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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연대 통해 이주노동자 문제 풀어가야”
남양주시 외국인근로자센터 이정호 신부
아시아포럼 - 2008.12
(통계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한국에 체류 중인 이주노동자 수는 6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절반가량은 불법체류자다.
문제는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노동자들도 취업 허가기간이 끝나면 불법으로 한국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다 큰 문제는, 그들이 없으면 중소제조업체 대부분이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자리한 이주노동자들은 그러나, 엄격한 고용허가제와 이민정책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권리만큼은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그들을 완전한 이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샬롬의 집’에서이주노동자 복지 향상을 위해 일하고 있는 이정호 신부는 “이주노동자 문제는 곧 우리의 문제”라고 말한다.
한인재외동포들이 겪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국내 이주노동자 문제가 결코 남의 일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주노동자들을 이웃으로 대접해 줌으로써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다문화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라고 말한다.
비탈길에 오르자 샬롬의 집(남양주시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교적 높은 대지에 자리한 샬롬의 집에서 주변을 둘러보자 남양주시 마석가구공단이 한눈에 들어왔다.
저 많은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외국인 노동자이다.
그 예전에는 한센병 환자들의 쉼터이기도 했던 곳에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가 들어선 것도 이러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이정호 신부는 자신이 처음 대한성공회 남양주교회로 부임해 온 때를 떠올린다.
이 신부가 1990년대 초반 이곳으로 왔을 때,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의 예배공동체가 만들어지면서 외국인노동자들의 실상을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이 신부는 이주노동자들을 접하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비단 미사를 드리는 일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으로 입국하는 시스템부터 잘못되어 있었습니다.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해 불법체류자가 되는 경우, 관광 비자로 들어와 장기 체류하게 되는 경우 등입니다.
게다가 그렇게 불법자 신분이 되면 최소한의 인격적 대우조차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이에 이 신부와 뜻있는 사람들이 이주노동자들의 불편한 현실을 조금이라도 개선해 주고자 ‘지원보조자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주노동자들은 월급을 받지 못해도, 한국인과 사소한 다툼이 발생해도 저항하지 못했다.
결국 모든 짐을 짊어지고 추방당하는 것은 이주노동자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 신부는 이주노동자들과 그렇게 6년여 세월을 동고동락하면서, 근본적인 제도의 개선 없이는 그들의 삶이 나아질 수 없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에 이주노동자들의 체류를 적극적으로 돕고자 ‘샬롬의 집’을 만들었다.
그때가 1997년이었다.
샬롬의 집이 문을 연지도 벌써 10여년이 훌쩍 넘었다.
5년에 한 번씩임지를 교체하는 성공회 사제인 이 신부가 이곳에 와 머문 지도 무려 18년여가 되었다.
현재 샬롬의 집은 지상 4층 및 지하 1층의 멋진 건물로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성공회가 땅을 제공하고 경기도와 남양주시가 건축비를 내 이곳에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를 세운 것이다.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는 외국인근로자 쉼터에서부터 지역아동센터와 보육시설, 물리치료실을 비롯한 각종 의료시설, 상담실, 회의실, 식당, 교육실, 체력단련실, 이,미용공간 등 외국인근로자와 지역주민을 위한 각종 복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신부는, 샬롬의 집 이곳저곳을 소개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의 각종 행사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기업과 단체, 그리고 자원봉사자 및 의료봉사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복지관을 통하여 “합법적 노동자들뿐 아니라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주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그들에게 맺힌 반한 감정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어려움
이 신부는,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이주노동자들이 유입된 시기를 20여 년 전부터로 본다.
88서울올림픽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한국은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에게 경제 발전의 모델이 되었다. 입국절차까지 간소화 되자 ‘코리안 드림’을 안고 입국하는 노동자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1997년에는 약 25만 명의 이주노동자가 한국에 체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후 10여 년 만에 국내 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수는 두 배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이주노동자의 수가 급증한 것과 달리 그들을 맞이하는 한국의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이 신부는 지난 9월 말 불법 체류 혐의로 단속되어 출입국관리사무소 보호실에 수용되었던 한 버마인의 사망 사건을 이야기하며, “자기 운에 따라 운명을 달리했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산업재해에 의한 사망임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신부가 직접 겪은 예를 들어 이주노동자들의 힘겨운 현실을 설명했다.
“예전에 제가 세례를 준 네팔인 이주노동자가 있었습니다.
서른 세 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사람인데, 그는 본래 불교 신자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아르곤(형광등 충전제)주입 생산 라인에서 4년간 일했는데, 병을 얻어 시한부 선고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저에게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가 저에게 ‘신부님께 세례 받으면 살 수 있느냐’고 물었고, 저는 ‘살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한 번 해 보자’고 했습니다.
결국 고향인 카투만두로 돌아간 지 6개월 만에 그는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그와 같은 생산라인에서 일했던 고향 친구도 비슷한 나이에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들의 죽음은 우연이었을까.
이 신부는 결코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샬롬의 집 주변에 있는 공장만 하더라도, 매캐한 매연과 분진이 난무한 생산현장 안에서 산업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일하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수건 같은 것으로 대충 코와 입만 가리고 그 힘든 노동을 견디는 것입니다.”
이처럼 열악한 상활을 견디는 이주노동자들이 병을 얻는다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보다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된다.
일을 하다가도, 거리를 걷다가도, 심지어는 식사를 하다가도 출입국관리사무소 공무원들이 불법체류 단속을 시작하면 이를 피해 달아나야 하는 것이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사건이 지난 11월12일 이루어지 최대 규모의 불법체류 외국인 단속이다. 이날 샬롬의 집이 있는 마석공단에서만 110여 명이 검거되었다.
이곳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다문화 가족의 고충을 살피겠다며 외국인 며느리들(결혼 이주자)과 ‘타운미팅’을 진행한 곳이기도 하다.
꼭 1년 전. 샬롬의 집을 방문하기도 했던 이 대통령은 “권한이 생긴다면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 문제에 대해)인도적 차원에서 생각해 보겠다”고 이야기했다 한다.
그러나 ‘권한’을 갖게 된 이 대통령은 “비전문 외국인 인력이 불법체류하게 되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다”면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12일 이루어진 불법체류 외국인 단속은, 공무원들이 해당 지역을 에워싸고 도주로를 막은 채 작업장과 기숙사 등을 뒤지는 한편 외국인들의 여권도 확인하지 않고 무차별 단속했다.
이에 시민,종교단체와 일부 공장주들로부터 ‘토끼몰이식 단속’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일이 처음은 아니다.
이 신부는, 불법자,합법자를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검거에 나선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맞서 10시간 동안 대치한 적도 있었다.
“불법자를 잡아가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공무원이 먼저 신분증을 제시하고 외국인의 여권을 확인해야 하고, 여권이 없는 경우 동행해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불법체류임이 확실해지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고, 변호사 선임과 묵비권 행사에 대한 이야기를 한 다음에 체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절차마저 무시한 채 검거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불법체류 외국인들은 강제출국 당하지 않기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 지원들을 피해 도망가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공무원들은 불법체류자를 잡기 위해 ‘전기충격봉’까지 동원한다.
그러니 잡으려는 사람과 잡히지 않으려는 사람들 간에 마찰이 발생하지 않을 리 없다.
그렇지만, 불법체류 외국인 검거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외국인 부상자에 대해 국가가 보상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 신부는 말한다.
“그런 식으로 우리나라에서 쫓겨나면 결국 한국에 대한 악감정만 남게 됩니다.
한국에서 일하다가 쫓겨나는 건데, 그렇게 막 대할 것까지는 없지 않습니까.”
국가경쟁력 위해 이주노동자 배척하다니
이 같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처사가 바로 현재,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경쟁력으로 앞서가겠다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700만이 넘는 재외동포들을 생각하면 한국 내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이 남의 일이 아니건만, 정부는 ‘국가경쟁력’을 위해 외국인노동자들을 배척하는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말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제7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비전문 외국인력 정책 개선 방안」이라는 것을 확정해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생산직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력운용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그 ‘방안’이라고 하는 것이 대부분 이주 노동자의 본인 부담을 가중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금까지 기업이 부담하도록 권고해 온 이주노동자들의 숙식비를 노동자 스스로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조치이다.
지난 10월 21일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지역사무소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부산지역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20%(약 105명)가 사무실이나 가건물에서 취사도구도 없이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다.
이처럼, 이미 열악한 상황에 놓인 이주노동자들을 더 쥐어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인 것이다.
이정호 신부가 지적하는 사항은 ‘불법체류자 감소 대책’이라는 것인데, 이는 5년 안에 ‘국가가 제도권 내에서 관리 가능한’외국인노동자를 10%미만으로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이 신부는 이에 대해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를 ‘추방’하는데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 부담이나 현장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면서, “20년 가까이 현장을 지켜보았지만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주노동자를 잡았다고 바로 자국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를 검거하면 보호소에서 적당한 조치를 취한 후에 여러 가지 상황을 알아보고 출국을 시킵니다.
게다가 출입국관리사무소 공무원의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인 관리도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불법자들을 강제로 출국시키기 위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 지레 겁먹은 사람들이 자진해서 출국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지만,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대거 유입이 국내 실업자 양산에 한몫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정부의 ‘비전문 외국인력’에 대한 단속이 이루어진 배경이 되는 주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신부는 “샬롬의 집 맞은편에 있는 공단사업관리본부에 한국인이 구직상담을 하러 찾아오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면서, “그야말로 3D업종을 견딜만한 한국인은 없다.”고 딱잘라 말한다.
“이주민이 잘 살면 내국인은 더 잘 산다”
“사실 돈 버는 일 아니면 외국인들이 한국에 머물 이유가 없습니다.
음식이 맞는 것도 아니고, 종교가 자유로움 것도 아닙니다.
이슬람계 사람들을 죄다 테러리스트인 것처럼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의 생활 방식이 외국인들에게 잘 맞는 것도 아닙니다.
여러 면에서 불편하지만 자국에서는 살아갈 일이 막막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한국에서 버티는 것입니다.
이러한 그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외국인노동자들을 잘 살게 하는 것이 결국 한국을 더 잘살게 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이 신부는 “우리 정부가 국내에 머물고 있는 미등록 노동자들의 실태를 전반적으로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사면해 주는 한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출국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노동을 위해 재입국하는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해서는 건강검진을 실시하거나 한국어를 평가해 정당하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들을 이웃으로 대접해 줌으로써 얻게 되는 시너지가 더 큽니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일하면서 한 푼도 안 쓰고 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월급을 받았다고 한꺼번에 다 교행으로 송금하는 것이 아니라, 몇 달에 한번씩, 돈을 모아서 보내는 것입니다.
생활하기 위해 충분히 소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외국인노동자들에게 기회를 주고, 우리는 그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면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강제출국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지혜롭게 국내의 인력난을 해소하는 길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신부는 “외국인노동자들을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강제로 줄이려 한다고 이주노동자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이를 위해 “뜻이 맞는 다양한 사람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처우가 곧 ‘한국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척도가 된다.
우리나라가 ‘국가경쟁력’을 기르고 세계화 시대의 ‘리더’가 되는 길은 가난한 이주노동자를 내쫓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현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 신부는 이주노동자를 언어나 피부 색깔, 살아온 환경으로 차별하거나 구분하지 말고, 동등한 인격체로서 존중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럼으로써 한국 내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보다 지혜롭게 풀어나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첫댓글 안녕 아세요? 저는 전 대건 안드레아입니다.저에 의견은 이런 방법을 견의 드립니다.전국에 이주 외국인 노동자 연합하여 사업주와 임금은 해결 정부와 여러가지를 타결이 될걸이라 봅니다.전국 곳곳에 일용직 사물실을 보게됩니다.
만약을 가장 아래 외국인 불법 노동자건 여타 절차에 오셔견 모두 단합되여 정부와 산업주와 소통이 완화 될것같습니다. 건강 하세요, 이 정호신부님 ~파이팅