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대중적 예술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 '
여러 예술가들이 모여서 한 판 벌인 Mission Impossible
장편 극영화 음악감독 작곡가 신동일 이야기
지난 몇 달간 음악 작업을 했던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 최종 수정작업이 끝났다. 얼마 전부터 홍보가는 이미 시작됐고, 작업 후기와 홍보 삼아 글을 올린다.
나로서는 12년만에 맡은 장편 극영화 음악감독이었다. 저예산 영화였고, 매우 좋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친분이 있었던 제작자 분이 몇 년 만에 준비한 영화로 음악을 부탁했고, 직접 뵙진 못했지만 꾸준히 자기 길을 지켜온 홍기선 감독님 영화라는 점, 그리고 시나리오가 꽤 재미있었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나도 그렇고 배우들이나 다른 스탭들도 비슷한 입장이겠지만, 이 작품의 무언가에 끌려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8월1일 음악 작업을 마쳤다. <이태원 살인사건>의 음악은 고전적인 스타일로 만들어져서 예고편 등에는 사용되지 않았다. 감독님이나 제작에 관련된 분들이 대체로 그런 방향을 원했고, 정진영 씨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고 들었다. 결국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의 3중주를 기본으로 해서 현악합주는 컴퓨터 음악으로 만들었다. 이번에 미디(MIDI) 등 컴퓨터 작업을 해 주신 이정석 님도 본인 음반 제작 일정과 겹쳐서 굉장히 어렵게 작업해야만 했는데, 정말 열심히 도와주셨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음악이 많이 필요한 영화는 아니지만, 음악을 위해 애초부터 비워둔 장면도 있었고, 음악적으로 신중해야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쉽지 않았다. 그나마 작은 편성의 음악이어서 시간 내 작업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영화음악 작업은 최종 편집본이 완성된 뒤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정상인데, 이번에는 최종편집본과 거의 동시에 음악 작업을 완료했으니 거의 미친 사람처럼 일을 한 셈이다.
이 영화는 화려한 영상보다는 진지하고 긴장감 있는 이야기에 푹 빠질 수 있는 영화이고, 나 역시 전형적인 장르 음악을 하는 작곡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 영화는 일반적인 스릴러 영화와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영화에 대한 특별한 선입견만 없다면 푹 빠져들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블로거들의 희망처럼 이 작품이 계기가 되어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다시 이루어질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도 12년만에 음악 작업을 한 영화고, 이 영화로 경제적 이득을 본 것도 아니고, 다른 욕심 없이 순수하게 작업했던 작품이기에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 작곡가 신동일 블로그 이야기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