 조직의 활성화, 재정마련을 위해서도 당원확대는 필요합니다. 이번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새로 입당한 당원들이 지역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지역들을 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당원을 확대할 때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기존의 당원들이 움직여주시는 것입니다. 지역녹색당이 당원확대를 위해 함께 뛰는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서는 당원들이 녹색당에 대해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것은 <제안1>과도 연결됩니다.
저는 이런 상상을 합니다. 제주에서 강원까지 녹색당을 알리고 녹색당의 메시지를 알리는 행동을 연말까지 집중적으로 해 나가는 것입니다. 전국당에서는 지역을 순회하는 계획을 짜고, 지역에서는 당원을 확대하고 녹색당을 알려나가는 지역 나름의 기획을 하는 것입니다.
이미 녹색당에 관심을 가진 많은 ‘잠재적 당원’들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과 적극성,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기획입니다. 우리에게는 창당 준비과정에서 불과 200명의 발기인에서 시작해 5,000명 이상의 진성당원을 모아낸 경험과 열정이 있습니다. 1만 진성당원을 모으는 것은 할 수 있고, 또 반드시 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밟으면서 시.도당을 추가창당하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5개 시.도(서울, 경기, 부산, 대구, 충남)에서 시.도당을 정식창당했지만, 그 외의 지역에서는 창당이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당원확대과정에서 지역 시.도당 창당계획을 수립하고 하나하나 현실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제안3 : 차별화된 정책, 핵심을 예리하게 찌르는 녹색당
녹색당은 탈핵을 핵심과제로 삼고 출발한 정당입니다. 녹색당은 그동안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등의 연대활동, 그리고 밀양.청도 송전탑 반대운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전국운영위원회의 결의로 탈핵특위를 만들었고, 탈핵특위 위원들이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당으로서의 녹색당은 고민을 더 깊이 해야 합니다. 한국사회에서 탈핵을 가로막고 있는 핵심이 무엇인지를 예리하게 지적하고 다른 정당과 차별화도 해 나가야 합니다. 저는 녹색당의 탈핵운동이 한편으로는 현장과 시민사회와 연대하는 것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정당이 얘기하지 않는 본질을 꿰뚫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이 ‘전기요금 전면개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를 계속 짓고, 초고압 송전탑을 짓는 근본원인은 바로 잘못된 전기요금 정책에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아래에 제가 썼던 글을 링크로 붙입니다.
<진짜 전력난의 주범은 누구인가?>
http://h21.hani.co.kr/arti/culture/science/35216.html
산업용 전기소비 증가를 유도하고 대기업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는 잘못된 전기요금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합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소 50% 이상 올리고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도입해서 전기를 많이 쓰는 대기업들이 제대로 전기요금을 내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전기소비 증가를 잡을 수 있고, 탈핵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얘기는 새정치민주연합은 하지 못하는 얘기입니다. 우리는 이런 얘기를 통해 실제로 탈핵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제시하고 알려나가야 합니다. 녹색당의 메시지는 핵심을 찌르고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야 ‘반드시 녹색당’이어야 하는 이유를 시민들에게 알려나가고 지지를 모아나갈 수 있습니다.
탈핵 외에 다른 의제들과 관련해서도 핵심을 찌르는 메시지들이 정리될 필요가 있습니다.
제안4 : 다양한 의제들을 실현하면서도, 탈핵-기본소득을 핵심의제로
녹색당원들은 다양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탈핵에 관심이 있어서 녹색당원이 된 분도 있고, 동물권, 농업, 먹거리, 소수자 인권, 노동시간 단축, 성평등, 비폭력.평화, 탈토건 등등 녹색당원들의 관심은 다양합니다.
이런 다양한 의제들은 하나하나 소중합니다. 그리고 녹색당은 이 의제들은 정책으로 만들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녹색당은 탈핵(탈원전)당, 탈토건당, 탈 화석연료당, 농민(특히 소농)당, 기본소득당이 되어야 하고, 노동시간 단축당이 되어야 하고, 동물권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녹색당의 인지도를 올리고 녹색당을 부각시키기 위해 집중해야 하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녹색당이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지? 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대답을 해야 합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녹색당이 기본소득을 한국사회의 핵심의제로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에 대한 언론의 관심, 지식인들의 관심은 이미 높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아직 기본소득에 대해 생소해 합니다.
저는 녹색당이 이미 탈핵을 한국사회의 중요의제로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에, 그와 함께 기본소득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에 대한 제 생각은 아래에 링크된 글에서 거칠게 밝힌 부분도 있지만,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더 많은 얘기를 당원들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베짱이에게 국가가 왜 돈을 주는가>
http://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36167.html
<바람과 땅한테 기본소득을 받자>
http://h21.hani.co.kr/arti/culture/science/37583.html
저는 녹색당과 같은 대안정당은 새로운 의제를 사회에 던지면서 인지도를 높여 나가는 것이 정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는 방안도 녹색당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녹색의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당원으로 영입하고, 녹색당과 같이 할 수 있는 시민사회나 협동조합 조직들을 네트워크하는 작업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와 함께 중요한 것은 새로운 의제를 사회의 중요한 의제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저는 기본소득이 중요한 매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안5 : ‘녹색당 정치학교’를 만듭시다
녹색당은 정당입니다. 선거를 통해 힘을 확보하고 현실정치 속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기존 진보정당처럼 소수의 슈퍼스타에 의존하는 녹색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녹색당은 당원들의 역량을 키워가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녹색당 정치학교’를 제안합니다.
‘녹색당 정치학교’는 특정한 공간을 만들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어디서든 할 수 있는 학습과 훈련프로그램을 의미합니다.
저는 크게 4가지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선거에 나갈 후보자나 당직자들을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 2> 지역의 녹색당원들이 지역정치에 참여하고 개입해 들어갈 수 있도록 기존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프로그램 3> 정보공개청구, 논평쓰기 등 전국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당원들에게 필요한 기능적 교육프로그램 4> 당원뿐만 아니라 지지자까지 들을 수 있는 대중강연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단위에서 기획하여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지역별로도 기획해서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녹색당 정치학교가 다양한 형태로 곳곳에서 열리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제안6 : 지역에서, 일상의 정치를!!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서, ‘지역에서 녹색당 이름으로 일상적 정치활동을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지역녹색당이 얼굴을 드러내고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에서 녹색당 이름으로 하는 일상활동이야말로 100년 정당으로서의 기틀을 닦는 것일 뿐만 아니라, 2016년 총선을 준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지역활동이 비교적 활성화된 지역의 사례들을 매뉴얼화해서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충남 홍성, 서울 은평의 당원들이 하고 있는 경험들이 있고, 그 외의 지역에서도 지역에서 해 왔던 경험들이 있습니다. 이것을 정리하고 녹색당 내부에서 공유하는 작업이 시급합니다. 우리는 일상의 정치를 지역에서부터 해 나가야 합니다.
제안7 : 2016년 총선준비는 10월부터
녹색당의 도약을 위해서는 2016년 총선을 일찍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때에도 밝혔지만, 2016년 총선 준비를 위한 선거기획단을 10월부터 구성하여 내년 대의원대회 때까지 큰 틀의 기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앞에 놓인 장벽이 얼마나 높은 지는 지난 두 차례의 선거를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돌파할 수 있는 현실적 기획이 필요합니다. 지역구의 경우에는 두 가지로 나눠 접근해야 합니다. 1) 정말 당선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전략 지역구를 발굴하고 여기에는 집중적인 지원을 해야 합니다. 지난 두 차례의 선거결과와 한국의 정치지형을 분석해서 전략 지역구를 발굴해야 합니다 2) 당선은 어렵지만 녹색당을 알리기 위해 출마해야 하는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그 경우에도 치밀한 준비를 통해 ‘녹색당다운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정치적 자산으로 남겨야 합니다.
이러한 지역구 선거 기획과 함께 비례대표 선거와 관련해서도 치밀한 기획이 필요합니다. 당 내.외에 기획역량이 있는 사람들로 선거기획단을 구성해서 치열한 토론을 해 가면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또한 당원들의 지혜와 아이디어를 모아 나가야 합니다.
제안8 : 당헌의 정신을 지키면서도 전국적 역량 강화를 위한 현실적 방안
“풀뿌리당원들이 중심이 되는 정당, 중앙으로 집중된 권력을 마을이 되찾는 지역분권적인 정당, 직접민주주의와 추첨제 등 다양한 민주적 원리들이 살아 숨 쉬는 정당, 내부에서부터 평등이 실현되는 정당, 여성․청년․장애인․이주민․소수자 등 기존정치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정당, 문턱이 낮은 정당을 지향합니다”
위의 글은 녹색당 당헌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저는 이 당헌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고, 녹색당 조직의 기본틀을 설계하는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창당 당시에 많은 토론을 거쳐 추첨제 대의원대회, 지역분권형의 정당운영 등에 합의했습니다. 그래서 녹색당 당헌 제3조에서 “서울특별시․광역시․도 및 특별자치도에 시․도당을 두고, 이것의 연합체로서 서울특별시에 중앙당(전국당)을 둡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녹색당 당헌이 자랑스럽습니다. 기존의 정당들은 진보정당조차도 중앙집권적 모습이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녹색당이 지역분권적이고 지역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녹색당이 하고 있는 추첨제 대의원 대회같은 실험들을 정착시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전국사무처의 역할, 그리고 전국 공동운영위원장이나 공동정책위원장의 역할이 가벼운 것은 아닙니다. 낮은 인지도를 올리는 기획, 지역녹색당을 지원하는 기획, 의제모임을 활성화하는 기획 등 전국적으로 해야 하는 역할들이 있습니다.
저는 열악한 재정여건과 작은 인력으로 움직여야 하는 한계속에서도, 지금까지 전국사무처가 비교적 잘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하지만 저를 비롯한 전국 공동운영위원장, 공동정책위원장도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막연하게 전국당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조직 전반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합니다. 또한 당헌의 틀내에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저는 기획기능을 강화하고 언론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강화특위, 선거기획단, 홍보위원회 같은 기구들을 만들고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공동운영위원장, 공동정책위원장과 청년녹색당, 여러 특별기구들이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소통틀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제모임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으로 의제모임을 제안하고 운영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들이 필요하지만, 저는 녹색당의 당헌을 큰 틀에서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지방선거 평가워크샵에서 ‘공동운영위원장’을 ‘공동대표’로 바꾸자든지, ‘부대표’를 두자든지 하는 제안들도 나왔습니다. 명칭을 바꾸는 것은 큰 틀의 수정이 아닐 수 있지만, 그것이 역할과 권한의 변경까지 의미하는 것이라면 큰 틀의 변화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녹색당은 공동운영위원장 2명, 공동정책위원장 2명을 당원투표로 선출하는 구조입니다. 녹색당이 공동정책위원장을 당원투표로 선출하는 이유는 그만큼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진보정당들은 정책위원장을 대표가 임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진보정당들은 ‘대표’의 권한이 강한 편입니다. 녹색당이 그런 구조로 갈 것인지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당헌 개정을 해야 하는 조직틀을 제안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현재의 당헌 내에서도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녹색당의 당면과제를 풀기 위한 기구들을 두고 당원들의 참여를 늘리고,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2016년 총선까지 녹색당은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당헌 개정 논의보다는 필요한 일들을 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안9 ;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현재의 정치제도는 기득권 정당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제도입니다. 그래서 녹색당은 소수정당에게 불리한 정치제도 개혁운동을 힘있게 해 나가야 합니다. 당원들이 함께 노력해 녹색당 이름을 되찾았던 것처럼, 녹색당은 앞으로도 잘못된 정치제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저는 이 일을 두 가지로 구분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시민사회, 진보정당과 연대하여 하는 활동입니다. 전면비례대표제 도입과 같은 핵심의제를 중심으로 이런 연대활동을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저는 녹색당만의 기획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역정당(local party)을 인정하는 것이 한국의 지역정치를 변화시키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역에서는 지역정당을 제도화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저는 녹색당이 이런 움직임들과도 연대해서 기득권 중심의 정치구조를 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제도를 바꾸는 것은 헌법을 바꾸는 것보다도 더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녹색당은 여러 틀로 정치개혁을 바라는 힘을 조직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 비례대표 공보물을 내지 못하는 정당의 후보자 명단을 선관위가 작성해서 배포하게 하는 방안 * 기득권 정당 중심의 기호부여제도 개혁 * 국고보조금 제도의 개혁 등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청와대나 국회의 불투명한 예산집행, 과도한 특권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우리 위에 군림하게 내버려둬서는 안 됩니다.
제안10 : 원외정당이라고 쫄지 말자
녹색당은 원외정당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쫄지 않고 활동해 왔습니다. 우리는 원외정당이지만, 대한민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정당입니다, 또한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 비율이 가장 높은 정당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상황에서는 원내정당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기대를 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는 녹색당이 ‘거리의 정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송전탑, 원전, 쌀시장 개방 등과 관련해서 해온 전국동시다발 행동같은 것을 더 발전시키고, <제안1>에서 언급한 지역순회프로그램을 잘 기획해 거리를 정치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 하반기에도 원전, 송전탑, 쌀시장 개방 등 여러 현안들이 있습니다. 저는 국회와 청와대에 대한 항의행동을 풀뿌리에서부터 조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쓰다 보니 상당히 길어졌습니다.
이 10가지 제안 외에도 녹색당의 도약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는 정치의 기본은 ‘듣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하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거의 과정에서, 그리고 그 이후에도 당원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많이 토론하며 끊임없이 고민하겠습니다.
그리고 경선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가 녹색의 가치에 맞게 잘 치러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4년 9월 5일
녹색당원 하승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