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인 2014.11.10 (월) 16:02:14 | 정덕_시골절 주지 |
걷기행사를 주최하는 지역의 단체에서 지리산 둘레길로 1박2일 걷기를 떠날 사람을 모집하였다. 놀라운 것은 차비와 숙박비, 식비 모두가 공짜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번 기회에 우리 절 불자님들과 소풍 겸 단합대회를 다녀올 겸 해서 이 소식을 널리 알리고 참가를 독려하였다. 공짜라는 말에 내가 정신을 잠깐 놓아버렸던 것일까. 나는 하는 수없이 우리 절에서 시야를 넓혀서 우리지역 불자님들을 모집하기 시작하였다. 다행히 가까운 지역 사찰의 주지스님이 “뭐 그런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경우가 있느냐”고 좋아하면서 5명과 함께 걷기 모임에 합류를 선언하였고, 또 다른 사찰의 스님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는 법도 있다”며 3명을 데리고 합류하겠다고 알려왔다. 평소에 내가 그 스님들에게 차를 사주고 밥을 사주며 친하게 지냈던 것이 이렇게 결실이 되어서 돌아올 줄이야. 인연생기와 인과응보의 엄연함을 뼈 속 깊이 느끼면서 나는 일체유심조의 확신으로 우리 절에 잠깐 다녀가는 사람들에게까지 설득을 편 끝에 10명을 채우는 성과를 이룩하였다. 실상사에 거주하시는 스님에게 안내를 받으며 도량 구석구석 둘러보니 예전에 모르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인월의 안내센터에 들려 둘레길의 유래와 코스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기념품도 받았다. 드디어 중군마을-수성대-배너미재-장항마을까지 걷는 지리산 둘레길 제 3코스를 출발하였다.
3시간 정도 걷자 우리는 마을 전체가 민박집인 매동마을에 도착하여 삼삼오오 숙소를 정하게 되었는데 나에게 배당된 민박집은 마을 이장님 댁이었다. 이장님 내외분은 오랜만에 고향에 들른 자식을 대하는 듯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는데 직접 기르신 농작물로 정성스럽게 차려주신 저녁상을 받은 일행은 한동안 감격스러워 숟가락을 들지 못했다. 다음날 매동마을-서진암-상황-중황-하황마을 까지 걸었다. 멀리 다랑이 논밭이 보이는 툭 터진 길이었다. 돌담장이 예쁜 마을을 지나갈 때는 담장너머로 보이는 시골집과 마을 어르신들을 만나기도 하였다. 때 묻지 않은 시골의 정취를 맛 볼 수 있는 둘레길은 지리산 곳곳에 자리한 사찰을 참배하는 순례길이며 몸의 건강과 마음의 여유를 되찾는 힐링의 길이었다. 천주교는 이미 걷기의 중요성이 날로 중요해지리라는 것을 예감하고 전국적으로 111개의 천주교 성지 순례길을 지정하고 2011년에는 순례 가이드북까지 만들어 순례를 장려하고 있다. 순례 가이드북에는 각 성지에 대한 설명과 지도, 순례에 필요한 기도문과 성가, 미사와 식사가능 여부 그리고 순례를 했다는 확인을 받는 ‘확인’란도 만들어 놓고 있다. [참고뉴스] ‘천주교 전국 성지순례 핸드북 발행’ 기사
http://www.bulgyofocus.net/news/articleView.html?idxno=71820 |
첫댓글 내포문화 숲길에 다니고 잇습니다.........
사찰을 잇는 사찰 순례길을 꼭 이어 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수덕사 7교구 내 주변 사찰 순례길만 연결하여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